12월 시행인데 공공은 2028년…민간 플랫폼 가입 딜레마
- 김지은 기자
- 2026-09-23 12:04:5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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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보공단 공공 비대면진료·전자처방 시스템 본사업까지 1년 이상 공백
- 진료부터 약국 선택까지 민간 플랫폼서 완결…초기 시장 선점 불가피
- 약사회 주도 조제플랫폼·PPDS 보완론 부상…실효성 놓고 내부 이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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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오는 12월 24일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되지만 정부 주도의 공공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은 2028년에야 본격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시행과 공공플랫폼 도입 시점 사이에 1년 이상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이미 이용자와 제휴 의료기관, 약국망을 확보한 민간 플랫폼이 초기 비대면진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약국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약사사회는 그동안 민간 플랫폼 중심의 비대면진료가 의료·약료의 상업화와 처방전 집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해 왔다. 그러나 공공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처방조제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결국 기존 민간 플랫폼에 가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현실론도 확산하고 있다.
약사사회 내부에서 정부 공공플랫폼의 조기 도입과 별도로 약사회 주도의 처방·조제 플랫폼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제도는 12월 시행, 공공플랫폼은 2028년…불가피한 공백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개정 의료법은 비대면진료를 중개하는 공공플랫폼 역할의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과 처방전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한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의 구축 근거를 담고 있다.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은 환자의 대면·비대면 진료 이력과 자격정보 등을 공적으로 관리하고 의료기관이 이를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 공공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은 비대면진료 이후 발행된 처방전을 환자가 선택한 약국으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스템 구축 주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공단은 지난 6월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과 공공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착수보고회를 열고 이해관계 단체의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정부는 민간 플랫폼이 수행해 온 비대면진료 중개 기능 가운데 공적 관리가 필요한 영역을 공공시스템에 담고 전자처방전 전달 기능도 같은 체계 안에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오는 12월 24일 비대면진료 제도가 시행되지만 공공플랫폼은 예산 확보와 시스템 개발, 시범사업을 거쳐 2028년에야 본사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이 밝힌 일정대로라면 2027년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2028년 상반기 본격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최종석 대한약사회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공공플랫폼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약사회도 간담회를 이어가며 구축 방향과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예산 배정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2028년까지 밀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사회로서는 공공플랫폼이 최대한 빨리 가동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공공플랫폼 구축이 지연되는 동안 비대면진료 시장은 멈춰 있지 않는다. 제도 시행과 동시에 기존 민간 플랫폼을 중심으로 환자와 의료기관, 약국을 연결하는 구조가 본격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이미 진료과목과 의료기관 선택, 예약과 결제, 처방전 발급, 약국 검색과 처방전 전달까지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제공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를 받은 플랫폼에서 약국을 선택하고 의약품 수령 절차까지 진행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공공시스템이 뒤늦게 도입되더라도 이용자들이 이미 익숙해진 민간 서비스를 떠나 별도의 공공플랫폼으로 이동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플랫폼 시장에서 초기 이용자와 제휴기관을 확보한 사업자가 우위를 차지하는 선점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약국의 한 약사는 “비대면진료는 12월부터 시작되는데 공공플랫폼은 2028년에야 나온다면 그 사이 시장은 민간 플랫폼 중심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1년 이상 환자와 의료기관, 약국을 확보한 플랫폼과 뒤늦게 출발하는 공공시스템이 동등하게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은 개발 자체보다 환자들이 계속 사용하도록 만들고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훨씬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공공플랫폼이 만들어진다는 사실만으로 민간 플랫폼의 선점효과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가입하지 말라면서 대안은 없나”…기로에 선 약국들
공공플랫폼 도입 공백은 일선 약국에 현실적인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약사사회는 민간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진료와 처방, 약국 선택과 의약품 수령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으면 처방전과 환자가 특정 플랫폼 안에 갇힐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플랫폼이 약국 노출 순서나 재고정보, 조제 가능 여부 등을 제시하면 환자의 약국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 플랫폼 가입을 마냥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약사들의 말이다. 비대면진료 이용자가 늘어나면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처방전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환자의 약국 선택권과 처방전 전달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환자는 비대면진료를 받은 뒤 발급된 처방전을 확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약국을 선택할 권리가 있는 만큼 민간 플랫폼에 등록된 약국뿐 아니라 평소 이용하던 동네약국이나 집과 가까운 약국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가 전자처방전을 직접 내려받거나 플랫폼 외부의 약국으로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민간 플랫폼 안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해당 플랫폼이 제공하는 약국 목록에서만 조제기관을 선택하도록 한다면 환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에서 처방전을 발급받았더라도 처방전은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보낼 수 있어야 한다”며 “민간 플랫폼에 가입하지 않은 약국도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적 전달 경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처방전을 받은 뒤 한 번의 선택으로 약사회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조제 플랫폼으로 넘기고 그곳에서 원하는 약국을 지정할 수 있다면 민간 플랫폼의 진료 기능과 약국 선택 기능을 분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때문에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정부 공공플랫폼이 구축될 때까지 대한약사회나 약학정보원이 운영하는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을 보완해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PPDS는 환자가 처방전을 원하는 약국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약사사회가 구축한 시스템이다. 현재도 약국과 플랫폼 사업자의 가입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PPDS를 공공플랫폼 도입 전까지 실질적인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놓고는 약사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연제덕 약사회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과거 PPDS가 실효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던 경험이 있고, 전국적인 처방전 전달을 감당하려면 상당한 서버 용량과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며 “닥터나우와 같은 민간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연계하지 않는다면 이용 범위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공공플랫폼이 나올 때까지 아무런 대안 없이 민간 플랫폼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며 “PPDS를 유지하거나 보완하는 방안은 비대위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대한약사회 상임이사회 등을 통해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약사사회 내부에서는 정부와 공단이 공공플랫폼의 구체적인 시범사업, 본사업 일정을 공개하고 시스템 가동 전까지 처방전 전달과 약국 선택을 어떻게 관리할지 과도기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약사회 역시 민간 플랫폼 가입을 경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원 약국이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 PPDS를 보완할 것인지, 약사회 주도의 조제 플랫폼을 새로 구축할 것인지, 정부 공공플랫폼에 약국 선택 기능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역 약국 관계자는 “민간 플랫폼을 비판하는 것과 일선 약국이 처한 현실은 별개의 문제”라며 “가입하지 말라고 하려면 회원들이 기다릴 수 있는 이유와 시점, 그 사이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 대안이 함께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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