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흥행과 이익률 39%…SK바팜의 1조 빅딜 원동력
- 차지현 기자
- 2026-08-27 06:00:4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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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헤이븐서 후기 뇌전증 신약 도입…계약금 5532억 포함 총 1.1조대
- 엑스코프리 성장에 현금 지속 유입…6월 말 현금 3800억·한도대출 200억
- 멀티프로덕트 체제 전환, 블록버스터 신약 2종 배출 목표…빅바이오텍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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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SK바이오팜이 최대 1조1000억원 규모 뇌전증 신약 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후속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만 4억달러(5532억원)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배를 웃도는 대규모 투자다.
과감한 결단의 배경에는 자체 신약이 만들어낸 탄탄한 현금창출력이 있다. 매출 증가가 이익 확대로 직결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9%까지 올라섰다. 회사는 이번 도입을 통해 미국 뇌전증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오파칼림 도입, 미국 직판망 활용해 멀티프로덕트 체제 전환
2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전날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헤이븐(Biohaven)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BHV-7000)과 기타 칼륨채널(Kv7) 활성화제 화합물, Kv7 디스커버리 플랫폼의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선급금 4억달러(5532억원)를 포함해 최대 7억9500만달러(1조996억원) 수준이다. 이번 계약의 선급금은 SK바이오팜 지난해 영업이익의 2.7배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신약 도입 계약이다.
오파칼림은 Kv7 칼륨채널을 활성화해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조절하는 뇌전증 치료제다. 현재 같은 Kv7 계열에서는 제논파마슈티컬스의 '아제투칼너'가 개발 속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제논은 지난 3월 아제투칼너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고 올 3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을 앞뒀다. 아제투칼너가 계획대로 허가를 받으면 뇌전증 분야 최초의 Kv7 계열 치료제가 된다.

오파칼림은 후발주자인 대신 안전성과 내약성을 경쟁력으로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현재 성인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두 건의 임상 2/3상 'RISE-2'와 'RISE-3'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첫 번째 주요 임상 결과를 올해 말, 두 번째 결과를 2028년 초 확보해 이르면 2029년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주도한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 겸 사업개발본부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파칼림은 제논 약물과 달리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유사한 수준의 약효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했다"면서 "뇌 관련 부작용이 현저히 낮아 안전성과 내약성이 가장 중요한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이 기존 보유 신약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 중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전압개폐 나트륨채널을 억제하고 GABA 작용을 강화하는 기전인 반면 오파칼림은 Kv7 칼륨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낮춘다.
유 본부장은 "뇌전증은 환자마다 필요한 약이 다르다"면서 "발작이 심해 약효가 가장 중요한 환자도 있고 약물에 민감해 안전성과 내약성이 중요한 환자도 있다"고 했다. 이어 "강력한 약효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세노바메이트를, 안전성과 내약성이 중요한 환자에게는 오파칼림을 투약함으로써 더 많은 뇌전증 환자에게 종합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도입으로 기존 미국 직판망의 활용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기존 세노바메이트 영업·마케팅 조직이 오파칼림까지 함께 판매하면 업인력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두 제품의 매출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며 "단일 제품이 아니라 두 개의 블록버스터를 가진 멀티프로덕트 회사로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장은 "비용은 조금만 늘어나는 반면 매출은 1+1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비용이 0.4~0.6에서 0.7~0.8 수준으로 늘어나는 동안 매출이 2가 되면 마진 폭은 훨씬 커진다"고 했다. 또 그는 "여기서 창출한 이익을 다시 다음 신약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엑스코프리 고성장에 영업레버리지 본격화, 추가 투자 여력도
이 같은 대규모 투자의 배경에는 세노바메이트의 고성장이 있다. 2분기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22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미국 매출은 4221억원을 기록했다. 처방 성장세도 이어졌다. 미국 내 2분기 총 처방(TRx)은 약 14만3000건으로 전분기 대비 8.4% 증가했고 신규 환자 처방(NBRx)은 월평균 1800건 이상을 유지했다. 6월 월간 처방은 4만9155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처방과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직판 초기 영업조직 구축 등 고정비 부담이 컸지만 현재는 판매·관리비 증가폭보다 매출 증가폭이 더 커 추가 매출이 이익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구조다. 같은 영업망으로 더 많이 팔수록 매출 증가분 가운데 이익으로 남는 비중이 커지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에 SK바이오팜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4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68억원으로 113.4% 늘며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7.3%에서 39.3%로 12.0%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100원당 39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실적 개선과 함께 현금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61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투자와 재무활동에서 일부 현금이 빠져나갔지만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이를 웃돌면서 전체 현금은 증가했다. 6월 말 연결기준 SK바이오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800억원으로 지난해 말 3078억원보다 23.5% 늘었다.
SK바이오팜은 계약금을 내부자금과 금융기관 차입을 병행해 조달할 예정이다. 조형래 SK바이오팜 글로벌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현재 별도 기준 현금 보유액이 3300억원 정도 있고 추가로 한도대출도 200억원 정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많은 회사의 영업이익과 캐시플로가 연결되지 않는데 당사는 현재까지 감가상각 등의 영향이 크지 않다"며 "영업이익이 나는 만큼 현금이 계속 쌓이고 있고 그 규모가 계속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계약 이후에도 추가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4억달러 캐시플로는 전혀 문제없다"면서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분석했는데 현금창출력이 충분해 올해 벌어들이는 현금과 내년 예상 현금의 절반 정도면 계약금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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