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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의 신뢰를 유지하는 장치 '원료 재평가'

  • 데일리팜
  • 2026-08-29 06:00:42
  • 요약
  • 남태환 약사의 정의에서 시작되는 약국 상담(20)
  • 정기·수시 재평가 진행…올해는 정기 6종, 수시 3종 등 9종 대상
  • 근거 축적되며 기능성 내용, 섭취량, 주의사항, 품질기준 등 달라져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상담할 때 약사는 제품에 표시된 기능성 원료와 기능 성분의 함량, 기능성 내용 및 1일 섭취량 등을 확인한다.

그런데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내용이 처음 원료로 인정된 이후에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한 번 인정받았다고 해서 그 내용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인정 이후 새로운 인체적용시험과 안전성 자료가 축적되고, 실제 섭취 과정에서 이상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분석 기술과 과학적 평가 기준도 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이미 인정된 기능성 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다시 검토하는 재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재평가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에 근거한다. 이미 고시되거나 개별적으로 인정된 원료를 현재의 과학적 수준에서 다시 검토해 기능성과 안전성이 여전히 타당한지를 확인하는 제도다.

재평가는 원료가 처음 인정될 때 제출된 자료만 다시 보는 것이 아니다.

인정 이후 발표된 인체적용시험과 독성시험, 국내외 위해정보, 이상사례 및 섭취 현황 등도 함께 검토한다. 원료의 기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충분한지뿐만 아니라 설정된 1일 섭취량은 적절한지, 특정 질환자나 의약품 복용자에게 추가로 알려야 할 주의사항은 없는지도 평가한다.

따라서 재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은 다양하다. 
①기능성 내용의 유지·변경·삭제
②1일 섭취량의 조정
③섭취 시 주의사항의 신설 또는 변경 
④제조기준과 원료 규격의 변경 
⑤안전성 규격의 강화 (중금속, 산패도 등)
⑥시험법의 추가 또는 변경 
⑦기능성 원료 인정 취소 또는 공전상 원료 삭제

기능성 원료 등의 재평가는 정기 재평가수시 재평가로 나뉜다.

정기 재평가인정 혹은 고시된 날부터 10년이 지난 원료 중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상 원료가 선정되며, 대상 원료, 자료 제출 방법 및 향후 일정을 미리 공고한다.

수시 재평가새로운 과학적 사실이나 위해 정보가 확인되는 등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실시한다.

예를 들어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은 수시 재평가에서 녹차추출물 등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와 함께 섭취할 경우 이상사례가 발생할 우려가 확인됐다. 이에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섭취를 피하도록 주의사항이 추가됐다.

이처럼 특정 원료와 관련된 이상사례가 증가하거나 기존의 안전성, 기능성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가 새롭게 발표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2026년에는 정기 재평가 6종과 수시 재평가 3종을 합해 총 9종의 기능성 원료가 재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서 원료의 범위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Lactobacillus gasseri BNR17의 재평가는 모든 Lactobacillus gasseri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개별적으로 인정된 BNR17 균주가 대상이다. 그린커피빈추출물과 레몬밤추출물혼합분말 역시 해당 개별인정형 원료만을 의미한다.

재평가를 받으면 실제로 무엇이 달라질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재평가가 제품 표시와 약국 상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기 쉽다.

1) 품질 규격이 강화된 EPA 및 DHA 함유 유지 
EPA 및 DHA 함유 유지는 산화되기 쉬운 원료다.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산패 정도를 관리하기 위한 아니시딘가와 총산화가 규격 및 시험법이 추가됐다.

소비자가 보는 기능성 문구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원료와 제품의 품질관리를 위한 기준은 강화될 수 있다. 재평가가 기능성 내용뿐만 아니라 제조와 품질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2) 섭취량이 변경된 헤마토코쿠스추출물 
헤마토코쿠스추출물은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1일 섭취량이 아스타잔틴으로서 기존 4~12mg에서 6~12mg으로 조정됐다. 상한은 그대로 유지됐고,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최소 섭취량이 4mg에서 6mg으로 상향됐다. '눈의 피로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 내용은 유지됐다.

이 사례는 기능성 내용이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이를 표시하기 위한 1일 섭취량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제품을 상담할 때는 기능성 문구뿐 아니라 해당 기능성분을 현재 기준에 맞는 양으로 섭취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3) 기능성 원료에서 삭제된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은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으로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돼 있었다. 그러나 재평가에서 혈소판 응집이나 혈액응고 등 혈행 개선을 직접 보여주는 인체적용시험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식약처는 기능성 확인을 위한 추가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영업자에게 요구했지만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혈행 개선' 기능성을 뒷받침할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2024년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2026년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을 공전상 기능성 원료에서 삭제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인정은 인정 당시 확보된 자료에 근거한 과학적 판단에 가깝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 새로운 근거가 축적되면 기능성 내용이나 섭취량, 주의 사항과 품질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재평가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에 대한 판단을 최신 과학적 근거에 맞게 갱신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장치다.

약국에서는 제품에 적힌 기능성 문구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문구가 현재도 유효한지, 1일 섭취량과 주의사항은 달라지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확인이 건강기능식품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상담하는 출발점이다.

[참고자료]
1)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국가법령정보센터
2) 기능성 원료 등의 재평가 실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고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6-2호, 식품의약품안전처 
3) 2026년 건강기능식품 정기 재평가 실시 공고, 식품의약품안전처 
4) 2026년 건강기능식품 수시 재평가 실시 공고, 식품의약품안전처 
5) 2018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 결과, 2018, 식품의약품안전처
6) 2024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 결과, 2024, 식품의약품안전처 
7)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6-43호,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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