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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AI로 인허가·약물감시"...정부, 인프라 구축 시동

  • 정흥준 기자
  • 2026-08-29 06:00:46
  • 요약
  • 심평원, 국제심포지엄서 덴마크의약청 사례 공유
  • 묄드루프 국장 "전문 분야 활용하되 최종 판단은 사람이"
  • 복지부 "AI 기본의료 전략 가동...공공의료에 GPU 전폭 지원"
  • 심평원 "심사 자동화 넘어 적정진료 환류에 AI 활용"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우리나라가 공공의료 AI 도입의 첫 발을 떼며 데이터 표준화와 인프라 구축을 고심하는 사이, 덴마크는 의약품 허가 심사부터 시판 후 약물감시까지 다방면의 규제 업무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최근 정부가 발표한 ‘AI 기본 의료 전략’을 바탕으로 공공 보건의료 분야의 전면적인 AI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클라우스 묄드루프 덴마크의약청 데이터분석국장.

클라우스 묄드루프 덴마크의약청 데이터분석국장은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AI 대전환과 보건의료 혁신’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EU가 규제 업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을 공유했다.  

덴마크 의약품청은 인허가 심사 등 공적 규제 업무에 챗GPT나 클로드 등 일반 상용 AI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외부 서버로의 데이터 유출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떤 데이터셋으로 학습됐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기관이 내린 판단의 근거를 제약사에 명확히 소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출처가 불분명한 상용 모델은 도구로 부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묄드루프 국장은 "우리가 의존하는 챗GPT나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는 그 모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어떤 데이터로 학습됐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와 같다"며 "우리가 AI를 활용해 심사 초안을 작성해 제약사에 보냈을 때, 제약사 측에서 어떤 근거로 이런 판단을 내렸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자체 폐쇄망 시스템 내에 오픈소스 언어모델을 구축하고, 심사관이 지정한 특정 규제 지침과 표준작업지침 내에서만 답변을 생성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운용 중이다.

또 최종 판단은 해당 분야의 전문 심사관이 직접 검토하고 확정하는 '인간 중심 통제‘ 원칙을 세웠다.

묄드루프 국장은 “직원들에게 본인의 전문 분야에서만 AI를 사용하라고 지시한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라면 시스템 통제가 불가능하고, 전문가여야만 AI가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을 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활용 범위는 폭넓다. 인허가 심사뿐만 아니라 ▲시판 후 약물감시 ▲처방 최적화 지원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묄드루프 국장은 "가령 새로운 뇌전증 신약을 복용한 환자가 의사에게 호르몬 변화를 호소하더라도, 의사가 이를 부작용으로 공식 보고하지 않을 수 있다"며 “덴마크의 모든 의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보고되지 않은 부작용 사례를 순식간에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 현장의 리얼월드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맞춤형 처방을 유도하는 실증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묄드루프 국장은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은 환자의 약 10%는 5~6개의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90일 이내 복약을 중단한다"면서 "AI를 통해 치료 실패 패턴과 대상자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복약 중단이 예상되는 고령 다약제 환자에게는 처음부터 주 1회 투여 제형 등 다른 대안을 처방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효과 기반 보상 체계 고민"...심평원 "심사 자동화 넘어 적정진료로 환류"

박정환 복지부 의료인공지능데이터정책국장.

덴마크 등 글로벌 규제당국의 AI 전환 흐름에 맞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공공 보건의료와 심사·평가 시스템 전반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AI 기본 의료 전략'를 발표한 만큼 주무부처와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데이터 표준화와 막대한 인프라 비용, 보상 체계 수립 등 현실적인 과제들도 해소해야 한다.

박정환 복지부 의료인공지능데이터정책국장은 "정부가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AI 모델의 개발부터 시작해서 공공의료 체계에 도입하는 데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국장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GPU들을 지원할 것이다. GPU가 없어서 공공의료에 AI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말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 보건의료 분야 AI 활용에 대한 보상 체계는 평가 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심평원 AX혁신실장.

박 국장은 "단순히 사용 횟수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 사용량이 많다고 환자에게 무조건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의미한 임상적 효과를 냈는지 사후적으로 정밀 평가하고, 이에 따라 적정할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심평원은 국민건강 증진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민간 정보 보안과 데이터 표준화, 막대한 인프바 비용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적정진료 환류까지 이어지는 AI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심평원 AX혁신실장은 "결국 AI를 왜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종착지는 국민 건강 증진과 건강보험 재정 지출의 효율화"라며 "(단순 심사 업무 활용에 그치지 않고)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적정 진료를 펼칠 수 있도록 피드백하는 환류 시스템까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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