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환자 처방전 이면지로 재활용…약국 "어떻게 이런 일이"
- 강혜경 기자
- 2026-09-05 06:00:5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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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한 날짜에 진료 본 '비대면 처방', 약국 "심각한 타인정보 노출"
-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 소지
- "처방전에 이면지 사용 불가" 복지부 유권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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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의원이 다른 환자의 처방전을 재활용한 '불량 처방전'을 발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의원이 동일한 날짜에 진료를 본 환자의 처방전에 '엑스(X)'를 긋고, 뒷면에 다른 환자의 처방전을 발행한 것인데 약국가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A약사가 약국보관용 이면지 처방전을 받은 것은 지난 달 26일이었다. 처방전 양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살펴보던 중 뒷면에 다른 환자의 처방전에 엑스가 쳐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최초 작성됐던 처방전은 비대면 진료에 의한 처방전으로, 환자 성명·주민등록번호는 물론 환자 연락처까지 고스란히 명시돼 있었다.
이면지로 활용된 처방전은 제대로 된 양식 조차 갖춰지지 않았다. 코드, 환자 성명·주민등록번호, 의료기관 명칭·전화번호·팩스번호, e-mail 주소, 질병분류 기호, 처방 의료인 성명·면허번호 등이 각각의 위치에 명시돼 있긴 했으나 제대로 된 처방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A약사는 "종전에도 이면지를 활용한 처방을 받은 적은 있지만, 타인의 처방전을 이면지로 사용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단순 해프닝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타인의 처방 내역 등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유출하는 경우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 제19조(정보 누설 금지)에 따르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진단서·검안서·증명서 작성·교부 업무, 처방전 작성·교부 업무, 진료기록 열람·사본 교부 업무, 진료기록부 등 보존 업무 및 전자의무기록 작성·보관·관리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같은 법 제21조(기록 열람) 역시 의료인, 의료기관의 장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안전조치의무)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가 유출 등이 되지 아니하도록 내부 관리계획 수립, 접속기록 보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부분에 저촉될 수 있는 것.
특히 건강, 병력 진료내역 등은 '민감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처방전에 이면지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보건복지부 유권해석도 존재한다. 처방전은 법정 서식이므로 법에 정한 규격 및 재질 등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유권해석의 내용이다.
이 약사는 "자칫 환자의 주민번호, 질병분류기호, 연락처 등이 다른 환자를 넘어 제3자에게 그대로 노출될 뻔 했던 아찔한 상황"이라며 "특히 뒷면이 비대면 진료였다는 면에서 의원가의 주의 역시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 전문 변호사도 "처방전에는 환자의 성명과 고유식별정보, 특정 질환을 유추할 수 있는 민감 정보 등이 총 망라돼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행정 편의나 자원 절약을 이유로 이면지를 처방전에 활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자 관리 소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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