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약에 DTx·AI 더한 한독…수면사업 판 넓힌다
- 황병우 기자
- 2026-09-10 06:00:4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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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틸녹스에 슬립큐·크로노트랙 연결…수면 치료 전후로 영역 확대
- 환자 기억 대신 14일 데이터로 상태 파악…CBT-I 접근성도 보완
- 도입 기반 확보 뒤 실제 처방 전환 관건…수면서 만성질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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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황병우 기자]한독의 수면 사업이 불면증약 처방을 넘어 환자의 잠을 측정하고 치료 효과까지 확인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환자가 불면증을 호소하면 치료제를 처방하는 데서 끝났던 기존 방식에 디지털 인지행동치료와 인공지능(AI) 수면 분석을 더한다. 진단과 치료, 재평가로 이어지는 환자 여정 전체를 사업 영역으로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한독은 지난 9일 RE:SLEEP 미디어 세션을 열고 이 같은 수면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했다.
수면일기에 기대던 진단, 약물에 치우친 치료…앞뒤 함께 잇는다
한독이 주목한 것은 불면증 환자는 늘어나지만 치료 과정은 여전히 분절돼 있다는 점이다.
한독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2020년 103만7396명에서 2024년 130만8383명으로 5년 사이 약 26% 증가했다.
반면 진단 단계에서는 환자의 기억에 의존한 문진이나 수면일기가 주로 활용된다. 객관적인 검사가 필요하면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할 수 있지만 비용과 접근성 부담이 따른다.
치료 선택지도 약물에 치우쳐 있다. 만성 불면증의 1차 치료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가 권고되지만 상담에 필요한 시간과 전문 인력, 보상 문제로 현장 적용은 제한적이다. 치료 이후 환자의 수면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진료실 밖에서 확인할 수단도 마땅치 않았다.
한독은 2012년부터 공급한 불면증 치료제 스틸녹스를 중심에 두고 웰트의 디지털 의료기기 슬립큐와 에이슬립의 AI 수면 분석 의료기기 크로노트랙을 치료 전후에 배치했다.

치료 전에는 크로노트랙으로 환자의 수면 양상을 파악한다. 크로노트랙은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스마트폰 마이크로 수집한 호흡 소리를 AI로 분석한다. 14일 동안 수면 시작과 입면, 중간 각성, 최종 기상 시간을 기록하고 결과를 의료진용 대시보드로 전송한다.
홍준기 에이슬립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존에는 환자가 문진으로 답하거나 종이에 작성한 수면일기에 의존했다"며 "크로노트랙은 수면을 자동으로 기록해 의료 데이터로 만들고 치료 전후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수면계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단계에서는 약물과 함께 슬립큐를 선택지로 제시한다. 슬립큐는 환자가 6주 동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면제한과 자극조절, 인지재구성 등의 CBT-I 프로그램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환자의 실제 수면 양상에 맞춰 취침과 기상 시간을 조정하고 잠들지 못한 채 침대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병원에서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웠던 CBT-I를 환자의 일상으로 옮긴 셈이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인지행동치료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의료진이 실제 진료현장에서 제공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과학적 근거를 소프트웨어 형태의 제품으로 만든 것이 슬립큐"라고 소개했다.
치료 후에는 크로노트랙으로 수면을 다시 측정한다. 진단 당시 데이터와 치료 이후 결과를 비교해 약물이나 디지털 치료가 환자의 수면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확인하는 구조다.
김윤미 한독 전문의약품 및 디지털헬스케어 비즈니스 총괄 전무는 "치료제만으로는 환자와 의료진이 어떤 시점에 치료가 필요한지 알기 어렵다"며 "수면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약물이나 디지털 치료기기도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치료 전 주기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도입만으로 처방 늘진 않아…현장 활용과 제품 연동이 관건
한독이 그리는 수면 사업의 윤곽은 갖춰졌지만 제품 도입 기반을 실제 처방과 지속적인 사용으로 연결하는 과제는 남았다.
슬립큐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록 건수는 지난 7월 누적 1000건을 넘어섰다. 다만 의료기관의 제품 도입이나 등록이 곧바로 실제 처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제품과 치료 원칙이 있어도 환자가 먼저 알아야 사용 의향을 가질 수 있고 의료진도 제품을 알아야 환자에게 권할 수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가 만나는 지점에서 처방이 일어나는 만큼 양쪽의 인지도를 함께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웰트는 처방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전자의무기록(EMR)과 별도로 슬립큐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마련했다. 환자가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를 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하면 AI가 처방 정보를 판독해 치료를 시작하도록 하는 구조다.
세 제품을 하나의 수면 사업으로 묶는 것과 별개로 제품 간 데이터를 실제 진료현장에서 어떻게 통합할지도 구체화가 필요하다. 이날 발표에서는 슬립큐와 크로노트랙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기술적으로 연동하는 방식과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독은 디지털 사업의 현장 접점을 넓히기 위해 2024년 디지털사업부를 신설하고 올해 4월 해당 조직을 전문의약품 사업부 산하로 이동했다. 디지털헬스케어를 별도 신사업으로 운영하기보다 기존 영업·마케팅 역량과 결합하겠다는 판단이다.
수면은 이 같은 사업 모델을 적용하는 첫 번째 영역이다. 한독은 불면증에서 측정과 치료, 재평가를 연결한 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김 전무는 "수면 관리는 한독 디지털헬스케어의 종착점이 아니라 첫 시작"이라며 "불면증에서 검증한 측정과 치료, 재평가 구조는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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