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결집으로 정점 찍은 약사회 장외투쟁…다음 카드는
- 김지은 기자
- 2026-09-21 11:59:4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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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 7000명·약대생 3000명 광화문 집결…대정부 압박 정점
- 비대위, 하위법령·입법·현장투쟁·대국민 여론전 '4대 대응' 예고
- 5개 재택수령 대상 이미 법제화…배송방법·안전기준 세부설계 새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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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 저지를 위해 약사와 약대생 1만 여명을 광화문으로 불러모은 약사사회가 이제 총궐기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전국 16개 시도지부 회원과 약대생을 총동원한 대규모 장외집회는 약사회가 꺼낼 수 있는 사실상 최고 수위의 대정부 압박 카드 가운데 하나다. 당초 집회 신고 인원인 5000명을 훌쩍 넘어 약사 7000여명과 약대생 3000여명이 참여하면서 약배송 확대에 대한 약사사회의 위기감과 결집력은 정부와 정치권에 분명하게 전달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정부가 약배송 확대 논의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약사회로서는 총궐기 이후에도 압박 수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오는 12월 24일 비대면진료 제도 시행에 맞춰 마련될 하위법령과 후속 입법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한 개정 의료법에는 이미 일정 환자에 대한 의약품 재택수령 근거가 마련돼 있다. 섬·산간·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등록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 5개 범주다.
따라서 향후 시행령·시행규칙에서 이들의 의약품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고 약사 복약지도와 환자 확인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논쟁이 불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약사회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총궐기를 약배송 저지 투쟁의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1만명 결집으로 정점 찍은 장외투쟁…다음 카드는
비대위가 총궐기 현장에서 공개한 향후 대응 방향은 크게 네 갈래다. 하위법령 대응과 입법 투쟁, 현장 투쟁, 대국민 여론전이다.
우선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서 약사사회가 요구해 온 안전장치가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조문 단위로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국민 안전을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회원 의견을 결집해 정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입법전도 병행한다. 비대위는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의무 사용과 비대면진료 전담약국 방지, 통합돌봄과 연계한 방문약료 등을 법률과 제도에 반영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실제 총궐기에서는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체계와 공공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 구축 등이 공동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이번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장외 행동도 이어갈 방침이다. 시도지부별 결의대회와 1인 시위 등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투쟁을 지역 단위로 분산·지속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와 본인확인 문제, 의료·개인정보 집적 위험 등을 알리는 대국민 여론전을 병행해 약배송 문제를 약사 직능의 이해관계가 아닌 환자안전 문제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법에 들어간 '5개 대상'…이제 쟁점은 '어떻게 배송하나'
현재로서는 약사회가 가장 시급하게 맞닥뜨릴 것은 하위법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환자까지 약배송을 확대하는 방안과는 별개로 오는 12월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에는 이미 5개 유형 환자에 대한 의약품 재택수령 근거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개정 의료법 시행이 가까워지는 만큼 앞으로는 허용된 환자에게 의약품을 배송할 수 있느냐를 넘어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배송 지역 제한 여부, 약국과 환자 소재지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부터 배송 주체의 자격과 책임, 포장 기준,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의약품 변질·분실의 책임, 환자 본인 확인과 복약지도, 배송 완료 확인 등에 이르기까지 실제 약국 업무와 맞닿은 세부기준을 정해야 한다.
특히 약사회가 그동안 정부와의 실무 논의에서 약국 외 인도 거리와 대리수령, 전담기관 금지, 포장·복약지도, 인도대행자 기준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기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시행령·시행규칙에 어떤 내용이 담기느냐에 따라 갈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당장 일반 환자 대상 약배송 확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조만간 하위법령이 공개되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법에서 재택수령이 허용된 환자들이 있는 만큼 실제로 누가,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약을 전달할 것인지가 현장에서는 더 직접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세부기준이 약국 현실이나 환자안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다시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약사사회 내부의 결집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이번 총궐기는 예상보다 많은 회원과 약대생이 참여하면서 대정부 대응 동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대응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경우 회원들의 참여 동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더욱이 비대위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집행부와 별개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총궐기를 통해 확인한 결집력을 하위법령과 후속 입법 대응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향후 비대위의 역할과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총궐기 이후 약사회의 대응 역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장외투쟁에서 하위법령 대응과 국회 입법, 정부 협상, 지역단위 행동, 대국민 여론전이 결합된 장기전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이번 집회를 통해 회원들의 위기감과 결집력은 충분히 확인된 셈”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 동력을 일회성 집회로 끝내지 않고 하위법령과 후속 입법 과정에서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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