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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약국 컨설팅 조언, 누구 이익을 향하고 있나

  • 데일리팜
  • 2026-10-12 06: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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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대표변호사(약사·변리사)

필자는 약사 출신 변호사로서 평소 약국과 관련한 다양한 법률분쟁을 다루고 있다. 최근 업무 현장에서 약국 컨설팅 업체와의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약사님들을 점점 더 자주 만나고 있다. 오랜 시간 모은 자금에 대출까지 보태 개국을 준비했지만, 업체의 설명과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뒤늦게 법률사무소를 찾는 경우다.

개국을 향한 기대가 얼마나 컸을지 알기에, 그 이야기를 듣는 마음도 무겁다. 그래서 오늘은 다소 주제넘은 당부로 들릴 수 있겠으나, 그간의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약사님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을 전해드리려고 한다. 그것은 약국 컨설팅 업체를 이용할 때 그 업체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이해하셔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알아두실 법률 상식이 있다. ‘컨설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그 업무가 당연히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약국 점포를 소개하고 임대차 조건을 조율하며 계약 체결을 알선했다면, 실질적으로 부동산 중개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계약서의 제목이나 비용의 명칭보다 실제로 어떤 업무를 했는지가 중요하다.

적법하게 등록한 공인중개사의 중개라도 법정 보수 한도를 초과하는 약정은 초과 부분이 무효다. 나아가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중개사무소 개설등록 없이 부동산중개업을 하면서 체결한 중개보수 약정은 그 자체가 무효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지급한 돈이 이러한 무등록 중개의 대가라면, ‘컨설팅비’라고 적혀 있더라도 보수 약정 전부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 

물론 독립적인 상권 분석이나 경영 자문을 실제로 제공하는 컨설팅까지 모두 불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구체적인 업무와 보수의 성격을 따져야 한다. 다만 약사님들께서는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 상대방이 그 업무를 적법하게 수행할 자격을 갖췄는지 확인하지 않는 일이 없으셨으면 한다.

그런데 오늘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위법성 판단에 앞선,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바로 약사님과 컨설팅 업체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이다. 컨설팅은 본래 전문적인 지식과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돕는 일이다. 제대로 된 자문이라면 때로는 “이 자리는 포기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라는 결론도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검토 결과 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더라도, 큰 손실을 막았다면 그 조언은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

사업이나 거래의 성사 여부와 별개로 분석과 조언 자체에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은 이러한 판단의 독립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반면 약국 개설이나 양도·양수 거래가 성사돼야 보수를 받는 구조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약사님에게는 계약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업체에는 그 선택이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님이 바라는 것은 개국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약국일 것이다. 그러나 거래 성사에 보수가 걸린 업체는 우선 계약이 체결돼야 수익을 얻는다. 이 지점에서, 양측의 이해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개국 후 예상 수익이 나오지 않더라도 업체가 반환할 것은 없다면, 약사님과 업체가 감당하는 위험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컨설팅 업체 측에 불확실한 병원 입점 계획이 확정된 사실처럼 설명되거나, 예상 처방 건수가 충분한 근거 없이 낙관적으로 제시될 유인이 생긴다. 약사님에게 필요한 것은 가능성과 위험을 함께 살펴보는 일인데,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설명에서는 가능성만 크게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신문 기사에서 처방 건수와 의료진 관련 정보를 허위로 안내했다는 피해 호소가 보도되고 있다. 약속했던 병원이 입점하지 않거나 예상한 수익이 나오지 않아 컨설팅비 반환과 손해배상을 문의하는 사례도 소개되고 있다.

그렇다고 거래 성사에 따라 보수를 받는 업체가 모두 부정직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성실한 사람에게도 이해상충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신뢰와 별개로, 설명을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려고 한 것이다.

가령 병원 입점이 확정됐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무엇을 근거로 확정됐다고 하는지 반드시 직접 확인하셔야 한다. 처방 건수나 매출을 제시받았다면 실제 자료인지 추정치인지, 어느 기간의 수치인지 살펴야 한다. 업체가 제시한 예상대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에도 임차료와 인건비, 대출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 직접 계산해 보셔야 한다.

계약서에서도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 업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주기로 했는지, 보수는 언제 발생하는지, 병원 미입점이나 약국 개설 불가 등 중요한 전제 조건이 깨졌을 때 계약을 어떻게 정리하고 돈을 반환할 것인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 컨설팅 업체의 약속이 임대인이나 다른 관계자에게도 당연히 효력을 갖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누가 어떤 의무를 부담하는지 각각 확인해야 한다.

모든 약사님께 반드시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적어도 개국 경험이 있는 주변 약사님들께 자료를 보여드리고 조언을 구하시기를 권한다. 가능하다면 해당 거래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는 분의 의견을 들어보셨으면 한다. 그리고 스스로 상권과 임대차 조건을 공부하고, 현장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업체의 설명과 실제 자료가 맞는지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

◆ 필자 소개

이일형 변호사는 대한민국 변호사·약사·변리사 자격을 보유하고 미국 회계사(Maine) 시험에 합격하였다. 셀트리온, 법무법인 그루제일, 법무법인(유한) 대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 법률사무소 리오(RIO Law Office) 대표변호사로 있다. 약국·의료기관 관련 임대차·권리금·형사·민사 사건 전반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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