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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이중약가와 국부 창출의 관계성

  • 노병철
  • 2025-05-07 06:00:31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초고령 저출산 시대에 직면한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실적 과제는 수출주도형 산업 육성이다. 내수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줄어든 국내 매출 파이를 해외로 옮겨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미래 비전이자 반드시 성공해야만 30조 외형의 K-바이오를 지켜내고 발전시킬 수 있는 대명제다.

이를 위해서는 제네릭, 개량신약, 혁신신약의 균형 잡힌 융복합 연구개발과 효율적 투자 그리고 정부의 합리적 제도·정책이라는 삼박자가 들어맞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국내 약가 보존을 들 수 있다.

일명 환급계약의 일종인 이중약가제도의 보편적 협상과 등재는 그동안 국내외 제약기업들의 오래된 숙원으로 여겨져 왔다. 물론 일부 기업들이 진행 중인 RSA의 장·단점을 평가·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판로 구축을 말함이다.

이중약가제도는 말 그대로 1개의 의약품에 2개의 가격을 붙이는 것으로 공개가격(표시가격)과 실제가격(판매가격)이 공존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A 약물의 표시가는 100원이지만 보건당국과 협상한 실제가는 110원 또는 90원으로 책정해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그런데 연이어 큰 폭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산 신약의 해외 진출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이중약가제가 의약품 가격 경쟁력과 수익 증대의 새로운 발판으로 재조명 되고 있다. 보건당국도 이를 반영해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안을 지난해 10월 행정예고하기도 했다.

이중약가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도 유사한 제도 마련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약가는 단어 자체에서 드러나는 가격의 비밀성 등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완화하고, 긍정적 메시지 전달을 위해 '수출 주도 제품 약가' '부가가치약가' '수익환급약가' 등으로 개선하자는 여론도 감지된다.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시장보다 북미, 유렵, 중국, 아세안 등으로의 진출은 숙명적 판단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약가를 참고하는 해외국가로의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해외 수출 금액이 해마다 커져갈수록 표시가격이 실제가격 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다면 이중약가제의 목적을 다했다 볼 수 있다.

의약품의 수출 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 번째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게 기술이전을 하고 외국기업이 해당 국가의 직접 허가권을 갖는 것이다. 둘째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해당 국가 허가당국으로부터 직접 허가를 승인 받는 것이다.

전자는 자국 내 기업이 개발한 것으로 간주돼 우리나라 약가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반면 후자는 원개발국의 약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은 임상실패비용, 임상투입비용, 시설감가 비용, 임상개발부서 인건비 등을 모두 원가에 상계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원가율이 상당히 높다. 그렇다고 국내 원가율이 높아도 수출 현지 에이전시에게 공급하는 가격을 무작정 높이기도 어렵다. 에이전시도 현지에서 이익이 담보돼야 국내 기업과 손을 잡고 적극적 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 원가율 획기적으로 내리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현지 약가를 높게 받거나, 공급가격을 올리도록 현지 에이전시와 재협상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고, 현지 보건당국과 에이전시로부터 합리적 협상점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바로 이중약가제도다. 환급 등 행정부담은 이중약가제도가 가진 태생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K-바이오의 글로벌 진출 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통한 산업발전의 이점이 압도적이라면 오남용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더욱 적극 운용해 보는 것도 국부창출의 또 다른 실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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