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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나보고 매약노라더라…약국 10곳서 해보고 이야기하자"

  • 김지은
  • 2020-07-02 18:47:57
  • [단박인터뷰] 화상투약기 개발 박인술 대표
  • “국민·약사들에 도움 되도록 설계…안전성도 보장”
  • “약사회 제기하는 업체 주도 사업 진행은 불가능해”

박인술 쓰리알 코리아 대표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실증특례는 본 사업이 아닌 시범 사업, 즉 테스트 개념이다. 시범 운영 중 문제가 발견되거나 참여하는 약사가 없다면 막말로 폐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약사회가 시작부터 막으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최근 원격 화상투약기 논란이 또 다시 약사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 감염병 대 유행의 바람을 타고 그간 잠잠했던 화상투약기 이슈가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화상투약기 논란이 있을 때마다 항상 화제에 서는 인물, 기계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해 노력 중인 쓰리알 코리아 박인술 대표(58·영남대 약대)다. 그는 약사 출신이다.

그가 처음 화상투약기를 개발해 특허권을 따내고, 지역 약국에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하려다 약사회의 강력한 반대와 법적 규제에 부딪혀 번번이 사업의 길이 막히지 10년이 지났다.

화상투약기 사업을 위한 복지부의 약사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폐기된 후 잠잠하던 이슈가 또 다시 부각된 것은 지난해 규제 특례 방식인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에 박 대표가 도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부터다.

지난해에 이어 최근 또 다시 과기부는 원격 화상투약기 사업을 실증특례 안건으로 상정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에 또 다시 약사회는 강력 반발하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동료 약사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상투약기 상용화의 인생을 바치고 있는 박 대표의 입장과 궁극적으로 그가 바라는 지점은 어디일까. 데일리팜이 박 대표를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0년 이상을 화상투약기에 바쳤다. 정작 약사들은 강력 반대하고 나서는 문제다. 이렇게까지 매진하는 이유와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누구는 나를 매약노라더라. 이렇게까지 된 이상 포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자신, 그리고 사업 초기 나와 뜻을 같이 해줬던 동료 약사들의 명예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현재도 개인적으로, 또는 업체를 통해 기계에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해 오는 약사들이 적지 않다. 분명 약사사회에 수요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화상투약기는 분명 약국, 약사에 의해 컨트롤되는 것이다. 약국 밖인 편의점에서 약을 판매하는 안전상비약이 추진되기 전에는 편의점에서 약이 판매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는 안전상비약 품목 수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약사에 의한 투약기가 상용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건 개인적으로 약사이기 때문에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원격 화상투약기 내부 모습.
나아가 심야에, 공휴일에 문을 연 약국을 못 찾아 응급실을 가야되는 경우가 있는데 저소득층에게는 이 역시 쉽지 않다. 한마디로 진료비 폭탄이지 않나. 이런 부분을 약국에서 해결해보자는 차원이다.

-기계 값이 수천만원인데다 약사를 추가 고용하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비용적 측면에서 약국의 실익 측면은 의문이다. 약사회는 업체가 전 과정을 주재하고 약국은 장소 임대 개념에 불과할 것이란 의문도 제기한다.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기계 값은 약국에는 부담일 수 있다. 이것은 상용화 된다면 임대, 리스 등의 방법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화상 상담을 진행할 약사의 경우 한 약사가 파트타임 약사 개념으로 여러 약국과 계약을 맺어 근무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화상 상담 특성상 약사가 이동 없이 근무가 가능한 게 장점 아닌가. 약사회에서는 우리 업체가 일종의 ‘콜센터’를 운영하며 약사를 고용하는 방식을 우려하는 것 같은데 현행 법상 약국이 아닌 곳에서 약사를 고용할 수는 없지 않나. 업체 차원에서 상담할 약사를 고용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만약 실증특례가 진행된다면 초반에는 기계 운영 자체가 첫 시작이다 보니 업체 차원에서 상담을 진행할 약사에 대한 교육은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실증특례 운영 계획 상 초기에는 시범 운영 약국이 10곳으로 제한돼 있는 만큼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시범사업 제한 약국 수인 1000곳까지 운영 약국이 늘어나고 실제 기계가 상용화된다면 이 문제 역시 설치 약국 개별, 또는 설치 약국 여럿이 화상 상담 약사를 파트 타임 형태로 고용해 운영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화상투약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안전성 문제다. 의약품 보관 상의 문제와 더불어 오남용, 기계 오작동으로 인한 오투약 우려가 끊임없이 따라다니는데, 대안은 뭔가.

=화상투약기는 자판기가 아니다. 소비자 기호에 따라 제품을 선택해 구매하는 자판기가 아닌, 철저히 약사의 판단과 선택에 의해 약을 판매하고, 상담과 복약지도가 함께 하는 구조다.

더욱이 약사와 소비자 간 상담과 투약, 복약지도까지 전 과정이 녹음, 녹화되고, 약국에서는 이것을 보관하도록 돼 있다. 화상 상담을 시작하면 화면에 약사 면허증이 함께 게재되도록도 조치했다.

화상 상담을 진행하는 약사가 보는 화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기계 오작동에 의한 오투약 문제는 시스템적으로 최대한 보완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환자가 증상을 말하면 약사가 그에 맞는 약을 선택하고, 기계에 그 약이 디스플레이 된다.

또 약이 추출되는 부분에 추가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약사는 기계에 추출된 약을 자신이 보고 있는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소비자가 약을 꺼내면 약사는 다시 한 번 선택한 약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3중으로 약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드물단 이야기다.

더불어 의약품 보관을 위해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한 냉온 시스템을 기계 내에 완비했다. 내가 약사이지 않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제거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왔다.

-약사회는 화상투약기 자체가 불법이고, 실증특례를 이용하는 방식은 편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강력 반대, 투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사실 약사회가 전체 약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약사회는 강력 반대 입장을 견지하지만, 이번 사업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여론도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이번 사업이 상용화되면 약국, 약사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약사사회에서 제기하는 안전성이나 특정 기업 독점 문제 등이 우려된다면 과연 정부가 이번 사업에 긍정적 견해를 보이며 추진 의사를 밝히겠는가. 시대의 흐름, 요구에는 약사사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화상 상담을 시작하면 화면에 상담 약사와 더불어 약사의 면허증도 함께 게재되도록 돼 있다.
모든 것을 떠나 이번 실증특례는 시범사업, 일종의 테스트에 불과한 것이란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의 존폐 여부도 결정되는 것이다. 약사회는 대체 무엇이 무섭고, 걱정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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