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팔린 메디톡신 퇴출 위기...고개숙인 메디톡스
- 천승현
- 2020-04-20 12: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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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시험성적서 조작 등으로 메디톡신 허가취소 추진
- 메디톡신, 국내 개발 첫 보툴리눔제제...메디톡스 고공행진 일등공신
- 메디톡스 "안전성·유효성 문제없어...식약처 처분 법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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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메디톡스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간판 의약품 ‘메디톡신’이 무허가 원액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허가취소 위기가 높아지면서다. 메디톡신이 허가취소를 받으면 연간 10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수출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식약처, 메디톡신 허가취소 추진...국내 첫 보툴리눔제제 퇴출 위기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이날 12시 기준 주가는 13만3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폭(30%)까지 떨어진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메디톡신의 허가취소를 예고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식약처는 지난 17일 메디톡신주 50단위, 100단위, 150단위 3종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메디톡스는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겪게 됐다.
메디톡스는 이번 메디톡신의 제조중지와 판매중지 규모가 연간 8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 2059억원의 42.1%에 해당하는 규모다. 메디톡신의 허가취소 처분이 현실화하면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식약처에 따르면 제조중지 등의 처분을 받은 메디톡신주 3종의 2018년 생산실적 규모는 1083억원(50단위 58억원, 100단위 950억원, 150단위 76억원)에 달한다.
◆메디톡신, 연간 1천억 가량 매출...메디톡스 실적 고공행진 일등공신
메디톡신은 국내 기업이 개발한 최초의 보툴리눔독소제제로 메디톡스 매출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메디톡스는 정현호 대표가 지난 2000년 보툴리눔독소제제의 국산화를 표방하고 세운 바이오기업이다. 메디톡스는 설립 4년 만에 메디톡신의 국내 허가를 받고 상업화에 성공했다.
메디톡신이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 메디톡스의 실적도 승승장구했다.
지난 2011년 메디톡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17억원, 86억원에 불과했다. 8년 만인 지난해에는 매출이 1810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각각 8배, 2배 규모로 확대됐다.

메디톡스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50%를 상회했다. 2014년에는 65.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시장경쟁 과열과 소송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영업이익률이 10%에 못 미쳤다.
메디톡스의 지난 10년간 누적 매출은 9199억원이다. 이중 메디톡신의 10년 누적 매출은 7000억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2년까지 기록한 매출 100%가 메디톡신이 차지했다. 이후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가 가세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메디톡신은 남미와 아시아 시장에도 수출 중인데, 만약 허가가 취소되면 수출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과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로 1206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회사 매출의 60% 가량을 해외에서 올렸다.
메디톡스가 현재 진행 중인 메디톡신의 중국 허가와 대웅제약과의 균주 분쟁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신의 허가가 취소되면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 허가취소보다 더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국내 허가를 받은 인보사케이는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2액)와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1액)로 구성된 제품이다. TGF-β1 유전자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에 삽입된 것으로 드러났고 식약처는 지난해 허가취소를 결정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의 성분명이 바뀌었을 뿐 안전성과 유효성은 변함없다”면서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인보사는 국내 개발 신약으로 허가받았지만 매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아 허가 취소 이후 시장에서의 영향은 미미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인보사의 누적 매출은 총 11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휴젤, 대웅제약, 휴온스 등이 보툴리눔독소제제를 생산·판매 중이어서 메디톡신의 허가취소로 인한 시장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 "유통 중 제품 문제 없어...처분 취소소송 제기"

메디톡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대전지방법원에 식약처의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식약처가 지적한 위반 내용은 인정하지만 행정처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측은 “식약처의 처분 근거 조항은 제조·판매되고 있는 의약품이 현재 공중위생상의 위해를 초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처분 관련 제품 생산 기간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다. 해당 시점에 생산된 메디톡신은 이미 오래 전에 소진돼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현재 시점에서 어떠한 공중위생상의 위해가 있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유통 가능한 메디톡신은 2017년 4월 이후에 제조된 의약품이다. 2016년과 2018년 진행된 식약처의 유통 제품 수거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2019년 수차례 진행된 식약처의 특별 약사 감시 및 유통 제품의 무작위 수거 검사에서도 유효기간 이내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행정처분 공백을 또 다른 제품으로 메우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메디톡스 측은 “식약처의 명령에 따라 메디톡신의 제조와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라면서 “고객의 요구와 주주의 이익에 부응하기 위해 차세대 보툴리눔독소제제 ‘이노톡스주’와 ‘코어톡스주’의 본격적인 생산 및 영업 활성화를 통해 매출을 증대시킬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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