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9 03:27:52 기준
  • #의약품
  • #회장
  • #제품
  • 의약품
  • #제약
  • #평가
  • #염
  • 약국
  • #글로벌
  • 허가
팜스터디

국제학회, 줄줄이 '코로나'에 발목...R&D 전략 '삐걱'

  • 안경진
  • 2020-03-12 06:20:41
  • 미국·유럽 코로나 확산, 4월 예정 'AACR 2020' 연기
  • 국내 바이오기업 데이터 발표 계획 차질
  • 기술이전 기회 차단 우려

3월 10일 전 세계 코로나19 발생 현황(자료: WHO Situation Report)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여파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R&D) 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학술행사 일정이 잇따라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기회마저 차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암연구학회(AACR)는 10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연례학술대회 일정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다음달 24일부터 29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AACR Annual Meeting 2020' 행사를 올해말로 연기한다는 골자다.

주최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와 각국의 여행제한조치, 감염병 전문가들의 권고사항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검토한 끝에 행사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라며 "학회 참석자와 지역사회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 결정으로 관련 업체들의 양해를 구한다"라고 밝혔다.

AACR의 학회일정 연기 공지(자료: 트위터)
AACR은 전 세계 90개국 4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돼 있는 미국의 3대 암학회 중 하나다. 매년 4월에 열리는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전 세계 2만명이 넘는 암연구자와 500여 개 기업이 참석해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해 왔다. AACR에 따르면 올해도 7400편 이상의 논물발표가 예고되면서 500개 이상의 전시업체와 80개국 약 2만4000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본 행사를 불과 한달 남짓 앞둔 가운데 일정이 변동되면서 국내 바이오업계도 R&D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AACR 2020 행사에서 에이비엘바이오와 제넥신, 유틸렉스, 이수앱지스 등 바이오기업의 항암연구 성과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피력해 왔다. ▲제넥신의 치료용 암백신 'GX-188E'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1/2상임상 결과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BL503' 전임상 결과와 중국 파트너사 I-MAB의 'ABL111' 전임상 결과 ▲유틸렉스의 항암항체 'EU103' 전임상 결과 ▲이수앱지스의 두경부암 치료제 'ISU104' 1상임상 결과 등이 주요 관심사안이다.

AACR의 일정연기 소식을 접한 제넥신은 "오는 4월 AACR 2020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던 DNA 치료백신 'GX-188E'의 임상2상 중간결과 발표를 연기한다. AACR의 변경 일정을 지켜보고 연내 개최되지 않을 경우 올해 11월에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0) 발표도 고려하겠다"라고 밝혔다. GX-188E의 임상2상은 순항 중이지만 파트너사(미국 머크)와 암학회를 통해 결과를 공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사전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심장학회의 행사 취소 공지(자료: ACC 홈페이지)
비단 제넥신만의 문제는 아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에서 긍정적인 전임상 또는 초임상 결과가 발표될 경우 대형 기술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실적발표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학술행사가 본격화하는 3월 이후에는 제약바이오업종의 반등이 가능하리란 장밋빛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AACR이 본 행사를 한달 남짓 앞두고 돌연 일정을 연기하면서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했다. AACR 2020 학회 참가가 예정됐던 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직격탄을 입었다. 제넥신은 전거래일대비 15.5% 하락한 5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틸렉스,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14~17%가량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미국,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학술행사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기업들이 신약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박탈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전 세계 113개국 11만7670명으로 전일대비 4470명 증가했다. 사망자수는 4284명으로 전일대비 291명 늘었다. 유럽은 46개국 1만7305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711명이 사망하면서 대혼란에 빠진 상태다. 미국을 포함한 아메리카 지역도 13개국 1136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2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예정된 주요 국제학술대회 개최 일정과 변동현황(자료: 각 학회)
이에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와 미국노인정신의학회(AAGP)와 미국피부과학회(AAD), 미국내분비학회(ENDO) 등은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었던 연례학술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미국심장학회(ACC)도 지난 9일(현지시각) 이달 말로 예정됐던 세계심장학회(WCC) 공동 개최 학술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현재로선 일정을 조정하지 않고, 일부 프로그램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형태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유럽 학술단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럽부정맥학회(EHRA)와 영국당뇨병전문가컨퍼런스(DUKPC), 유럽비뇨기과학회(EAU) 등이 학술행사 일정을 취소 또는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미국당뇨병학회(ADA), 바이오인터내셔널(BIO International) 등 6월 행사를 앞둔 단체 역시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업계 내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학회 일정에 맞춰 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자료를 제출했는데 갑작스럽게 일정을 통보받아 난감하다"라며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화되지 않으면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