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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매석'에 무너진 약국 유통망...방치한 정부에 분노

  • 김민건
  • 2020-02-11 19:50:18
  • 방역 최일선 약국은 품절인데 정부는 홈쇼핑 공급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국가적 감염병 대응 상황에서 1차 방역체계를 맡는 약국 유통망이 무너졌다는 약사들의 한탄이 나온다.

기초방역 제품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약국이지만 마스크와 손소독제 공급이 사실상 중단돼 환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홈쇼핑을 통해 마스크 100만개와 손소독제 14만개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약국으로 가야 할 제품이 다른 유통채널로 공급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해졌다.

11일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1차 방역망인 약국에서 살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자 약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최근 약국 사입가보다 비싼 소매가에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했지만 다른 유통업체에 뺏기고 말았다. 해당 업체가 웃돈을 주고 구매해갔기 때문이다. 결국 A약사는 일주일 넘도록 마스크 확보에 실패하고 있다.

A약사는 "약국에만 주지는 못 해도 최소한 약국에도 공급될 수 있게 조치가 필요했다"며 "이번에 약국 유통망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의 구매 단가가 낮은데 다른 유통채널이 재고를 잡아놓고 있어 공급선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12일 밤 3차 전세기를 통해 우한 교민 170여명을 이천의 국방어학원에 이송할 예정이다. 이에 앞선 10일 경기도약사회는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 방역용품의 정상적인 유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기도약사회 박영달 회장은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약국은 환자와 만나는 1차 접점인데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없다고 하면 환자들이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다"며 "감기 환자 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있든 없든 기본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역용품이 약국에는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결국 정부의 기초방역제품 유통망 관리 부실로 비난이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약국을 매점매석 대상으로 지목한 점도 반발을 키우고 있다. 구할 수도 없는 마스크인데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다는 불만이다.

서울 양천구 B약사는 "우리나라에 마스크·손소독제 생산공장이 몇 개나 되냐"며 "중간 단계인 유통업체에서 잘 분배되는지 보면 된다"면서 정부의 약국 단속이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마스크 없다고 난리인 약국을 잡으러 돌아다니는 건 인력 낭비"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약국에서 마스크를 일괄 유통하도록 조치한 점도 비교 대상이 됐다. A약사는 "약국으로만 공급하면 가격이나 유통 통제가 용이하다"며 "이런 비상시국에는 유통 채널을 약국으로 일원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마스크 수급 불안정 해결을 위해 홈쇼핑 채널을 선택한 것이 약국 유통망을 더욱 어지럽힌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약국은 대부분 제약사나 의약품유통업체와 계약을 하고 있다. 제약사 대부분 위탁판매를 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공급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결국 정부가 홈쇼핑에서 마스크 100만개, 손소독제 14개를 노마진 판매하기로 한 결정이 생산 공장에서 제품을 공급받아야 하는 제약사 순위가 뒤로 밀리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스크를 위탁판매하는 Y사 관계자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제조사에서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공급하고 있어 제약사에 배정된 수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평시와 다른 상황인 만큼 가장 많은 판매가 가능한 유통채널로 공급하다보면 제약사 순위가 밀릴 수 있다"며 "그러면 약국으로 가는 수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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