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디지털병리학, 사회적 관심 시급하다
- 데일리팜
- 2019-05-09 15: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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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철 부교수(동아대 의대 병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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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구글 지도를 이용해 지구 반대편 원하는 위치로 쉽게 이동하지만, 사실 그 전체 과정은 그리 쉽거나 간편하지만 않다. 우선 위성이 일정 시간간격으로 지표면을 촬영한 사진을 평면으로 이어 붙이는 게 시작이다. 이 사진에 우리가 약속한 위도와 경도 위치데이터를 합성해야 비로소 원하는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인간이 만든 건물과 도로 등 다양한 지형 지물을 구분하는 표식을 덧씌우면 비로소 우리가 이용하는 구글 지도다. 위성 사진은 지표면의 웬만한 지형 지물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의 해상도를 제공하는데, 지구면적이 5.1억 km2 임을 감안한다면 상상조차 어려운 양이다.
과학자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 처리를 위해 'Active Data Repository(ADR)' 시스템을 개발했다. ADR은 궤도에 빠르게 진입하는 위성에서 얻은 지리정보를 연결해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 궤도를 추적할 수 있게 해 줬다. 지도와 위성위치확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모든 운송 수단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한다. ADR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새 병원 진료에도 사용된다. 최근 인공지능영상분석으로 각광받는 디지털병리(digital pathology) 핵심인 전체슬라이드이미지(WSI, Whole Slide Image)가 대표적이다.
유리 슬라이드는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표본으로, 병리과 진단에 필수다. 슬라이드는 가로세로 약 75x26mm의 유리판위에 관찰 검체가 있는 것을 말한다. 검체는 통상 가로세로 15~20mm 정도 크기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렇게 작은 유리 슬라이드 이미지 관리에 굳이 ADR 같은 대용량 정보처리시스템을 쓸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현미경은 조그만 조직을 아주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게 하는 장치다. 현미경은 약 10배에서 100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는데 이걸 인공위성 카메라와 견줘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현미경 재물대 즉 슬라이드를 놓는 곳은 가로세로 움직임이 가능한데, 지구 위도와 경도로 대입할 수 있다. 이런 상상은 병리의사 살피쪼(Sal Pizzo)가 현미경을 컴퓨터로 대체하는 것을 고민하다 위성데이터 처리를 위해 개발한 초기 기술을 여기에 적용하면서 시작됐다.
1996년 가상현미경(virtual microscope)연구를 시작할 때는 슬라이드 스캐너가 없었기 때문에 현미경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한 장씩 연속적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이어 붙였다. 파노라마 사진 촬영 기능이 없는 카메라로, 풍경 등을 연속적으로 한 장씩 촬영해서 사진편집도구를 이용해서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최초의 전체슬라이드스캐너는 설치비용만 30만 달러인데다 유리슬라이드 한장을 스캔하려면 24시간이 걸렸다. 이 장치는 지난 20년간 엄청나게 발전했다. 오늘날 WSI는 수동 짜집기 필요 없이 고해상도 이미지를 자동 생성한다. 또 저장과 계산 기술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파일 하나 크기가 0.8~8기가바이트에 이르는 대용량 이미지를 아주 빠르고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WSI장치는 병리학에서 진단에 일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더러 인공지능을 포함한 차세대 도구를 개발하는데 아주 중요한 도구가 됐다. 현대의 WSI 시스템은 크게 슬라이드스캐너와 스캐너를 제어하는 워크스테이션으로 그리고 영상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빈치 로봇과 같이 원격으로 실시간 유리 슬라이드를 볼 수 있는 최첨단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는 장비들도 출시 되어있다.
WSI는 더 폭넓은 실생활에 쓰인다.미국 FDA는 1차 병리진단 목적으로 하는 WSI 시스템을 2017년 4월 허가했다. 같은 해 12월 일본 PMDA도 허가했다. 2018년 7월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했다. WSI와 광학현미경 간 병리진단 일치도는 탁월해 이제 전체슬라이드이미지를 일차 진료에 사용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WSI는 국내 의대생 병리학 실습에 이미 광범위하게 쓰여, 학생들은 현미경 보다 컴퓨터를 이용한 슬라이드 관찰이 더 익숙한 상황이다. WSI 영상분석 정보와 유전체데이터를 통합해 암의 예후와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시도도 진행 중이다. 영상 분석으로 대표되는 전산병리학(computational pathology)이 정밀의학의 핵심요소 중 하나로 각광받는 이유다. 이러한 전산 병리학의 주된 목표는 적절한 바이오마커를 개발해서 치료 결과를 예측하고, 적절한 치료를 보장하는 것이다. 전산 병리학은 방사선영상과 유전체 정보를 통합하여, 환자 치료를 돕는 임상의사결정시스템에 일차적으로 사용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수작업 병리에서 디지털병리로의 움직임은 달팽이 걸음 보다도 못하다는게 중론이다. 이러한 장벽을 크게 세 개로 나눠 보자.
첫째, 디지털 병리로 전환을 위한 경제적, 기술적 부담이 가장 큰 장벽이다. WSI는 슬라이드 한장 당 파일 크기가 약 0.8~8GB 정도이다. 어떤 환자는 30~40장 정도의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병원에는 이런 환자가 하루에만 수십명이다. 이정도 데이터 량이면 단 며칠내에 병원전산 시스템의 스토리지를 다 채워 버릴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기관내에 수익 기여도가 크지 않는 병리과를 위해 엄청난 스토리지를 과감하게 투자할 만한 병원은 사실상 없다. 한편으로 디지털 병리로 본격 전환이 이루어지더라도 스토리지 요구량이 테라바이트(terabyte)급을 넘어서 페타바이트(petabyte), 엑사바이트(exabyte) 등 초빅데이터급 저장장치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적 지원도 절실하다.
둘째, 규제기관의 선제적, 맞춤형 개발 지원 뿐만 아니라 적절한 수가 재분류로 개발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디지털 병리의 구성요소는 전체슬라이드스캐너, 이를 운용할 수 있는 모니터를 포함한 워크스테이션 그리고 취득한 영상을 분석할 수 있는 각종 알고리즘이다. 현재 급여수가에는 계측병리가 등재돼 있다. 이 계측병리는 세포주기 및 핵산 분석 검사, 유세포측정법 및 형태계측 검사를 할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단순 분류로는 새로 개발되는 알고리즘을 수용하기에는 확실한 제한점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단순히 형태를 계측하는 검사(pixel level)부터 조금 더 상위 개념이 세포 분열, 종양의 크기 측정(cell-level) 그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질환이나 치료를 결정하고 (semantic-level)등으로 이제는 좀더 세분화 되어 각각의 수준에 따라 개발 되고 있는 중으로 이에 걸맞는 적절한 수가 재분류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캐너를 포함한 하드웨어 개발사 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을 개발 하기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업체들은 여전히 맞춤형 규제가 절실하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대부분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들은 외국사제품들이 여전히 앞도적으로 많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에 강점이 있는 국내사들 업체들은 인공지능, 유전체 정보 및 병리영상을 활용한 제품들에 대해 첨단의료기기에 포함되어 적극적 규제지원을 받아야 한다.
셋째, 병리의사들을 비롯한 관련 유관단체들의 적극적 움직임이 필요하다. 국내 일부 기관에서 초기 시스템 도입의 혼란과 어려움을 무릅쓰고 과감히 디지털 병리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 서구의 병리학 관련 학회에서는 디지털 병리를 도입, 이용하고자 하는 기관의 제반 시설, 업무절차, 내·외부정도 관리 등 병리 전반을 다루는 권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병리학회(Dgital Pathology Association)에서는 2019년 2월 전체슬라이드이미자를 위한 실사용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디지털 병리에 대한 학회, 국가 정부기관 차원의 가이드라인에 대하여 연구되거나 발표된 것이 없으며, 이에 대한 대한병리학회 차원의 연구가 절실하다.
전세계적인 디지털병리기술 시장은 2016년 3.8억 달러에서 연평균 13.2% 성장하여 2021년 약 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1년에는 하드웨어 4억 7천만 달러(66.7%), 소프트웨어 1억 9천만 달러(27.9%), 스토리지 솔루션은 126만달러(3.3%)로 형성할 전망이며 임상응용 부분에서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강력한 경쟁력으로 스캐너 및 병리업무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이 향상되어 향후 5년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군불만 지피고 있었다면 이제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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