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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RNAi 신약 3상임상 성공했지만...상업화 위기

  • 안경진
  • 2019-03-08 06:12:09
  • 희귀간질환 치료제 '기보시란' 결과 공개, 안전성 논란 대두...주가하락세

앨라일람이 2번째 RNAi 신약 상업화 목표에 한걸음 다가갔다. RNA 간섭기술이 적용된 희귀질환 치료제 '기보시란(givosiran)'이 3상임상 결과 강력한 효능을 입증하면서다. 연내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을 경우, 내년 초 시장발매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기보시란에 대한 시장평가는 엇갈린다. 부작용 발생률이 위약군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앨라일람, 기보시란 핵심 3상임상서 유효성 입증

6일(현지시각)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즈(Alnylam Pharmaceuticals)는 RNAi 기전의 신약 기보시란이 ENVISION 3상임상 결과 일차유효성평가목표와 이차목표의 대부분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ENVISION 연구는 희귀질환의 일종인 급성간성포르피린증(AHP)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임상이다. 해당 분야 임상연구 중 역대 최대규모라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피험자를 기보시란 투여군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다음,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일차평가변수로는 6개월동안 입원치료, 응급실방문을 요하는 포르피린증 환자의 발작(porphyria attacks) 발생빈도를 살펴봤다.

기보시란의 ENVISION 3상임상 설계(자료: 앨라일람 콘퍼런스콜)
분석 결과 기보시란 투여군의 발작발생빈도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차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이차평가변수는 전체 9개 중 5개 항목이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소변 내 아미노레불린산(ALA), 포르포빌리노겐(PBG) 수치와 간성포르피린증 치료용도로 투여되는 헤민(hemin) 투여량 등이다. 통증, 피로감, 오심증상 등 피험자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한 4개 항목은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이번 데이터를 토대로 연내 기보시란의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앨라일람의 존 마라가노어(John Maraganore) 최고경영자(CEO)는 "기보시란이 대규모 임상에서 강력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간성포르피린증 환자의 발작발생을 현저하게 낮췄다"며 "규제기관의 호의적인 검토를 전제로 앨라일람의 2번째 상업화 제품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앨라일람, RNAi 기술력 재확인..."2년 이내 5종 출시"

이번 데이터는 RNAi 신약개발 선구주자로서 앨라일람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RNA 간섭(RNA interfere)은 세포 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가 특정 유전자의 발현 등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앨라일람 등 몇몇 기업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원리에 주목, RNAi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합성신약이나 항체약물로 해결할 수 없었던(undruggable) 신약개발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에서다. 국내에서도 올릭스, 올리패스, 바이오니아 등이 RNAi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앨라일람의 임상개발 파이프라인(자료: 앨라일람 홈페이지)
앨라일람은 지난해 '온파트로(Onpattro)'의 FDA 허가를 받으면서 세계 최초 RNAi 치료제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온파트로는 희귀 신경손상질환의 일종인 유전성 ATTR 아밀로이드증(hereditary ATTR amyloidosis)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이다. 유전자변형으로 비정상적 TTR(Transthyrtin) 단백질이 간 내 생성되는 과정에 작용해 TTR 아밀로이드가 말초신경과 심장 등의 조직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회사 측이 목표한 대로 기보시란이 올해 안에 FDA와 EMA 허가를 받을 경우, 앨라일람은 RNAi 치료제 2종의 상업화에 성공하게 된다. 제프리투자은행의 Maury Raycroft 애널리스트는 "기보시란이 발매될 경우 2030년 매출이 6억달러(약 677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초 JP모건헬스케어콘퍼런스에 참석한 마라가노어 대표는 진행 중인 9개 임상프로그램을 소개하고, "2021년까지 기보시란을 비롯해 부트리시란(vutrisiran), 루마시란(lumasiran), 인클리시란(inclisira), 피츠시란(fitusira) 등 5개의 RNAi 치료제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중증이상반응 발생률, 위약군 대비 2배↑...시장평가 냉담

하지만 기보시란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기보시란 투여군의 부작용 발생률이 위약군보다 2배 이상 높았다는 이유에서다.

발표에 따르면 기보시란 투여군의 89.6%(48명 중 43명), 위약군의 80.4%(46명 중 37명)가 연구기간 중 이상반응을 보고했다. 기보시란을 투여받은 환자들에게 빈번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피로감, 주사부위반응, 만성신질환 등이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기보시란을 투여받은 환자 1명이 간효소(ALT) 수치 증가로 인해 연구참여를 중단했다.

특히 중증이상반응 발생률은 기보시란 투여군이 20.8%(48명 중 10명)로 위약군 8.7%(46명 중 4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임상결과 발표 이후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앨라일람 주가는 하락했다. (자료: Yahoo Finance)
리링크파트너스의 Mani Foroohar 애널리스트는 "기보시란의 효능은 강력해 보이지만 안전성 프로파일이 예상보다 나빴다. 기저질환을 감안하더라도 위약군보다 중증이상반응 발생률이 2배 이상 높았다는 점은 향후 안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인스티넷의 Christopher Marai 애널리스트는 "독성반응에 대한 회사 측의 태도가 방어적이다. 독성반응을 보인 환자들의 중증도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기보시란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회사 주가는 5% 하락했다.

미국의 제약전문지 엔드포인츠 뉴스(ENDPOINTS NEWS)는 "앨라일람의 2번째 RNAi 치료제가 3상임상에서 긍정적인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고도 부작용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다. 다음달 유럽간학회(EASL 2019)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발표된 다음 정확한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며 신중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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