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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케어 정책토론...환영받지 못한 지불제도 개편

  • 이혜경
  • 2017-11-16 17:34:50
  • 전문가들, NECA 정책토론서 제안...의료계, 전달체계 재정립은 공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장성 강화 혁신포럼]

적정수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의료전달체계와 지불제도 개편이 함께 가야한다는 전문가 제안이 나왔다. 의료계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지불제도 개편에는 불신을 드러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16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체계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건강보험 개혁방안, 적정수가와 의료질 향상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윤 서울의대 교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료계에 얼마나 적정한 수가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보장성 강화와 적정수가를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 적정수가를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 필요하다.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계의 손실을 전액 보전해주는 것과 일차의료의 강화다. 그러면서 가치에 대한 보상방식으로 진료량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증 입원환자를 주로 진료하게 될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중장기적으로 신포괄수가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 또한 밝혔다.

이에 대해 손영래 보건복지부 예비급여팀장은 "기계 장비보다 사람의 가치가 더 인정 받을 수 있는 수가와 종별 기능강화에 따른 비급여 손실보전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주제발표와 정부 입장에 전문가, 의료계, 시민단체 등은 적정수가의 수준과 보장 방법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정수가 보장을 위해 일차의료를 강화한다고 하면, 향후 질평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며 "3차 상대가치연구를 하면서 업무량, 위험도 뿐 아니라 의료전달체계도 넣어서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윤정 아주의대 교수는 의료계가 적정수가 보장 방식 여부를 두고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 보다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한다면 우선 정책 방향에 합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합의가 전제 된다면 어느 방식으로 가든 적정수가를 보장하지 않고는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주치의, 만성질환관리, 일차의료강화가 필요하고, 의료질 향상과 의대 교육 및 면허제도 개편이 보다 실효성 있게 운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대 교육 과정 등 인력 인프라에 대한 고민은 의료계에서도 함께 진행됐다. 이동욱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총괄사무총장은 "이번 정책은 건강보험을 정상화하겠다는 걸로 이해할 수 있고, 핵심이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라며 "그렇게 하면 인턴제 폐지 및 일차의료를 담당할 인력 양성제도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문재인케어의 재정을 MRI를 급여화하면서 다 쓸 수도 있고, 정상수가를 검증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시행하면 안된다는게 의료계 입장"이라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인프라 구성, 인턴제 폐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재정 검토부터 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진수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 역시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를 요구했다.

건강보험 개혁방안, 지속가능한 지불제도 개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는 틀이 마련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선택이 지불제도 개편일 수 밖에 없다는 제안도 나왔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두번째 주제발표에서 "행위별수가제는 지불 정확성, 과소의료제공 방지 등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지불방식으로 활용시 서비스 제공량 증가, 고가서비스 제공 유인 증대, 사전적 진료비 예측력 저하, 건강성과와 무관한 보상구조 등의 문제점이 있다"며 "투자대비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진료량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고 했다.

지불제도 개선방향을 입원과 외래로 나눠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제시했다.

하지만 지불제도 개편에 대해선 모든 패널들이 혀를 내둘렀다.

오주환 서울의대 교수는 "마이너스 발표"라며 "과거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은 탑다운 방식으로 안을 던졌다. 특히 지불제도 개선을 위한 일정 기간을 고통의 시간이라고 했는데, 변화를 꿈꾸는 시간이 아닌 고통의 시간으로 표현한 건 권위주의"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학자로서 지불제도 개편 방안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인정하기 싫다. 설득하는 과정에서 민주적인 과정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상일 울산의대 교수 역시 "지불제도 개편과 함께 비급여를 어떻게 줄이겠다는 의지와 전략이 없다. 단기, 중기, 장기 플랜에서 중기를 5년 정도로 보면 현 정부가 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며 "신포괄수가제 확대 역시 희망사항일 뿐, 공급자가 체감할 수 있는 확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공급자 단체인 의협과 병협도 입장은 마찬가지.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가치기반의 지불제도를 이야기 했는데, 의료의 핵심 가치는 사람이다. 사람을 가치기반에 두고 지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개편방안은 지난 정권에서 나왔던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 소장은 "공급자들은 준비가 안됐는데 정부가 우선 과대포장해서 제도를 던져 놓고 뒷수습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욱 의협 비대위 총괄사무총장은 "가치기반의 지불제도가 대체 어떤건지 의문"이라며 "창고를 짓고 물건을 넣어야 하는데 물건부터 이동시키고 보는게 정부 정책"이라고 했고, 서진수 병협 보험위원장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개편방안이다. 신포괄수가제 확대 역시 확실한 메세지를 주지 않으면 민간병원의 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국장은 "국민들은 지불제도 개편을 한번도 요구한 적이 없다"며 "7개군 포괄수가제 도입하고 나서도 의료의 질이 하락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2009년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을 하고 나서도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민들은 본인부담률 인하가 되면서도 의료의 질이 떨어지지 않길 바라는데 그런 모형을 보여줘야 할때"라고 밝혔다.

전문가, 의료계, 시민단체의 반응에 정부 측 관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영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기준실장은 "가치기반의 지불제도로 가려면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기술과 인적 투입에 가치를 둬야 한다"며 "심평원에서는 이런 내용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재활치료 시범사업을 통해 일부 노력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험자인 공단은 더 강력한 입장을 전했다. 현재룡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왜곡된 지불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상황이 왔다"며 "공급자, 소비자들의 입장이 서로 달라서 합의가 어려운건 사실이지만 서로에게 도움되는 형태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현 부원장은 "신 실장의 발표 내용은 훌륭해서 나무랄 부분이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시행가능한 단기 과제부터라도 시작하자"며 "과거 의료계의 반발로 DRG처럼 갈등 겪다가 한 발도 못나가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홍승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 또한 "지불제도의 불만과 비판을 듣고 있으면, 개선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며 "정부에 가진 불신 때문이다. 구조를 이렇게 만든 정부 책임도 있다"고 사과했다.

홍 사무관은 "신 실장의 지불제도 개편방안은 정부가 생각하는 전체 로드맵은 아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지불제도 개편 로드맵은 밝힌 적이 없다"며 "비급여를 해소하고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지불제도 개편이 수단이 될 수 있고, 신포괄수가제 역시 종합병원에서 비급여 억제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현장에서 나온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신포괄수가제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실행계획, 후속조치를 설명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며 "큰 방향성을 가지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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