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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로만 통하는 신약 등재...정상도로 불통입니까

  • 데일리팜
  • 2017-10-13 06:14:59
  • MA 워크숍 보팅 참여자 75%, "선택적 네거티브 시스템 찬성"

다국적제약사 약가담당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매년 열리는 글로벌의약산업협회 MA워크숍. 약가업무를 담당하는 말단 사원부터 임원까지 약 100명이 지난 18일 경기도 양평의 한 장소에 모였다. 데일리팜은 운좋게 그들의 머리와 마음 속을 둘러볼 수 있는 궤도열차 티켓을 구했다. 데일리팜이 묻고 이들이 진심어리게 답한 '보팅' 게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급여 등재방식'을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들을 꼽으라면, 다국적 제약사 약가담당자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글로벌 본사와 한국 정부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합의를 끌어내는 협상가들 답게, KRPIA(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MA 워크숍에선 우리나라의 약가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아이디어가 쉴새없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제한이 없었다면 하룻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랐을 것이다. 21세기 약가제도형 '신문고'를 연상케 하는 시간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투표결과 중 하나는 선등재 후평가 방식으로 대변되는 '선택적 네거티브(negative) 시스템'에 관한 의견이다.

데일리팜은 "현재 약가제도 하에서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선택적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전체 응답자 68명 중 51명(75%)이 "예"라고 답했다.

11년 전 도입됐던 선별등재제도(일명 '포지티브 리스트제도')에 대한 현장의 불만사항을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기존 제도와 선택적 네거티브 시스템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론 "선택적 네거티브 시스템이 기존 등재 시스템과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해당 질문에 "양립할 수 있다"고 답한 이들은 59명 중 44명(74.6%)에 이른다.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인원도 15명(25.4%)으로 적진 않았는데, 10명에 가까운 수가 기권했다.

"선택적 네거티브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현재보다 문제점이 더 많아질 것이다"란 질문에 대해선 56명 중 40명(71.4%)이 "아니오"를 택했다.

선별등재제도를 유지한 채 선택적 네거티브 시스템이 가동됐을 때 발생 가능한 혼란에 대한 우려 탓일까. "문제점이 더 많아질 것이다"에 한표를 행사한 인원도 16명(28.6%)이나 됐다.

A제약사 임원은 "기존 제도의 근간을 흔들지 않으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선별등재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경로를 신설하거나 선택적 네거티브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부분적인 제도보완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현 제도에 대한 불만만 확인된 건 아니다. 특히 면역항암제 급여 과정에서 약평위 결과가 공개전환 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투표에 참석한 52명 중 48명(92.3%)은 "약평위 결과를 유선통보하고 자료배포 하기로 한 심평원의 결정이 바람직한 변화로 보인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B제약사 직원은 "약평위 당일에 담당자가 연락이 안돼서 힘들 때가 많았다. 약평위 결과 공개를 적극 환영한다"는 '사이다' 발언으로 공감대를 샀다.

한달에 한번 열리는 약평위 결과에 울고 웃었던 약가담당자들의 고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워크숍에선 다국적사 직원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겪게 되는 소외감을 반영하는 투표 결과도 확인됐다.

"다국적사 약가담당자로서 국내사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거나 소외된다고 느낀적이 있는지" 물었을 때 전체 응답자 67명 중 47명(70.1%)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다국적사와 국내사 구별없이 균형있는 제약산업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공감대가 이뤄졌다. 자국산업 보호 차원에서 적정선의 약가우대 정책은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다국적사 직원을 떠나 개인적인 입장에서 약가우대정책이 국산 신약과 국내 제약산업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57명 중 41명(71.9%)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C제약사 임원은 "약가우대정책은 산업발전의 원동력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다만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를 차별하는 제도로 악용돼선 안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보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여기까지다.

이날 행사를 지켜봤던 KRPIA 김성호 전무는 "재정부족이나 약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급여등재가 안 된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경제성평가 제도가 있음에도 최근 등재된 신약들이 갓길로 들어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제도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앞으로 출시될 신약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제도가 나와야 한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골고루 수용할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하는 한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 사회적 합의를 얻어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공동취재 = 최은택 안경진 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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