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영업사원 계약서 조작, 어떻게 가능했나
- 김지은
- 2017-05-26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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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 약제비영수증 요구 늘면서 사용 늘어…도장 관리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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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약국가에 따르면 약제비 영수증 발행을 요구하는 환자가 늘면서 약국에서 상호인 등 도장 사용 빈도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가 이를 교묘히 악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부 약국 신용카드 단말기 업체의 행태다. 이 업체는 약국과 약정 연장 계약에 약국 사업자 도장을 임의로 날인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들에 따르면 대다수 약국이 카드단말기 업체와 약정을 맺는 36개월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기 한두달 전 영업사원이 단말기 수리나 교체 등을 이유로 약국을 찾아온다는 것. 이후 영업사원은 수리가 완료됐다는 확인서에 약국 상호인이나 약사 도장 날인을 요구하고, 약사가 도장을 건네주면 연장 계약서에 임의로 도장을 날인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때 대부분의 약국에선 영업사원에 약국 상호인을 전달해 찍도록 하거나 계약서를 확인하지 않고 도장만 찍는 경우가 많아 위조 계약서에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연장 계약서가 작성된 이후다.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던 약사도 자신이 도장을 전달해 계약서가 작성된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업체 단말기를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일부 약사는 다른 업체와 이미 계약을 해 사용하거나 그 업체와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주장하다 해당 업체로부터 위약금을 요구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한 약사도 위조 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을 모른 채 기존 단말기 업체 계약 만료 시점에 다른 업체와 계약해 단말기를 사용하다 기존 업체와 위약금 청구 소송을 벌여야 했다.
이 약사 역시 기존 업체와의 계약이 끝나기 전 단말기 수리를 위해 찾아온 영업사원에 약국 상호인을 건넸고, 계약이 끝난 후 다른 업체 단말기를 사용하던 중 기존 업체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았다. 업체는 해당 약사가 계약 연장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1600여 만원의 위약금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약사는 기존 업체가 연장 계약서에 자신이 건넸던 약국 사업자 도장을 임의로 날인한 것을 확인했다. 다행히 영업사원이 상호인과 더불어 임의로 약사의 서명을 한 것이 발각되면서, 약사의 자필 서명이 아니란 이유로 이 건은 약사가 승소했다.

하지만 해당 건의 경우 영업사원이 임의로 약사의 서명을 도용하지 않고, 약국 상호인만 날인했다면 꼼짝없이 약사는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게 법률 전문가의 설명이다.
박정일 변호사는 "사업자 도장을 임의로 사용해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명백히 업체 잘못이지만, 계약자가 도장을 건네 날인이 됐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번 건은 기존 약사가 사용하던 서명과 위조 서명서 사인이 다른 점이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서명이 없었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었다. 약사들이 도장관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호인+약사 개인 도장' 활용 많아…직접 날인하는 습관 필요
약국에서 이런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데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호인 사용 빈도가 높은 약국의 특성이 반영된다.
하루에도 여러번 제약사, 도매상으로부터 제품 사입 영수증에 상호인을 찍는데 더해 최근에는 약제비 영수증을 요구하는 환자에 도장을 찍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약사들은 약국 상호인을 손이 닿기 쉬운 장소에 두는 것은 물론 날인 역시 약사가 바쁠 때는 약국 직원이 하거나 영업사원에 맡기나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가 건넨 도장을 임의로 찍은 계약서나 영수증 등이 발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약사는 "약사는 조제실과 투약대를 왔다갔다해야 하다 보니 상호인 관리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고, 직원에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업체들도 이런 특성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만큼 도장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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