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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포스·카네스텐 등 스테디셀러 일반약의 변신과 도전[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5월 한 달간 허가된 의약품은 전문의약품 75품목, 일반의약품 36품목 등 총 111품목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허가 건수(총 178품목)를 기록했던 전월(4월) 대비 약 37.6% 감소한 수치입니다. 최근 수개월간의 허가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122품목, 12월 119품목에 이어 올해 1월 101품목으로 시작한 허가 건수는 2월 124품목으로 늘었다가 3월(88품목)에 저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4월에 전문약 106품목, 일반약 72품목 등 총 178품목이 무더기로 허가되며 정점을 기록한 뒤, 5월 들어 평년 수준인 111품목으로 안정화되는 흐름이다. 지난달 허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5월 식약처 승인 도장을 받은 면면을 보면 그야말로 '알짜배기'들이 가득합니다. 임상 현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만성질환 복합제부터 약국가 스테디셀러의 흥미로운 변신까지, 5월 한 달 간 업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주요 품목 6종을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일반의약품 = 일반의약품(36품목) 시장에서는 감기약이나 영양제 등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표준제조기준 품목이 18품목(50.0%)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제네릭 17품목(47.2%), 기타 1품목(2.8%) 순이었습니다. 이달에는 대형 브랜드의 변신과 계절성을 겨냥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보령 ‘겔포스더블액션정’(5월 28 허가, 제네릭) 5월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뉴스는 보령 '겔포스'의 변신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제산제로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메가 브랜드 겔포스가 기존의 짜 먹는 액상(현탁액) 형태를 탈피해 '정제(알약)' 형태로 새롭게 허가를 받았습니다. 기존 액상형 제품은 빠른 효과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특유의 걸쭉한 식감을 기피하는 젊은 층이나 외출 시 휴대하기 번거롭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허가된 '겔포스더블액션정'은 언제 어디서나 물과 함께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직장인과 젊은 소비자층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성분 조합에서도 기존 현탁액 라인업과 궤를 달리합니다. 위산을 빠르게 중화하는 제산제 성분인 수산화마그네슘과 침강탄산칼슘에, 위산 분비를 장시간 억제하는 H2 블로커(위산분비억제제) 성분인 파모티딘을 결합했습니다. 복용 즉시 위산을 중화해 속쓰림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동시에, 파모티딘 성분이 위산 분비를 '오래' 차단하는 이중 작용(Double Action)을 발휘합니다. 기존 겔포스 현탁액이 가진 빠른 증상 완화 효과에 지속성까지 더한 셈입니다. 액상 제산제 시장의 절대강자가 정제 시장까지 집어삼킬 수 있을지 약국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동국제약 ‘센스알엔크림’(5월 28일 허가, 제네릭) 마데카솔로 상처 치료제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동국제약이 트렌디한 성분을 장착한 신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최근 미용, 통증, 상처 재생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성분인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나트륨)을 주성분으로 내세운 일반의약품 '센스알엔크림'이 그 주인공입니다. 연어의 정소에서 추출한 DNA 단편인 PDRN은 세포 재생을 촉진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탁월해 이미 피부과나 정형외과 등 전문 영역에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동국제약은 이를 소비자가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크림 제형의 일반약으로 선보이며 상처 및 피부 조직 수복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국내 PDRN 일반약 크림 시장의 원조는 지난 2014년 12월 허가를 받은 파마리서치의 ‘리쥬비넥스크림’입니다. 리쥬비넥스크림은 피부과 스킨부스터 '리쥬란'의 인지도에 힘입어 지난 10년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종근당의 ‘더마그램피디알앤크림’과 제론셀베인의 ‘리쥬메디크림’이 잇따라 허가를 받으며 균열이 시작됐습니다. 여기에 상처치유 명가인 동국제약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은 완벽한 4파전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바이엘코리아 ‘카네스텐원스데일리크림’(5월 27일 허가, 제네릭)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코리아는 무더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무좀 환자들을 위한 카드를 꺼냈습니다. 비포나졸 성분의 무좀·피부진균 질환 치료제 '카네스텐원스데일리크림'입니다. 이 제품의 핵심 경쟁력은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 '원스 데일리(Once Daily)', 즉 하루에 딱 한 번만 바르면 된다는 극대화된 편의성에 있습니다. 수시로 약을 발라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치료를 중도 포기하던 환자들에게 큰 메리트로 다가갈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존 카네스텐 제품들이 클로트리마졸을 사용한 반면, 이번 신제품은 비포나졸을 주성분으로 합니다. 두 성분 모두 아졸(Azole)계 항진균제로 분류되지만, 현재 국내 시장에서 비포나졸 성분의 제품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태입니다. 바이엘은 이번 허가를 통해 비포나졸 성분을 국내 시장에 다시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용법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됐습니다. 기존 카네스텐크림이 하루에 2~3회씩 덧발라야 했던 반면, 신제품은 1일 1회(가능한 취침 전) 환부에 얇게 바르고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기존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카네스텐' 브랜드 파워에 편의성까지 더해져, 올여름 약국가 무좀약 대전에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전문의약품 = 5월 전문의약품(75품목) 시장에서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만성질환 복합 신약들이 단연 돋보였습니다. 제네릭이 43품목(57.3%)으로 여전히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개량신약 등이 포함된 자료제출의약품(25품목)과 신약(6품목)이 알짜배기 라인업을 채웠습니다. JW중외제약 ‘엠파가드정’(5월 11일 허가, 자료제출의약품) JW중외제약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확실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자체 개발한 DPP-4 억제제 계열 성분인 '아나글립틴'에, 현재 당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SGLT-2 억제제 성분인 '엠파글리플로진'을 결합한 당뇨병 복합 신약입니다. 그동안 아나글립틴 단일제(가드렛)로 다소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JW중외제약은 이번 엠파가드 허가로 강력한 연합군을 얻게 됐습니다.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DPP-4 억제제와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SGLT-2 억제제의 상호 보완적 기전은 혈당 조절이 어려운 제2형 당뇨 환자들에게 훌륭한 치료 옵션이 될 전망입니다. 엠파가드정의 허가는 메트포르민과 엠파글리플로진 병용 요법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건의 대규모 제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습니다. 연구팀은 엠파글리플로진 고용량(25mg/일) 또는 저용량(10mg/일)과 메트포르민을 투여 중인 환자군에게 아나글립틴 200mg을 추가 병용 투여했습니다. 24주간의 추적 관찰 결과, 아나글립틴 병용군은 위약군 대비 당화혈색소(HbA1c) 수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보이며 혈당 강하 효과의 우월성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24주 시점에서 확인된 이러한 혈당 감소 효과는 52주까지 진행된 연장 연구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장기적인 유효성과 안전성까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성분의 시너지를 무기로 엠파가드정이 당뇨병치료제 대형 품목으로 성장할지 주목됩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페노듀오캡슐’(5월 28일 허가, 자료제출의약품) 개량신약의 전통 강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이번엔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복합제로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탄탄하게 다졌습니다. 스타틴계 고지혈증 치료제인 '프라바스타틴'과 피브레이트계 성분인 '페노피브릭산'을 한 캡슐에 담아낸 제품입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 중에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뿐만 아니라 중성지방 수치까지 동시에 높은 경우가 많아 두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페노듀오는 이러한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획득함과 동시에, 두 성분 간의 약물 상호작용을 최소화하는 고도의 제제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개량신약 강자답게 임상 현장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프라바스타틴은 대사 영향이 적고 근육 부작용 부담이 비교적 낮은 스타틴으로 피브레이트 병용 환자군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프라바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 복합제인 유영제약의 '프라바페닉스캡슐'은 매년 200억원대의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나이티드는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 가능한 페노피브릭산을 내세움으로써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같은날 공동 개발 품목인 SK케미칼의 '이지프라펜캡슐'도 품목허가를 획득했습니다. 노보노디스크제약 ‘키인슈프리필드펜’(5월 21일 허가, 자료제출의약품)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의 명가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신제품도 국내 상륙 승인을 받았습니다. 5월 21일 식약처 문턱을 넘은 '키인슈프리필드펜'은 환자가 직접 투여하기 편리하도록 주사액이 펜 모양 기기에 미리 충전되어 있는 프리필드펜 제형의 전문의약품 주사제입니다. 당뇨 및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혁신적인 두 가지 성분을 하나로 결합한 ‘콤보(Combo) 신약’으로, 세계 최초의 주 1회 투여 기저 인슐린 유사체인 ‘인슐린 아이코덱(Insulin Icodec)’과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LP-1 수용체 효능제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를 결합했습니다. 세마글루티드는 비만약 '위고비'와 당뇨약 '오젬픽'의 주성분이기도 합니다. 이 약의 가장 큰 혁신은 ‘주 1회 피하 주사’ 제형이라는 점입니다.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던 환자들의 번거로움과 주사 공포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입니다. 환자는 매주 같은 요일을 지정해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 중 편한 시간에 투여하면 됩니다. 정확한 용량 투여가 생명인 만성질환 주사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의 디바이스 편의성은 이미 시장에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번 신제품 허가를 통해 국내 만성질환 주사제 시장의 경쟁 체제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급여 등재 절차를 거쳐 국내 임상 현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관측됩니다.2026-06-05 06:00:50이탁순 기자 -
㉙ 근원적 치료로의 패러다임 전환 '유전자치료제'인간 게놈은 약 2만 5,000개의 유전자로 구성돼 있다. 이들 유전자는 세포의 구조와 기능, 생리적 과정 유지에 필요한 다양한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유전자 정보는 일반적으로 세대를 거쳐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일부 유전자는 돌연변이(mutation), 기능 이상 또는 결실(deletion) 등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유전적 이상은 단백질 기능 변화를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쳐 다양한 질환과 장애의 원인이 된다. 유전 및 희귀질환 정보센터(Genetic and Rare Diseases Information Center, GARD)와 Global Genes®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고된 희귀질환의 약 80%는 기능 이상 유전자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질병의 근본 원인을 교정하기 위한 유전자 치료(gene therapy)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라는 개념은 약 80년 전부터 제시되어 왔으며, 일반적으로 1962년 William Szybalski 교수가 포유류 세포에 외래 DNA를 전달하여 유전적 결함을 교정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가 현대 유전자 치료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이후 분자생물학과 재조합 DNA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전자 치료는 현대 의학의 핵심 치료 전략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기존 화학의약품이나 단백질 기반 치료제는 효과 예측과 장기 치료 측면에서 한계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유전자 치료는 치료 유전자를 직접 전달하여 원하는 단백질을 장기간 발현시킬 수 있으며, 특정 조직이나 세포를 표적으로 하여 질병의 근본 원인을 교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에 따라 유전자 치료는 단일 유전자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면역결핍질환 및 암 치료 분야에서도 중요한 차세대 치료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치료는 실제 임상 적용 과정에서 상당한 기술적·안전성 문제에 직면해 왔다. 치료 대상 유전자를 정확히 규명하고, 정상 유전자를 적절한 벡터(vector)에 탑재하여 표적 세포에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하는 경우 면역반응, 삽입성 돌연변이(insertional mutagenesis), 비표적 조직 활성(off-target effect) 및 예상치 못한 임상 부작용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실제 일부 초기 임상시험에서는 중대한 이상반응과 사망 사례가 보고되면서 유전자 치료 분야는 오랜 기간 안전성과 규제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바이러스 벡터 설계 기술, 유전자 편집 기술 및 전달 플랫폼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유전자 치료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전자 치료는 기존 치료가 어려웠던 희귀 유전질환과 난치성 질환에 대해 근본적 치료 가능성을 제공하는 혁신적 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전자 치료는 무엇인가? 유전자 치료는 변형되거나 돌연변이가 발생한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치료 목적에 따라 특정 유전자 부위를 조절함으로써 질환을 치료하려는 의학적 접근법이다. 인간 유전체의 특정 부위를 선택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은 DNA가 유전의 기본 단위로 인식된 이후 현대 의학의 중요한 목표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유전자 치료 기술은 분자생물학과 생명공학의 발전에 따라 급속히 발전하였으며, 특히 치료 유전자를 표적 세포에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전달체(vector)의 개발이 핵심 기반이 되었다. 유전자 치료에서는 치료 목적의 유전자 또는 정상 유전자를 플라스미드(plasmid), 나노구조체(nanostructure), 바이러스 벡터(viral vector) 등에 삽입하여 표적 세포로 전달한다. 이 중 바이러스 벡터는 세포 침투 능력과 유전물질 전달 효율이 우수하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 렌티바이러스(lentivirus),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등이 대표적인 유전자 전달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바이러스성 전달 시스템으로서 지질나노입자(LNP)와 같은 나노기반 전달체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 치료는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혈우병(hemophilia), 뒤시엔 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겸상적혈구빈혈(sickle cell disease)과 같은 단일유전자 질환뿐 아니라 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등 후천성 질환 영역에서도 치료 전략으로 연구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은 미국, 유럽, 호주, 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일부 치료제는 실제 임상 사용 승인을 받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치료는 여전히 복잡한 기술적·윤리적 과제를 포함한다. 우선 치료가 필요한 표적 세포를 정확히 확인하고 접근해야 하며, 치료 유전자를 충분한 효율로 전달하고 안정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질환의 유전적 기전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며,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평가 역시 중요하다. 특히 바이러스 벡터 사용 시 과도한 면역반응, 삽입 돌연변이(insertional mutagenesis), 비표적 조직 전달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유전자 치료는 표적 세포에 따라 크게 생식세포 유전자 치료(germline gene therapy)와 체세포 유전자 치료(somatic gene therapy)로 구분된다. 생식세포 유전자 치료는 정자나 난자와 같은 생식세포 또는 초기 배아세포에 기능성 유전자를 도입하여 유전체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이 경우 변형된 유전자는 후손에게 유전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유전질환의 근본적 제거가 가능하지만, 인간 배아 및 후세대 유전자 조작이라는 윤리적 문제로 인해 대부분 국가에서 임상 적용이 제한되고 있다. 반면 체세포 유전자 치료는 환자의 체세포에 치료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치료 효과와 유전적 변화는 해당 환자에게만 국한되며 후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현재 임상에서 승인된 대부분의 유전자 치료제는 체세포 유전자 치료에 해당한다. 특히 생체 내(in vivo) 및 생체 외(ex vivo) 유전자 전달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희귀질환과 암 치료 분야에서 실제 임상적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유전자 치료는 질병의 원인을 유전적 수준에서 교정하려는 정밀의학 기반 치료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달체 기술, 유전자 편집 기술, 세포공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향후 적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자 치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유전자 치료는 세포에 새로운 DNA를 제공하거나 DNA를 변형시켜 유전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유전자 치료에는 크게 유전자 전달과 유전자 편집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유전자 전달(또는 유전자 추가)은 특정 세포의 DNA에 새로운 유전 코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추가된 유전 코드는 새로운 유전자 역할을 하며, DNA 서열에서 결함이 있거나 돌연변이가 발생했거나 결실된 유전자의 기능을 복원한다. 새로운 유전자는 결함이 있는 유전자의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변종일 수도 있고, 세포 기능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는 완전히 다른 유전자일 수도 있다. 유전자 편집은 DNA를 변형하는 보다 새롭고 정밀한 접근 방식이다. 질병을 유발하는 DNA 부분을 제거하거나, 특정 유전자가 유해한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하게 하거나, 비활성화된 유전자가 필요한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하도록 만들거나, 돌연변이를 교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최근까지 이러한 기술은 체외(몸 밖)에서 시행되었다. 세포를 추출하여 DNA를 변형시킨 후 환자에게 다시 이식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유형의 유전자 치료 모두에서, 변형된 DNA는 복제 및 확산되어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겸상 적혈구 질환과 혈액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변형된 줄기세포를 이용한 혈액 및 골수 이식이 필수적이다. 두 가지 치료법 모두에서 세포 내 DNA에 정확한 유전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벡터가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주입하여 유전 물질을 세포에 퍼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되는 바이러스는 질병을 유발하는 염기서열을 제거하고 대신 새로운 유전자 또는 염기서열을 운반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된 것이다. 이렇게 변형된 바이러스는 환자의 DNA에 새로운 유전자 또는 염기서열을 전달한다. 유전자 전달에서는 무해한 바이러스가 새로운 유전자를 세포핵으로 운반하여 건강한 단백질을 생성하게 한다. 유전자 편집에서는 바이러스에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세 가지 구성 요소가 함께 탑재된다. 하나는 DNA 가닥을 자르도록 설계된 가위 모양의 단백질이고, 다른 하나는 가위 단백질을 정확한 위치로 안내하는 가이드 분자이며, 세 번째는 DNA를 건강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설계도 역할을 하는 "주형" DNA 조각이다. 유전자 치료는 여전히 질병 치료에 있어 비교적 새로운 접근법이며, 주로 소아 환자에게만 적용되어 왔다. 특히 골수 이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상당한 위험이 존재한다. 이러한 치료는 세포를 암세포로 변형시키거나, 장기 또는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또는 심각한 감염을 유발하거나, 나중에 생식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의 발전으로 안전성이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의료진과 유전자 치료의 현재 과제와 한계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포 치료(cell therapy)와 유전자 치료(gene therapy)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세포 치료와 유전자 치료는 모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의 핵심 치료 플랫폼으로 분류되지만, 치료의 기본 개념과 작용 기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세포 치료는 살아있는 세포 자체를 치료제로 활용하여 조직 재생, 면역조절 또는 항종양 효과를 유도하는 전략인 반면, 유전자 치료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정보를 교정하거나 정상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질환의 근본 원인을 수정하는 접근법이다. 세포 치료는 환자 또는 공여자로부터 유래한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증식하거나 기능을 강화한 뒤 다시 체내에 투여하여 치료 효과를 유도한다. 초기 세포 치료는 주로 조혈모세포 이식이나 조직 재생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나, 최근에는 면역세포를 활용한 항암 세포치료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하여 암세포 특이 항원을 인식하도록 만든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CAR-T 치료제는 혈액암 영역에서 획기적인 임상 효과를 나타내며 차세대 면역항암치료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를 이용한 조직 재생 및 면역조절 치료제, 췌도세포 기반 당뇨병 치료제, 조직공학 기반 피부·혈관 재생 제품 등도 세포 치료 범주에 포함된다. 반면 유전자 치료는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하거나,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유전자 자체를 편집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유도한다. 초기 유전자 치료는 정상 유전자를 체내에 전달하는 gene addition 전략이 중심이었으며, 현재는 CRISPR/Cas9 기반 유전자편집 기술의 발전으로 gene editing 영역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유전자 전달에는 주로 adeno-associated virus(AAV), lentivirus, adenovirus 등의 바이러스 벡터가 사용되며, 최근에는 lipid nanoparticle(LNP) 기반 비바이러스 전달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유전자 치료제로는 망막질환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 voretigene neparvovec),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인 졸겐스마(ZolgensmaⓇ, onasemnogene abeparvovec), 그리고 최초의 CRISPR 기반 승인 치료제인 카스제비(CasgevyⓇ, exagamglogene autotemcel) 등이 있다. 두 치료 플랫폼의 가장 큰 차이는 치료의 작용 수준에 있다. 세포 치료는 살아있는 세포의 기능 자체를 이용하여 면역 활성화 또는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반면, 유전자 치료는 DNA 또는 RNA 수준에서 유전정보를 조절함으로써 질병의 근본 원인을 수정한다. 따라서 세포 치료는 암 면역치료와 재생의학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며, 유전자 치료는 희귀 유전질환 및 선천성 대사질환에서 높은 치료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 기술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CAR-T 치료제는 세포를 이용한 치료라는 점에서 세포치료에 해당하지만, 동시에 T세포에 유전자를 삽입하여 항원 수용체를 발현시킨다는 점에서 유전자 치료의 특성도 함께 가진다. 또한 CRISPR 기반 ex vivo 유전자편집 치료제는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자 교정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세포 치료와 유전자 치료가 융합된 대표적인 차세대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최근 세포·유전자치료 분야는 면역세포공학, 유전자편집, 바이러스 벡터 설계, 조직공학 및 재생의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allogeneic CAR-T, in vivo CRISPR editing, iPSC 기반 세포치료 등 차세대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암, 희귀질환, 퇴행성질환 및 조직재생 영역으로 적응증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포 치료와 유전자 치료는 향후 정밀의료 및 맞춤형 치료 시대를 이끄는 핵심 바이오의약품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자 치료의 분류 및 치료 전략은 어떠한가? 유전자 치료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교정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전략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유전자 대체, 유전자 편집 및 유전자 침묵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in vivo 및 ex vivo 전달 전략과 함께 바이러스 및 비바이러스 벡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치료 가능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CRISPR 기반 정밀 편집 기술과 RNA 전달 플랫폼의 발전은 향후 희귀 유전질환뿐 아니라 암, 신경퇴행성 질환 및 만성질환 치료 분야에서도 유전자 치료의 적용 가능성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 전략에 따른 분류 1 유전자 대체(Gene Replacement) 유전자 대체는 결손되거나 기능 이상이 있는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보충하거나 대체하는 가장 전통적인 형태의 유전자 치료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플라스미드(plasmid) 또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치료 유전자를 표적 세포에 전달하며, 세포 내에서 정상 단백질이 발현되도록 유도한다. 현재까지 승인된 대부분의 유전자 치료제는 재조합 아데노-연관 바이러스(recombinant adeno-associated virus, rAAV)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 대체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AAV 벡터는 상대적으로 낮은 면역원성과 높은 조직 특이성을 가지며, 숙주 게놈에 무작위로 삽입되지 않고 염색체 외 에피솜(episome) 형태로 존재하면서 장기간 유전자 발현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삽입 돌연변이(insertional mutagenesis)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와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졸겐스마(ZolgensmaⓇ가 있다. 이들 치료제는 각각 망막세포 및 운동신경세포에 정상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질병 진행을 억제한다. 그러나 유전자 대체 전략은 전달 가능한 유전자 크기에 제한이 있으며, 반복 투여 시 면역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세포 분열이 활발한 조직에서는 에피솜이 희석되어 장기 발현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2 유전자 편집(Gene Editing) 유전자 편집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직접 수정함으로써 질병의 근본 원인을 교정하는 접근법이다.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뉴클레아제(nuclease)를 이용하여 DNA를 절단하거나 변형함으로써 유전자 기능을 제거(knockout)하거나 정상 서열로 복구할 수 있다. 초기 유전자 편집 기술로는 아연 핑거 뉴클레아제(zinc finger nucleases, ZFNs)와 TALEN(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이 개발되었으며, 이후 CRISPR/Cas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기술적 접근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CRISPR/Cas9 시스템은 guide RNA(gRNA)를 이용하여 표적 DNA를 인식하고 Cas9 효소가 특정 위치를 절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세포는 비상동 말단 연결(non-homologous end joining, NHEJ) 또는 상동 재조합(homology-directed repair, HDR) 기전을 통해 DNA를 복구하며, 이를 이용하여 특정 유전자의 제거 또는 교정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이중가닥 절단(double-strand break)을 최소화하기 위한 base editing 및 prime editing 기술이 개발되었다. Base editing은 단일 염기 변환(single-base conversion)을 가능하게 하며, prime editing은 보다 정밀한 삽입, 삭제 및 염기 치환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CRISPR/Cas 시스템 대비 off-target 효과와 세포독성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차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전자 편집은 겸상적혈구병(sickle cell disease), β-지중해빈혈(beta-thalassemia), 유전성 망막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3 유전자 침묵(Gene Silencing) 유전자 침묵은 특정 질병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시키거나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주로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 기전을 이용하며, siRNA(small interfering RNA), shRNA(short hairpin RNA), miRNA(microRNA) 등이 사용된다. siRNA는 표적 m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mRNA 분해를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특정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한다. 이러한 기술은 과발현된 병리 단백질이나 독성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데 유용하다. 대표적인 예로는 transthyretin(TTR) 아밀로이드증 치료제인 온파트로(OnpattroⓇ, patisiran)이 있으며, 이는 간세포에서 TTR 단백질 생성 자체를 억제하여 질환 진행을 감소시킨다. 유전자 침묵 전략은 DNA 자체를 변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을 수 있으나, 지속적인 효과 유지를 위해 반복 투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전달 방법에 따른 분류 1 생체 내(In Vivo) 유전자 치료 생체 내 유전자 치료는 유전자 치료제를 환자 체내에 직접 투여하여 표적 세포를 체내에서 직접 형질도입(transduction)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정맥주사, 근육주사, 안구내 주사 또는 특정 장기 내 직접 주입 등의 방법이 사용된다. 이 방식은 시술이 비교적 단순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간세포, 망막세포, 근육세포 및 신경세포와 같이 분열하지 않거나 천천히 분열하는 장기 생존 세포(long-lived cells)를 대상으로 할 때 효과적이다. 생체 내 전달 방식에서 AAV 벡터 기반 치료가 가장 널리 사용되며, 조직 특이적 혈청형(serotype)을 이용하여 특정 장기에 선택적으로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생체 내 유전자 치료는 전신 면역반응, 간독성 및 벡터 재투여 제한 등의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 2 생체 외(Ex Vivo) 유전자 치료 생체 외 유전자 치료는 환자로부터 세포를 분리한 뒤 실험실 환경에서 유전적으로 변형하고 다시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방식이다. 주로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s) 또는 T 세포가 사용된다. 이 방식은 유전자 도입 과정을 체외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유전자 변형 여부를 확인한 뒤 선택적으로 재이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CAR-T 세포치료와 조혈모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가 있다. CAR-T 세포치료에서는 환자의 T세포를 분리하여 암세포를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를 발현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한 후 다시 체내에 주입한다. 생체 외 유전자 치료에서는 장기적 발현을 위해 렌티바이러스(lentivirus)와 같은 통합형 벡터(integrating vector)가 주로 사용된다. 렌티바이러스는 숙주 게놈에 안정적으로 통합되므로 지속적인 유전자 발현이 가능하지만, 삽입 돌연변이 위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벡터에 따른 분류 1 바이러스 벡터(Viral Vector) 바이러스 벡터는 높은 전달 효율을 가지기 때문에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유전자 전달 시스템이다. 1.1 렌티바이러스 및 레트로바이러스 렌티바이러스와 레트로바이러스는 숙주 게놈에 통합되어 장기간 안정적인 유전자 발현을 제공한다. 특히 렌티바이러스는 비분열 세포에도 유전자 전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 벡터는 주로 ex vivo 유전자 치료에 사용되며, 조혈모세포 및 T 세포 기반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2 아데노-연관 바이러스(AAV) AAV는 낮은 면역원성과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in vivo 유전자 전달 벡터이다. 숙주 게놈에 무작위로 통합되지 않고 에피솜 형태로 존재하므로 삽입 돌연변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양한 혈청형을 이용하여 간, 근육, 망막 및 중추신경계 등 특정 조직을 선택적으로 표적화할 수 있다. 다만 AAV는 적재 가능한 유전자 크기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1.3 기타 바이러스 벡터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는 높은 전달 효율을 가지지만 면역반응 유발 가능성이 높다.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는 큰 유전자 적재 용량을 가지며 신경계 질환 연구에서 활용된다. 2 비바이러스 벡터(Non-Viral Vector) 비바이러스 벡터는 면역원성이 낮고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전달 효율은 바이러스 벡터보다 낮다. 2.1 물리적 방법 물리적 전달 방식에는 전기천공법(electroporation), 유전자총(gene gun), 미세주입(microinjection), 레이저 및 초음파 기반 전달 방식 등이 포함된다. 전기천공법은 세포막에 일시적인 구멍을 형성하여 유전물질의 세포 내 유입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ex vivo 세포 조작에서 널리 사용된다. 2.2 화학적 방법 화학적 전달 방식에는 칼슘-인산염, DEAE-덱스트란, 리포솜(liposome) 및 나노입자(nanoparticle) 등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가 mRNA 백신 및 RNA 기반 치료제 전달 플랫폼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LNP는 비교적 높은 전달 효율과 낮은 면역원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 차세대 비바이러스 전달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유전자 전달 벡터 기술은 무엇인가? 유전자 전달 벡터 기술은 유전자 치료 발전의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 잡아 왔다. 2000년경까지는 비바이러스성 전달 방식이 광범위하게 연구되었으나, 특히 생체 내(in vivo) 적용에서 유전자 전달 효율이 매우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감마 레트로바이러스, 렌티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AdV),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와 같은 주요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에 걸쳐 지속적인 개발과 최적화를 통해 점차 확립되었다. 이러한 바이러스 벡터들은 암과 유전 질환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에 활용되었으며, 일부에서는 안전한 유전자 전달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초기 임상시험 결과는 대체로 전달 효율의 한계로 인해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다. 특히 1999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투여 후 발생한 제시 겔싱어(Jesse Gelsinger) 사망 사건은 유전자 전달 벡터의 안전성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유전자 치료 분야는 일시적인 침체를 겪었으나, 동시에 이후 벡터 기술의 고도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바이러스 벡터 과거에는 바이러스가 질병과 사망을 유발한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바이러스는 다양한 생물에 유전 물질을 전달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며, 일부는 면역 조절과 장내 환경 유지 등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역할도 수행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바이러스는 ‘자연의 유전자 공학자(natural genetic engineer)’로 불리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전달 능력을 활용하여 병원성 유전자를 제거하고 치료용 유전자를 삽입한 바이러스 벡터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바이러스 벡터는 숙주 세포를 효율적으로 감염시키고 외래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어 유전자 치료의 핵심 전달체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바이러스 벡터는 유전자 치료에 사용된 최초의 핵산 전달 플랫폼이었다. 현재 다양한 바이러스 벡터가 전임상 및 임상 연구에 사용되고 있으나, 각각 장점과 한계를 가진다. 이상적인 유전자 전달 벡터는 높은 형질전환 효율과 장기간 유전자 발현 능력을 가져야 하며, 특정 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면역원성과 병원성이 낮고, 숙주 게놈 무작위 삽입 위험이 적으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최근에는 병원성 유전자를 제거하고 안전성을 향상시킨 비병원성·복제 불능 바이러스 벡터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의 상당수가 이러한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행되고 있다. 1. 감마 레트로바이러스 벡터 감마 레트로바이러스(Gamma-retrovirus)는 대표적으로 생쥐 백혈병 바이러스(Moloney murine leukemia virus, MLV)를 기반으로 개발된 유전자 전달체이다. 1980년대부터 개발된 감마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는 2000년대 초반까지 유전자 치료 분야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되었으며, 중증 복합면역결핍증(SCID)을 포함한 여러 초기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에 적용되었다. 특히 X-연관 SCID 환자에서는 초기 임상적 성공 사례가 보고되면서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이 크게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후 일부 환자에서 삽입성 돌연변이(insertional mutagenesis)에 의한 백혈병 발생이 보고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감마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는 숙주 게놈에 무작위로 삽입되기 때문에 종양 유전자 활성화를 유발할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감마 레트로바이러스 벡터의 사용은 점차 감소하였으며, 이후 보다 안전성이 향상된 렌티바이러스 벡터가 주요 ex vivo 유전자 치료 플랫폼으로 대체되기 시작하였다. 2. 렌티바이러스 벡터(LV-based gene therapy) 렌티바이러스(Lentivirus)는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의 한 종류로, 현재 대부분의 렌티바이러스 벡터는 HIV-1 기반 플랫폼을 이용하여 개발되고 있다. 렌티바이러스 벡터는 감염 이후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를 거쳐 생성된 DNA를 숙주 게놈에 프로바이러스(provirus) 형태로 안정적으로 통합시키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감마 레트로바이러스(gamma-retrovirus)와 달리 비분열 세포(non-dividing cell)까지 효율적으로 형질전환(transduction)할 수 있다는 중요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 플랫폼에서 핵심 전달체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조혈줄기세포(hematopoietic stem cell), 신경세포 및 면역세포와 같이 증식 속도가 느리거나 비분열 상태에 있는 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에 따라 렌티바이러스 벡터는 조혈줄기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와 면역세포 치료 분야에서 빠르게 활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러한 안전성 향상 기술을 기반으로 렌티바이러스 벡터는 2024년 기준 ex vivo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기존 감마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대부분 대체한 상태이다. 현재 렌티바이러스 플랫폼은 CAR-T 세포치료제, 조혈줄기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제 및 다양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안정적인 유전자 발현과 우수한 형질전환 효율을 제공하는 핵심 전달체로 자리잡고 있다. 3. 아데노바이러스 벡터(Ad-based gene therapy)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AdV)는 비피막형(non-enveloped) 이중가닥 DNA 바이러스로, 일반적으로 숙주 세포에서 일시적인 용해성 감염(lytic infection)을 유발한다. 레트로바이러스와 달리 숙주 게놈에 안정적으로 통합되지 않으며, 세포 내에서 에피솜(episome) 형태로 존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삽입 돌연변이(insertional mutagenesis)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 초기 유전자 치료 연구에서 중요한 전달체로 활용되었다. 초기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는 1990년경 개발되었으며,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에 사용되었다. AdV 벡터는 높은 유전자 전달 효율(transduction efficiency)과 다양한 세포에 대한 감염 능력을 가지고 있어 초기에는 매우 유망한 플랫폼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초기 세대 AdV 벡터는 바이러스 유전자의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한 선천면역 및 적응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대부분 또는 모든 바이러스 유전자를 제거한 high-capacity adenoviral vector(HC-AdV) 또는 gutless adenoviral vector가 개발되었다. HC-AdV는 면역원성을 감소시키고 더 큰 크기의 치료 유전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바이러스 캡시드(capsid) 단백질 자체에 대한 면역반응은 여전히 중요한 한계로 남아 있으며, 반복 투여 시 중화항체 형성과 염증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dV 벡터는 높은 전달 효율과 대용량 유전자 적재 능력 덕분에 암 치료와 백신 플랫폼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플랫폼, 종양용해바이러스(oncolytic virus), 혈관신생 촉진 치료 및 면역항암 분야에서도 중요한 전달체로 활용되고 있다. 4. 아데노연관바이러스 벡터(AAV-based gene therapy) 아데노연관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는 작은 단일가닥 DNA 바이러스로, 현재 생체 내(in vivo)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전달체이다. AAV는 자연적으로 자체 복제 능력이 없으며, 아데노바이러스와 같은 보조 바이러스(helper virus)가 존재할 때만 증식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병원성이 낮고 비교적 안전성이 우수한 플랫폼으로 평가되어 왔다. 또한 AAV 벡터는 낮은 면역원성과 장기간 유전자 발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단일 유전자 질환(monogenic disease) 치료에 적합한 전달체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자가 상보형(self-complementary) AAV 설계, 다양한 혈청형(serotype)의 발견, 조직 특이적 캡시드(capsid) 개발 등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형질전환(transduction)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각 혈청형마다 서로 다른 조직 친화성(tropism)을 가진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간, 망막, 근육 및 중추신경계 등 특정 조직을 선택적으로 표적화하는 전략이 가능해졌다. 이후 다양한 조직을 표적으로 하는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되었으며, 현재 승인된 대부분의 생체 내 유전자 치료제는 AAV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질환에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 고용량의 AAV 벡터 투여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간독성(hepatotoxicity)과 면역반응 위험이 중요한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고용량 투여 시 선천면역 및 적응면역 반응이 유도될 수 있으며, 기존 항-AAV 중화항체(pre-existing neutralizing antibody)의 존재는 치료 효율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반복 투여가 제한된다는 점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인간 특이적 조직 친화성을 향상시키고 독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AAV 캡시드 엔지니어링(capsid engineering)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캡시드 변형을 통해 특정 조직 전달 효율을 높이고 면역 회피 특성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AAV 플랫폼 개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5. 단순포진바이러스 벡터(HSV-based gene therapy)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 벡터는 주로 신경계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어 왔다. 특히 HSV-1은 신경세포에 대한 높은 친화성(neurotropism)과 잠복 감염(latency)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신경조직을 표적으로 하는 유전자 전달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HSV 벡터는 다양한 신경계 질환 치료 연구에 활용되어 왔으며, 동시에 종양용해 바이러스(oncolytic virus) 기반 치료 플랫폼으로도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실제로 일부 재조합 HSV 기반 치료제는 교모세포종(glioblastoma) 치료제로 승인되면서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최근에는 COL7A1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dystrophic epidermolysis bullosa, DEB)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비복제성(non-replicating) HSV 유전자 치료제인 비쥬벡(VyjuvekⓇ, beremagene geperpavec, B-VEC)이 2023년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면서 HSV 플랫폼의 임상적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비쥬벡은 COL7A1 유전자를 피부 병변 부위에 직접 전달하는 최초의 도포형(topical) in vivo 유전자 치료제로 평가되며, 국소 적용만으로 상처 치유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유전자 치료제와 차별화된다. HSV 벡터는 비교적 낮은 면역원성을 나타내어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며, 큰 크기의 유전자도 탑재할 수 있어 다양한 치료 유전자 전달에 활용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안정적인 잠복 감염 조절과 장기 안전성 확보, 그리고 비신경 조직으로의 적용 확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비바이러스성 전달 벡터 비바이러스성 전달 시스템(Non-viral delivery system)은 바이러스 벡터 대비 낮은 면역원성과 삽입 돌연변이 위험 감소라는 장점을 가진다. 초기에는 전달 효율이 매우 낮아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특히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는 siRNA, mRNA, CRISPR guide RNA 등 다양한 핵산 전달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가장 중요한 비바이러스성 전달체로 부상하였다. 코로나19 mRNA 백신의 성공은 LNP 기술 발전을 가속화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비바이러스성 전달 시스템은 일시적 발현과 높은 적재 용량이라는 장점 덕분에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 특히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간(liver) 이외 조직에 대한 효율적 표적화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직 특이적 나노입자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1. 지질 나노입자(LNP-based gene therapy)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 전달 기술은 소형 간섭 RNA(siRNA), 메신저 RNA(mRNA) 및 CRISPR/Cas9 시스템과 같은 핵산 기반 치료제를 체내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하면서 유전자 치료 분야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LNP는 일반적으로 양이온성 또는 이온화 가능한 지질(ionizable lipid), 보조 지질(helper lipid),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지질 및 콜레스테롤 등 네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성분들은 전달 효율, 세포 흡수, 콜로이드 안정성 및 구조적 안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2013년 Teresa Coelho 연구팀은 Dlin-MC3-DMA 기반 LNP가 우수한 전달 효율과 내약성을 가진다는 점을 보고하였으며, 이는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증(hereditary transthyretin-mediated amyloidosis, hATTR) 치료제인 파티시란(Patisiran, OnpattroⓇ)의 개발로 이어졌다. 파티시란은 2018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LNP 캡슐화 siRNA 치료제로, 희귀 말초신경질환 치료를 위한 최초의 siRNA 기반 의약품으로 평가된다. 2.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based gene therapy) N-아세틸갈락토사민(N-acetylgalactosamine, GalNAc) 기반 전달 기술은 현재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SO)와 소형 간섭 RNA(siRNA) 전달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핵산 치료제 전달 플랫폼 중 하나이다. GalNAc는 간세포 표면에 풍부하게 발현되는 asialoglycoprotein receptor(ASGPR)에 높은 친화성을 가지며, 이를 이용해 핵산 치료제를 간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GalNAc는 siRNA 또는 ASO와 결합하여 단일 접합체(conjugate)를 형성하며, 이후 수용체 매개 세포내 섭취(receptor-mediated endocytosis)를 통해 간세포 내부로 전달되어 약리 작용을 나타낸다. 대표적인 GalNAc 기반 siRNA 치료제로는 기보시란(Givosiran,GivlaariⓇ)이 있다. 기보시란은 간세포 내 ALAS1 mRNA를 표적으로 하는 피하 투여 RNA 간섭(RNA interference) 치료제로, δ-아미노레불린산(ALA)과 포르포빌리노겐(PBG)의 축적을 감소시켜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cute hepatic porphyria, AHP)을 치료한다. 미국 FDA는 2019년 기보시란을 AHP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하였다. 루마시란(Lumasiran, OxlumoⓇ)은 또 다른 GalNAc 기반 siRNA 치료제로, hydroxyacid oxidase 1(HAO1)을 표적으로 하여 옥살산(oxalate) 생성을 감소시킨다. 루마시란은 원발성 고옥살산뇨증 1형(primary hyperoxaluria type 1, PH1) 치료제로 2020년 FDA와 EMA 승인을 획득하였다. 인클리시란(Inclisiran, LeqvioⓇ)은 PCSK9 발현을 억제하는 GalNAc 기반 siRNA 치료제로, 고콜레스테롤혈증 및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감소를 목적으로 사용되며 2021년 FDA 승인을 받았다. 또한 부트리시란(Vutrisiran, AmvuttraⓇ)은 트랜스티레틴(transthyretin, TTR)을 표적으로 하는 GalNAc 기반 siRNA 치료제로,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증(hATTR amyloidosis) 환자의 다발성 신경병증 치료를 위해 2022년 미국에서 승인되었다. 최근 승인된 네도시란(Nedosiran, RivflozaⓇ)은 합성 이중가닥 siRNA 치료제로, 원발성 고옥살산뇨증(PH1) 환자의 요중 옥살산 수치를 감소시키는 치료제이다. 네도시란은 2023년 미국에서 비교적 신기능이 유지된 9세 이상 소아 및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GalNAc 플랫폼은 간세포 특이적 전달 효율이 매우 높고, 정맥주사 없이 피하 투여가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용량에서도 강력한 유전자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에 따라 현재 다양한 간 표적 RNA 치료제 개발에서 핵심 전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 적용 및 상업화 상황은 어떠한가? 지금까지 유전자 치료 연구의 주요 표적 질환은 크게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어 왔다. 첫째는 특정 세포나 조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표적화할 수 있는가 하는 벡터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이었고, 둘째는 해당 질환이 가지는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의 크기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전자 치료의 발전사는 단순한 기술 진보의 역사라기보다는, 질환 특성·벡터 생물학·제조 기술·안전성 문제·규제 환경이 상호작용하며 형성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전자 치료의 대표적 성공 사례 중 하나는 유전성 망막 질환이다. 특히 RPE65 결핍에 의한 유전성 망막 이영양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AAV 벡터의 망막색소상피세포에 대한 높은 형질전환 효율 덕분에 유전자 치료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대표적으로 AAV2 기반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는 망막하 주사(subretinal injection)를 통해 비교적 낮은 용량만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2017년 FDA 최초의 AAV 유전자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이는 동일한 AAV 기반 치료제라도 뒤센 근디스트로피(DMD) 치료제 엘레비디스(Elevidys)와 비교할 때 요구되는 벡터 용량이 수천 배 이상 차이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사례는 질환 선택 과정에서 벡터 친화성(tropism), 조직 접근성, 제조 가능성, 고용량 투여 시 독성 문제 등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암 암은 유전자 치료 역사 전반에 걸쳐 가장 활발하게 연구된 적응증 중 하나이다. 암은 높은 사망률과 재발률로 인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크며, 위험성이 존재하는 혁신적 치료법도 상대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인간 유전자 전달을 최초로 임상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1989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Steven Rosenberg 연구팀이 수행한 전이성 흑색종 환자 대상 종양침윤림프구(TIL) 유전자 표지 연구였다. 이후 암 분야는 유전자 치료 연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전 세계 최초 승인 유전자 치료제 5개 중 4개가 암 치료제였다는 사실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암 유전자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은 CAR-T 세포치료제의 등장이다. CAR-T 치료는 일반적으로 환자의 자가 T세포를 채취한 후,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이를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ex vivo 유전자 치료 방식이다. CAR의 세포외 도메인은 특정 종양 항원을 인식하는 단클론항체 유래 scFv(single-chain variable fragment)로 구성되며, 세포내 도메인은 T세포 활성화 신호 전달 구조를 포함한다. CD19를 발현하는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및 림프종에서는 매우 우수한 임상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이후 다발성골수종 등으로 적응증이 확대되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CAR-T 세포치료제는 11종에 이른다. 반면 고형암에서는 종양 미세환경의 면역억제성, 종양 침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아직 제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원발성 면역결핍증 원발성 면역결핍증(Primary immunodeficiency)은 유전자 치료 역사에서 가장 초기부터 연구된 분야 중 하나이다. 1990년 NIH에서 시행된 ADA 결핍 중증복합면역결핍증(ADA-SCID) 치료는 최초의 치료 목적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으로 평가된다. 초기에는 감마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자가 T세포에 ADA 유전자를 도입하였으며, 이후 조혈줄기세포(HSC)를 표적으로 하는 전략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초기 치료에서는 형질전환 세포 비율이 낮고, 일부 환자에서 LMO2 원종양유전자 활성화에 의한 백혈병 발생 사례가 보고되면서 삽입 돌연변이 문제가 중요한 안전성 이슈로 부상하였다. 이후 SIN(self-inactivating) 렌티바이러스 벡터 개발을 통해 위험성을 감소시키면서 임상 적용이 확대되었고, ADA-SCID 치료제 스트림벨리스(StrimvelisⓇ)는 2016년 유럽에서 승인되었다. 다만 환자 수가 매우 적고 상업적 수익성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2023년 시장에서 철수하였다. 이는 희귀질환 유전자 치료가 임상적 성공과 상업적 성공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심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역시 높은 유병률 때문에 초기부터 유전자 치료의 주요 표적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심혈관 질환은 다인자성·다유전자성 질환이라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단일 유전자 교정만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초기에는 혈관신생을 촉진하기 위한 성장인자 전달 전략이 활발히 연구되었고, 심부전에서는 SERCA2a나 adenylate cyclase type 6와 같은 유전자 조절 전략이 시도되었다. 최근에는 간 표적 siRNA 기반 치료제인 렉비오(LeqvioⓇ)는 PCSK9 발현을 억제하여 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치료제로 승인되면서 심혈관 분야에서 RNA 기반 유전자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siRNA 기술은 2000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유전자 치료 기술 진화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안과 질환 안과 질환은 최근 2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유전자 치료 분야 중 하나이다. 이는 AAV 벡터의 망막 내 전달 효율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이다. 2000년 Hauswirth 연구팀은 망막하 주사를 이용한 AAV 유전자 전달의 높은 효율성을 이미 보고하였고, 이후 러긋터나(LuxturnaⓇ) 승인 이후 산업계와 학계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망막은 상대적으로 면역 특권(immune privilege) 환경을 가지며, 적은 용량으로도 치료 효과를 유도할 수 있어 유전자 치료에 매우 적합한 장기로 평가된다. 대사질환 대사질환(Inborn errors of metabolism)은 단일 유전자 결함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의 이상적인 표적 중 하나로 간주되어 왔다. 특히 간(liver)은 AAV 벡터에 대한 높은 친화성을 보이는 장기이기 때문에 혈우병 A·B, 요소회로질환, 폼페병 등의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혈우병 분야에서는 간세포에 응고인자 유전자를 전달하여 장기간 응고인자 발현을 유지하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는 간 표적 AAV 유전자 치료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고용량 전신 투여에 따른 간독성 및 면역반응은 여전히 중요한 제한 요소로 남아 있다. 중추신경계 질환 중추신경계(CNS) 질환 분야에서도 유전자 치료는 빠르게 발전하였다. 특히 AAV9 벡터가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는 신생아 환자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CNS 질환 유전자 치료 상업화의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이후 파킨슨병, 헌팅턴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으로 연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근육 질환 근육 질환 분야에서는 뒤센 근디스트로피(DMD)가 대표적 적응증으로 부상하였다. DMD는 디스트로핀(dystrophin) 유전자 이상에 의해 발생하며, 대규모 환자 단체와 재단의 적극적인 연구 지원이 유전자 치료 발전을 촉진하였다. 최근 엘레비디스(ElevidysⓇ)의 FDA 승인 이후 근육 질환 유전자 치료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하였다. 그러나 근육 조직 전체에 충분한 유전자 전달을 위해서는 매우 높은 용량의 AAV 벡터가 필요하다는 점이 여전히 중요한 기술적·안전성 한계로 남아 있다. 폐 질환 폐 질환에서는 낭포성 섬유증(CF)이 가장 초기부터 유전자 치료 연구의 중심이었다. 실제로 AdV 및 AAV 벡터의 최초 인체 적용 사례도 CF 환자에서 수행되었다. 그러나 폐 조직으로의 안정적인 유전자 전달이 어렵고, 이후 CFTR 조절제와 같은 소분자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폐 질환 유전자 치료 연구는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RNA 및 LNP 기반 플랫폼이 백신과 호흡기 감염 치료에 활용되면서 폐 관련 유전자 전달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의 제조와 품질관리(CMC)는 어떠한가? 유전자 치료제는 바이러스 벡터 또는 세포 기반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합성의약품과는 다른 복잡한 제조 및 품질관리(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 CMC) 체계를 요구한다. 제품의 구조적 복잡성과 공정 민감성이 높아 제조공정 자체가 치료제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 치료제 제조의 핵심은 바이러스 벡터 생산이다. 현재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렌티바이러스 및 레트로바이러스 등이 주요 전달체로 사용된다. 특히 AAV는 낮은 면역원성과 장기 발현 특성으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생산 수율이 제한적이고 대규모 생산이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HEK293 세포 기반 transient transfection 방식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생산 효율 향상을 위한 stable cell line 및 suspension culture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포 배양 공정은 유전자 치료제 제조의 핵심 단계로, pH, 용존산소(DO), 온도 및 nutrient feeding 조건이 제품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정 중 세포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벡터 생산성이 감소하거나 비정상 입자(empty capsid)가 증가할 수 있어 정밀한 공정 제어가 필요하다. 생산 이후에는 정제 및 품질평가 과정이 수행된다. 바이러스 벡터 제조 과정에서는 세포 유래 단백질, 잔류 DNA 및 비정상 입자 등이 함께 생성될 수 있으므로 chromatography 및 filtration 기반 정제 공정을 통해 제거해야 한다. 최근에는 치료 유전자를 포함한 full capsid와 empty capsid를 분리하는 고해상도 정제 기술이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품질평가에서는 identity, purity, safety 및 potency 평가가 핵심 요소이다. 특히 역가(Potency) 시험은 단순한 바이러스 입자 수가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활성과 치료 효과를 반영해야 하므로 cell-based assay 및 기능 평가 시험이 활용된다. 그러나 potency assay는 시험법 표준화와 변동성 관리가 어려워 유전자 치료제 CMC의 가장 도전적인 분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유전자 치료제는 장기 안정성 문제도 중요한 과제이다. 바이러스 벡터는 온도 변화와 물리적 스트레스에 민감해 장기 보관 중 입자 응집 및 활성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엄격한 냉장·냉동 보관(cold-chain management)이 요구되며, 일부 제품은 초저온 유통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미 FDA에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로 승인된 약제는? 2026년 4월 기준 FDA 승인 세포·유전자치료제는 기술적으로 CAR-T, TCR-T/TIL, ex vivo 유전자변형 조혈모세포치료제, in vivo 바이러스 벡터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재생 세포치료제, 제대혈 유래 조혈모세포 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승인 제품은 제대혈 및 자가 세포치료제 중심이었으나, 2017년 킴리아(KymriahⓇ)와 예스카타(YescartaⓇ) 승인 이후 CAR-T가 혈액암 치료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AAV 기반 in vivo 유전자치료제는 망막질환, SMA, 혈우병, DMD, AADC 결핍증, 유전성 난청으로 적응증을 확장하였다. 최근에는 카스게비(CasgevyⓇ)와 같은 CRISPR 기반 ex vivo 유전자편집 치료제, 테셀라(TecelraⓇ)와 같은 TCR-T, 암타그비(AmtagviⓇ)와 같은 TIL 치료제까지 등장하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암, 희귀질환, 유전성 대사질환, 조직재생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1. CAR-T 세포치료제 CAR-T 치료제는 환자 T 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 항원을 인식하도록 만든 뒤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승인 제품은 주로 혈액암에 집중되어 있으며, CD19 또는 BCMA를 표적으로 한다. 2. TCR-T 및 종양침윤림프구(TIL) 치료제 TCR-T는 세포 내 항원을 HLA를 통해 인식할 수 있으며, TIL 치료제는 종양조직에서 분리한 림프구를 증식시켜 재투여하는 방식이다. 고형암 치료 확장 가능성이 큰 차세대 세포면역치료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3. Ex vivo 유전자변형 조혈모세포 치료제 환자 조혈모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자 교정 또는 유전자 삽입 후 재주입하는 전략이다. CRISPR 기반 유전자편집 치료제와 lentiviral vector 기반 치료제가 포함된다. 4. In vivo 바이러스 벡터 유전자치료제 치료 유전자를 바이러스 벡터에 탑재하여 체내에 직접 전달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AAV 기반 치료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혈우병·망막질환·신경근육질환·희귀 유전질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5. 비유전자변형 세포치료제 및 조직공학 제품 이 범주는 유전자 삽입보다 세포 자체의 면역조절·재생·조직복구 기능을 이용한다. 재생의학 및 조직공학 분야의 대표 플랫폼이다. 6. 제대혈 유래 조혈모세포 제품 제대혈 기반 조혈모세포 제품은 세포·유전자치료 분야의 초기 상용화 플랫폼 중 하나이다. 주로 조혈모세포 이식에 사용되며, 최근에는 ex vivo 확장기술 기반 제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의 초고가 약가와 사회적 과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유전자 치료제는 단회 투여(one-time treatment)만으로 질환의 근본 원인을 교정하거나 장기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의약품과 차별화되는 혁신적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특히 희귀 유전질환, 신경근육질환 및 일부 암 질환에서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현대 의학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약가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주요 유전자 치료제의 약가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수준에 이르며, 일부 AAV 기반 치료제와 CAR-T 세포치료제는 단회 치료 비용이 10억원 이상에 달한다. 이러한 높은 약가는 제한된 환자 수, 복잡한 제조공정, 바이러스 벡터 생산, 세포 조작 및 품질관리(CMC) 비용, 장기간 연구개발 투자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이다. 유전자 치료제의 초고가 약가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부담을 초래한다. 기존 보험 체계는 반복적 약제비 지출 구조를 기반으로 하지만, 유전자 치료제는 단기간에 대규모 비용이 집중되는 특징을 가진다. 이에 따라 재정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제한된 의료 재원을 특정 초고가 치료제에 집중하는 문제도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위험분담제도(Risk Sharing Agreement, RSA)가 도입되고 있다. RSA는 제약사와 보험자가 치료 효과와 재정적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로, 환급형, 성과기반형, 분할지불형 및 총액제한형 방식 등이 활용된다. 특히 치료 효과가 일정 기간 유지되지 않을 경우 약가 일부를 환급하거나 장기간 분할 지불하는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RSA 역시 장기 추적관찰 필요성, 임상 성과 평가의 어려움 및 복잡한 계약 구조 등 여러 한계를 가진다. 또한 국가별 보험 체계 차이에 따라 동일 치료제라도 접근성과 급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접근성 격차(access disparity)이다. 초고가 치료제는 국가 간 및 사회경제적 계층 간 치료 기회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의료 형평성(equity) 및 사회 정의(social justice) 측면에서 중요한 윤리적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희귀질환 환자는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회적 요구가 매우 높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무제한적 치료 제공은 어렵다. 결국 유전자 치료제 시대에는 의학적 혁신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social consensus)가 필수적이다. 정부, 보험자, 제약사, 의료진 및 환자단체가 함께 치료 접근성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해야 하며, 현실적인 약가 정책과 새로운 지불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1. Harry L. Malech et al. “Evolution of Gene Therapy, Historical Perspective” Hematol Oncol Clin North Am. 2022 August ; 36(4): 627–645. 2. Dan Wang et al. “Gene therapy then and now: A look backat changes in the field over the past 25 years” Molecular Therapy Vol. 33 No 5 1889-1902 May 2025. 3. Gabriel L. Butterfield et al. “Gene regulation technologies for gene and cell therapy” Molecular Therapy Vol. 33 No 5 2104-2122 May 2025. 4. Giulliana Augusta Rangel Gonçalves et al. “Gene therapy: advances, challenges and perspectives” einstein. 2017;15(3):369-75. 5. Reena Goswami at al. “Gene Therapy Leaves a Vicious Cycle” Front. Oncol. 9:297 2017. 6. Guannan Geng et al. “Viral and non-viral vectors in gene therapy: current state andclinical perspectives” eBioMedicine2025;118: 105834.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6-06-05 06:00:46최병철 박사 -
사용기한 지난 일반약 판매 사건…항소심도 약사 무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사용기한이 지난 일반의약품을 손님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된 약사가 검사의 항소로 2심 재판까지 받았지만 결국 무죄를 확정받았다. 재판부는 유효기한 경과 의약품 판매 자체는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약사가 해당 사실을 인식하거나 적어도 이를 용인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약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약사는 지난해 8월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사용기한이 약 8개월 지난 해열진통제 2포를 손님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약사법은 유효기간 또는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A약사가 사용기한 경과 사실을 인식했거나 적어도 이를 용인한 상태에서 의약품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검사 측은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에게는 의약품 사용기한 경과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원심의 무죄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원심은 우선 A약사가 평소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별도로 관리하며 반품 처리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약국 직원과 거래 도매상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사용기한 경과 의약품은 간단한 절차를 통해 반품할 수 있었고, 반품에 따른 별다른 불이익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약사가 해당 의약품의 사용기한 경과 사실을 알았다면 굳이 반품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문제된 의약품의 판매가격이 500원 수준에 불과했고, 당시에도 별도 판매가 아닌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된 점을 고려하면 A약사가 얻을 경제적 이익도 사실상 없었다고 봤다. 해당 의약품이 약국 직원의 실수로 반품 처리되지 못한 채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약사가 사용기한 경과 사실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음에도 감수한 채 의약품을 제공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된다"며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2026-06-02 12:03:38김지은 기자 -
먹는 위고비·마운자로?…식품은 왜 약 이름을 빌리려 할까소비자들은 빠른 효과를 원한다. 먹어서 살이 빨리 빠졌으면 좋겠고, 간이 바로 좋아졌으면 좋겠고, 잇몸이 빨리 튼튼해졌으면 좋겠고, 남성 활력이 바로 강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한다. 일부 업체는 그 기대를 의약품의 제품명이나 디자인을 차용해 담는다. '위고비, 마운자로, 비아그라'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 유명 의약품들과 비슷한 이름의 식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위고', '마운', '비아'처럼 이름을 살짝 비틀고, 포장에는 750mg, 800mg, 5mg 같은 함량 표기와 알약 모양의 정제, 바코드까지 의약품을 닮은 디자인을 입힌다. 소비자는 이런 제품을 보며 '비만 치료제나 발기부전 치료제와 같은 효과를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막연히 기대할 수 있다. 2026년 05월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과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발표했다. 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번 개정안은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이 의약품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제한하고, 특히 의약품 제품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한 표시·광고를 부당한 표시·광고로 구체화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름이 이렇게 민감한 문제일까? 우리나라에서 의약품과 식품은 출발선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효능과 안전성을 심사해 품목허가·신고를 한 것이다. 반면 식품은 효능을 심사받지 않으며, 질병의 예방, 치료를 표방할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조차 포장에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아닙니다'는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이 의약품의 이름을 빌리는 순간, 검증받지 않은 효능을 마치 검증받은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하게 만드는 셈이 된다. 이번 개정은 이런 '명칭을 통한 효능의 차용'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점점 더 의약품의 언어, 즉 빠른 효과와 강한 기능성을 말하고 싶어 한다. 소비자도 성분보다 이름을, 기능성보다 이미지를 먼저 받아들인다. 하지만 약사는 제품의 법적 구분, 허용된 기능성 문구, 제품이 실제로 표방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식품은 일반적인 섭취와 기호의 언어를 사용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의 정상 기능 유지와 건강 관리의 언어를 사용한다. 의약품은 질병의 예방∙치료∙증상 완화라는 효능∙효과의 언어를 사용한다. 식품을 무조건 낮게 보거나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보다 덜 중요한 것으로 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약국에서 중요한 상담 자원이다. 다만 그 가치는 의약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식품은 식품의 기준 안에서,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의 기준 안에서, 의약품은 허가된 효능∙효과 안에서 설명될 때 신뢰가 생긴다. 약국에서 이런 제품을 문의하는 고객이 있다면, 다음 네 가지를 확인하도록 안내하면 된다. 1) 제품의 분류를 확인한다. 포장에 표기된 '식품' 또는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의 분류에 해당하는 '과·채 가공품', '고형차', '당류가공품', '기타가공품' 등의 문구를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2) HACCP, 함량 표기의 의미를 확인한다. HACCP은 제조 과정의 위생 및 안전관리 인증이지 효능을 의미하는 인증이 아니다. 5mg, 750mg, 800mg 같은 함량 표기나 알약 형태의 정제 역시 의약품의 외형을 차용한 디자인일 뿐임을 알려준다. 3) 유사 성분명의 실제 의미를 확인한다. 'GLIP-β 복합물'처럼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를 연상시키는 표기가 있어도, 이는 의약품 성분과 동일하지도 않고 같은 효능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오인을 유도하는 마케팅 장치일 수 있음을 설명한다. 4) 실제 기능성 인정 여부를 확인한다. 건강기능식품이라면 해당 원료가 고시형 또는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는지, 표방하는 기능성이 인정 범위 안에 있는지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범위를 벗어난 효능 암시는 부당광고에 해당한다. 결국 식품이 의약품의 이름을 빌리는 것은 빠른 효과를 바라는 소비자의 심리에 기대려는 것이다. 그 기대를 객관적 사실로 되돌려놓는 일이 약사의 역할이다. 의약품과 식품의 경계를 정확히 읽고, 소비자가 닮은 이름에 휘둘리지 않도록 객관적으로 구분해줄 수 있을 때, 고객의 신뢰는 올라가고 약국 상담은 깊어질 수 있다. [참고자료] 1)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 제2026-234호, 2026월 05월 15일 2)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일부개정고시(안),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 제2026-231호, 2026년 05월 15일2026-06-02 12:03:34데일리팜 -
"진단이 곧 기회…테빔브라, 위암 1차치료 새 선택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전이성 위암 치료가 바이오마커 기반 정밀의료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 중심 치료에서 최근에는 HER2, PD-L1, 클라우딘18.2, FGFR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환자별 맞춤 치료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어떤 약을 쓸 것인가' 못지않게 '어떤 환자인가'를 구분하는 진단 과정 자체가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HER2 양성 여부, PD-L1 발현 수준, 클라우딘18.2 발현 여부 등에 따라 선택 가능한 치료 옵션이 달라지는 만큼, 진단 정확성과 검사 속도가 실제 치료 기회와 직결되는 구조다. 데일리팜은 서울아산병원 위암 다학제팀의 류민희·형재원 종양내과 교수와 박영수 병리과 교수를 만나 위암 정밀진단 확대에 따른 치료 전략 변화와 TAP 기반 평가의 의미, 그리고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를 포함한 면역항암제 치료 환경 변화에 대해 들었다. 바이오마커가 늘어날수록 검사와 판독 과정 역시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위암은 진행 속도가 비교적 빠른 암종으로 꼽히는 만큼, 진단 과정이 길어질수록 적절한 1차 치료 시작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진단 초기부터 여러 동반진단을 한 번에 시행하고, 병리과·종양내과·외과·영상의학과가 함께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다학제 접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진행성 위암 환자를 중심으로 여러 진료과가 참여하는 위암 다학제팀을 운영하며 치료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치료 영역에서는 PD-L1 평가 방식도 새로운 논의 지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급여 환경에서는 CPS(Combined Positive Score) 기반 평가가 중심이지만, 최근 일부 치료제는 TAP(Tumor Area Positivity) 기반 접근을 활용하면서 향후 실제 임상에서 두 평가 방식이 일정 기간 공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TAP 기반 SP263 검사는 자동화 장비 기반으로 비교적 빠르게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활용성과 판독 효율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테빔브라 역시 TAP 기반 평가를 활용하는 치료제로, 기존 CPS 기반 면역항암제와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진단 효율 측면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 영역에서 RATIONALE 305 연구를 통해 생존 혜택을 제시했으며,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 HER2 음성·PD-L1 발현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1차 치료 권고 옵션(Category 2A)으로 포함돼 있다. PD-L1 발현 수준이 높은 일부 환자군(CPS ≥5)에서는 선호요법(Category 1) 권고를 받고 있으며, 일부 복막전이 환자군 분석에서 가능성을 제시한 점도 관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위암 치료가 단순히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진단–치료 연계 구조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오마커 확대에 따라 병리 판독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치료 시작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한 다학제 협업 역시 사실상 필수 요소가 됐다는 설명이다. Q. 위암에서 다학제 진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류민희 교수: 위암 환자가 수술만 받거나 항암 치료만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과 항암치료가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에 진행된다. 다학제팀에서는 진료 순서를 논의하거나 진단이 어려운 경우 병리과,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진단 및 치료 과정을 정한다. 또 전이가 있는지 없는지가 애매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나의 진료 과목에서 단독으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여러 치료가 순차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치료 순서, 진단이 애매한 경우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영수 교수: 다학제의 가장 큰 장점은 과거처럼 여러 과를 돌아다니며 각각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암 환자들의 기대여명이 늘어나면서 여러 종양을 가진 환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5년 전에 폐암이 있었던 환자에서 위 종양이 발견됐을 때, 이것을 원발성 위암으로 치료해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 암의 전이로 봐야 하는지 등을 여러 과가 함께 모여 논의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과거보다 치료 전략을 정하기까지 시간이 적게 소요되며, 치료 전략도 더욱 정확해지고 있다. 형재원 교수: 암 치료 방법은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수술요법 등 다양하다. 전이암의 경우, 반드시 항암치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가 함께 모여 치료 방법을 고민해보고, 적절한 시기에 개입했을 때 치료 예후가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점들이 서울아산병원 위암 다학제팀이 갖는 장점이다. Q. 최근 면역항암제나 ADC 등 다양한 치료제들이 위암에 도입되고 있는데, 이러한 치료제들이 들어오면서 치료 목표나 환자 치료 접근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류 교수: 최근 위암에서는 세포독성 항암제 외에도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인지 판단하기 위한 동반진단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했다. 과거에는 환자 구분 없이 치료제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 효과가 높은 환자를 선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로 치료 성적도 개선되고 있다. 형 교수: 위암은 ToGA 연구 이후 오랜 기간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특히 PD‑L1 발현과 연계된 동반진단 개념이 도입되면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고,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의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HER2 중심으로 소수의 검사에 의존했다면, 현재는 Claudin 18.2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함께 고려하면서 맞춤 치료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 반응도 관찰되고 있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라고 본다. 박 교수: 위암에서 바이오마커가 없는 것은 아니고 HER2, PD-L1 외에도 EBV나 MMR 등 다양한 지표가 이미 존재했고, 최근에는 Claudin 18.2 등 새로운 타깃이 추가되며 바이오마커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다만 PD-L1의 경우 22C3, 288, SP263 등 서로 다른 항체가 각각 다른 치료제와 연결되면서, 여러 검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이런 점에서 위암은 여전히 IHC 기반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종이다. Q. TAP과 CPS는 무엇이며, PD-L1 평가 방식은 어떻게 다른 가? 박 교수: TAP은 숫자 개념이 아니라 면적 개념으로 양성과 음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반면 CPS는 숫자 기반 평가다. 둘 다 PD-L1을 평가하는 기준이지만 접근 방식이 다르다. TAP은 종양 영역 중 양성으로 염색된 세포 면적을 기반으로 측정하는 방식이고, CPS는 양성 세포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전반적으로는 TAP 방식이 CPS보다 일치도(concordance)나 재현성(reproducibility)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판독 건수가 많은 대형 병원에서는 CPS 판독 경험이 충분하기 때문에 CPS와 TAP 사이 시간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 판독을 시작하는 경우나, 상대적으로 볼륨이 적은 병원에서는 TAP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TAP은 면적 기반 측정 시스템이기 때문에, 현재처럼 슬라이드 스캔과 디지털 병리학(Digital Pathology)이확대되는 환경에서는 AI 기반 판독이나 딥러닝 기반 분석 시스템과도 연결 가능성이 높은 측면이 있다. 류 교수: 면역항암제는 동반진단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각 치료제에서 사용된 검사 방법과 스코어링 기준에 따라 허가와 급여가 설정되는 구조다. 현재 옵디보나 키트루다는 허가 임상에서 사용된 CPS 기준을 기반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고, 테빔브라는 TAP 기반으로 개발돼 있어 급여 기준이 어떻게 설정될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심평원이 허가 임상에서 사용된 진단 및 판독 방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각 치료제에 맞는 검사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각 치료제에 맞춰 두 가지 평가 방식이 일정 기간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형 교수: 해외에서는 다양한 검사법 간 차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는 흐름도 있지만, 국내는 비교적 엄격한 동반진단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 검사 방식의 다양성이 그대로 임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 상태와 바이오마커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기준에 맞는 치료 옵션을 선택하는 접근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Q. TAP과 같은 새로운 평가 방식이 치료 전략과 의사결정, 그리고 향후 PD‑L1 평가 방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가? 박 교수: TAP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기존 CPS와 같은 PD‑L1 평가 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접근으로, 면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보다 직관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허가 임상에서 사용된 검사와 판독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치료제에 따라 CPS와 TAP을 각각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두 평가 방식이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검사 방식의 차이다. TAP에 사용하는 SP263은 자동화 장비 기반으로 당일 염색이 가능한 반면, CPS에 사용하는 22C3나 28‑8 pharmDx는 반자동 장비라 시간이 더 소요되거나 외부 위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TAP 채택은 우월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의 활용 가능성 측면을 반영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류 교수: 임상에서는 병리과 판독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를 결정하기 때문에, 판독의 일관성과 재현성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까지 보면 TAP과 CPS는 상관관계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이고, 두 방식 모두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편의성이나 염색의 선명도, 그리고 디지털 병리나 AI 기반 판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TAP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특히 SP263 기반 TAP은 염색이 비교적 명확한 편으로 알려져 있어 임상 적용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형 교수: 세포를 하나하나 계수하는 방식은 상당히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보다 빠르고 일관된 판독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TAP 방식은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디지털 병리나 AI 기반 분석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면, 면적 기반 접근이 기술적으로도 연계하기 쉬운 방향이라는 점에서 향후 활용 가능성이 있다. Q. 전이성 위암 치료 환경에는 최근 다양한 면역항암제가 도입되고 있다. 후발주자로 출시된 테빔브라는 어떤 점에서 기존 치료 옵션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다고 보는가? 형 교수: 테빔브라는 현재 실제 임상에서 사용이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고, 직접 비교 데이터도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임상 연구에서 전체생존(OS) 개선이 보고되었고, NCCN 가이드라인 등에서 다른 면역항암제들과 동등하게 권고하는 만큼 비교 가능한 수준의 효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위암에서는 복막전이와 악성복수가 동반된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관찰 연구들이 꽤 있는데, 이러한 미충족 수요 영역에서 추가적인 가능성을 보여줄 수있는 치료제가 될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류 교수: 테빔브라 관련해서 또 하나 언급되는 부분이 복막전이 환자군이다. 기존 다른 면역관문억제제들은 복막전이 환자군에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데이터들이 있었는데, 테빔브라는 복막전이 환자군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일부 환자군 분석에서 제시되고 있다. 물론 환자 수 차이도 있고, 결과를 그대로 일반화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기존 면역관문억제제들과 다르게 복막전이 환자에서도 잠재적인 효과 가능성이 제시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현재 면역항암제 급여 기준과 향후 테빔브라 급여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류 교수: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 옵션이 많아지는 것이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서는 형평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면역관문억제제들이 전반적으로는 비슷한 기전을 갖고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테빔브라는 복막전이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테빔브라도 기존 옵디보나 키트루다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 옵션으로 들어오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어떤 약은 급여 적용이 되고 어떤 약은 비급여 상태로 남게 되면, 실제 임상에서는 결국 보험 적용이 되는 약 위주로 처방이 갈 수밖에 없다. 형 교수: 환자 입장이나 실제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 옵션이 다양해질수록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위암에서는 복막전이 환자 비율이 적지 않고, 복막전이가 동반된 경우 예후가 굉장히 나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환자군에서 조금이라도 더 장점을 가질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면 실제 임상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2026-06-01 06:00:40손형민 기자 -
서초 메이플자이는 의원, 잠실 르엘·래미안은 약국 '성업'[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서초·송파 대장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규 의원·약국 개설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이엔드를 내세우고 있는 서초 메이플자이와 잠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 반경 1km 이내 의원·약국 현황을 데일리팜맵을 통해 확인해 봤다. 메이플자이와 르엘, 래미안아이파크 모두 재건축 단지로, 3307세대 메이플자이는 작년 6월 입주를 시작한 바 있으며 1865세대 르엘과 2678세대 래미안아이파크 역시 올해 1월과 작년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다. 메이플자이는 잠원역과 인접해 있으며 반경 1km 내에는 신사역, 논현역, 반포역, 사평역 등이 포함된다. 르엘과 래미안아이파크는 몽촌토성역과 지척에 위치해 있다. ◆의원 수·매출 메이플자이 '승' 의원의 경우 수와 매출면에서 메이플자이가 르엘과 래미안아이파크를 앞질렀다. 메이플자이 의원 수는 284곳으로, 르엘·래미안아이파크 대비 4배 이상 많았다. 특히 성형외과가 132곳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으며 피부과 60곳, 산부인과 17곳, 안과 15곳, 내과 14곳, 비뇨기과 13곳, 이비인후과·정형외과 각 12곳, 소아청소년과 5곳, 가정의학과 4곳 순이었다. 잠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 반경 1km 내 의원 60곳 가운데는 피부과가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내과 10곳, 산부인과 7곳, 이비인후과 6곳, 비뇨기과·정형외과 각 5곳, 가정의학과 4곳, 안과 3곳, 성형외과 1곳 순이었다. 소아과는 입점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경우 메이플자이가 4536만원 앞섰다. 메이플자이 의원 매출은 1억3874만원으로, 9338만원인 르엘·래미안아이파크 보다 높았다. 지역평균매출인 중간값 역시 메이플자이가 6769만원으로 3619만원인 르엘·래미안아이파크를 앞질렀다. 월 평균 결제건수는 르엘·래미안아이파크가, 결제단가는 메이플자이가 더 높았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 월 평균 결제건수는 1009건으로 메이플자이 435건 대비 2배 이상 많았으며, 평균 결제단가는 메이플자이가 37만원으로 4배 이상 큰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연령별 분포를 보면 두 곳 모두 30대 여성 환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40·50대 여성 환자 비율이 높았다. 월별로는 1월, 요일로는 금요일 환자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용건수와 매출액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가 1위를 차지했다. 메이플자이는 유입인구가 60.1%로 가장 많았고 주거인구 26%, 직장인구 14% 순이었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는 유입인구가 47.6%였으며 주거인구 27.8%, 직장인구 24.6% 비율을 보였다. ◆약국 수 메이플자이, 매출 르엘·래미안아이파크 '승' 약국 수의 경우 서초 메이플자이가 88곳으로 잠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를 앞질렀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 약국 수는 69곳으로 메이플자이 대비 19곳 더 많았다. 약국 매출액의 경우 르엘·래미안아이파크가 1억4570만원으로, 8622만원을 보인 메이플자이 대비 2배 가까이 높았다. 지역 평균 매출인 중간값은 르엘·래미안아이파크 3964만원, 메이플자이 3874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의원 환자의 주 연령층이 30대인 것과 달리, 약국은 50~60대 비율이 높았다. 메이플자이의 경우 50대 여성이 15.1%로 가장 많았고 60대 남성·30대 여성 12.7%, 50대 남성 12.3% 순이었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는 60대 이상 남성이 18.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60대 이상 여성 17.9%, 50대 남성 14.7% 순을 보였다. 월별로는 메이플자이는 12월, 르엘·래미안아이파크는 3월에 환자가 많았으며 환자 방문이 빈번한 요일은 화요일이었다. 르엘·래미안아이파크에서는 매출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가, 이용자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가 많았다. 형태별로는 두 곳 모두 유입고객이 60% 이상으로 가장 많았으며 주거, 직장고객 순이었다. 한편 데일리팜맵은 이외에도 전국구 다빈도 일반약 판매가를 최저, 최고, 평균값 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약국 채용 정보와 매물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2026-05-29 06:00:58강혜경 기자 -
"한국은 혁신 구현 시장"…바이엘,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 속도[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바이엘이 심장·신장질환과 항암, 안과 영역을 중심으로 한 신약 포트폴리오와 세포·유전자치료 기반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성장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허만료와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기존 블록버스터 의존 구조를 넘어 새로운 성장축이 자리 잡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국을 혁신 치료제의 가치가 빠르게 구현되는 전략 시장으로 평가하며 임상 협력과 스타트업 연계 확대 의지도 확인됐다. 세바스찬 구스 바이엘 제약사업부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바이엘은 역대 가장 강력한 포트폴리오와 혁신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에서 세계 최초 또는 최고 수준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제약산업은 특허절벽과 약가 압박, 신약 개발 비용 증가라는 삼중 부담 속에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렐토(리바록사반)' 특허만료와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2mg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직면한 바이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다만 바이엘은 심혈관·신장질환, 종양, 안과 영역에서 확보한 신약 경쟁력과 정밀의학·세포유전자치료 기반 미래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바이엘은 지난해 신약 허가 3건과 적응증 확대 2건 등 총 5건의 허가 성과를 확보했으며, 6건의 글로벌 후기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도출했다. 바이엘은 이를 기반으로 2027년 이후 성장률 회복과 2030년 영업이익률 30%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종양학과 심혈관·신장질환, 신경학, 희귀질환, 면역학을 핵심 치료 분야로 설정하고 전략적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는 게 구스 COO의 설명이다. 케렌디아·뉴베카·아일리아 성장축 부상…"포트폴리오 전환 가속" 바이엘이 자신감을 드러내는 배경에는 신규 성장 제품의 가시화가 있다. '케렌디아(피네레논)'와 '뉴베카(다로루타마이드)'가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아일리아 고용량 제제(8mg) 안과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으며 기존 블록버스터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으로 케렌디아는 심장·신장 통합 치료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케렌디아는 국내에서 제2형 당뇨병 동반 만성신장병 치료제로 허가된 이후 최근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심부전 치료 적응증까지 확보했다. 기존 심부전 치료가 박출률 감소 심부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과 달리, 박출률 보존 심부전 영역은 상대적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바이엘은 해당 영역에서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구스 COO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한국에서도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이라며 "케렌디아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암 치료제 뉴베카 역시 바이엘 항암 포트폴리오의 핵심 성장축이다. 뉴베카는 국내에서 고위험 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과 전이성 호르몬반응성 전립선암 치료에 적응증을 확대하며 치료 범위를 넓혀왔다. 최근에는 전이성 호르몬반응성 전립선암 급여 기준도 마련되면서 환자 접근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바이엘은 뉴베카를 중심으로 전립선암 치료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방사성의약품 기반 치료와의 시너지까지 기대하고 있다. 안과 영역에서는 아일리아 8mg이 차세대 성장축으로 언급됐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황반변성·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치료 간격 연장 가능성을 통해 환자 부담과 진료 현장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바이엘은 미국 외 글로벌 시장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구스 COO는 "뉴베카와 케렌디아는 지난해 기준 합산 68% 성장했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며 "자렐토 제네릭, 아일리아 2mg 바이오시밀러 경쟁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핵심 제품들의 성장 잠재력이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속도…"증상 완화 넘어 질환 근본 원인 타깃" 바이엘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세포·유전자치료와 정밀의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 증상 조절이 아니라 질환 진행 자체를 바꾸는 '질환 변화(disease modification)' 접근이 핵심이다. 대표 사례는 파킨슨병이다. 바이엘은 파킨슨병에서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세포치료제 '벰다네프로셀'은 손실된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를 대체하기 위해 설계된 단회 투여 치료제로 후기 임상이 진행 중이며, 유전자치료제 '아메테프진 파르벡(AB-1005)'은 신경 기능 회복과 질병 진행 지연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수십 년간 근본적 치료 진전이 제한됐던 파킨슨병 영역에서 새로운 접근이라는 게 구스 COO의 설명이다. 구스 COO는 "파킨슨병은 수십 년간 뚜렷한 치료적 진전이 없었던 분야로, 바이엘이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만큼, 두 가지 치료제 모두의 성공적인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세대 심혈관 파이프라인으로는 혈액응고인자 11인자 억제제 '아순덱시안'을 꼽았다. 아순덱시안은 심방세동 적응증에서 한 차례 개발 중단을 겪었지만 전략 수정 이후 2차 뇌졸중 예방 후기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보하며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바이엘은 해당 약물이 향후 새로운 치료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스 COO는 "연구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과학적 근거를 다시 검토한 결과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며 "실패 속에서도 배우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구스 COO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 중인 '225Ac-PSMA Trillium'을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로 언급했다. 25Ac-PSMA Trillium은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을 표적하는 표적 알파 치료 계열의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다. 바이엘은 뉴베카를 중심으로 구축한 전립선암 포트폴리오에 차세대 방사성의약품을 더해 치료 전략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전립선암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높고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라며 "해당 치료제가 환자 치료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략 시장"…임상 협력·스타트업 연계 확대 이번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한국 시장의 전략적 가치였다. 바이엘은 한국을 단순 판매 시장이 아니라 높은 과학 역량과 빠른 혁신 수용성을 갖춘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은 2025년 기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nvestigator Initiated Research, IIR)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스 COO는 "한국의 과학적 역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R&D 분야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기존 치료를 단순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계 최초 또는 최고 수준 치료제를 지향하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바이엘은 올해부터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협업 프로그램 '코랩 커넥트 서울(Bayer Co.Lab Connect Seoul)'을 본격 가동했다. 이는 바이엘이 글로벌 주요 혁신 거점에서 운영해 온 생명과학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의 한국형 모델이다. 단순 자금 지원보다 규제 전략과 사업화, 시장 접근, 약가 등 글로벌 전문성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스 COO는 "혁신은 혼자 이룰 수 없으며 학계와 스타트업,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국과의 협업은 이제 논의를 넘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고 언급했다. 바이엘은 동시에 인공지능(AI)을 연구개발 핵심 동력으로 활용해 신약 개발과 임상 연구, 의약품 안전관리 전반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환자에게 혁신 치료제가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구스 COO는 "AI 기반 기술의 발전은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실현 불가능했던 연구 역량들이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며 "바이엘은 이러한 기술적 전환점을 적극 활용해 R&D 혁신을 가속화해 제시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다고 피력했다.2026-05-27 06:00:44손형민 기자 -
시골 청년서 900억 기업 일군 파마피아 문규연대표의 뚝심[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창업을 하면 을(乙)이 되더라고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게 지금의 파마피아를 만들었습니다.” 문규연(66) 파마피아 대표는 회사를 키워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제약사 직장인이던 그는 17여년 회사 생활을 뒤로 원료의약품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직원 한 명 없이 시작한 회사는 현재 약 70명의 임직원을 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연매출은 900억원에 육박한다. 문 대표의 삶은 한국 제약산업 성장사와도 맞닿아 있다. 가진 것 없는 시골 청년으로 시작해 제약업계 직장인을 거쳐 창업가가 되기까지, 그는 수십 년 동안 제약 현장을 누볐다. 22일 데일리팜과 만난 문 대표는 자신의 생애와 파마피아 성장 과정, 삶의 철학을 기자에게 털어놨다. 문 대표의 어린 시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경북 김천 작은 시골 마을, 가난한 노부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동시대를 살았던 지방 출신 사람들이 내 자서전을 읽고는 자기 이야기 같다고 말한다”며 “의성에서 대구로 전학 간 친구는 ‘김천에서 올라온 것만 다르고 내 이야기와 똑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상경, 대웅제약 입사 대학 졸업 후 그는 1986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당시 맡았던 업무는 현재의 RA(Regulatory Affairs)에 해당하는 대관·약사 업무였다. 보건복지부와 약사단체, 제약협회 등을 오가며 제약 행정을 익혔다. 이후 윤동한 회장이 창업한 초기 한국콜마에 합류했다. 당시 직원은 5명에 불과했다. 그는 “창립 멤버라고 하기엔 직급이 낮았지만 창업 초기에 함께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코오롱제약으로 자리를 옮겨 총무·인사 업무를 맡으며 10년 가까이 근무했다. 인생이 바뀐 2002년 그의 인생이 바뀐 건 2002년이었다. IMF 이후 구조조정 분위기가 이어지던 시기, 회사를 떠나 창업을 결심했다. 문 대표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내 사업을 해봐야겠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회사가 파마피아다. 사업 초기에는 직원도 없었다. 문 대표 혼자 거래처를 뛰어다니며 원료의약품을 공급했다. 이후 3개월 만에 여직원 1명을 채용했고, 다시 몇 달 뒤 남자 직원을 추가로 뽑았다. 지금은 약 70명 규모 조직으로 성장했다. 파마피아는 일반 의약품 도매와 달리 원료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유통한다. 특허 만료 전 원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식약처 DMF(원료의약품 등록) 등을 준비해 국내 제약사 연구소와 개발부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현재 거래하는 제약사는 약 160곳에 달한다. 창업 초기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직장인 시절과 달리 자금, 배송, 영업, 관리까지 모두 직접 챙겨야 했다. 문 대표는 “직장 생활은 맡은 업무만 잘하면 됐지만 창업하면 A부터 Z까지 전부 스스로 해야 했다”고 말했다. 사업이 급성장한 한 방의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는 “어떤 사건 하나로 회사가 커진 게 아니라 매일 거래처에 최선을 다한 결과가 지금의 파마피아”라고 강조했다. 위기의 2010년…아내와 사별, 핵심 인력 이탈 사업 과정이 순탄했던 것 만은 아니다. 2010년 문정동 사옥 이전 이후 문 대표는 큰 개인적 시련을 겪었다. 아내와 사별했고 동시에 영업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그는 “가정적으로도 회사마저도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그 시기를 버티게 한 건 공동대표인 신용희 대표와 직원들이었다. 신용희 대표는 대웅제약 시절 직장 선배다. 약사 출신으로 공장장 경험까지 갖춘 R&D, 생산 전문가다. 문 대표는 “신 대표님은 업무적 동반자이자 위기를 함께 극복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신 대표와 직원들이 아니었다면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힘든 시기마다 일기를 썼다.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를 기록하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문 대표는 “일기를 쓰는 게 멘탈 관리였다”며 “기록을 남기면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제조업으로 사업 다각화, 2027년 의약품 K-GMP 인증 파마피아는 유통사업에 머물지 않고 제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7년 화성 향남산업단지 공장을 인수해 건강기능식품 GMP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는 약 70여종 제품을 OD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2017년 화성 향남산업단지 공장을 인수해 건강기능식품 GMP 사업에 진출했다.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GMP 인증을 획득했고 현재는 약 75종의 건강기능식품을 OEM·OD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의약품 KGMP 인증이다. 이미 부지와 공간 확보는 끝냈다. 파마피아는 향남 공장 내 추가 부지에 KGMP 공장을 구축해 2027년 상반기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제조업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0% 수준이다. 문 대표는 “아직은 원료의약품 유통 비중이 훨씬 크지만 제조업 기반을 차근차근 쌓고 있다”며 “원료의약품 유통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건강기능식품 제조와 연구개발, 의약품 제조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세상에서 가장 긴 그림자 출간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다. 가난했던 시절 나를 키워낸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담아낸 회고록에 가깝다- 파마피아 문규연 대표는 최근 출간한 책 '세상에서 가장 긴 그림자'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문 대표는 “당시에는 엄마를 다른 집 부모들과 비교하면서 원망도 했지만, 나이가 들고 부모가 되어보니 그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소중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엄마 인생이 너무 하찮게 잊혀지는 것 같아 죄송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문 대표의 어머니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평생 농사와 육아로 살아왔다. 그는 “그 시대 부모님은 아주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결국 자식들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며 “그래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대 차이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2030 세대에게는 낯선 시대 이야기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 대표는 “모든 세대가 공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조선시대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겐 자기 부모 이야기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부모를 기억하려는 마음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책 출간 이후 주변 반응도 컸다. 형제들은 책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울었고, 친구들은 “표현하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대신 써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삭막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지만 결국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기억해야 한다”며 “이 책이 우리 자식 세대에게도 작은 기록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026-05-26 06:00:47최다은 기자 -
매출 늘었는데 조제료는 감소…올해 종합소득세 이슈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바야흐로 5월 종합소득세 신고의 달이 도래했습니다. 바뀐 세법 개정안과 절세 비법에 대한 약국들의 관심도 뜨거운데요 오늘은 약국 세무·회계 전문 팜택스 임현수 대표님의 도움을 받아 올해 종소세 추이는 어떤지, 최근 세무서에서 주시하고 있는 부분들로는 어떤 게 있는지 보겠습니다. Q. 회계사님, 올해 약국들의 전반적인 성적표는 어떤가요? A. 약국의 조제매출은 2023년에 비해 2024년 감소했으나 2025년 다소 회복했습니다. 반면 약국당 조제료와 일반약 매출은 2023년 이후 매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약국에서 위고비 같은 고가 비만약 판매나 장기처방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약전반적으로 약국 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최근 3년간 약국당 매출 추이를 표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금 측면에서는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조제료가 감소한 경우 세금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예상컨데, 올해 종소세 신고에서 세액 증가로 부담을 겪는 약국은 많지 않을 거란 얘기죠. Q. 최근에 특수관계자 세무조사가 이슈라고요. 어떤 경우가 특수관계자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유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먼저 가족 인건비입니다. 약국의 인건비 중 가족 인건비에 대해서는 세무서에서 실제 근무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가령 약국과 먼 소재지에 주소를 두고 있는 가족을 인건비 신고하는 경우 소명 요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령 동생이 경기 수원에서 약국을 하는데, 언니의 주소지가 경북 포항인 경우 등을 얘기합니다. 약국 주소지가 먼 곳에 주소를 둔 가족의 경우 실제 근무를 입증해야 하는 점이 있을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보안 업체가 제공하는 출퇴근 확인 기능이나 약국 업무와 관련 SNS, 문자 대화 등을 증빙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임대차 계약에서도 자주 발생합니다. 남편 건물에 부인이 약국을 하거나, 부인 건물에서 남편이 약국을 하는 등의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반드시 임차료를 주고 받아야 합니다. 이 때 임차료 금액은 '주변 시세를 반영한 금액'이어야 합니다. 만약 남편 건물에 기존 임차인이 약국을 하고 있었다면, 그 정도 수준에서 임차료가 정해져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임차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시세 보다 훨씬 낮은 임차료를 지급한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不當行爲計算否認)이라는 규정을 적용받아 세무상 큰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Q. 2026년부터 고용 유지 의무가 완화되고 추진 규정이 삭제되는 등 변화가 있었습니다. 약국 인력 운영시 주의할 점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A. 기존에는 고용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3년간 인원을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3년간 고용 인원 유지' 의무가 사라졌습니다. 대신 고용한 사람을 1년 이상 유지하는 경우 유지(고용)하는 동안 년차별로 최대 3년 동안 매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고용한 직원이 그만두는 경우 다른 사람을 고용하는 경우에도 세금 공제가 가능했다면, 올해부터는 채용된 당사자가 1년 이상 근무를 해야 합니다. 즉, 기존에는 고용인원(숫자)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던 반면 올해 부터는 채용한 당사자를 유지하는 경우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2025년에는 고용을 한 해당년도에 세액공제를 바로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고용하고 1년이 되는 년도(다음년도)부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2026-05-23 06:00:53강혜경 기자 -
67년 약업 인생 마침표…양영숙 약사의 아름다운 은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67년 간 약업 현장을 지켜온 원로 약사의 마지막 인사는 화려함보다는 ‘감사’에 가까웠다. 약국과 도매업계의 성장기를 함께 걸어온 한 약업인의 삶에는 사람과 신뢰, 그리고 나눔이 깊게 배어 있었다. 양영숙 약사(89·조선대)가 67년 간 이어온 약사이자 약업인의 삶을 정리하고 최근 약업계 은퇴를 결정했다. 양 약사는 약대 졸업 후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첫 약국을 개국한 뒤 서울로 상경해 1967년 종로에서 새서울약국을 열며 본격적인 약업 활동에 나섰다. 이후 기영약품을 설립하며 약국과 도매업을 함께 이끌었고, 1972년 종로5가에 기영약국을 개설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약업계에서는 “양영숙 약사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용을 바탕으로 약국과 도매업을 동시에 성장시킨 그는 수많은 약사와 업계 인재를 길러낸 인물로도 기억된다. 특히 양 약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일화들도 적지 않다. 종근당 창업주인 이종근 회장이 당시 영업사원 시절 기영약국 간판을 직접 선물했다는 일화 역시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거래를 통해 쌓인 신뢰와 감사의 마음이 담긴 상징적 장면이었다는 평가다. 기영약품은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1987년 정부로부터 우수기업 금상을 수상했고, 1997년에는 종로사옥을, 1998년에는 강남사옥을 마련하며 외형을 확대했다. 양 약사는 대한약사회 약사금탑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하며 약업계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성공보다 ‘베풂’을 더 오래 기억했다. 약사로 살아오며 받은 사랑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기 위해 필리핀과 아프리카 등에 교회를 세웠고, 최근에는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을 삶의 보람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양 약사는 지난 2020년 기영약품 회장 취임 당시에도 “50년 이상 의약품 산업의 풍부한 경험을 기반으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정도 경영으로 일업백년을 목표로 매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회사를 양도한 뒤에도 3년 간 명예회장으로 후배들과 임직원들을 도왔던 그는 올해 명예회장직에서도 물러나며 약업계와의 긴 동행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번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 역시 자신이 약사로 살아오며 만났던 사람들에게 마지막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 약사는 특히 과거 기영약국 근무약사였던 최영선 약사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수십 년이 지나서도 잊지 않고 연락을 주고 힘든 순간마다 곁을 지켜준 후배”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90세를 앞둔 원로 약사가 손으로 직접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평생 약업 현장을 지켜온 한 사람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양 약사는 편지를 통해 “엊그제 대학을 졸업한 것 같은데 벌써 6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이제 약업계를 떠나게 됐다”며 “많은 제약사들과 선후배 약사님들의 도움으로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영이라는 이름으로 64년간 함께 동고동락했던 임직원들과 가족, 그리고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연락해주는 최영선 약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는 떠나지만 약업인들과 약사님들이 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약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께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한다”며 긴 약업 인생의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2026-05-22 12:09:14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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