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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적마스크 출구전략 세워야 할 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공적마스크 공급 및 판매에 출구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정부의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는 6월 30일까지이므로 예정대로라면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았고, 상황에 따라선 조기종료가 이뤄질 수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24일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생산량의 80%를 공적 판매처에 공급하도록 한 현재의 마스크 정책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필요하다”며 수출 확대 등의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와 약사회는 지난 3개월 동안 전국 2만 2000여개 약국을 통해 코로나 안정화에 힘을 모아온 만큼 마무리 역시 함께 논의해야 한다. 출구전략은 단순히 공적판매의 종료시점만을 논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 이후 보건용마스크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던만큼 또다시 수급 불안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하반기에 할 수 있을 것인지. 올해 가을 코로노 2차 유행을 예견하는 일각의 우려들은 기우일뿐인지. 만약 걱정처럼 코로나 불씨가 또다시 번지게 된다면 그때도 약국을 통한 마스크 공급으로 방역을 강화할 것인지. 그렇다면 보건용 마스크의 관리를 일반 시장에 맡기던 코로나 이전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적절한 지 등까지를 모두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약사사회 내부에서는 보건용 마스크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KF94와 KF80에 대한 공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이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기 위해선 당위성과 소요 비용 등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게 변화하면서 ‘급한 불부터 끄자는 마음’으로 응급처치식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코로나가 상당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마스크 수급 역시 원활해진 만큼 마무리 과정에선 제2의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까지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약 3개월간 공급처로서 코로나 방역에 기여해왔던 약국에 대한 배려와 보상, 방역 기능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로 약국은 새로운 기능을 확인받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여러 진통을 감당해야 했다. 정부 역시도 이를 인지하고 있어 ‘제도적 보상’을 약속하고, 수차례 감사의 뜻을 밝혀왔다. 정부와 약사회는 공적 공급과 5부제 급종료 등으로 약국 현장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턱을 마련하고, 약속했던 제도적 보상을 구체화할 때다.2020-05-24 18:42:30정흥준 -
[칼럼] 원격의료는 시대의 흐름정부발 비대면 진료 화두로 의료계가 시끄럽다. 여당은 자신들이 반대했던 원격의료와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취약한 대상, 취약한 지역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전화상담 및 처방건수 26만건을 기초자료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현행 의료법 제17조에 의하면 직접 진찰하지 않은 의사는 처방전이나 진단서를 발급할 수 없고, 여기서의‘직접 진찰’을 대면진료로 보는 것이 다수의 견해다(재진환자에 대해 전화로 진찰하고 처방전을 발급한 것은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88 판결). 즉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려면 현행 의료법 제17조를 개정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원격의료를 규율하고 있는 것은 의료법 제34조로 제목도‘원격의료’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원격의료의 일부인 원격협진 또는 원격자문만을 허용하고 있다. 즉 진정한 의미의 원격의료인 의사-환자간 진료는 금지하면서 의사-의사간 협진이나 자문한 허용한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듯이 무늬만 원격의료인 제도를 원격의료라는 이름을 붙여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법의 규정이 이렇다 보니 정말 불필요한 시범사업이나 연구가 벌어진다. 취약지역에 사는 환자가 의사와 진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취약지에 근무하는 의사가 왜 다른 의사와 협진을 해야 하는가. 그럴 바에야 환자를 이송하여 진료를 보게 하면 된다. 교도소에 있는 의사가 다른 의사와 협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죄수를 외진 내 보내면 된다. 비대면 진료라는 용어를 써서 우회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라고 떳떳이 밝히고 국민의 의견을 묻는 것이 낫다. 그래야 여러 논의도 같이 진행될 수 있다. 처방전을 어떤 약국에 보낼 것인가, 약의 배달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처방전 리필제는 시행할 필요가 있는가 등등. 세상은 바뀌고 있다. 당연히 학교에 모여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과거의 것이 되었고, 글로벌화, 지구촌이라는 단어도 어색해졌다. 기존의 상식이 도전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드시 의사와 얼굴을 맞대고 진료를 보아야 하는 것이 불변의 진리일까.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으로도 의사의 시진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 촉진이나 청진도 대체가능하며 실제 청진기를 잘 사용하지도 않는다. 앱을 이용한 신체활동 측정은 보편화되었다. 최근 원격 모니터링의 하나인 손목시계형 심전도 검사기기가 건강보험에 포함되어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비대면 진료, 원격의료, 원격협진, 원격 모니터링, 국민들은 용어에 혼란스러워 한다. 본질은 하나인데 왜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는가. 기술의 발전과 인구의 노령화 등으로 인해 원격의료는 시행될 수밖에 없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야 할 뿐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방직기계를 부순들 산업혁명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처럼.2020-05-22 09:20:38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국전용 제품'의 유출 폐해[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약국전용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은 제품들의 인기가 높다. 문제는 약국전용이지만 약국에서만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건강기능식품으로만 검색해도 쉽게 구매 경로를 알 수 있다. 최근 광주시 약사사회에서 일었던 한 약국과 약국전문 건기식 업체 간 분쟁도 이로 인해 발생했다. 약국에서만 판매해야 할 제품이 건기식 쇼핑몰로 넘어갔다.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약국과 건기식 업체 모두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약사들이 꾸준히 약국전용 건기식을 인터넷에서 판매하니 업체도 다소 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었다. 약국장 또한 본인이 판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한 오해를 샀다고 했다. 약국으로 들어간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약국에서 쇼핑몰로 넘어가게 됐는지는 확인할 길이 어렵다. 인터넷으로 유출된 것은 단 1개였다. 이같은 약국전용 제품의 타 유통 채널 유출은 오랫동안 앓아왔던 문제였다. 그동안 쉬쉬하던 문제는 서서히 곯아터져나올 것이 분명하다. 약국전용 건기식을 판매하는 건기식 쇼핑몰을 보면 약국 유통 제품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 추측하기로 몇몇 약국에서 지속적으로 소량을 넘기거나, 중간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약사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이런 행위는 결국 소비자의 약국 신뢰도 저하와 약사의 상담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결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건기식 업체에서는 거래처 약국으로부터 "왜 관리를 하지 않느냐"는 불만과 민원에 시달린다. 많은 비용을 들여 건기식 쇼핑몰 제품을 다시 사들여 역추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물품공급을 함부로 중단하는 식의 단속은 어렵다. 공정거래법 위반 항의를 받을 수 있어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피해도 크다. 인터넷으로도 살 수 있는 제품을 사입하기 위해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영업현장에서는 거래처 약국의 불평, 불만을 감수해야 한다. 동료 약사들에게 입히는 피해도 적지 않다. 전날 사갔던 제품을 반품하겠다고 하는가하면 인터넷과 가격비교를 하며 비싸게 판다고 항의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인터넷 채널 유출 제품의 특징은 약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을 쌓았다는 점이다. 결국 약사들이 상담을 통해 쌓은 노력이 건기식 쇼핑몰의 저가공세에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제품군은 많지 않다. 건기식은 약국전용으로나마 존재하고 있다. 홈쇼핑과 인터넷은 맞춤형 상담이 가능한 약국과 약사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으며, 업체들은 약국전용 콘셉트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회의를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약국전용 제품의 가치는 약사 스스로 지켜야 한다. 약국에 가야만 살 수 있는 제품, 약국에서 전문상담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가치를 깨닫고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는 그만둬야 한다.2020-05-21 19:10:43김민건 -
[기자의 눈]환자도 적어 목소리도 작은 '희귀질환'[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희귀질환은 '희귀'해서 환자들이 힘들다. 특히 약이 있어도 워낙 환자수가 적어, 비용효과성 입증과 재정소모 예측이 어려워 보험급여 등재 과정이 험난한 경우가 많다. 정부도 어려움을 알고 있다. 지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보완방안 입법·행정 예고가 오는 6월11일까지 진행 중이다. 약가제도 개편의 핵심은 크게 위험분담제 및 경제성평가 면제제도 적용 확대다. 기존 선발약제에만 적용됐던 위험분담제를 후발약제는 물론이고, 경평면제 약제, 3상조건부 허가 약제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기존 항암제와 희귀질환에 한해 적용되던 경평면제제도 역시 국가필수의약품 중 결핵치료제, 항생제, 응급해독제에도 적용되도록 확대한다. 그러나 여전히 희귀질환 치료제는 위험분담제와 경평면제 제도의 혜택을 받기에 한계가 많아,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견해가 적잖다.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환자 수를 알기 어려운 질환이다. 희귀질환은 진단과 치료가 어렵고 기대 수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환자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보장이 절실하나, 대상 환자 수가 적어 임상시험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환자 수가 적다 보니 시장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도 어려울 뿐더러, 어렵게 신약개발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경제성평가를 통한 비용효과성 입증이 어려운 것이다. 다수 국가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위하여 관련 법령 입법, 별도 허가 및 급여 제도 운영, 독점 판매권 등 특례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내 급여 등재나 약가 결정 절차에 있어서도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제도상 특례로 진료상 필수 약제 제도,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 생략 제도, 위험분담제 등이 마련돼 왔으나, 제한점이 잔존한다. 실제 항암, 희귀질환의 고가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던 위험분담제, 경제성평가면제 제도 도입 전후 약제 유형별 등재율을 비교한 자료에서도 일반약제(79.6% ->98.6%), 항암제(77.1% ->91.7%) 등은 등제제도가 개선된 이후 보장성이 크게 증가한 반면 희귀질환치료제는 제도개선 전후(71.1% ->71.4%)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따른 해결책으로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경제성평가 면제 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대체약제가 없는 경우 위약 대조군 자료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경제성평가 면제 제도를 적용한다거나, 대상 환자 수를 산정특례 기준과 부합하게 적용하는 등 제도 시행에 있어서 유연함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FDA의 혁신치료제지정(BTD) 또는 유럽 EMA의 신속심사(PRIME)로 허가된 약제인지 여부도 기준 요건으로 참고할 수 있다. 경제성평가 면제 제도는 선별등재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평 수행이 어려운 희귀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 등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그 취지에 맞게 유연한 급여 평가가 가능토록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위험분담제도 마찬가지다. 위험분담제로 급여 문턱을 넘은 많은 항암제 대비 희귀질환 약제들은 경제성평가의 벽에 부딪혀 위험분담제의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희귀질환의 상당수는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가져오고, 삶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기대 생존여명을 단축시키는 경우가 많아, QALY 측면에서 불리하고, 대상 환자가 워낙 소수다 보니 약가가 고가로 설정될 수 밖에 없어 비용 측면에서도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 다른 약제와 유사한 수준으로 ICER 임계값을 적용하게 될 경우 비용효과성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 ICER 임계값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도록 규정상 명시돼 있기는 하지만, 실무 관행에 따라 항암제 대비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평 문턱이 높다. 희귀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경제성 평가 시 ICER 임계값 적용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같은 이유다. 오는 5월23일은 희귀질환 극복의 날이다. 지난 2015년 희귀질환관리법이 제정되면서 희귀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날이다. 희귀질환은 약도, 환자도 적다. 그래서 급여의 필요성을 외치는 목소리도 작다. 정부와 제약사 모두가 귀를 열고 '암' 못지않은 질환의 고통을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2020-05-20 06:17:44어윤호 -
[사설] 감염병 사태로 도전 직면할 수가협상내년 한 해 환산지수 가격을 결정할 수가협상이 이번주 본격화 한다. 이번 협상은 매번 소모적인 논쟁과 무의미한 면피성(?) '쇼잉'이 난무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보다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협상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8일 보험자와 요양기관을 대표하는 기관장-단체장 상견례를 시작으로 실무 협상은 이번주 재정운영위원회 회의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6월 1일(혹은 2일) 환산지수 계약 확정을 감안하면 협상은 마지막주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농축적인 협상은 보험자와 공급자 모두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방역의 영향을 감안해 대면을 최소화 한 조치라지만, 사실 그간의 협상 백태를 보면 이번 협상일정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과거 한 달 반에서 두 달을 가득 채워 벌이고도 협상시한을 넘겨 동이 틀 때까지 샅바싸움을 반복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여기서 우리는 감염병과 수가협상을 엮어볼 필요가 있다. 협상 일정이나 진행의 속내야 어쨌든 외피일 뿐이고, 협상 내용을 꺼내봐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요양기관 수가협상은 '전년도 급여 데이터(청구실적)를 기반으로 내년 수가를 올해 계약하는' 그야말로 미묘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다가올 미래의 급여를 (미래의 기준에서 볼 때) 2년 전 데이터로 예측해 전년도에 협상하는 것이다. 그간 공급자 측에선 이 문제가 수가를 왜곡하는 큰 요인 중 하나라며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데이터 기간설정 기준 문제가 온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병 사태가 이번 협상에 미칠 영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올해 들어서자마자 불거진 코로나19는 수가협상에서 기본 자료로 쓰일 지난해 급여 데이터에 (공식적으로는) 누락될 것이기 때문이다. 2년 전 데이터로 요양기관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가가 결정나는 건, 물리적 한계지만 반드시 짚어서 개선해야 할 문제다. 코로나19 사태는 5년 전 겪었던 메르스 사태와 다르다. 메르스 사태는 초반부터 당시 정부의 대응 실패로 피해 데이터 자체를 완전히 파악하기 힘들었던 데다가 선별진료소, 전문병원, 공적마스크제도 등 체계화 된 방역조치도 없어서 보건의료계의 경영악화가 선명하게 똑 떨어지지도 않았었다. 현재의 요양기관 모습은 다르다. 약국만 보더라도 급여 외 영역인 공적마스크를 담당하는 것으로 매출단가가 출렁인 것뿐만 아니라 전문병원 주변의 약국은 처방전 유입 자체가 되지 않는 등 직관적인 급여부문의 피해가 드러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정부와 건보공단이 모를 리 없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에선 청구일자 기준이 아닌, 진료(조제)일자 기준으로, 논의를 보다 현실화 하기로 했다지만 협상 시점인 현재가 5월인 만큼 계절적 영향에 따른 변화 추이 등 입체적인 반영은 어렵다. 물리적 한계이기 때문에 온전한 개선은 어느 한 세력의 주장으로 될 일이 아니란 얘기다. 감염병 사태 반영여부를 떠나 이번 협상을 계기로 보험자와 공급자는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 반영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와 개선 노력 과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문제의 간극이 더욱 극명한 지금 같은 시기에 진행하는 협상은 반드시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고, 경영 일선에 있는 요양기관 현장에서 누구보다 더 뚜렷하게 체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급여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대가치점수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그러나 여기에 곱해지는 환산지수 단가 결정 자체가 지니는 상징적인 의미는 요양기관의 공적 역할과 공명심을 재확인해줄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이미 현 감염병 사태에서 드러나고 있다.2020-05-18 06:14:07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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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코로나가 쏘아올린 백신주권 쟁탈전[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미국과 유럽이 개발되지도 않은 백신을 두고 신경전에 돌입했다. 발단은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영국인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사령탑에 오른 폴 허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양의 백신을 선주문할 권리가 있다"라며 "미국이 백신을 가장 먼저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피는 지난달 경쟁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코로나19 백신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이 3000만달러(약 368억원)의 자금을 댄 것으로 전해진다. 보도 직후 유럽 전역은 발칵 뒤집어졌다. 특히 사노피 본사와 공장들을 둔 프랑스의 반발이 거셌다. 평소 프랑스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연구개발(R&D) 명목으로 직·간접적 지원을 받아온 사노피가 공식석상에서 이 같이 발언한 데 대해 '괘씸죄'가 씌워졌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은 세계를 위한 공공재여야 한다"라며 "백신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즉각 "코로나19 백신은 국제적인 공공의 이익이 돼야 한다. 접근 기회 역시 공평하고 보편적일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면서 힘을 보탰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전에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하면서 국제공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선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코로나19 백신의 독점 또는 쟁탈전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우선 공급 발언의 후폭풍이 일파만파 커지자, 허드슨 CEO는 결국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백신개발이 끝나면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공급하겠다는 입장인데, 동시에 허드슨 "유럽 국가들이 백신개발 지원에 미국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뼈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이 과학적 연구로 검증되기도 전에 개발을 지원하면서 리스크를 감수하는 반면 유럽은 그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유럽이 미국과 위험 부담을 나눠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노피 CEO의 주장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씁쓸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백신주권 확보'라는 아젠다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녹십자가 화순 백신공장을 준공하면서 세계에서 12번째로 독감백신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산백신은 지난 2010년 신종플루 대유행기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났지만 국산 백신 자급률은 여전히 낮다.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 19종 가운데 원액 수입없이 국내 자체 생산이 가능한 백신은 B형간염, 신증후군출혈열, 수두, 인플루엔자,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Td), 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등 6종에 불과하다. 3종은 원료를 수입해 국내에서 제조하고, 나머지 9종은 완제품으로 수입하고 있다. 감염병 대유행이나 생물테러 같은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해외에 손을 빌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필요성이 요구됐던 백신조차 자체 수급을 못하고 있는데, 과연 새로운 감염병이 터졌을 때 신속하게 백신을 만들 능력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총 8개의 백신이 글로벌 임상시험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 중 4개가 중국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는 지난달 바이오기업 모더나와 손잡고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단계에 돌입했다. 7~8월경 면역반응 결과를 도출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 제넥신 등 여러 업체들이 코로나19 백신개발에 나섰는데 진행속도는 미국, 중국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 우리나라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진단검사 능력을 재평가받으면서 바이오분야 글로벌 위상을 크게 높였다. 성공적인 방역성적을 이어가기 위해선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도 정부의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백신주권 확보'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2020-05-18 06:10:28안경진 -
[기자의 눈] 제네릭 경쟁력, '우판권' 개선해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공동생동 규제안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침체가 예상됐던 위수탁 제네릭 사업이 기사회생됐다. 다만 7월 자체생동 제네릭을 우대하는 차등약가제로 어느정도 위수탁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반면 공동생동 규제를 주장해왔던 제네릭 단독생산 기업들은 우려를 전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생동에 따른 위수탁 제네릭 활성화로 시장에 경쟁자가 많아 단독개발 제네릭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동생동 규제를 놓고 제약업계가 반반으로 갈라져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한 모두를 만족할 순 없어 보인다. 이에 우판권을 개선해 양쪽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점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2013년 한미 FTA로 도입한 우선판매품목허가, 즉 우판권은 최근 개선방안을 놓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좀처럼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간 기존 제도에서 크게 변화된 개선방안은 도출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 우판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우선판매품목허가에 따른 제네릭 시장 독점권이 큰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9개월간의 독점기간도 제네릭이 자리를 잡기에는 짧은 기간인데다 우판권을 받는 품목도 많다보니 독점이라기보다는 그저 시장진입에 만족하는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공동생동 규제가 실시되면 다수 업체들이 우판권을 받는 풍경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공동생동 규제가 좌초되면서 시장진입을 위한 위수탁 관계는 종전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생동을 통해 제네릭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에 여러 위탁업체들이 러브콜을 보내 다수가 우판권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쟁이 많아지면 독점권은 무의미해진다. 이에 특허를 극복해 후발의약품을 개발한 업체에게만 우판권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탁업체가 다수에게 위탁생산을 안하더라도 우판권을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판권 기간을 현 9개월보다 훨씬 늘리거나, 우판권 품목에 약가를 우대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만약 우판권 기간동안 100억원 시장이 확보된다면 남에게 이익을 나눠줄 업체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우판권 품목이 9개월간 10억원도 얻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판권 품목에 수출 우대 지원, 각종 세제혜택, 브랜드 지원 등을 통해 오리지널과 맞서는 유일한 제네릭이라는 인식도 요양기관 등에 심어줘야 한다. 식약처는 최근 국산 제네릭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제네릭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더욱 어렵다. 이보다는 오히려 내수시장에서 키워줘 그 돈으로 제약업체들이 글로벌 신약을 만드는게 나아 보인다. 지금처럼 제네릭이 강점을 못 살리는 제도로는 경쟁력있는 제네릭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발상을 전환해 보다 획기적인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 그 창구로 '우판권'을 주목했으면 한다.2020-05-15 16:14:41이탁순 -
[기자의 눈]이정희 유한 대표의 통 큰 결정[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3년씩 2연임이 최대인 회사 방침 때문이다. 2015년 3월부터 시작한 임기는 내년 3월 종료된다. 대부분 CEO는 임기 내 성과를 내려한다. '창립 최대 실적' 등은 커리어 '훈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정희 대표는 실적에 욕심을 버린 모습이다. 연결 기준 지난해(0.84%)와 올 1분기(0.35%) 영업이익률은 바닥을 쳤지만 실적 긍정 요소인 기술료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분할인식하고 있어서다. 최근 사업보고서에도 이런 경향이 확인된다. 유한양행은 3건의 LO 계약금 종료시점을 변경했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와 달라진 내용이다. 얀센에 기술수출한 항암제 레이저티닙 LO 계약금(336억원, 3000만 달러)은 기존 2020년에서 2021년까지 늘어났다. 베링거에 라이선스 아웃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YH2574의 LO 계약금(437억원, 3800만 달러)은 2020년에서 2022년까지 변경됐다. 길리어드에 팔린 NASH(물질명 미정) 물질의 LO 계약금(170억원, 1500만 달러)의 경우 2021년까지로 정해졌다. 기존에는 분할인식 원칙만 밝힌 채 종료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종합하면 유한양행은 기술수출(LO) 계약금 회계처리 종료시점을 최대 2022년까지 늦춘 셈이다. 2022년까지 계약금을 분할인식해 고정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통 큰 결정이다. LO 계약금을 임기내 모두 반영했다면 매출, 영업이익 등에서 호실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남긴 LO 계약금은 차기 대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고정 수익은 실적에 휘둘리지 않고 R&D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부사장 2명을 경합해 내부에서 사장을 뽑는 전통을 갖고 있다. 조욱제 부사장(경영관리본부장) 또는 박종현 부사장(약품사업본부장) 중 한명이 유력하다. 둘 중 한명에게 이 대표의 '나무보다 숲' 경영은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2020-05-13 06:14:22이석준 -
[기자의눈] '덕분에 챌린지' 수가협상을 기대하며[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유형별 환산지수를 정할 수가협상의 서막이 올랐다. 지난 8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의협·병협·한의협·치협·약사회 등 5개 보건의약단체장이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앞두고 상견례를 가졌다. 단체장 상견례는 수가협상 연례 행사다. 수가협상의 시작을 알리면서, 각 단체장들이 만나 오찬 속에 덕담을 주고 받는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감염병 사태 속에 예년보다 일주일 늦게 상견례 일정이 잡혔다. 상견례는 각 단체장들이 수가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수가협상단에 국민건강보험법 상 정해진 수가협상 마감일인 5월 31일까지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약속하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코로나19로 부담감이 있지만 대면 상견례로 진행됐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상견례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키워드를 남겼다. 의료인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각 단체장들은 일선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는 의료인들을 응원했다. 덕분에 캠페인은 건보공단의 제안으로 진행됐다. 그 만큼, 보건의약단체장들의 기대감은 커졌다. 김용익 이사장은 모두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속에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도, 방역과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인도 어려운 만큼 쌍방 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게 요청사항이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현실은 보건의약단체장들도 공감했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파격적인 협상을 기대했다. 의협과 병협은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내 종료될 사안이 아닌 만큼, 경영난으로 이어질 의료계의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치협과 한의협은 보장성 강화 정책과 국가 감염병 재난 사태에서 배제돼 있는 소외감을 토로했다. 수가 인상도 중요하지만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약사회는 현실적이었다. 내년 줄어들고 있는 약국 행위료 점유율을 지적하면서 적절한 환산지수 인상만이 약국 경영난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또 수가협상 진행 중에 확실한 밴딩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체장 상견례는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적절하게 각 단체에 필요한 요구사안을 관철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주 부터 수가협상단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면서 서로를 탐색하게 된다. 김대업 약사회장은 '협상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고 했다. 5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 과정이 소모적인 논쟁을 키우는 시간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2020-05-11 13:39:53이혜경 -
[데스크시선] 공적마스크 '공유·공영'에 대한 단상[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국내 코로나19 감염증 확진 환자가 1만명을 정점으로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10~30명 밴딩 폭을 유지하면서 관리 가능 수준으로까지 줄었다. 천만다행이고,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 일등공신은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희생하며 환자들을 돌본 의료진과 보건당국 관계자들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 꼽자면 '공적마스크'도 빼놓을 수 없다. 환란 전, 150원에서 700원이던 덴달·보건용마스크 개당 단가가 최대 10배 이상 뛰면서 품귀현상을 빚으며, 국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마스크 대란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공적 마스크제도는 전국 2만3000여곳의 약국을 통해 1인당 일주일에 3매 구입을 원칙으로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을 통제,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국민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비상조치로 긍정적 평가는 물론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 보건주권 앞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제조업체의 마스크 수출·해외 반출을 막아 온전히 국민들에게 배분될 수 있게 한 합리적인 정책 판단이었다. 아울러 정부 시책에 적극 동참하며, 기꺼이 그리고 묵묵히 공적 마스크 판매 업무에 힘을 쏟은 전국 약사들의 노고에 대한 치하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제도라 할지라도 틈새와 결점은 있기 마련이다. 약국 공적 마스크 판매 제도 시행 60여일이 지난 현시점에서 속속 보완해야 할 사항들이 생겨나고 있다. 총생산량·판매량 국가 관리, 공공생산기업 설립, 유사 시 비축량 확보 의무화, 5부제 구입 폐지, 판매 가격 인하, 유통사와 약국 간 결제대금 시점 일원화, 대·중·소 규격 매입 선택권 부여, 판매처 보건소 확대, 포장 단위 3매 균일화, 판매처 소득세·부가가치세 50% 감면 등이 그것이다. 일선 공적 마스크 판매 약국에서 1일 최대 주문량은 700개로 제한돼 있다. 납품된 마스크에 대해 약국은 심평원 요양기관업무포털 시스템에 접속해 일일이 소비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 후 판매량을 기입한다. 그런데 요양기관업무포털에 입력한 판매량 정보는 서버 용량 관계로 일주일 이후 자동 리셋된다. 때문에 총량관리가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 최대 주문량인 700개 납입 후 200개만 요양기관업무포털에 기록을 남기고, 나머지 수량은 별도의 창고에 쌓아 놓고, 마진을 붙여 되팔아도 규제당국은 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주문량과 판매량에 대한 별도의 자료를 남겨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이웃나라인 대만의 마스크 관리정책을 벤치마킹한 '마스크 전담 생산 공공제약사' 설립도 고려할 만하다. 하루 100만개 생산이 가능한 공장 초기 설비 투자는 15억원 가량이다. 이 정도 생산규모에 필요한 인력은 10명 정도로 연간 3억원 내외의 인건비가 든다. 이를 숫자로 다시 환산하면 4년 간 14억장의 마스크 비축이 가능하고, 유사 시 지금처럼 우왕좌왕하지 않고, 전국민에게 한 달 간 무상으로 마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신종 플루, 사스, 메르스 등 변종 바이러스의 역습시대를 대비해 사전에 충분한 비축 물량을 확보해야 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른바 공공제약사의 탄생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어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비상사태 시, 제품 가격 폭등을 차단하는 것은 덤이다. 공적 마스크 포장 단위를 3매로 맞추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현행 1인 3매 구입이 사실상 규제화돼 있는 시점에서 1매씩 낱개 포장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마스크는 2차 감염 예방 차원에서라도 일회용 사용이 바람직하고, 3매 단위의 포장을 뜯더라도 어차피 일주일 이내 소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판매자인 약사 입장에서도 부피가 커 보관이 어렵고, 가족 단위 구매일 경우 소분이 번거롭다. 또, 제조자 입장에서는 5개 들이 포장이 가장 큰 원가절감이고, 낱개 단위 포장은 원가 상승 요인이다. 판매자와 제조자 그리고 소비자의 이상적 절충점이 바로 3매 들이 포장 단위다. 공적 마스크 판매처를 약국을 포함해 전국 256개 보건소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약국도 지역거점 주민건강관리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보건소 역시 치매관리중점센터 등 사회안전망이 필요한 주민들을 위한 각종 노하우 그리고 보살핌이 필요한 거동불편 어르신들의 거주지 등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어 마스크 판매/배급에 대한 권리/책임/의무를 일정 부분 이양하는 것도 효율적이란 판단이다. 대·중·소 마스크 사이즈에 대한 약국의 선택권도 강화돼야 한다. 현재는 유통업체에 발주를 넣으면 임의로 사이즈가 섞여 배달된다. 통상 약국에서는 대형 사이즈와 소형 사이즈 판매가 주를 이루고, 중형은 판매량이 저조해 반품되기 일쑤다. 심지어 올해 2월에 생산된 중형 사이즈 마스크 상당량이 두 달째 이 약국 저 약국에 납품·반품을 거듭하며 떠돌아 다니는 사례도 포착되고 있다. 국민 건강 도우미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약사들의 수고를 격려는 못할 지언정 이처럼 불필요한 반품업무에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국력 낭비나 다를 바 없다. 전후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마스크 판매로 약국에서 큰 이득을 본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적 마스크는 공급가 1100원에 400원의 마진을 붙여 소비자의 손에 들어 간다. 그래도 400원이 남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정작 카드수수료 0.8~1.95%, 소득세, 부가가치세를 빼면 순이익은 200원대에 불과하다. 특히 이 시점에서 마스크는 대표적인 고가 저마진 제품으로 소득세 구간만 확대시켜 약사들에게 세금 폭탄을 안길 수 있는 위험인자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희생정신을 발휘한 점을 충분히 참작, 마스크 판매 분에 대한 세제 감면 혜택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2020-05-11 06:15:19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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