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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병원 약국 8곳, 처방 1천건 놓고 혈투|기획탐방| 신흥 문전약국가를 가다 의약분업 이후 문전약국의 성공가도는 끝이 없어 보였다. 분업 최대수혜자는 '문전'이라는 공식이 약국가에 그대로 적용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전도 이제 위기를 맞고 있다. 과도한 입지경쟁 후유증이 가장 큰 이유다. 여전히 대박자리로 부상할 지역이 있는가 하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신흥 문전약국가 4개 지역의 가능성과 이면을 심층취재했다. ---------------------- ①흑석동 시대, 기대반 우려반 현실로 ②건국대병원, 그래도 틈새는 있다 ③입지가 성공좌우, 동국대일산병원 ④경희대부속 협진병원 "문전대박 꿈꾼다" ----------------------------------- 흑석동 중앙대학교병원은 문을 연지 1년여가 지나면서 554개의 병상들이 환자들로 채워지고 외래환자가 1,000여명에 이르는 등 점차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당초 병원 개원과 함께 높은 수익을 기대해 비싼 바닥 권리금과 임대료를 지불하고 경쟁적으로 개국한 문전약국들은 손익분기점을 맞추는데 고심하는 등 과도한 입지 경쟁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올라가는 권리금만이 유일한 '돌파구' 흑석동 중대병원이 개원하고 기존의 약국들과 새로 생겨난 약국들은 늘어난 숫자만큼 처방전 수용에 있어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한 곳도 이전과 폐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여전히 중대병원 앞 약국 입지는 매력적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개원한 중대병원은 향후 현재의 주차장 부지에 병동을 신설해 1,000병상으로 늘려 용산병원과 합칠 것이라는 확장계획을 밝혀 환자를 대폭 끌어들일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교통면에서는 2008년 개통 예정인 9호선이 7호선 상도역과 달리 평지로 이어져 노량진, 강남 등의 인구를 유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호재들은 현재 병원앞 문전약국들에게 큰 폭의 처방증가와 더불어 약국 자리에 대한 권리금 상승으로 인한 높은 차액을 기대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병원 후문 바로 앞에 위치한 유동인구가 많은 삼각형 모양 부지는, 약국과 상가들의 권리금을 대폭 끌어올린 장본인으로 평가되며, 약국 외 일반 상가 권리금이 10평 기준 1억원 선으로 지속적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근 S공인중계사 관계자는 "병원의 개원과 함께 들어온 24~26평대의 약국들이 2~3억대의 높은 권리금을 지불하고 개원했다"며 "9호선의 개통과 병원 확장으로 인해 향후 권리금은 4~6억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업자의 예상대로라면 중대병원앞 문전약국들은 지금 당장 손익분기점만 맞추고 자리만 지키더라도 향후 2배 이상의 권리금 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문전약국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에 신규개국을 계획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S공인 관계자는 "중대병원 상권은 수요층이 한정돼 있는데다 대부분 가격에 민감해 단가가 높은 상가는 거의 매물이 없다"며 "싸더라도 질이 좋은 곳으로만 수요자가 몰리는 등 상권의 양극화가 심하기 때문에 함부로 비싼 가격을 주고 들어와서는 손해만 보고 나가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외부인구 유입 없는 '섬' 상권 악재로 작용 중대병원앞 문전약국 수는 로컬병원 주변을 포함해 현재 12곳으로, 병원이 문을 열기전 7곳에서 5곳이 신규 개원한 상태이다. 입지상으로 유리한 병원 정문 3곳과 후문 5곳의 약국만 치더라도 최소 8곳의 약국이 하루 1,000여건 정도의 한정된 병원 처방을 나눠가지는 형태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3억대의 권리금과 1,300여만원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정문과 후문 앞의 약국들은 손해를 보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병원 후문 쪽 문전약국의 모약사는 "중대병원의 처방은 주변 약국들과 나눠갖는 형태이기에 하루 100여건도 처리하기 힘들다"며 "로컬병원에서 나오는 처방들과 일반의약품 판매를 통해 간신히 임대료와 인건비를 충당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대병원의 문전약국들이 고전하는데에는 마치 '섬'처럼 고립돼 외부 인구의 유동이 적은 지역 상권의 특색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중대병원 앞의 상권은 마을버스 2개, 지선버스 3개, 간선버스 1개 등 총 6대의 버스밖에 없는데다 노선도 인접지역 위주로 이뤄져 중앙대 학생 외에는 외부인구 유입이 힘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가까운 지하철역이 없다는 것도 외부인구의 유입이 힘든 요인 중의 하나. 현재 7호선 상도역을 이용해 중앙대를 갈 수 있지만 경사가 심해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렇듯 불편한 교통으로 인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환자들의 경우 대다수가 병원버스를 이용, 대중교통으로 환승하여 각자의 지역에서 처방을 받는 경우가 많아 문전약국들의 경영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2006-02-21 06:44:11신화준 -
"미, 제네릭 '독배'로 국내제약 기반 공략"의약품 관련 투명성 제고문제는 스크린 쿼터 축소,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 등과 함께 한미간 4대 통상현안 중 하나다. 미국측은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해 온 약제비 절감방안에 대한 투명성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해 왔다. 문제는 미국이 한미 FTA 공식협상의 전제조건으로 4대 통상현안의 사전해결을 내걸었다는데 있다. 2005년 6월과 11월, 랍 포트만 USTR(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한국측의 통상현안 사전해결을 전제”로 한 FTA 착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화답하듯 정부는 이미 스크린 쿼터 축소를 발표했고 살코기에 한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도 결정했다. 또 올 1월부터는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겠다던 환경부의 정책도 최종 유예된 것으로 밝혀졌다. 4대 통상현안 중 의약품 관련 투명성 제고 문제만 남은 셈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의약품 투명성 제고 문제에 대한 한미간 합의사항만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FTA 대응책 수립 담당공무원 역시 “미국측이 FTA 협상시작의 전제조건으로 4대 통상현안을 내걸었고 이미 협상출범이 선언된 만큼 의약품 분야에 대한 합의도 어느정도 이루어졌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제약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유지해 온 정부 정책기조의 철폐 내지는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점차 내몰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의약품 제조업 및 품목허가 분리법안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형편이다. 특허보호 강화요구, 제네릭 공세 차단 FTA 협상 테이블에 앉은 미국이 의약품 분야에서 제기할 요구사항은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시간 날때마다 비판해 온 국내 의약품 정책의 문제점들을 주목한다. '2005 정책 보고서'에서 미한재계회의와 암참은 의약품 승인과정에서의 특허침해 방지와 도입신약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보험약가 체계개선을 요구했다. 우선 신약재심사 절차 외에는 신약허가시 제출하도록 돼 있는 비공개 데이터들의 보호규정이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특허청과의 업무연계가 미흡해 해외특허권자들이 특허권 침해가 발생한 다음에야 법원을 통한 구제를 시도할 수 밖에 없다고 적시했다. 따라서 식약청과 특허청간 연계체계를 구축해 기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업체에 한해서만 판매승인이 나도록 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허보호 강화와 관련한 이같은 주장은 FTA 협상의 주요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보건산업 정책 연구분야에 종사하는 한 연구원은 “미국은 우리 정부기관의 정보보호 의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의심하고 있다”며 “신약허가시 제출받는 특허관련 내용들이 정말 심사용으로만 쓰인다고 믿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이는 결국 제네릭 출시로 인한 오리지날 품목의 상업적 피해를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계산을 깔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 시행중인 해치-왁스만법과 유사한 법률제정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제품허가 후 45일 이내 오리지널사가 제네릭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 30개월까지 제품발매를 막을 수 있는 해치-왁스만법이 도입될 경우 오리지널 특허의 허점을 이용한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전략이 원천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소송제기 여부와는 무관했던 품목허가 제도 자체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제네릭 개발기획을 담당하는 제약사 관계자는 “해치-왁스만법이 도입되면 다국적사는 100% 이득이고 국내사는 소송비용 증가와 퍼스트 제네릭(승소할 경우 180일간 독점권 보장)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 등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며 “자체신약이 있는 일부 제약사를 제외하면 타격이 심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약품이 지난해 3월 허가 신청한 비만치료 개량신약 '슬리머'가 미국측의 이의제기에 부딪혀 반려됐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 미국 애보트사의 비만치료제인 '리덕틸' 특허의 허점을 이용한 슬리머의 발매지연은 미국 FTA 전략의 일단을 보여주는 사례다. 오리지널 약가 저평가, 제도개선 초점 암참은 이와함께 혁신신약에 대한 약가결정 제도나 실거래가상환제, 약가재평가제도 등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보고서에서 암참은 선진 7개국의 평균가격(A7)을 혁신신약에 적용하겠다던 복지부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약가를 결정하는 약제전문위원회도 과학적 자료나 품질보다 경제적 사항이나 비용절감을 잣대로 '혁신성'을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또 수금할인 등 편법을 동원하는 국내사와 달리 다국적사들이 실거래가상환제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으며 약가재평가 역시 혁신적 제품을 겨냥한 차별적 비용절감책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FTA 협상 테이블은 미국의 혁신신약들이 국내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상당부분 할애될 가능성이 높다. 허가순서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를 상한금액의 80%부터 차등 보장하는 현행 약가체감제 역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해치-왁스만법 도입과 오리지널에 유리한 약가체계 개편은 제네릭 시장의 '독약'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은 이미 호주와의 FTA 협상에서 호주약가제도인 PBS의 전면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관련 연구원은 “국내 오리지널 신약 약가가 A7 국가 대비 56%인 반면 호주는 95%에 이른다”며 “제값에 가까운 금액을 주는 호주에 대해서도 약가제도 개편을 요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혁신신약에 대한 미국의 약가제도 개편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상승을 포함한 2단계 약가제도 변화가 점쳐진다. 오리지널 품목의 약가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국내 제네릭 제품의 약가를 낮게 책정함으로써 의료비의 평균지출을 낮추는 방법을 정부가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약제비 절감책 '포지티브'도 협상 테이블로 암참의 기존 요구와는 별도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언급한 포지티브 리스트(선별목록) 방식으로의 전환이 또다른 통상마찰을 부를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제약사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제품 중 약효와 경제성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보험급여 대상에 포함시키는 포지티브 방식은 급여 대상품목의 구조조정과 다국적사 오리지널 품목의 약가인하를 겨냥함으로써 약제비 절감효과를 이끌어내려는 측면이 강하다. 이같은 제도가 도입되면 오리지널 품목은 효능별 급여대상 목록에 반드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경쟁 품목수 감소 효과도 톡톡히 누리게 돼 시장에서의 비교우위가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포지티브 도입 취지가 약제비 절감에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약가인하 조치나 효능군별 동일상환가격제 도입이 장기적 관점에서 시도될 수 있어 통상마찰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동일 성분을 대상으로 일정한 가격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환자가 부담하도록하는 참조가격제 등 고가약 억제정책 전반에 대한 포기를 종용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장벽 효과 "더 이상 기대 못한다" 미국산 의약품 도입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던 관세 장벽효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FTA 자체가 "95%의 자유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5%의 미양허 품목에 의약품이 포함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관세부과 분류기준인 HS코드로 보면 총 460품목인 의약품의 경우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호르몬제제, 마약류, 장기요법용 선과기관, 혈액제제, 붕대등 의약외품, 기타 의료용품 등 96품목은 이미 무(無)세화됐다. 또 벌크나 소분돼 들어오는 기타의약품과 진단용시약, 젤라틴캡슐 등 99품목은 미양허 품목으로 분류됐다. 이를 제외한 265개 품목들은 관세인하 및 조화대상으로 분류돼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관세율을 조정하게 된다. 이에따라 현재 완제품은 8%, 의약품 원료는 5.5∼6.5%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의약품 관세율은 1%대로 무세화에 가까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한미FTA가 체결되더라도 미국의 관세가 1%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약품 원료나 완제품의 대미 수출증대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공통된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반면 미국계 제약회사들의 진출이 활발하져 현재 한국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럽계 제약사들과 함께 국내순위 상위권을 모두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원료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 제약산업의 특징으로 볼때 국내사들도 관세철폐로 인한 이익을 일정부분 공유할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관세철폐로 인한 최종이익은 직접 수입하는 다국적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인식이다. 의약품수출입협회 관계자 역시 "관세철폐로 의약품 분야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완제품 원가의 30%를 원료가 차지한다고 봤을 때 원료수입가 인하에 따른 원가절감율은 2.4%에 불과한 반면 완제의약품의 수입가 인하율은 부가세를 포함하면 19%에 달한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따라서 가격 문제로 국내 공략을 보류했던 미국 제약사들의 완제의약품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의약품 관세문제 연구자 역시 "관세부문은 철폐한다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라며 "항생제나 인체용백신, 호르몬제제, 비타민제제 등과 같이 우리가 보호해야할 품목을 정하고 관세철폐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GMP 제도에 대한 MRA(상호인정협정) 체결을 시도해 볼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확률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정치적 고려에 집중하는 협상태도 '우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발표한 '한미FTA 쟁점사항과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의약품 분야는 수출증대 효과는 미미한 반면 수입증가로 인한 국내업계의 피해가 매우 큰 산업군 중 하나로 분류됐다. 제약분야 FTA 대책팀 관계자 역시 "미국은 경제적 실익을 챙기는 방향에서 움직이는데 우리 정부는 정치적 고려에 집중하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함께 농업이나 축산업, 스크린 쿼터 문제 등에 밀려 의약품 분야에 대한 협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쨌든 한미FTA라는 '불확실성'은 제약산업 성장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2006-02-20 06:43:54박찬하 -
약사회 조직 정체성 위기...결속력은 옛말|기획탐방| 전국의 약국현장을 가다 의약분업은 일매출 1천만원의 대형약국을 사라지게 하고 처방위주의 소형 조제약국으로 약국가를 재편 시켜놓았다. 약국타운 대신 신시가지 중심의 클리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처방검토와 복약지도 강화 등 약사정체성 확보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입지 제일주의와 담합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에 약사들은 현혹되고 있다. 전국 지역탐방을 통해 분업 6년째를 맞는 2006년 약국가의 빛과 그림자를 추적해 본다. --------------- ①약국, 하향평준화 시대 ②입지제일주의 현주소 ③선 넘은 과당경쟁 백태 ④도시-농촌 약사수급 격차 ⑤정체성 위기, 무너진 회무 ---------------------------- 빛바랜 결속력, 강해진 개인플레이=의약분업이 가져온 영향은 단순히 약국매출, 입지뿐 아니라 약사사회의 정서마저 바꿔 놓았다. 서로 약국입지를 놓고 다퉈야 하는 세태의 반영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미치는 부작용은 크다. 각박한 약국인심 속에서 지역약사회의 회무가 제대로 작동될 리 만무하다. 지방 분회장들은 분업 후 변화된 정서를 '엷어진 결속력, 강해진 개인주의'라고 단적으로 표현했다. 약국 부침이 심한 천안시약 정재황 회장은 “약사회에 의존하던 약사들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분업이라는 큰 바람이 불고서 회원결속력이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약사회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사안도 각자 의원과 문제를 풀어가는 일부 약사들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개인플레이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지적에 목포시약 장량구 회장은 “그저 회원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장 회장은 “의료급여 환자가 30%가 넘는 지방약국들이 급여지 지급지연으로 고통을 받을 때 약사회가 고작 한 것은 복지부에 건의한 것뿐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회원과 지방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약사회의 잘못이 크다”고 부연했다. 즉, 회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해 생긴 회무불신도 약사회 결속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요지다. 수원시약 이내흥 회장도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라는 말로 회원정서를 대신했다. 이 회장은 “솔직히 약사회 선거보다는 지역 내에서 정치력 확대를 위한 약사출신 인물이 나타나주기를 더 바라는 회원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과당경쟁과 회원 불신이 팽배한 지역일수록 약국이동의 부침이 심화된 곳들이다. 기존 불문율처럼 지켜졌던 선후배, 연고 등의 원칙들은 분업과 동시에 무너졌다. 직속 대학선배 바로 앞자리에 치고 들어오는 후배 약국 사례는 이제 예삿일로 받아들인다. 이 같은 세태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회원결속력을 자랑하는 지역약사회가 있다. 울산시약 김용관 회장은 “부산 쪽에서 난매약국이 치고 들어오려고 했지만 회원들이 단합해 막아냈다”며 “분업 후에도 변함없는 회원간 신뢰를 갖추고 있는 것이 자랑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회원은 약국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데 이를 충족해 줬을 때는 약사회에 보내는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무의욕 잃은 분회장들=회무 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얘기는 어느 분회를 가든지 쉽게 들을 수 있다. 원칙을 얘기는 하는 분회장을 이상하게 보는 경우도 있다. 충남의 모분회장은 “한 회의 석상에서 약사정체성을 좀 먹는 난매, 드링크제공을 우리 분회만이라도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가 옆에서 '원론적인 얘기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오히려 타박을 받아 위축된 적이 있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경남의 모분회장은 “분업 이후 자리 찾기에 혈안이 된 회원들이 보인 약사회 무관심에 속이 상했던 기억이 난다”며 “이제 정착되니까 차츰 약사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에나 신경 쓰지 회무봐서 뭔 도움이 되냐'는 집사람 타박에 대꾸도 않지만 내심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전남의 모분회장은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해 약사회 얘기를 회원들에게 솔직히 전달하지 않고 거꾸로 민의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지부장도 문제”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대체조제 활성화, 먼 나라 얘기” 생동성 품목에 대한 대체조제 활성화가 지역 분회에서는 체감하지 못하는 측면이 강했다. 약사회에서는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처방전 분산보다는 집중이 심화되고 있고 1의원 1약국 체제가 굳혀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마찰을 빚지 않으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게 지역약사회 설명이다. 광주시약의 한 관계자는 “차라리 의원에 양해 전화를 걸어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처방분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더욱 집중화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대전시약 관계자는 “잘 안되고 있고 약사들도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의사와의 관계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은 서울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관심의 정도는 낮았다. 의사와 돈독한 관계자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사전에 약을 조정하는 불문율도 존재하고 있었다. 한 지역약사회 관계자는 “유달리 의사와 약사 사이가 좋기 때문에 약이 없는 경우에 의사에게 미리 연락해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럴 때 거부하는 의사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법적으로 보장된 해결책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남의 모 분회장은 “지방은 서울보다 대체조제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더 강하다”면서 “국민들 설득 없이 분란만 일으키는 대체조제를 하라고 하니 어느 약국이 적극적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체조제 활성화는 지방에서 먼 나라 얘기”라고 말했다.2006-02-10 06:22:24정웅종 -
"400줘도 안온다"...근무약사 수급 불균형|기획탐방| 전국의 약국현장을 가다 의약분업은 일매출 1천만원의 대형약국을 사라지게 하고 처방위주의 소형 조제약국으로 약국가를 재편 시켜놓았다. 약국타운 대신 신시가지 중심의 클리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처방검토와 복약지도 강화 등 약사정체성 확보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입지 제일주의와 담합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에 약사들은 현혹되고 있다. 전국 지역탐방을 통해 분업 6년째를 맞는 2006년 약국가의 빛과 그림자를 추적해 본다. -------------- ①약국, 하향평준화 시대 ②입지제일주의 현주소 ③선 넘은 과당경쟁 백태 ④도시-농촌 약사수급 격차 ⑤정체성 위기, 무너진 회무 -------------------------- 약사 넘치는 도시, 부족한 농촌=한해 약대생 배출인원은 1300명 수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보면 아직까지 수급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역별, 도시별 수급문제를 안고 있다. 대체로 도시와 거리가 먼 농촌지역은 늘 근무약사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시에서는 반대로 인력이 넘쳐 급여수준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 지역별로 약사수급에 문제가 없는 지역은 대전, 목포, 울산, 부산, 광주 등이다. 대전과 천안은 약사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 천안지역은 약국이 급증하면서 한때 인력난을 겪기도 했지만 행정수도 이전지역이라는 특성과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이점 때문에 원활한 수급을 보이고 있다. 10시간 풀타임 근무기준(초임)으로 대전의 근무약사 월급은 통상 25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 천안은 대전보다 조금 높은 300~320만원이라는 게 지역약사회 설명이다. 광주지역은 오히려 근무약사가 넘치고 있는 실정. 분업 이후 약국수가 늘지 않았지만 지역약대 졸업생은 꾸준히 배출됐기 때문이다. 조선대 75명, 전남대 50명으로 한해 배출되는 약대 졸업생이 125명에 달한다. 남는 인력들은 주변 목포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광주시약 약국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광주지역 약국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근무약사 급여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도심지역은 250만원, 외곽은 300만원에 형성된 근무약사 월급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주변 목포는 28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다. 울산지역은 자체 약대가 없는 지역 특성상 인근 부산에서 약사인력 수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분업 이후 약국수가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부산 경성대 출신들 유입이 늘어 주목된다. 울산시약 김기태 총무위원장은 “전통적으로 영남대, 부산대 출신 약사들이 많은데 최근 몇 년 새 경성대 출신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월급은 300~350만원 정도. 도시-농촌 근무약사 월급차 최대 150만원=부산지역은 자체 약대 졸업생 공급만으로도 충분하다. 대구, 울산과 비슷한 300만원에서 350만원 정도에 월급이 책정돼 있다. 반면 부산에서 멀지 않은 인근 농촌지역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마산, 창원 등 중소도시는 근무약사 급여는 300안팎이지만 시 외곽에 위치한 고성, 함안 등은 공급이 달려 350만원을 줘도 근무약사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약사회의 설명이다. 대구지역은 약국수가 크게 늘면서 근무약사 수요가 큰 지역으로 꼽힌다. 근무약사가 조건을 따져가며 약국을 골라 갈 정도다. 지역에 소재한 약대 2곳이 한해 120명씩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300만원에서 350만원 정도 월급수준이 정해져 있지만 외곽지역은 50만원 정도 더 높게 책정돼 있다. 대구시약 정광원 약국담당부회장은 “대구시 외곽은 관리약사 구하기가 더욱 힘들다”며 “숙식제공은 기본에 월 400만원을 준다고 해도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수요공급이 원활하다. 풍부한 인력공급이 이루어지고 있고 약국도 많기 때문이다. 서울 인근 인천, 수원, 성남, 일산 외곽으로 약국이전이 늘었지만 교통이 편리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서울은 통상 240만원 안팎. 근무나 생활여건이 괜찮은 인천, 수원지역 근무약사 월급은 300만원 전후로 정해져 있다.2006-02-09 07:31:19정웅종 -
"약사가 지은 건물에 월세없이 의원 임대"|기획탐방| 전국의 약국현장을 가다 의약분업은 일매출 1천만원의 대형약국을 사라지게 하고 처방위주의 소형 조제약국으로 약국가를 재편 시켜놓았다. 약국타운 대신 신시가지 중심의 클리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처방검토와 복약지도 강화 등 약사정체성 확보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입지 제일주의와 담합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에 약사들은 현혹되고 있다. 전국 지역탐방을 통해 분업 6년째를 맞는 2006년 약국가의 빛과 그림자를 추적해 본다. ------------ ①약국, 하향평준화 시대 ②입지제일주의 현주소 ③선 넘은 과당경쟁 백태 ④도시-농촌 약사수급 격차 ⑤정체성 위기, 무너진 회무 ------------------------- 건물주는 약사, 세입자는 의사=“신시가지에는 약사가 직접 클리닉빌딩을 짓고 의원을 입점 시킨 경우가 다수 있다” 광주시약 한 관계자의 말이다. 광주의 새로운 주거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금호지구와 상무지구. 계획화된 신시가지 개발로 주거환경이 좋다. 광주 외곽순환도로에서 금호지구로 빠지면 배후에 아파트를 끼고 상가입지 지역이 나온다.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이곳에 약사가 건물주인 클리닉빌딩 2곳이 연이어 붙어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가 주인으로 의사에게 월세를 받지 않고 임대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부담금 할인행위, 난매 등을 뛰어넘는 조직적인 담합행위가 지방에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소한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은 것이다. 약국수가 급격히 늘면서 약국경쟁이 치열한 천안도 과당경쟁 지역에서 예외는 아니다. 천안시약 정재황 회장은 “드링크 무상제공은 일상화 되어 버려 단속마저 힘들다”며 “급속한 약국수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드링크 무상제공은 그래도 약과. 난매로 약국끼리의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구의 대표적인 시장통 난매지역으로 꼽히는 동구 신암동, 방촌동 일대. 일반약 가격이 거의 출하가에 나간다. 게보린은 1800원 그대로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대구시약 정광원 부회장은 “본인부담금 할인행위가 있는 지역은 약사회가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의사를 남편으로 둔 여약사 중 문제가 있는 약국도 있다”고 말했다. 고작 몇 미터 차이를 두고 처방건수가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경우 십중팔구 담합 약국이라는 얘기. 포화상태로 인근 도시로 약국이 유입되면서 갈등을 빚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만촌 사거리. 의원과 약국의 짝짓기 현상이 뚜렷한 이곳은 인근 경산지역 약국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빚고 있다. 울산도 부산지역 약국들이 치고 들어오면서 갈등이 빈번한 지역. 울산시약 김용관 회장은 “남구지역은 대형약국, 면대약국 등 난매로 유명했던 지역으로 부산 쪽에서 대형난매약국이 몰려오면서 회원간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다. “약사가 장사꾼처럼 굴어서야” 탄식=인천 부평역 앞 사거리. 이곳에서 농협사거리 쪽으로 300미터 내려가면 패션의 거리 앞쪽으로 약국 10여 곳이 몰려있다. 한 아주머니가 대형약국에서 약을 사가지고 나왔다. “비싼 약은 2~3천원도 깎아주고 드링크는 그냥 줘요” 드링크 무상제공은 기본이고 가격난매가 일상화된 모습이다. 부평역 앞에서 택시기사에게 박카스를 팔고 있는 한 노점상은 “약국에서 3700원에 대량 구입해 팔고 있다”면서 “주변 (노점상) 모두 이렇게 팔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들은 노점상이 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공급해주고 있는 셈이다. 처방전을 놓고 치열하게 갈등을 빚는 것은 이제 일상화됐다. 충남 논산은 약국끼리의 갈등이 빈번한 지역으로 꼽힌다. 은행자리가 있던 곳에 대형약국이 들어서면서 주변 약국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더구나 새로 생기는 대형약국 쪽으로 하루 처방전 200건이 나오는 병원이 있어 기존약국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인근 H약국 C약사는 “과거 약사회 회무경험까지 있는 약사가 동업을 통해 대형약국을 차려 주변 약국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길바닥에서 난전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같은 약사이면서 장사꾼 같이 굴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논산지역은 시내에 약국 대부분이 몰려 있는데다 50곳에 불과하던 약국수가 불과 2년 만에 10곳이나 더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충남도약 관계자는 “논산 같은 경우에는 클리닉빌딩에 약국 서너 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경쟁이 도를 넘어섰다”면서 “조제료 할인행위 등도 빈번하게 적발 된다”고 말했다. 약사인 딸을 둔 아버지가 카운터 역할까지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약국도 있다. 오산, 화성 등지에서 몰려드는 수원 남문의 대형약국. 타 지역과 달리 일반약 시장이 살아 있는 곳이다. 그 만큼 난매도 심각하다고 지역 약사회는 보고 있다. 성남 모란시장 주변 약국도 난매행위가 빈번한 지역으로 꼽힌다.2006-02-08 07:12:03정웅종 -
입지=성공, 신흥도심 이동..치솟는 권리금|기획탐방| 전국의 약국현장을 가다 의약분업은 일매출 1천만원의 대형약국을 사라지게 하고 처방위주의 소형 조제약국으로 약국가를 재편 시켜놓았다. 약국타운 대신 신시가지 중심의 클리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처방검토와 복약지도 강화 등 약사정체성 확보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입지 제일주의와 담합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에 약사들은 현혹되고 있다. 전국 지역탐방을 통해 분업 6년째를 맞는 2006년 약국가의 빛과 그림자를 추적해 본다. ------------- ①약국, 하향평준화 시대 ②입지 제일주의 현주소 ③선 넘은 과당경쟁 백태 ④도시-농촌 약사수급 격차 ⑤정체성 위기, 무너진 회무 -------------------------- 골드러시, 신흥도시에 몰리는 약국=1848년과 49년은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해로 기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견된 금 소식을 듣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후 금싸라기 입지를 찾는 약국들의 '골드러시'가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2000년 분업 직후부터 2~3년간 쏟아져 나온 의원에 약국이 짝 맞추는 1차 러시가 있었다면 지금은 신흥도시를 중심으로 새로운 약국입지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이 지역은 원래 대표적인 유흥가였는데 그 옆으로 아파트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약국의 유입도 뒤따르고 있다” 충남도약 조한옥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천안& 183;안산역에 인접한 쌍용동쪽 신시가지에도 개국이 늘고 있는 추세”아라고 덧붙였다. 전국 도시 중 가장 빠른 인구유입이 이루어진 천안.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호재가 이 지역의 약국가 입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천안은 분업 직후 비신상신고자까지 포함하면 190곳에서 약국수가 불과 5년 만에 40곳 이상 늘었다. 20% 이상의 증가율로 전국 최고수준이다. 천안과 인접한 대전도 시 외곽에 신흥도시권이 형성되면서 개국수가 늘고 있다. 전통적인 중구, 동구 등 구시가지 약국들이 쇠락하고 서구 둔산동, 유성 노은지구에 클리닉약국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대전시약측은 “인구증가에 따라 약국수가 느는 것은 특이한 사항은 아니지만 어쨌든 도시개발이 약국가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01년 584곳에 불과하던 대전 개국 수는 현재 638곳으로 10% 가까이 늘었다. 신흥도시와 신시가지를 축으로 한 약국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양산, 김해, 기장군 등 부산지역도 이들 새로운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업 후 100여 곳의 약국이 늘었다. 다만, 광주지역은 분업전후 약국 수에 변화가 없어 눈길을 끌었다. 금난로, 충장로 등 매약 위주의 대형약국들이 빠지면서 서구 상무지구, 북구의 금호지구 일대로 수평 이동한 상태. 약국 수 360여 곳이 자리 잡은 울산시는 한때 부산지역 약국들이 밀려오다가 최근 정체기미를 보이며 분업전후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분업 후 큰 부침을 보인 곳은 경남 마산시. 분업 전 200곳에 육박하던 약국은 현재 156곳으로 무려 22%로 감소했다. 전국 7대 도시 중 하나인 마산은 잇따른 기업유출로 인해 큰 폭의 인구감소를 경험했다. 50만 명에 이르던 인구는 40만으로 뚝 떨어졌다. 마산시약 이영근 회장은 “상권이 죽으면서 병의원도 안 생기자 약국들이 도시개발로 커진 창원, 김해 등지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처방 100장에 8천, 치솟는 권리금=골드러시가 이루어진 신흥도시 지역 약국가에는 더 이상 약국자리가 없다. 대부분 클리닉빌딩으로 계획된 분양으로 이루어졌거나 대로변 자리는 어느새 약국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분업 직후 보였던 약국끼리의 매매현상은 빈번하지는 않지만 간혹 이루어지고 있다. 대전 둔산 지구. 산부인과병원, 소아과병원, 종합클리닉 등 계룡로 사거리 주변 클리닉빌딩이 우후죽순 서 있다. 이들 클리닉은 병원급 수준으로 대부분 약국 1곳을 끼고 있는 모습이다. 대전 서구가 개발되면서 성공적인 약국입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지만 비싼 권리금과 선점 약국들의 정착 분위기로 약국자리가 쉬 나지 않고 있다. “약국 입지마다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불과 수년전에 비해 권리금이 2배 이상 뛰었다는 것”이라는 게 지역부동산의 설명이다. 매약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수원지역도 입지에 따른 권리금이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수원시약 이내흥 회장은 “처방이 고정으로 100장이면 8천에서 1억 정도 권리금이 돌아 다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일매 20만원도 못 벌고 처방 5건 미만이 수두룩한 약국들 입장에서 처방을 & 51922;지 않을 수 없다”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아파트 지구단위에 있는 상점빌딩을 직접 매입해 의원을 유치하는 행위도 간혹 빚어지고 있다. 이른바 층약국도 지방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약국 경쟁이 치열한 충남 논산이나 광주지역 신도시에 이 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역약사회는 밝히고 있다. 천안시약 정재황 회장은 “약사실력보다 입지가 그 약국의 성공을 가르는 기준이 되어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운과 입지로 결정되는 약국가의 어두운 이면이다. “나도 문전으로 가야 할 판이다” “동네약국 다 죽었다. 내 경우만 해도 23년 약국생활 하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적 이 없다. 차마 창피해서 말 못하지만 회무 끝나면 눈 딱 감고 문전이라도 치고 들어가야 할 판이다” 수십 년간 동네약국 자리를 지켜온 마산시약사회 이영근 회장은 말문을 열자마자 심각한 고민부터 털어놨다. 마산시 석전동 뿌리약국. 마산역 대로변에서 주택가 쪽으로 한참 들어가 약국이 위치해 있다. 약국 주변 100미터 안으로 의원 하나 없는 전형적인 동네약국이다. 이 회장은 “분업전 50건의 처방에서 분업 2~3년차에는 5건, 지금은 1건도 받기 어렵다”면서 “처방분산은 요원한 이야기이다”고 말해 동네약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분회 총무부터 20년간 이어온 회무에 대한 미련이 크다는 그는 “당장의 어려움부터 해결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게 현실”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회장은 “분업 직후 이루어진 문전위주의 약국재편이 잘못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주민들의 건강권을 위해서라도 동네약국은 살아야 한다”며 “그러나 이런 의식을 갖고 있는 약사도 수년간 버티다보면 포기해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네약국과 문전약국이 공전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이 필요할 때”라며 “죽어가는 지방 약국들의 고충도 듣는 약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인터뷰 1시간 동안 그의 약국을 찾은 손님은 2명. 모두 간단한 드링크와 소화제를 찾는 사람들이었다. “하루 처방 1건도 못 받는다”는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2006-02-07 07:23:40정웅종 -
'일매 1천' 대형약국 지고, 조제약국 떴다|기획탐방| 전국의 약국현장을 가다 의약분업은 일매출 1천만원의 대형약국을 사라지게 하고 처방위주의 소형 조제약국으로 약국가를 재편 시켜놓았다. 약국타운 대신 신시가지 중심의 클리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처방검토와 복약지도 강화 등 약사정체성 확보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입지 제일주의와 담합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에 약사들은 현혹되고 있다. 전국 지역탐방을 통해 분업 6년째를 맞는 2006년 약국가의 빛과 그림자를 추적해 본다. -------------- ①약국, 하향평준화 시대 ②입지 제일주의 현주소 ③선 넘은 과당경쟁 백태 ④도시-농촌 약사수급 격차 ⑤정체성 위기, 무너진 회무 --------------------------- 일매 1천만원, 사라진 대형약국들=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남문. 즐비한 옷가게와 유흥업소가 밀집된 이곳은 과거부터 대형약국이 밀집해 있어 수도권 남부지역의 대표적 약업 시장을 형성했다. 사통팔달로 뻗어있는 교통요지라는 점 이외에 100만이 넘는 도시특성상 매약이 크게 발달했었다. 수원성 4대문 중 하나인 남문(팔달문) 주변에 과거 명성을 자랑하는 대형약국이 몇몇 몰려있다. 주변 화성, 오산, 용인 등지에서 몰려오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평일 오전인데도 끊이질 않는다. “종로, 영등포 등과 함께 전국 10대 약업시장이 형성돼 대표적인 매약위주 약국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이다”. 수원시약사회 이내흥 회장은 남문 주변 약국가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분업 전 일매 1천만 원 넘는 곳이 수두룩했지만 지금은 다 과거 얘기”라며 “그나마 주변 개인의원이 좀 있어 처방과 매약비율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문 버스정류장 앞에 위치한 2개 약국만이 과거 대형약국의 명맥을 잇고 있다. 대전 중구 은행동. 역전이라는 전통적인 교통요지로 서울의 '종로약국가'로 지역주민들에게 기억되던 곳이다. 역을 바라보면서 주변 상가에는 여전히 대형약국 몇 곳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옷가게, 술집 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대전 사람이 모르면 간첩이라는 '대우당약국'이 있던 은행동 사거리는 이제 대형빌딩이 들어서 번화한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 크던 약국의 외형은 이제 간판만 내걸고 초라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다. 의약분업 전 매약위주의 대형약국이 처방중심의 소형약국으로 변신했다. 이른바 '하향평준화'로 정착되고 있다. 과거처럼 매약으로 큰돈을 벌던 약국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개인의원이나 클리닉빌딩에 들어선 약국은 처방에 목을 매고 있다. “프로테이지를 따질 수 없을 정도다”라는 약국들의 말처럼 매약은 사라졌다. '일매 1천원만'시대는 가고 '처방 100건'이라는 분업시대가 완연히 정착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 토박이인 대전시약 강찬규 사무국장은 “대형약국은 지고 클리닉약국은 산다”고 단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분업이라는 큰 획과 함께 도시개발이라는 바람이 약국가의 지형도를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처방전에 목매는 약사=매약이 사라진 자리에 처방전이 들어섰다. 과거 매약위주의 대형약국들이 자리 잡던 전국 100위권 매출순위는 분업 후 처방중심의 문전약국과 클리닉약국이 대신했다. 분업이 낳은 새로운 약국질서다. 중부권 대표적인 신흥도시인 천안. 이른바 바닥인구인 토박이가 10만에 불과한 이 도시의 인구는 55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젊은층의 외지인 유입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천안시약 정재황 회장은 “젊은 인구층이 늘면서 약국에서 감기, 소화제 등 일반약을 사먹는 경우가 크게 줄고 차라리 의원 가서 3일치 약을 처방받는다”며 그 이유로 “젊은층의 합리적 의료선택 때문이다”고 나름의 진단을 내놓았다. 도시팽창으로 인한 과거 매약의 대표적 소비층인 노인인구의 상대적 감소로 지방도시의 건식판매도 크게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처방에 목매는 현상은 도시나 농촌을 가리지 않고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 버렸다. 대구시약 정광원 약국담당 부회장은 “매약 위주 대형약국에서 처방중심 소형약국으로 전환되다보니 1의원 1약국 시스템이 일반화됐다”며 “과거 상담과 함께 이루어지던 매약은 사라졌고, 약사 스스로도 포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약 김용관 회장은 "분업 전부터 매약을 해오던 약사는 어느정도 살릴 수 있지만 분업과 동시에 약국가에 들어온 약사는 매약이 0%라고 보면 맞다"고 말했다. 얼마 전 큰 화재로 관심을 끌던 대구 서문시장. 대표적인 대형약국 밀집지인 이곳도 분업이라는 큰 흐름에 거스를 수 없는 모양이다. 현재는 의원을 낀 일반적인 처방약국으로 변모했다. 정광원 부회장은 “약국 외형만 작아진 게 아니라 처방에 목매다보니 매출도 하향평준화 됐다”고 말했다. “‘빛고을종로약국’ ‘상록수약국’은 광주사람들은 다 안다” 과거 광주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들 대형약국은 분업과 동시에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광주 시내 6개에 달하던 상록수약국은 명맥을 잇기도 어려운 상황. 빛고을종로약국도 분업 전 6개에서 현재 2~3곳만 남아있고 그나마 문전중심의 처방약국으로 전환됐다. 대전 중구 은행동. 대전의 종로약국으로 불리던 대우당약국은 이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지고 있다. 지금의 유성, 대덕지구가 생겨나기 전 대표적인 중심가인 은행동에 자리 잡았던 이 약국은 분업이라는 새로운 약국질서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전 시민들의 추억에만 남아 있다. 부산의 초대형약국 중 하나였던 부전약국은 분업 이후 부도까지 맞아 사라졌다. 부산 약국가에서는 부전약국 부도를 대형약국의 쇠퇴를 알리는 전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분업이라는 새 질서에 적응한 신흥약국들은 쇠락한 대형약국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부산진구에 위치한 S약국은 200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제순위 1위 약국으로 하루 처방만 600건에 달한다. 클리닉 밀집지역에 위치해 의약분업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전남 목포에 있는 C약국과 H약국도 분업 전 순위에도 끼지 못하던 약국들. 그러나 지금은 조제순위 6, 7위에 링크돼 있다. 시장 옆 3개 의원이 들어선 클리닉빌딩에 위치한 C약국은 전형적인 도시형약국. 중소병원 문전인 H약국은 독점적인 위치 선점으로 거의 모든 처방을 수용하고 있다.2006-02-06 07:34:20정웅종 -
문 청장, 식·약 분리위기 정면돌파 가능성"현재 상황이 위기지만 어찌보면 기회"라고 강조하며 불광동 청사를 힘차게 내딛은 신임 문창진 식약청장. 취임 초기부터 식약분리 문제 등 산적한 문제들을 떠안으며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껴안고 가야하는 그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문창진 청장이 취임 초기부터 식품업무의 식약청 일원화에 대한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한 상태여서 식약분리 문제 해결이 취임 후 중점 추진사안으로 부각됐다. 아울러 지방청과 본청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재, 건강기능식품 등 식품과 의약품 파트간 부조화 등 해묵은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도 관건으로 등장했다. 취임 초기 의약품보다 식품업무에 집중 문창진 청장 부임 이후 식약청이 맞닿은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식품과 의약품 업무의 분리 여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결정이 늦어도 이달 말까지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식약청의 운명이 어떻게 갈릴지 관심을 모은다. 이미 문 청장은 취임사에서 "식품안전관리의 선진화는 해묵은 과제"라며 "지금 소관업무로 부처간 갈등을 빚고 있는데 일손이 안 잡힌다고 손을 놓고 있으면 순간 사고가 찾아오고 한번의 사고는 식약청이라는 함선을 침몰시킬지 모른다"며 긴장감을 높인 바 있다. 또 "변화와 위기를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긴 안목으로 의연하게 대처해 전화위복이 기회로 삼자"고 말하는 등 식품업무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표명하는 등 식품업무의 식약청 통합에 애착을 표명했다. "식품은 식약청 관할" 명확한 의지 표현 이 발언에 대해 식약청 내에서도 문 청장이 앞으로 식품과 의약품 업무를 식약청이 관할해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했다. 곧 식품업무를 식약청이 모두 관할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총리실 산하 식품안전처 신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 또 취임초기 밝힌 구상에서와 같이 의약품과 식품 모두 '안전성'에 무게를 두는 업무 운영이 예상된다. 식약청 의약품본부 한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약무분야 일을 두루 경험한 경력이 있기에 한결 업무 추진이 빠를 것"이라면서 "식약분리 문제가 먼저 해결된다면 생동성 확대 등 전 김정숙 청장의 기조를 이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식품과 의약품이 같이 존재할 때 생기는 각종 업무상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신임 청장도 이같은 효과를 이미 파악하고 식약청 재건에 힘쓸 것이라는 의지를 강력히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 측도 식품이 소비자 위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생산 담당 부처와 소비 담당 부처가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식품안전 관련 업무를 복지부 소속 식약청으로의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복지부 출신 식약청장이라는 점에서 식약청의 업무 통합 추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동성 확대 등 기존 의약품 정책기조 관심 문창진 청장에 대해 직전에 몸담았던 복지부 내 평가는 '날카로운 정책판단의 소유자', '꼼꼼한 성격', '고집있는 사람' 등 다양하다. 대개 공통적인 평가는 '인자하고 온화한 성품'이라는 것. 상명하복의 조직보다는 인덕으로 후배들을 다독거리는데 익숙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신임 문 청장을 두고 업무추진력이 미흡하다는 소리가 흘러나오지는 않는다. 그만큼 성실하고 고집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복지부 약무과장 시절 문 청장을 상사로 모셨던 복지부의 A팀장은 “문 청장은 기본적으로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서 “특히 전체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인 만큼 이에 발맞춰 혁신하는 방향으로 식약청을 이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팀장은 “식약분리와 생동성품목 확대, 약사감시 등 식약청의 당면 현안에 대해 언급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이를 무난히 추진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재정기획관실 관계자는 “(문 청장이)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업무파악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생동성 확대, 의약품정보원 추진 등은 기본 정책기조가 있는 만큼 그런 방향으로 계속 추진해나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약무과장을 지내는 등 복지부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식약청의 전반적인 사안들은 꿰고 있을 것”이라며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다기보다는 세심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보건산업육성사업단의 한 관계자도 “성품은 인자하지만, 정책에는 날카롭다는 평가가 있고 고집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는 신임 문 청장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보다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업무를 추진할 것으로 판단돼, 기존 정책사안을 이어받아 보완& 183;완성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식약청 구세주"...첫 관료출신 부담감도 취임 이후 각 부서별 업무보고 등 현안 파악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신임 문창진 식약청장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첫 관료출신이라는 닉네임이 부담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앞서 취임사를 통해 밝힌바와 같이 식품, 의약품 문제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면서 대내외적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말로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등 취임초기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와 지지를 얻는 것"이라며 "과거의 뼈 아픈 실패사례를 교훈삼아 신뢰받는 식의약품 안전망을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 만두소 사건, PPA 사건, 김치파동 등 연이은 사건들이 터질때마다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왜 식약청이 그토록 욕을 먹는지, 왜 걸핏하면 사고나 치는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는지, 왜 정부내에서 조차 미흡한 정책사례로 도마위에 올라야 하는지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의약품 분야 업무와 연관시킬 경우 제약사 대상 차등평가제 시행, DMF(원료의약품신고제) 등에서 현재보다 강력한 업무시행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식약청이 왜 그토록 욕을 먹는지 안타깝다" 아울러 신임 문 청장이 식약청 내 산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해결해 나갈지도 관심의 초점이다. 지방청과 본청간 업무조율이 부족했던 점이나 의약품 허가지연 관행, 의약품 식품 등 사안에 대한 위기시 늑장대응, 민원해결의 미비점 등 지속적으로 거론됐던 청내 문제점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지도 기대되는 부분. 특히 PPA사건 등 식약청의 위기감을 부각시킨 바 있어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된 정책 방향이 강경 기조를 띨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의약품 업무가 많은 식약청 특성 상 제약사들의 경우 차등평가, 약사감시, 허가업무 등 직접적 연관성을 고려할 때 이전보다 대관업무가 난해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식약청 한 관계자는 "앞으로 문 청장이 복지부에서 바라보던 식약청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꺼집어낼 것"이라면서 "취임초기 업무를 익히는데 주력하겠지만 5~6개월 후부터는 식약청 개혁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H제약사 한 관계자는 "신임 청장의 취임후 행보가 제약사, 도매상 등 직접적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며 "차등평가 등 제약사 관련 업무들이 보다 강력하게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 불안감도 동시에 가지게 된다"고 전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기조를 강력히 피력한 문창진 청장. 식약분리 등 현안과제를 충실히 돌파해 식약청의 추진업무가 보다 탄력을 받을지, 아니면 식품과 의약품이 갈라진 반쪽짜리 청장으로 남을지 주목된다.2006-02-06 07:08:18정시욱 -
골치아픈 향정약, 마약류서 '뚝' 떼어낸다-------------------------- 관리 힘들고 처벌 무거운 향정약 "향정약 관리, 잘해도 본전" 이구동성 향정약분리법 추진, 관리부담 확 준다 ---------------------------------------- 의약계는 의료용향정약이 마약과는 엄격히 분리& 183;관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료용향정약이 가벼운 위통에서 관절염 등 적용질환의 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약국가에서 흔히 조제되는 알프라졸람과 디아제팜 성분의 상병만 살펴봐도 이는 큰 무리없이 확인할 수 있다. 의료용향정약, 위통에서 관절염까지 용도 다양 디아제팜 성분의 상병별 처방건수 순위별 건강보험 청구현황(2003년 기준)을 살펴보면 총 처방건수는 283만건, 청구금액은 5억2,075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청구된 상병은 위염 및 십이지장이며, 두번째가 본태성(원발성) 고혈압이다. 배통과 위궤양이 그 뒤를 이었고, 기타 추간판장애에도 향정약이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프라졸람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난 2003년 총 44만484건이 청구됐으며, 금액은 9억2,818만원이다. 가장 많이 처방된 상병은 본태성(원발성) 고혈압이고, 그 다음이 위염 및 십이지장염이다. 기타 불안장애와 기타 두통 증후군에도 적지 않은 양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의약계 관계자는 "의료용 향정약은 일반적인 질환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굳이 마약류에 묶어 마약에 준해 관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실률 인정범위 기존보다 확대 사고향정약 보고의무 '면제' 추진 의약계가 내심 바라고 있는 법 제& 183;개정 방향은 기존 마약류관리법에서 의료용향정약을 완전 삭제하고, 별도의 의료용향정약 관리법을 제정하는 것. 이처럼 향정약 분리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바로 관리상의 어려움과 처벌수위 탓이다. 실제로 덕용포장의 경우 보통 500∼1,000개에 달하는 알약의 개수를 일일이 세어보기는 어렵다. 현재 손실률을 전월 대비 사용량의 0.2%를 인정하고 있다. 손실률이 품목별로 전월대비 0.2% 미만일 경우 위반 차수에 따라 경고(1차), 취급업무정지 7일, 15일,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손실률이 0.2% 이상일 경우 위반차수에 따라 1개월에서 최고 6개월의 취급업무정지에 처해진다. 손실률이 발생할 경우 보건소의 고발조치가 병행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형벌도 부과된다. 따라서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보건복지위)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정 범위의 손실은 인정토록 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령이 정하는 자연손실분에 대해서는 사고의료용향정약의 보고의무를 면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행법에는 △재해로 인한 상실 △분실 또는 도난 △변질& 183;부패 또는 파손 등이 발생할 경우 지체없이 보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이 뒤따른다. 그러나, 정 의원은 손실률이 복지부령이 정하는 범위 이내일 경우 보고의무를 면제하고, 그 이상일 경우 보고의무를 위반할 때도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 500만원의 행정처분으로 갈음할 것으로 알려졌다. "처방전에 의한 조제내역, 기재 안해도 된다" 또 다른 쟁점사안은 판매장부의 기록의무를 면제하는 것이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에서는 판매장부를 모든 의료용향정약의 판매& 183;수수가 있는 경우 그때마다 내용을 기록토록 하고, 판매내용의 일부를 누락해서도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여기에 위반차수에 따라 취급업무정지(1∼3개월)의 행정처분도 병과된다. 의약계는 단순실수에도 이처럼 과도한 형벌을 부과하고 있다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정 의원측은 의사의 처방전에 의한 판매& 183;수수와 복지부령이 정한 향정약의 경우에는 기재의무를 면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령이 정한 향정약 이외의 것을 판매& 183;수수할 경우에는 기존처럼 내용을 기재하고, 매수인 또는 양수인의 서명(날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도 과태료 500만원의 행정처분으로 규정, 기존 형벌을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향정약 보관의무, 처벌수위 대폭 하향조정 의약계는 향정약의 보관규정도 손질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조항들과 함께 관리부담이 큰 탓이다. 현행법 제15조(마약류의 저장)와 마약류관리법 시행규칙 제26조(마약류의 저장)에는 저장시설을 병의원과 약국 등의 업소내부에 설치토록 하고 있다. 또, 일반인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장소에 설치하고, 이동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향정약은 잠금장치가 설치된 장소에 보관하되, 약사가 원활한 조제를 목적으로 업무시간 중 조제대에 비치하는 경우는 제외토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정 의원도 의약계의 이같은 현실을 반영, 벌칙을 행정처분(과태료 500만원)으로 낮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양도& 183;양수-처방전 보존기간 관련조항도 손질 정 의원측은 또 무자격자에 대한 처벌규정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 제28조(마약류소매업자) 위반에 대한 벌칙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그러나, 이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형량을 대폭 낮추겠다는 것. 또, 현행법(제30조)에서 의사가 아니면 마약류를 기재한 처방전을 교부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 역시 위의 조항처럼 형량을 큰 폭으로 하향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현행법에는 마약류취급업자가 아니면 마약류를 조제& 183;투약& 183;교부 등을 하거나 마약류를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진다. 정 의원은 이 조항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형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의료용향정약의 취급에 관한 허가증 또는 지정서의 대여& 183;양도에 관한 조항을 위반한 경우도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재는 향정약취급자가 업무를 휴& 183;폐업시 신고토록 한 규정과 향정약취급자가 사망하거나 무능력자가 된 경우, 법인이 해산한 경우 등도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허위신고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이 조항도 절반 이하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향정약의 조제& 183;판매 장부의 2년간 보관의무 △자격상실자의 향정약의 처분 △향정약의 봉함 △처방전 발급과 보관기간(2년) 등의 규정을 위반했을 때도 기존(2년/2,000만원 이하)보다 대폭 하향된 벌칙이 규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183;식약청 "법안 손질 불필요" 정형근 의원, 상반기내 제& 183;개정 추진 대검찰청과 식약청은 의& 183;약사의 마약류 관리에 대한 어려움은 인정하지만, 의료용향정약관리법의 제정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건강을 고려, 매해 의존성이 강한 약물의 경우 향정으로 지정& 183;고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마약류에서 분리해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한 산부인과의사는 염산날부핀 중독이 된 경우도 있었다"면서 "날부핀은 원래 당뇨병 환자 등에 사용되던 약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짜 환자를 만들어 의사 자신이 투약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게 적발된다"면서 "세계적으로도 향정약을 마약으로 묶고 있는 추세에서 이를 다시 떼어내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청 역시 “마약류의 특성상 철저한 관리감독이 병행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오히려 의료용향정약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나갈 뜻임을 밝히고 있다. 이와는 달리 정형근 의원측은 올해 상반기내 법안 제& 183;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정 의원은"의약사가 향정약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마약전과자로 전락하게 된다"면서 "별도의 법제정을 통해 이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 의원측은 현재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는 2월말이나 3월초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2월 법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계획하고 있다.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곧바로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최종 4월 임시국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다만 법안이 향정약의 마약류 분리를 통해 의& 183;약사의 처벌수위를 낮추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국회 통과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 여론의 역풍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건강과 향정약 분리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먼저 규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유수의 법안처럼 국회를 아주 오랫동안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건강의 수호자임을 자처하는 의& 183;약사와 국회가 어떤 법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2006-02-02 06:55:43홍대업 -
"향정약, 법대로 하면 안걸릴 의약사 있나"-------------------------- 관리 힘들고 처벌 무거운 향정약 "향정약 관리, 잘해도 본전" 이구동성 향정약분리법 추진, 관리부담 확 준다 ----------------------------------------- 마약류에 포함된 향정신성의약품들이 일선 약국& 183;병의원에서 관리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처방조제시 각별히 신경을 쓰고는 있지만 조그마한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현행 법 체계로 인해 쉽게 '반인륜적 마약사범'으로 내몰린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하루 80번씩 향정 보관함 여닫는다" 우선 약국의 경우 향정약에 대한 불만사항 중 가장 크게 꼽히는 부분이 재고량 파악이 어렵고 낱낱이 기재해야 하는 조항이 현실을 무시한 과잉 규제라는 점을 들었다. 약국가에 따르면 내과 의원 위주로 처방이 쏟아지는 품목중 바리움, 스틸록스 등 다빈도 처방약을 매 조제시마다 향정 보관함에서 꺼내고 잔량 확인이 번거럽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광명의 K약사는 "내과와 인접한 약국이다보니 하루 처방전의 70% 가량이 향정약 처방을 내린다"며 "하루 80건 이상의 처방마다 향정보관함에서 꺼내고 넣다보니 기록도 어렵고 약이 깨질 위험도 높다"고 토로했다. 수원의 J약사는 "솔직히 일선 약국의 90% 이상이 향정관리를 원칙대로 못하는 실정"이라며 "대한민국 약사들 대부분이 마약사범으로 내몰릴 위기"라고 피력했다. 이에 처방수용이 많은 일부 대형약국들의 경우 향정약 파손 우려때문에 아예 보관함 밖으로 빼놓고 다른 약들과 같이 놓고 처방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향정보관함=화약고"...0.5정-시럽제 까다롭다 특히 향정 1정 처방이 아닌 '0.33정 또는 0.5정' 처방의 경우 나머지 0.5정을 잊어버리거나 손실되는 사례가 많아 향정기록부에 기재시 잔고량이 맞지 않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또 향정약 처방이 많아질 때 조제시 바빠 기록부 기재사항을 잊어먹거나 시간상의 이유로 기재를 못할 때는 단속의 우려때문에 마음또한 편치 않다고 털어놨다. 경기 부천의 L약사는 "약사들이 고의로 향정약 관리를 못한다기보다는 약국일과 속에서 관리 및 기재가 쉽지 않다는 점도 알아줬으면 한다"면서 "고의적 사항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내리더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대한 차등처벌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때 향정약 보관함의 경우 일선 약국들은 1주일에 한번 이상 관리 차원에서 장부출력후 확인하고 다시 남은 양을 세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만 실제 양과 맞지 않을 때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부분의 약국들이 향정약을 되도록이면 취급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털어놓는 등 현실적인 관리 애로점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향정약 재고, 최고 골칫거리..."안쓰고 싶다" 이와 함께 약국에서 취급하는 각종 시럽제제 중 향정약으로 분류된 의약품의 경우, 소량씩 자주 조제시 부족분이 생겨 행정처분을 받을 위험이 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해거담제로 쓰이는 향정약 중 '지페프롤' 제제 등의 경우 1,000ml 대용량으로 출시돼 소분조제 후 약 계량 착오율이 높다는 것. 이는 1,000ml으로 출시된 제품을 받아 조제에 쓰고 있지만 처방전을 받을 때마다 정량 계측이 어려워 이후 향정기록부 기재시 애로점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의 L약사는 "향정약 시럽제들은 소량 처방이 많아 향정기록부 기재도 난해하고 나중에 계측이 맞지 않아 약사감시에 걸린 적도 있다"며 소포장 등의 방안을 통해 개선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일선 병의원 등을 통해 처방되는 향정약 중 일부 품목들은 컴퓨터(EDI)에도 기재되지 않은 품목들이 많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부천의 한 약사는 "생동성 입증도 안된 생소한 향정약들이 병의원을 통해 처방되는 사례가 다수 있다"며 "대체조제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환자 1명을 위해 해당 제품을 들여놓다보니 자연스레 불용 재고약이 된다"고 말했다. "마약이라고 하면 환자가 의사 좋아하겠나" 약국과 함께 병의원의 경우 향정신성의약품이 마약류 범주에 포함돼 일선 환자들이 병의원의 진료행위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된다는 점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다. 아울러 약국과 마찬가지로 관리기록부 등 향정약 관리에 어려움이 많고 단속시 입출고량이 맞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영등포의 A중소병원 원장은 "관리의 어려움은 차치하고 무엇보다 환자들이 마약(향정약)을 처방한다고 하면 기분좋아 하지 않는다"며 "순수한 진료행위가 환자들을 불안케하는 것은 개선되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처벌조항은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강력한 조치가 내려지는 등 실제 병원들은 향정약 취급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국민 안전은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마약류라는 분류 자체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강남의 K내과 원장도 "의원의 향정약 사용빈도와 범위가 넓지만 손실허용기준이 없어 생산 취급자 등에 비해 보관과 관리상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향정약 관리가 약국가의 현실과 맞지 않아 각종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약사들은 마약법 적용을 받는 것이 부당한 면이 많다며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아울러 각종 약사감시나 향정약 단속이 과다하게 이뤄지고 처벌규정이 강도가 높아 범죄자로 내몰리는 등 탄력적인 법 운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향정약 관리 중요성은 공감...자체정화 노력 병행돼야 이처럼 약국, 병의원의 향정약 취급 애로점이 가시화되면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약사회는 마약에서 향정약을 분리, 관리하는데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TFT를 구성하는 등 제도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의약계가 향정약 관리에 대해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은 그간 관리대장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거나 보관미숙으로 적발될 경우 무거운 처벌을 받아왔던 탓. 의료계 한 관계자는 "결국 현행법에서 향정약 관리실수로 발생하는 재고량과 관리대장의 차이로 인해 마약취급 업무정지나 형사처벌로 인한 전과자 양상을 막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의& 183;약사들은 공통적으로 향정약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과 자체 정화노력에는 공감을 표시했다. 약국과 병의원의 향정약 관리부실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자체 정화 등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처벌규정은 부담되는만큼 벌칙을 완화하는 쪽으로 현행 마약류관리법의 제& 183;개정을 희망하고 있다. 다만 향정약을 고의로 부실관리하는 회원들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내리는 등 안전장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2006-02-01 06:47:08정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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