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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들의 돌직구…약사 4인 약국경영 토크◎진행자: 약사님들 어서 오세요. 여기는 데일리팜 단체톡방 입니다. 먼저 올해 약국경영 결산과 내년도 약국경영 전망을 해볼까 합니다.●김현익 : 여기 3명의 약사님은 약국경영 경기가 전년도 대비 상승했나요, 아니면 하강했나요? 약국의 규모가 다 다르고 지역적 편차, 약사역량의 차이가 다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여기 계신분들은 매출이 그렇게 줄지는 않았을듯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안줄었기 때문입니다. ●이진희 : 아니요. 처방조제 -4.5%, 일반약 소폭 상승. ●김현익 : 제 경우는 처방은 유지, 일반은 11% 성장입니다. 워낙 바닥이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 입장에서는...◎진행자 : 약국도 경기 많이 타죠?●김현익 : 경기 안타는 곳은 대형병원, 만성질환자의 처방이라고만 보면 되고요. 아파서 참는 이른바 경질환은 일반 로컬이나 약국의 매약은 경기를 탑니다. 예전에 비해 지역적 편차도 큰 것 같고요. 이를테면 울산지역은 여전히 좋고, 구미지역은 경기가 정말 안 좋다고 하고, 거제도 이전보다 안 좋은 것 같아요. ●이진희 : 무척 어려운 한해였는데 선방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김성진 : 저도 매출을 확인해 볼게요. 생각보다 안 늘었네요. 조제건수 0.01% 증가, 조제료 0.07% 증가 ●이진희 : 그래도 증가했네요. ●김성진 : 일반매출은 두 자리수 증가했네요. ●김현익 : 약국경기 = 조제매출건수 + 일반약 매출 일 텐데 ●이진희 : 대박인데요. 나도 여수로 이사 가서 그 약국 옆에 개업을... ●김성진 : 대박이라... 이런 게 %의 오류지요. ●김현익 : 일반약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으면 저런 비율이 나오겠지요. 골이 깊으면 산이 높으니 ●김성진 : 음... 1000원이 2000원 되면 100% 증가지만 1억이 1억1000만원이면 10%. 이런게 %의 오류지요 ●김현익 : 빙고. ●김성진 : 마진율도 3%P 늘었군요. ●김현익 : 말로 하는 버릇처럼 '경기 안좋다'와 실제 약국상의 매출 결과는 약간의 괴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사들이 체감하는 수준은 낮아도 이전보다 나빠지지는 않았다(급격한 외부적 요인 - 의원의 폐업, 이전, 경쟁약국의 신규개업)에 한표를 던집니다. ●김성진 : 저도 주변에서 경기 안 좋다는 말을 듣는데 마치 포커판 같아요. 나빠지는 것만 생각하는 듯해요. 지금까지 이야기만 들어보면 망해야 할 것 같은데. 한 번도 좋아진다는 소릴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이진희: 2000년에 6조5000천억 시장에 일반약 2조5000억원, 2013년 19조 시장에 일반약 2조4000억원. ●김성진 : 거기에는 한방제제도 포함돼 있는 거죠? ●이진희 : 망하지는 않는데 점점 쪼그라든다는 것이지요. 80년대만 해도 약국 1년 하면 집한 채 산다고 했어요. 요즘 약국 1년 하면 먹고는 살지요. ●김현익 :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먹고는 사니까. ●이진희 : 남들은 연간 2000시간 근무할 때 3500시간 이상 근무해야 하죠.◎진행자: 최근 약국 접목이 활발한 동물약은 어떤가요?●김성진 : 동물약은 아직 논하기에 기간이 짧죠. ●김현익 : 동물약이라기보다 약국시장에 새로 진입된 시장으로 분류해 보시죠. 동물약그룹, 진단시약그룹◎진행자: 그럼 협동조합과 협업체까지 같이 논의해 보죠.●김현익 : 둘 다 시간이 짧아서 뚜렷한 통계가 나오기 힘들 것 같아요. ●김성진 : 아직은 들쑥날쑥 합니다. ●김현익 : 다만, 동물약의 경우 취급 약국수 통계가 있을 거고 공급업체가 제한적이니 업체들 통해서 통계를 한번 취합해보면 가능할 것 같아요.◎진행자 : 동물약 공급기피는 해결됐나요?●김성진 : 전반적으로 공급 도매 업체가 늘었고요. 공급 품목도 조금씩 늘고 있어요. 다만, 필수 또는 유명 품목들은 아직 공급이 안되고 있어요. 다만 특허가 2015년쯤에 풀려서 유사 제네릭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죠. ●김현익 : 아직 바잉파워에서 비교가 안되죠. 1~2년 정도 더 지나면 그때는 해볼 만할지도 모르겠어요. 저변 확대가 최우선이니까요. 임진형 회장님의 노력이 지대한 공을 끼쳤다고 봐요.◎진행자: 종합도매 자진정리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김현익 : 이진희 약사님이 아까 말했듯이 일반약 총매출 규모는 감소하고 전문약의 일괄 약가 인하로 총 매출액의 감소로 인한 그만큼의 마진감소가 치명적이었을 것 같아요. 도미노 현상처럼 한 두 업체의 몰락으로 인한 금융권의 압박이 시작됐다고 봅니다. 현재 도매업의 구조상, 다품종 다배송으로 인한 물류비, 관리비용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올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2014년보다 2015년이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이유가 없을 듯 하구요. ●김성진 : 그렇지요. 정책 기조가 약가 인하일 텐데. ●김현익 : 여전히 리스트를 들고 설치는 군소도매가 있는 것도 문제이고 너무 많은 도매업체 난립이 급속도로 정리되는 장점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약국입장에서는 좋게만 볼 수 없지요. ●김성진 : 모세혈관이 적어지는 것이니.◎진행자: 조합과 협업체도 살펴볼까요?●김현익 : 우선은 약사사회 스스로의 니즈가 발생해서 여러 가지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김성진 : 시도는 계속 돼야 하지요 ●김현익 : 약준모내의 자생적인 학술모임이었던 파씨엠과 같은 학술조합모임, 참약사 조합처럼 전문서적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 아로파, 팜쿱, 약사협동조합연합, 데이팜, 휴베이스 같은 곳들이 형식과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근본적인 문제인식이나 해결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진행자: 법인약국 영향이 크겠죠?●김현익 : 아무래도요. 당장 눈앞에 현실화될 수 있는 큰 변화로 보이는 것이 법인약국이니까요. 약국가에 새로운 유통상품이 들어와야 한다는 점도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것 같고. 이걸 푸는 과정에서 서로 차이가 생길 수는 있을 듯 합니다. ●김성진 : 그 점에서는 동물약과 진단시약이 크죠. 분류가 2개 들어온 셈이죠.◎진행자 : 편의점 상비약 판매 영향도 있겠죠?●김현익 : 외부적 영향이 여러 가지 있겠죠. 상비약 편의점 판매, 온라인 판매 가능성, H&B스토어의 확산, 법인약국, 원격진료, 조제택배, 비약사의 약국개설 가능성, 약국취급 품목의 감소와 유통구조의 다변화 등인데 문제는 보이지만 해결방법은 마땅치 않은 게 문제죠. 확실한 것은 혼자 하는 것보다는 모이는 것이 힘을 내기는 쉽다는 생각아닐까요? ●김성진 : 동의합니다. ●김현익 : 그런데 우리 약사들은 홀로 오랜 시간동안 살아와서 뭉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마음이 가는대로 모이는 거 아닐까요?◎진행자 : 정부나 재계가 약국을 개방과 개혁 대상으로 보는 게 문제라는 시각도 있어요.●김현익 : 자본의 방향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김성진 : 정권 뒤에 자본이 있으니.◎진행자: 진단시약으로 가볼까요?●김현익 : 진단시약 전문가 황은경 약사님이 설명해 주실거라 기대합니다! ●황은경 : 알고 보면 진단시약으로 진단을 한다는 건 대단한 거죠. 그동안 간 나쁘면 병원 가서 '검사해봐'에서 약국에서 사서 '한번 해봐'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진단시약 가이드북이 그런 매뉴얼북이에요. 궁금하면 찾아보고 대답을 바로 해줄 수 있지요. 그런데 약사들이 책 사는데 너무 인색합니다.◎진행자: 진단시약이 내년 약국경영 활성화의 복병이 될까요?●황은경 : 오메가-3 진단시약, 나트륨 진단시약 등 지금 진짜 멋진 제품이 출시 대기중이예요. 그러나 복병이 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약사님들이 새로운 거 익히는 것에 귀찮아하시니 까요. ●김성진 : 그렇죠.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지요. 결국 돈이 된다는 걸 보여줘야 가능할 거라 봐요. ●황은경 : 이게 환자와 만날 정말 절호의 기회인데 시간이 걸리죠. 많이많이. 제품 팔아서 남는 게 문제가 아니라 타제품과의 상담에 연결 가능하다는 강의를 주로 합니다만 새로운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처럼 두려워하듯 겁내셔요.◎진행자 : 아참 황은경 약사님의 올해 약국경영은 어땠나요?●황은경 : 우리약국은 올해 참 열심히 했어요. 성과도 있었고요. 약국 아닌 다른 경쟁상대를 보고 살았죠. 약 없는 드럭스토어 들이죠. ●김현익 : 와우 ●황은경 : 김현익 약사님 약국은 원래 스마트했잖아요. 우리는 시장통에서 살짝 스마트해지려하는 단계에요.◎진행자 : 자 그럼 2015년 전망으로 가볼까요?●황은경 : 경기가 하락세인 만큼 약국에서 고가제품을 팔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소액다품종을 판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현익 : 우선 2월달에 신규 배출되는 새내기 약사들이 공급되면 구인난에 시달렸던 약국들의 숨통이 일부 트일 것으로 예측은 되지만 뚜껑을 열어 봐야할 것 같아요. ●김성진 : 제가 볼 땐, 신규 배출이 이뤄지더라도 숨통이 그렇게 트일 것 같지 않아요. 정말 약국만을 목적으로 약대에 들어간 학생이라면 모를까요.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약국 외 다른 진로도 많이 고민할 듯합니다. 약국에서 실습을 하고 나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거 같아요. ●김현익 : 그러니 졸업생 나이 조사가 선행돼야 합니다. 약국 외의 곳으로 가려면 나이 때문에 제한이 많이 걸릴거구요. 황은경 약사님 말씀처럼 경기가 하강이니 고가제품보다는 소액다품종을 취급하는 전략도 필요하지요. 나름의 고급화 전략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은경: 소액제품이 들어오면 기존의 고급제품도 같이 나갈 거라고 봅니다. 원스톱쇼핑만 된다면요.◎진행자 : 조제 환자는 자연증가분이 있지 않나요?●김현익 : 자연증가 하는 만큼 N수(의원, 약국수)가 증가해 개별약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구요. 오히려 대형병원으로 환자쏠림현상이 더 가속화 되는 부분이 더 치명적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황은경 : 환자수는 점점 줄기 때문에 조제수가 오른 것이 겨우 보전되지 않을까 합니다. ●김성진 : 교통 발전이 쏠림을 심화시키고 시골 인구도 줄고 있지요. ●김현익 : 조제수가는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기 때문에 개별 약국의 수입은 숫자가 늘었다 치더라도 실질소득액은 갈수록 감소하는 듯 합니다. ●김성진 : 이론적으로는 2% 이상 증가해야 하는데. ●황은경 : 요즘은 휴일전후에 바쁘지 않잖아요. ●김현익 : 문제는 대형문전조차도 조제수가와 일반제품 마진으로 운영이 안 된게 이미 오래전 일이라는 거지요. 구조적인 문제가 앞으로 더 도드라지지 않을까해요.◎진행자 : 비용은 증가하는데 수익은 그대로인 셈이군요.●김현익 : 아마 그렇겠지요. ●황은경 : 맞아요. 약사나 직원임금은 끊임없이 상승하지요. 맞춰주지 않으면 다 떠나니. 수익원을 다각화하는데 진단시약과 동물약이 기여해야 합니다.◎진행자 : 상비약 편의점 판매의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체감되시나요?●황은경 : 미미하다고 봅니다. ●이진희 : 그렇게 볼 수만은 없어요. ●김현익 : 체감은 미미이지만, 점점 그릇에 물이 뜨거워지고 있을거에요. 개구리와 냄비 이야기처럼요. ●이진희 : 예전에는 심야에 문을 열고 있으면 환자들의 접근이 있었는데 상비약 편의점 판매 이후는 그런 접근이 없어요. 니즈가 줄었다는 것이지요. ●황은경 : 그런가요? ●이진희 : 매출의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되지만 니즈가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김현익 : 이진희 약사님 의견에 동의합니다.◎진행자 : 매출 차이보다는 약국의 역할 축소내요.●김현익 : 그렇지요. 더불어 점진적인 약국 총 내방객수의 감소가 필연적일 것 입니다. ●김성진 : (편의점 판매가)흐름을 바꾸는 사건이었으니까요. ●김현익 :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약국에 와서 하는 이야기가 '어머, 약국에서 박카스도 팔아~' 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일반화되고 있죠. ●황은경 : 상비약을 믿고 약국 문을 더 일찍 닫는 게 문제 아닐까요? ●이진희 : 돈이 안되니. ●김성진 : 음...개인적으로는 대부분의 약국은 모두 닫아야 한다고 봅니다. 의약품은 공공 성격이니 사실 응급실처럼 정부 지원 하에 운영되어야 하는 거죠. ●황은경 : 우리는 늘 9시까지 하는데 토요일 밤엔 정신이 없어요. 근데 다른 일로 9시보다 더 늦게 있어 보면 환자가 거의 없더군요. ●이진희 : 예전에는 문을 닫지 않으려고 해서 폐문단속반도 약사회에서 운영했는데... ●황은경 : 저는 약국에서 가능한 품목을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청소용 베이킹소다부터 구연산 이런 거 까지 ●김성진 : 동의합니다. ●이진희 : 굿 ●황은경 : TV살림의 달인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구비해야죠. ●이진희 : 약국의 다양성을 생각해 봐야 할듯해요. ●김성진 : 각종 유통 관련 협회에도 약국 참여가 필요합니다. ●황은경 : 예. 약국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모래같이 다양한 많은 품목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이진희 : 일정 규모 이상은 드럭스토어 형태/상담 전문/조제 전문으로. 그런데 경영이 어려워요. 일본에 몇년 전 가봤더니 그 당시 우리약사 임금은 300만원으로 일본 약제사 비슷했어요. 다만 우리나라 조제료는4800원, 일본은 1만8000원이죠. ●황은경 : 조제수가가 워낙 높고 행위별 수가가 인정되니까요.◎진행자 : 자 이제 오늘 토론은 여기서 정리할까요 다음은 대체조제 활성화와 6년제 약사 배출 등 약국이슈에 대해 토론해 볼게요.●김성진 : 수고하셨습니다. ●이진희 : 다들 수고 하셨습니다. ●황은경 : 감사합니다. ●김현익 : 고생하셨네요. 다음에 또 뵙죠.2015-01-07 06:14:59강신국 -
"글로벌 진출, 키플레이어의 노하우를 획득하라"파트너십, 제휴, MOU. 제약업계의 미래를 얘기할 때 필수적으로 거론되는 단어들이다.그러나 이제 판매제휴 일방통행은 사절이다. 국내 시장에서 제휴의 기능적 위치는 국적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여전히 '제품력=다국적사', '영업력=국내사'라는 등식이 성립하고 있다.해외시장에서 우리에게 '영업력'이란 없다. 때문에 다수 토종 제약사들이 '제품력'에 눈을 돌린다. 단 막막함은 여전하다. 다양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지만 더디다.수출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해외법인 설립도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국가에서 성과는 미약하다.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수출을 폄훼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만큼 시장이 큰 선진국 진출이 어렵다는 얘기다.우리에겐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그것도 제대로 된 글로벌 플레이어와 손을 잡아야 한다. 의약품 수출의 필수 조건인 개발과 생산 노하우를 훔쳐내야 한다.BMS(위쪽), 로슈와 삼성의 CMO 계약 체결◆대기업 삼성=따라서 삼성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라서? 맞다. 글로벌 10위권에 상주하는 기업이다.'바이오', 그중에서도 위탁생산(CMO)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서, 가는 길이 다르다 치부해선 안 된다. 삼성이 짜는 판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파트너십 면에서 삼성의 CMO 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몇년간 성과를 쌓아 왔다.로직스는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18만L로 확대해 론자,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은 세계 3대 CMO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회사는 2013년 BMS와 로슈라는 2개 빅파마들의 제품 생산 계약을 따냈다. 두곳 모두 '바이오'라면 한가닥 하는 업체들이다.목표 달성은 아직 먼 얘기지만 일단 가능성은 연 셈이다. CMO 계약의 핵심은 기술이전에 있다.삼성은 BMS와 2번의 계약을 통해 현재 허가된 1개 의약품(흑색종치료제 '여보이')과 개발중인 의약품 1개에 대한 CMO 계약을 체결했다. 로슈와는 허가된 의약품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허가 품목에 대한 계약이다. 개발중인 의약품의 경우 임상 실패 등으로 상용화가 무산될 경우 CMO 계약도 이어질 수 없다.기허가 품목은 본격 위탁생산에 앞서 본사 전문가들의 기술이전이 이뤄진다. BMS와 로슈 담당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방식을 교정해 주는 것이다.이후 철저한 품질관리 감독 아래 시생산이 이뤄지고 고객사(BMS, 로슈 등)의 자체 합격판정이 이뤄지면 미국 FDA와 유럽 EMA에 삼성바이로조직스에 대한 생산기지 신청이 진행된다. 여기서 FDA 등 허가당국의 실사를 통과하면 로직스의 생산품목이 세계 각국에 공급된다.실로 상당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과정이다. 아무리 삼성이라 하더라도, 제약산업에서 입지는 어린아이 수준이다. 하지만 기술이전 과정은 그 성장속도에 확실한 가속을 부여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품질 입증에 성공했을 때 얘기다.삼성은 제2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중 제1공장의 FDA 심사까지 마치겠다는 복안이다.로직스 관계자는 "기술이전 과정을 완료하고 2015년 FDA, EMA 등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의 생산능력을 인증받고 나면 CMO 사업 규모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이는 사실상 당장의 수익과는 무관하다. BMS와 로슈가 삼성을 선택한 배경에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겠지만 이것이 담보가 될 수는 없다.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등의 막강한 CMO 파트너가 있다. 구체적인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신뢰도 면에서 이쪽이 확실하다.그렇다면 삼성이 빅파마들에게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수익이 제로는 아니겠지만 축포를 터뜨릴 만한 규모는 아닐 수 있다. 단 두 빅파마와 계약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후의 삼성은 CMO로써 전혀 다른 위치가 될 수도 있다. 일단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김태한 로직스 대표이사 역시 "바이오의약품은 단일 회사가 신약의 발견, 제조, 마케팅을 혼자서 처리하기는 불가능하다. 자체 역량뿐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외부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바이오벤처 셀트리온=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은 이미 이 시기를 거쳤다. 이 회사는 다음 행보를 펼치고 있다.셀트리온은 BMS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오렌시아'의 위탁생산을 통해 선진 기술을 습득했다. 해당 경험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한국, 유럽 허가의 근간이 됐다.이 회사는 추가로 2개의 바이오시밀러 상용화에 다가섰다. 지난 1월 두 번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국내 승인을 받았고,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맙테라'의 시밀러 개발을 위한 3상 연구에 돌입했다.그렇다면 이제 셀트리온은 팔아야 한다. 매각 이슈가 있었지만 셀트리온은 대신 파트너사를 물색했다. 그리고 최근 호스피라에 2억달러(한화 2100억원대)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에 대한 조건으로 호스피라는 셀트리온의 세계 최초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에 대한 북미지역 독점 판권을 갖게 됐다.미국에 본사를 둔 호스피라는 주사제 매출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제네릭 사업은 세계 7위 규모이다. 특히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1세대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1위 기업이다.한마디로 바이오의약품을 팔 줄 아는 플레이어다. 독점판매권 부여지만 셀트리온은 호스피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 인해 마케팅·영업 노하우를 쌓아갈 수 있게 된다. 그 중심에는 파트너십이 있다.셀트리온 관계자는 "CMO 사업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그리고 향후 바이오신약 개발까지 생각하고 있다. 당연히 파트너십은 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필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2015-01-06 06:15:00어윤호 -
"2년 더 배운 약사들, 힘은 분명하다"2005년 6월 17일 의사협회 임원들은 약대 6년제 공청회장에 난입해 단상을 점거하고 약대 6년제 도입을 결사반대 했다.약사들은 2년 더 배워 훌륭한 약사를 배출하자는 데 왜 의사들이 반대를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당시 #원희목 대한약사회장은 간이식 수술 차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의협의 공청회장 점거 농성 이후 정확하게 10일 만인 6월27일 원희목 회장은 대한약사회관에 출근을 했다.간이식 수술을 한 만큼 면역력 떨어졌으니 요양을 하는 게 좋다는 의료진의 만류를 뒤로하고 마스크를 쓴 채 회무에 복귀했다.결국 2005년 8월19일 교육인적자원부는 2009년부터 약대 수업연한을 6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2+4학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약대 6년제 도입 확정 이후 10년만인 2015년 2월 첫 6년제 약사들이 배출된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약대 6년제의 산파역할을 했던 원희목 전 대한약사회장을 만나봤다.직원이 600명이나 되는 거대조직인 보건복지정보개발원의 제2대 원장으로 재임 중인 원 전 회장은 약대 6년제 대한 기자 질문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 거침없이 대답을 이어나갔다.- 6년제 약사들이 올해 처음 배출된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약대 학제개편이 사회갈등으로 비화돼 고생을 많이 했다. 교수, 학생, 약사회, 민초약사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약사들이 한데 뭉쳤기 때문에 학제개편이 이뤄졌다. 약대 6년제로 동분서주할 때인 2005년 2월 1일 간암 판정을 받았다. 3개월 시한부 인생이었다. 그 후 자포자기 심정으로 국립암센터에서 추가 검진을 받았다. 전이성 말기 암이 아닌 혈관종으로 인한 암으로 확인됐고 결국 처남의 간을 이식 받았다. 간이식 차 병원에 있을 때 의료계의 거센 저항이 진행됐다. 6년제 확정의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생사가 교차하는 순간 그렇게 6년제는 확정됐다.- 6년제를 흔히 약계 숙원사업이라고 했다. 6년제 약사 배출의 의미는 무엇인가?약사사회에는 크게 4가지 변곡점이 있었다.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 1993년 한약분쟁, 2000년 의약분업, 그리고 약대 6년제가 그 것이다. 먼저 한약분쟁으로 한약사 제도가 만들어지는 등 큰 변화와 시련이 있었다. 그러나 한약관련 제도 변화과정에서 의약분업을 추진한다는 내용 이 부칙으로 포함됐다. 이 부칙이 2000년 분업 도입의 단초가 됐다. 의약분업으로 약사들의 전문성이 더 필요했다. 의약이 상호견제를 하려면 약사들의 약에 대한 전문성이 필연적으로 따라 붙었다.결론은 약대 6년제였다. 분업 도입 초기 의사들이 약사들을 한 수 아래로 깔보는 경향이 있었다. 보건의료시스템에서 의약이 파트너가 되기 위해 6년제가 필요했다. 당시 의사들만 빼놓고 6년제에 다 찬성했다. 2년을 더 배운다는 데 반대하는 게 말이 안됐다. 분업이 있었기 때문에 6년제 도입에 대한 사회 여론도 형성됐다. 한약분쟁, 의약분업, 6년제는 연관성이 있다.- 6년제 약사들의 진로가 교수는 물론 제약, 약국, 병원 초미의 관심사다.6년제 약사 배출이 약사사회에 모멘텀이 될 수 있다. 6년제 약사 후배들이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게 선배들이 도와야 한다. 원년 졸업생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약사는 신약개발, 연구, 병원, 개국 등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른 보건의료 직능에 비해 넓다.영역확장도 가능하다. 약사들의 진로가 약국진출에 편중되는 게 사실이다. 6년제 약사가 배출돼도 약국 편중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일단 제약사도 6년제 약사의 처우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신약개발의 화룡정점은 바로 약사다. 약사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6년제 예비약사들을 만나본적이 있나? 어떤 느낌인가? 원희목 원장 약력 2013.12 ~ 제2대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장 2008.05 ~ 2012.02 제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한나라당) 2007.06 ~ 2008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이사장 2007.03 ~ 2008 제34대 대한약사회 회장 2004.03 ~ 2008 제33대 대한약사회 회장 6년제 후배들을 만나보니 마인드가 있더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어렵게 입학한 후배들이다. 철이 들었다고 보면된다. 직능에 대한 고민이 깊더라. 결국 선배약사들이 끌어줘야 한다. 약사 직능 업그레이드의 미래가 그들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년제 약사와 6년제 약사간 괴리감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기우다. 시간이 경과되기는 했지만 한의사와 치과의사도 4년제에서 6년제로 전환됐다. 4년제 한의사, 6년제 한의사로 나눠 이야기하지 않는다. 선배가 먼저 6년제 약사들을 인정하고 받아 줘야 한다. 선배가 인정해야 6년제 약사를 축으로 한 변화의 추동력이 생긴다. 선배가 없는 신설약대의 경우 지역약사회와 융화하려는 노력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6년제 약사들은 4년제 선배약사가 필요하다. 우리가 지원군이 돼야 한다.- 6년제 약사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2년을 더 배웠다. 2년이라는 시간은 가볍지 않다. 약국이라는 곳이 변화가 더딘 곳 중 하나다. 6년제 약사들이 선제적 변화를 주도해 줬으면 좋겠다. 그들에게는 약국기능과 업무를 재정립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약에 대한 전문가는 이제 기본이다.여기에 헬스커뮤니케이터 역할이 추가돼야 한다. 바로 약사는 건강조언자라는 점이다. 신뢰받는 건강전문가가 되면 의약품 외에 건강기능식품 등 모든 건강관련 제품을 접목할 수 있다. 약에 대한 전문가+건강조언자가 6년제 약사들이다. 여기에 신약개발의 첨병이 됐으면 좋겠다. 신약개발은 물론 제약산업 육성의 핵심 인력이 됐으면 한다. 원년 졸업생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2015-01-05 12:24:58강신국 -
제약CEO, 리베이트 투아웃제 도입 찬반양론 팽팽불법 리베이트 행위 처벌로 당해 의약품을 보험등재와 연결시킨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 도입과 관련, 제약회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7월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와 관련 도입 당시 제약회사들이 크게 반발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적절하다는 의견과 부당하다는 의견으로 양분됐다.데일리팜이 2015년 신년을 맞아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30개 제약회사(국내 24, 외국계 6) 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리베이트 행위처벌로 당해의약품 보험등재 처벌 정책에 대해 12명이 적절하다고 답변했다.매우 적절하다는 의견도 1명이 있었고,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은 7명이었다.반면 부당한 조치라는 의견은 9명, 매우 부당한 조치라고 답한 사람은 1명으로 적절하다는 의견과 팽팽하게 맞섰다.이같은 결과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당해 의약품 처벌로 이어지는 불합리한 처사라는 의견도 있지만, 리베이트 고리를 끊는 방법론적으로 합당하다는 여론도 업계 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리베이트 척결 의지에 대한 의중으로 풀이된다. 자발적인 윤리경영 강화와 CP 도입 노력이 제약업계 영업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다수인 22명이 전보다 투명해졌다고 답했다.많이 투명해졌다는 의견도 5명으로, 달라진게 없다는 의견 3명을 압도했다. 제약회사 경영진들이 리베이트 투아웃제에 반발하기보다 순응하면서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리베이트 투아웃제 이후 영업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과반수가 넘는 18명이 '달라진게 없다'고 답해 이전에도 윤리경영을 펼치고 있었다는 의미를 전달했다.반면 크게 위축됐다는 답변은 3명, 위축됐다는 답변도 9명으로 나와 리베이트 투아웃제로 영업 마케팅 활동에 어느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최근 찬반 이슈로 뜨거워진 우선판매 품목허가와 관련해서는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15명으로,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 6명을 압도했다.이번 설문조사가 우선판매 품목허가 도입에 우호적인 매출 1000억원 이상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 답변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반대표를 던진 제약회사는 일부 중견기업과 다국적제약회사였다. 9명은 제도 도입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해 업계 내에서도 실익과 혜택 부분에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우선판매품목허가 등 허가-특허 연계 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어 특허전담 인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고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특허 전담 인력 고용을 묻는 질문에 즉시 고용하겠다는 의견이 2명, 상황을 보고 고용하겠다는 의견이 25명으로 가장 많았다.고용 계획이 없다고 답한 회사 CEO는 3명에 불과했다. 특허전담 인력 보유현황은 1~2명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없다는 의견도 8명으로 나와 이전까지 특허인력 투자가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대부분 제약회사들은 올해 두자리수는 아니지만 7~10% 성장률을 목표로 경영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예상 매출신장률을 묻는 질문에 7~10%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11~13%가 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규제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은 안정적으로 가겠다는 CEO들의 의지로 풀이된다.내년 주력사업을 묻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는 합성신약(11명), 바이오의약품(10명), 개량신약(10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제네릭의약품을 주력으로 삼겠다는 의견도 7명이나 있었다.다국적제약사들은 합성신약과 바이오의약품에 무게를 둔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개량신약과 제네릭에 의미를 뒀다.비급여품목(복수응답 가능) 가운데서는 일반의약품에 대한 관심 16명으로 가장 많아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또한 CEO들은 건강기능식품(10명), 의료기기(9명) 필러, 보툴리눔독소 등 미용성형분야(명) 등 다양한 비급여품목 시장에 관심이 높았다.한편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제약회사는 매출액 1000~3000억원대가 16곳, 3000~5000억원대가 9곳, 5000억원 이상이 5곳이다.2015-01-05 06:01:00제약산업팀 -
실무약사 배출 절반의 성공…선배약사 넘을까?첫 6년제 약대 졸업생 탄생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6년제는 교육과정 개편, 실무실습으로 임상실무능력을 갖춘 전문 약학사 배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만으로 절반의 성공은 달성했다는 평가다.반면 전문가들은 6년제 약사가 첫 배출되는 올 한해가 약대 6년제의 제대로 된 성공적 정착을 위한 분수령이 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 시점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6년제 약대 도입 취지와 배경을 다시 짚어보고, 약학교육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평가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늘어난 커리큘럼…사회약학 등 다양한 경험은 장점약대가 6년제 전환 후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교과과정과 약사국시의 개편이다.학교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6년제 표준교육과정에 따르면 전공은 총 160학점으로 4년제 약대보다 전공 수업은 약 50학점이 늘었고, 이수 시간도 1600시간으로 확대됐다.약사국시는 기존 12개 시험과목이 4개 영역으로 통합됐다. 1965년 이후 50여 년만에 그 틀을 깨고 새로운 평가 방식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약사국시의 변화는 약학교육사에 유의미한 사건이기도 했다.학생들은 커리큘럼, 교육시간이 확대되면서 이전에 쉽게 접할 수 없던 분야를 경험하게 됐다.연세대 약대 학생들이 사회약학 수업을 받고 있다.보건사회약학 분야와 임상약학 파트 중 조제와복약지도 등을 실무실습 전 미리 선택과목으로 이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의 6년제 약대 커리큘럼과 약사국시 방향이 교육의 질적 향상을 주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늘어난 교과목에 교수는 수업을 위한 수업에 그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했고, 학생들은 따라가기에 급급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A대 약대 교수는 "지금의 교과목이 국내 약사사회로 진출해 전문성을 발휘하는 데 모두 필요한 것인지는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라며 "어떤 과목도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학점 채우기에 급급해 허덕이는 상황을 볼 때 분명 정리가 필요한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학생들 간 팀을 나눠 수업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서울의 B대 약대 학생은 "타 대학이 평균 6~7개 전공과목이 있는데 반해 현재 약대는 전공과목이 워낙 많다보니 시험기간에는 학생들이 거의 초죽음 상태가 된다"면서 "워낙 과목수가 많아 일부 포기하는 과목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일각에선 각 약학대학 교과과정이 개편된 약사국시에 표준화돼 있는지, 국시의 방향은 6년제 약대 취지 자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업계도 6년제 약사 배출에 기대한 부분이 있었지만 사실 현재 약대 커리큘럼과 약사국시 과목을 보면 제약 관련 부분은 기존 4년제와 큰 차이가 없다"며 "지금의 교육과정이라면 6년제 약사를 굳이 채용할만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6년제 약대 '꽃' 실무실습, 제대로 가고 있나6년제 약학교육의 핵심은 임상 실무실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 실무실습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문제점, 개선방안 수립 역시 현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현재 6년제 약대 실무실습 교육은 필수, 심화로 나눠 총 1400시간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학교별로 실습 시간은 조정해 적용하고 있다.다양한 영역을 미리 경험하고 더 빨리 진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실습 교육의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에는 학생과 교수, 프리셉터 모두 뜻을 같이했다.약대 학생이 지역 약국에서 실무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필수실무실습 과정이나 이전에 관심 분야를 찾은 학생의 경우 심화실무실습 기간 진로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경험을 통해 졸업 후 실전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반면 전국 35개 약대생들에게 고른 교육기회, 내용이 제공되기 위해선 현행 실무실습 기관과 교육 내용의 적정성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무엇보다 교육 기관별 편차는 6년제 약대생들의 실무실습 교육 시작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다. 지역 약국이 특히 중점적인 지적 대상이 되고 있다.다른 분야에 비해 약국 특성이나 프리셉터 개인의 능력, 열정에 의해 교육 수준과 질이 좌지우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프리셉터 교육 재검토와 이미 실무실습을 진행 중인 프리셉터 약사에 대한 지속적인 재교육 필요성이 제기됐다.2014 병원약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약교협이 발표한 6년제 약대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제약 분야 역시 교육 기관 부족과 더불어 생산공장 등에 실습이 편중돼 있고, 공직도 받아주는 곳이 없어 학생을 보내지 못하는 학교가 대다수여서 교육 부실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실습비, 실습 장소 등에 제한이 따르다보니 일부 대학은 교육 기간이 긴 심화실습을 학내에서 진행하는 '연구 심화 실무실습'으로 돌리고 있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서울의 한 프리셉터 약사는 "기초, 심화 실무실습은 졸업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부실한 실습은 곧 6년제 취지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각 영역은 4년제 약사보다 실무 능력을 갖춘 졸업생을 원하고 있다. 그만큼 대학과 실습 교육기관들이 평가와 반성을 통해 협의점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중단된 통6년제 논의, 본격적인 검토 필요첫 6년제 약사 배출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2+4체제를 점검하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통합 6년제 도입 실효성, 타당성에 대한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실제 6년제가 도입된 지 4년여가 지나면서 약대 교수 사이에서도 통합 6년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도 있다.2011년 교과부는 약학대학 학제개편 검토계획 보고서에 약학대학의 현행 2+4 학제를 개편, 1학년 때부터 약대에 입학해 6년간 교육을 받는 통합 6년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4년의 시간이 흘렀고 첫 6년제 졸업생이 배출되는 시점인 만큼 올해는 약대 통합 6년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이 약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이를 위해서는 약교협을 중심으로 교과부와 약대 교수, 약사사회가 동참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약교협 관계자는 "올해는 어느 때보다 6년제 약학교육의 성패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한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통합6년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고 현재 상황을 철저히 재검토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2015-01-03 06:15:00김지은 -
업그레이드 된 신인류 '6년제 약사'가 몰려온다오는 23일 전국 35개 약대 6학년 졸업반 학생들이 첫 약사국시 시험을 치른다. 응시자만 1732명이다.과거 합격률(85% 수준)을 놓고 추정해보면 약 1500명의 6년제 약사가 첫 배출된다는 이야기다.기존 약사에 비해 2년을 더 배우 약사들이 약국, 병원, 제약-유통, 공직 등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다.약대 6년제는 제약, 창약, 용약을 균형적으로 배치해 실무능력을 보유한 약사 배출을 목표로 했다.그러나 6년제 도입 목표에 충족된 약사들이 배출될 수 있을지는 혹독한 검증 과정을 남겨 놓고 있다. 바로 약국, 제약, 병원 등 시장의 평가다.또한 고객과 환자들의 평가도 중요하다. 6년을 공부한 약사들이라 확실한 달라졌다는 평가 말이다.◆6년제 약사 배출의 의미는 = 2006년 1월 13일은 약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린 기념비적인 날이다.가운착용식을 진행한 고려대 약대 학생들바로 약대 6년제를 2009년부터 시행한다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된 날이기 때문이다.현재 약대는 2+4 학제다. 2년간 대학교양과 전공기초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PEET(약대 입문자격시험)을 통해 약대에 입학하고 4년 동안 전공수업을 받는 시스템이다.특히 전공이론 1600시간과 실무교육 1600시간을 최소 이수시간으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약사 배출을 목표로 교육과정과 약사국시도 개편됐다.시스템만 놓고 보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약사들이 배출된다는 이야기다.여기서 6년제 약사 배출의 숨은 의미를 되짚어 보자. 약대 6년제는 의약분업이 없었으면 도입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분업은 의사와 약사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최적화된 진료, 투약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그러나 약사사회는 6년을 배운 의사와 4년을 배운 약사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의사들이 6년제 도입 당시 공청회장을 점검하고 극렬하게 반대했던 이유도 약사가 의사들과 학력적으로 동급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지금도 유효하다.6년제 도입 당시 대한약사회장을 역임한 원희목 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은 "4년제에서 2년 6개월간 전공수업을 받았는데 6년제가 되면서 4년간 전공수업을 받게 됐다"며 "분업 이후 보건의료제도권에 약사가 편입된 상황에서 6년제가 주는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약대 6년제는 약사들의 위상 강화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화된 인력 양성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서울대 약대의 한 교수는 "6년제 약사들이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6년제 약사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끌어줘야 할 기존 약사들의 책임감도 크다"고 말했다.◆6년제 약사 그들은 누구인가 = 지난해 10월 대한약학회 추계 국제 학술대회에서 경희대 약대 송연화 겸임교수는 6년제 약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대한약학회 국제 학술대회서 발표된 약대 6학년 대상 설문조사 결과설문에 참여한 학생 528명의 진로분석 결과를 보면 지역약국이 42.8%, 병원약국 39.2%였다.82%의 학생이 약국과 병원약제부에 취업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약사 진출 18.8%, 대학원 진학은 13.6% 순이었다.6년제 약사들은 약국과 병원의 임상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연령 분포도를 보자. 실습에 참여한 6학년 학생들 중 23~25세가 39%, 26~29세가 36%, 30대 이상이 24%였다.6년제 약사 4명 중 1명이 30대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즉 대기업, 타 전공 대학원 출신들이 약대로 대거 유턴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들은 취업연령 등으로 인해 제약, 병원약국 입사가 쉽지 않다. 결국 근무약사나 개업으로 진로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직역확대냐 아니면 개국 쏠림현상의 재현이냐는 키를 쥐고 있는 것도 이들 6년제 약대생들이다.전국약학대학학생협의회(전약협) 소개로 섭외된 서울지역 약대 6학년 학생은 "졸업후 2~3년 내에 약국 개업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실무실습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약국 제도, 세무, 마케팅, 유통구조 등 약사가 배우고 익혀야 할 분야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이 학생은 "6년제 약사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고민하는 선배 약사님들이 많은 것 같은데 6년을 공부했기 때문에 4년제 선배약사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아울러 주목할 부분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동국대, 단국대 등 15개 신설 약대다.신설약대 출신 예비약사들은 선배가 없다. 신설약대생들은 공식정원만 390명이다. 학연의 끈이 아직까지 단단한 약사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약국-제약-병원의 생각은 = 기존 약사들이 보는 첫 6년제 후배약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일단 '기대반 우려반' 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6년제 약사라는 신인류의 출현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기존 약사들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겸비했느냐는 우려감이 상존하고 있는 것.아주대 약대생들이 수원지역 약국에서 실무실습을 받고 있다.특히 2년간 약사 배출 공백으로 후배약사 졸업에 목이 말라 있는 약국장들은 현실적인 고민이 크다.바로 처우문제다. 약국 취업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신입약사 임금보다 더 줘야 하느냐는 딜레마에 빠졌다.서울 강남의 H약사는 "6년제 약사라고 해서 대폭적인 임금임상을 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신입약사들이 약국으로 쏠리면 서울지역의 경우 임금이 동결 혹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경기 수원의 K약사는 "6년제 약사들의 역량과 능력이 중요하지 않겠냐"며 "약국 적응도나 환자 응대, 조제 능숙도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면 처우는 자동적으로 개선이 된다. 2년을 더 배웠다고 해서 즉각적인 급여 인상을 쉽지 않다"고 전했다.병원약제부는 더 복잡하다. 바로 호봉체계 때문이다. 특히 국공립병원 약제부는 더 그렇다.일단 임금인상 보다는 호봉인정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병원 경영진측에서는 6년제 약대생들이 4년제 보다 나아진 점이 있는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지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지역 사립대 병원의 약제부장은 "약대 6년제 졸업자라고 해서 병원 경영진측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특히 의사들이 주도하는 병원 환경에서 6년제에 대한 생각은 약사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6년제 약사들이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모 제약사 관계자는 "학력 차별을 통해 능력위주의 인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6년제 졸업생들이 별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2년을 더 배웠다는 게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6년제 약사에게 석사급 대우를 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연봉조정은 가능하겠지만 좀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업체들이 많다"고 전했다.한편 약사단체와 약대측은 직능발전협의체를 구성해 6년제 약사의 지위 및 처우, 제약·공직 등에 종사하고 있는 약사들의 위상 강화와 개국약사들의 미래 등 약사들의 다양한 직능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직능발전협의체가 과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015-01-02 06:15:00강신국 -
"동양인의 눈 브라운 아이즈 제일 어려워"|병원 속 사람들 아홉 번째| 의안사는 무슨일을 할까요?얼마 전 미국의안협회(ASO:American Society of Ocularists) 정회원으로 선출된 삼성서울병원 안과검사실 박종연 수석. 그는 의안사다.박 수석은 시카고 ASO 추계학회 마지막 세션에서 국내 의안 제작 기법과 정교하고 완벽한 의안 제작 과정을 소개하면서, 참가한 300여 명의 세계 각국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1957년 설립된 비영리 국제전문교육기관인 ASO. 안과의사, 의안사, 의안제조사 등 600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지만, 한국인으로 ASO 정회원은 박 수석이 처음이다.정회원 선출 소식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학회에서 처음 들었다는 박 수석. 그는 국내 안과교수 2인, ASO 전 회장 1인, 미국 교육의사한 2인 등 2명의 안과의사와 3명의 미국 교육의안사 등 총 5명이 인정한 의안사다.안과 기술직에서 의안사로박 수석은 치기공사였다. 치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소위 잘나가는 치기공사로 일해왔다. 그러던 중 1987년, 서울대병원 안과검사실 인턴으로 일하고 있던 지인 소개로 기술직 인턴을 추천했다.서울대병원 안과 기술직 인턴사원으로 일하다, 1990년도 초에 인천의료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삼성서울병원과 인연이 닿은 것은 그로부터 3년 후다.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1994년 안과 기술직으로 발령 났으며, 얼마 전까지 안과검사실을 책임지는 안과검사실장을 맡은 바 있다. 지금은 수석으로 의안을 제작하고 연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치기공사였던 박 수석이 안과 기술직으로 일하다 어떻게 의안사를 하고 있을까. 삼성서울병원 입사 이후부터 의안은 접해왔으나, 직접적인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국내 안과 명의로 유명한 김윤덕 교수가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의안을 병원 안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는 의안사가 없었고, 의안사를 채용하더라도 1~2년 후 기술을 익히면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박 수석이 직접 의안제작을 배워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박 수석은 "의안사를 두고 있던 김안과병원에서 기초를 배우고, 전 미국의안협회장이 있던 몬트리올에서 2년에 걸쳐 한 달씩 2회 간 노하우를 전수받아 왔다"고 회상했다.그렇게 10년 전 박 수석을 의안사로 삼성서울병원에 의안실이 만들어졌다.만들기 어려운 '브라운 아이즈'박 수석은 의안사를 '패밀리 테크놀로지(family technology)'라 부른다. 의안사를 둔 국내 병원은 4~5개 정도로, 대부분의 병원은 의안을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다.외주업체는 의료기기상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가업으로 대를 이어 받아 의안을 제작하고 있다.박 수석은 "의안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 자체가 노하우를 전수 받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의안사 업무는 폐쇄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미국 ASO 또한 '누구의 제자'라는 라인이 형성돼 있으며, 최신지견은 서로 발표하고 공유하지만 결정적인 '핵심'은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는게 박 수석의 설명이다.그래서일까. 박 수석이 이번 시카고 ASO 추계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의안 제작과정'은 대히트를 쳤다. 가장 만들기 힘들다는 동양인의 '브라운 아이즈' 제작과정을 빠짐없이 공개하면서, 한국인 첫 ASO 정회원의 실력을 마음 껏 뽐내고 인정 받은 것이다.박 수석은 "아시아의 브라운 홍체를 만드는 건 까다롭고 어렵다"며 "2007년부터 게스트로서 ASO를 방문했던 사람이 2014년에는 한국인 첫 정회원으로서 마지막 세션에서 발표까지 한 것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그가 브라운 아이즈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릴 적부터 취미생활로 했던 그림 그리기 때문이다. 집안의 반대로 미대 진학을 포기하면서, 그림 그리기를 멈췄지만 그의 미술실력이 홍체를 그리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으로 다가온 것이다.박 수석은 "환자의 눈안에 빛이 비치는 양에 따라 사진 촬영을 해놓고, 중간 색을 찾아 그린다"며 "컬러에 대한 감각이 있기 때문에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국내에서도 의안협회 만들어지길그는 미국의안협회처럼 한국에서도 의안협회가 만들어지길 희망하고 있다.박 수석은 "가끔 정말 엉뚱한 의안을 착용한 환자들을 접하는데, 엉뚱한 의안을 만드는 곳이 있다는 증거"라며 "패밀리 테크놀로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서로 배우고,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발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이 뿐만이 아니다. 박 수석은 의안 이외에도 의료용 실리콘으로 귀, 코, 팔, 다리, 피부조직 등을 만드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눈 뿐 만 아니라 다른 조직도 만들어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박 수석은 "나를 의안사의 길로 이끌어준 김윤덕 교수를 보면서 '죽을 때까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며 "최고의 테크닉을 연마해서, 내 기술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014-12-29 12:24:58이혜경 -
러시아에서 온 의사출신 병원 코디네이터|병원 속 사람들 여덟 번째|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는 무슨일을 할까요?순천향대서울병원 국제협력팀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 차나탈리야 씨는 고려인 4세다.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현지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러시아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7년 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그는 전남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러시아로 출국했다.다시 한국을 들어왔을 땐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가 됐다. 개원가에서 2년 정도 일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올해 5월에 입사했다."러시아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어요. 한국에서 의사로서 취업이 가능한지 알아봤죠. 의사국가시험을 한국어로 치러야 하는데, 먼저 입국한 의사 친구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더라고요."러시아 국적을 가진 고려인 4세가 어학당에서 배운 한국어 실력으로 의사국시를 치르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7년 전 한국에 처음 방문한 차나탈리야 씨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다.그래서일까. 그는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를 한국에서 첫 직업으로 택했다.코디네이터는 외국인 환자의 진료 예약부터 픽업, 통역, 진료와 수술·회복 후 관리, 퇴원 및 귀국 후 케어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한다.차 씨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러시아 의사 출신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미용·성형 비급여 진료과목에서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 개원가와 달리, 대학병원은 중증질환 또는 건강검진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환자가 많다."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현지 진료차트를 함께 첨부해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차트를 보면 어떤 증상인지, 어떤 과에서 무슨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빨리 파악할 수 있죠."에이전시로부터 병원에 환자 의뢰가 오면 코디네이터가 가장 먼저 서류를 접하게 된다.많으면 수 십장의 진료차트가 오는데, 차 씨는 한 장으로 정리한 '서머리'를 외국인환자 진료를 담당하게 될 진료과 의사에게 전달한다.진료차트는 러시아어와 의료용어가 혼재돼 있으며, 러시아 의사 출신인 차 씨는 막힘 없이 번역한다.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로 현지 출신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라마다 다른 문화 때문이다.외국인환자가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정과 심증까지 캐치해야 하는게 코디네이터의 몫이기 때문이다.러시아 환자들의 진료예약부터 후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는 차 씨."외국인환자는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고 오는 사람들이에요. 만약 언어와 문화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세요. 환자가 원하는 만큼 제대로 된 진료와 서비스를 받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개원가 코디네이터 2년, 대학병원 코디네이터 7개월 차에 접어든 차 씨의 목표는 외국인환자들에게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순천향대병원은 부천병원에서 6년 전부터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고 있다.서울병원은 4월부터 외국인환자 유치를 시작하고 있으며, 9월부터 부천병원과 서울병원의 외국인환자 마케팅이 통합되면서 '순천향대병원 국제협력팀'이 운영되고 있다.부천병원은 러시아 뿐 아니라 중국, 몽골,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환자 코디네이터 10여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서울병원은 차 씨를 포함해 2명이 러시아환자를 담당하고 있다."5년 넘게 일한 코디네이터 선배들이 있어요. 저보다 업무처리가 빠른건 사실이죠. 저도 하루 빨리 병원 구조나 시스템에 적응해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외국인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어요."2014-12-22 12:29:00이혜경 -
24시간 대기하는 '병원의 맥가이버'|병원 속 사람들 일곱 번째| 의용공학팀은 무슨일을 할까요?지난해 강원도로 여름휴가를 떠났던 조원형 성바오로병원 의용공학팀장은 짐을 풀어보지도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병원에 1대 밖에 없는 CT장비가 고장났다는 호출을 받았기 때문이다.그의 여름휴가 3일은 CT를 고치는데 써야했다. 하지만 죽어가던 CT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다시 작동하는 모습을 본 순간, 모든 수고는 한 순간에 날아갔다.의용공학팀을 갖추고 있는 의료기관은 많지않다. 대부분 대학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의료공학팀을 두고 있는데, 가톨릭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 모두 의용공학팀을 갖추고 있다.전기공학을 전공한 조 팀장은 1992년 가톨릭의료원에 입사해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모성모병원을 거쳐 2010년 성바오로병원에 왔다.병원 규모가 클 수록 여유분의 의료장비를 두고 있지만, 성바오로병원은 여유장비가 많지 않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의료장비가 고장났을 때 신속히 수리할 수 있는 의용공학팀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조원형 의료공학팀장은 20년이 넘도록 가톨릭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맥가이버로 활동하고 있다."24시간 대기모드에요. 자고 있다가 콜을 받고 병원에 나오는 일은 부지기수죠. 지방으로 워크숍을 간 적이 있었는데, 응급상황이라 병원에서 앰뷸란스까지 보내서 타고 온적도 있죠."성바오로병원 의용공학팀은 조 팀장과 1명의 사원으로 총 2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둘은 주말에 서로 서울에 있는지 확인하기 바쁘다.둘 중 한명은 무조건 서울에 있어야 의료장비로 인한 응급상황 발생 시 바로 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둘 다 서울을 벗어나야 할 경우에는 산하 병원 의용공학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의료장비 사후관리보다 고장예방이 더 중요의용공학팀은 병원 장비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장비를 배치한다. 새로운 의료장비가 도입되기 전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도 의용공학팀이다."의료장비는 생체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아웃라인이 비슷해요.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죠. 새로운 의료장비가 도입되기 전 생산국에 가서 직접 매뉴얼을 익히거나, 컨퍼런스를 통해 의료장비를 맞을 준비를 하죠."과거에는 의료장비 A/S(사후관리)가 의용공학팀의 주역할이었다면, 요즘에는 사전 고장예방을 중요시 하고 있다. 갑자기 닥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예방 및 점검을 항상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조 팀장은 출근과 동시에 병원을 한 바퀴 순회한다. 각 파트별로 의사나 간호사를 만나서 장비 상태를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가장 애를 먹을 때는 진료예약을 한 환자의 진료준비가 완료됐을 때 장비가 고장나는 경우에요."의용공학팀은 고장난 기기를 수거해 3~4일 이내 정비를 마쳐 다시 원위치로 돌려놓는다.검사장비나 치료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응급상황에 속한다. 진료 중 장비가 이상을 일으키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조 팀장은 응급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의료장비를 다루는 직원들에게 관리방법을 교육시키기도 한다.병원의 맥가이버, 가끔 고장난 가전제품 들고오는 직원도병원 근무 20년을 훌쩍 넘긴 만큼, 조 팀장은 병원의 '맥가이버'로 불린다. 그래서 의용공학팀에 고장난 가전제품을 들고 오는 직원도 종종 보인다."기계를 만지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떤 기계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바쁘지 않을 때 고쳐주기도 하는데, 의용공학팀이니깐 당연히 고쳐줘야 하지 않느냐고 대할 때는 자괴감이 빠지기도 하죠."그래도 조 팀장의 기계 사랑은 남다르다.맥가이버 보다 순돌이아빠로 불리고 싶다는 조 팀장은 아직은 남들이 고장난 기계로 애를 먹을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병원에서 의료장비만 쓰지 않아요. 다양한 기계를 사용하죠. 대부분 급히 필요하기 때문에 의뢰를 한다고 생각해요. 손톱 밑 가시는 작아도 아프?아요. 그 가시를 빼줄 수 있는 부서가 되고 싶어요."2014-12-08 12:24:49이혜경 -
성추행범 잡은 순천향 병원 홍보직원|병원 속 사람들 여섯 번째| 병원을 홍보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10월 초 서울 용산 한남동 일대에서 성추행범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한 남성이 대학병원 홍보맨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병원 속 사람들' 여섯 번째 주인공은 당시 맨손으로 성추행범을 붙잡은 이상엽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원이다.항상 병원을 홍보하는데 익숙한 이 씨가 이번엔 정반대의 경험을 했다. 여러 언론을 통해 자신이 소개된 것이다."홍보하는 사람들은 병원의 얼굴이라고 생각해요. 저에 대한 기사가 나갔을 때도 병원명이 언급됐죠. 항상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병원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움직이게 되죠."이 씨의 선행은 순천향대서울병원의 언론 노출, 즉 홍보로 이어졌다. 용산경찰서로부터 성추행범 검거로 받은 포상금은 병원 내 사회사업팀에 기부했다. 일석 삼조의 효과다.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 이상엽 팀원.종합병원 이상 대부분 홍보팀 두고 언론홍보이 씨처럼 병원 홍보맨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원내 홍보팀을 두고 있고, 이들은 한국병원홍보협회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교류를 진행한다.병원 규모에 따라 인원과 홍보업무는 천차만별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4명의 팀원이 있고, 신문·방송 등 언론홍보는 2명이 전담하고 있다. 나머지 2명은 병원소식지 등 인쇄물 디자이너와 행정업무를 담당한다.신문·방송 등 언론홍보는 연간 목표를 정해놓고 실천한다. 보도자료 작성을 위한 아이템 개발 또한 홍보팀 업무다. 갑자기 발생한 의료 관련 사건에 대해 재빨리 대응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병원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하는 언론사들이 많았어요. 언론사들의 니즈를 파악해 해당 교수님을 연결해주고 보충자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기도 해요."병원을 홍보하는 일을 맡아 하는 홍보맨이다 보니, 병원 구석구석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이 씨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80% 이상을 기억하고 있다."병원 내 80% 이상의 사람들을 알다보니 힘든 일도 있어요. 홍보맨 하면 언론홍보 업무만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병원 홍보맨은 솔직히 정형화된 틀이 없어요. 병원의 만능맨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죠."병원 홍보팀은 언론 홍보 이외 원내 행사를 보조해주거나, 사진 촬영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홍보용 사진이나 인터뷰용 사진촬영을 위해 항상 카메라를 매고 원내를 누비기 때문인지 타 부서로부터 사진촬영 요청이 종종 온다."홍보팀의 능력을 인정해줘서 요청이 오는거겠죠? 고마운 일이죠. 그런데 본연의 업무인 언론홍보 업무로 치일 때 요청이 오면 힘들긴 해요."언론 모니터링으로 하루를 시작홍보팀은 출근과 동시에 언론 모니터링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포털사이트 등에 '순천향대서울병원' 또는 '순천향대병원' 등을 검색, 병원 관련 기사내용을 확인해 최종적으로 병원장에게 보고하게 된다.언론 스크랩도 업무 중 하나다. 언론모니터링이 끝나면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다. 기본적인 업무가 끝나면 하루 스케쥴에 맞춰 인터뷰 약속과 원내 및 원외 강의 스케쥴 점검 등으로 진행된다.이 씨가 병원 홍보팀을 직업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알고보니 그는 5년 간 육군 생활을 하면서 정훈장교로 일했다. 군대에서 나오자 마자 처음으로 택한 직장이 순천향대서울병원 인 것이다."신문방송을 전공하기도 했고, 정훈장교를 지내면서 홍보에 대한 기본 마인드를 배운 것 같아요. 홍보맨으로 일하면서 인생은 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나를, 그리고 직장으로 있는 병원을 홍보해야 하기 때문이죠."5개월 전 WBC에서 비바디 분야 우승을 한 이상엽 씨.정훈장교 5년, 그리고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 근무 5년차인 이 씨는 최근 '팀어벤저스' 홍보이사로 임명됐다.평소 운동을 즐겨하던 그가 5개월 전 '1살이라도 젊을 때 바디프로필을 찍어보자'는 목표하에 근력운동을 집중적으로 배웠다.그러다 지난 8월에 열린 '2014 오픈 월드 피트니스 챔피언십(WBC)'에 도전, 머슬-피지컬-모델-비바디 4개 분야에서 3개 분야에 참가해 비바디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꼭 운동선수들만 나가는 대회는 아닌데, 직장인은 거의 없었어요. 팀어벤저스는 WBC 우승자들의 모임인데, 홍보맨이다 보니 홍보이사까지 맡게됐죠."팀어벤저스 홍보이사 직책 또한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맨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윈윈 전략으로 다가왔다.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강좌를 하면서, 팀어벤저스에서 운동강의까지 곁들여 주기 때문이다."팀어벤저스 식구들은 재능기부를 해주고, 병원 환자들은 운동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 좋고, 윈윈하고 있죠. 덕분에 더욱 힘내서 일하게 되요."2014-12-01 12:24:58이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