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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방 같은 언어재활실의 그녀|병원 속 사람들 다섯 번째| 언어재활사는 누구일까요?언어재활실은 흡사 놀이방 같았다. 그림을 그리다 만 스케치북, 유아용 의자, 그리고 장난감까지. 언어발달이 늦은 아동이 재활실을 찾으면 금방이라도 말문이 트일 것 같았다.'병원 속 사람들' 다섯번째 주인공인 한양대구리병원에서 2년 째 근무중인 안정현 언어재활사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언어병리학을 전문적으로 배웠다.언어재활사는 음성장애환자의 음성재활, 언어발달이 늦은 아동에 대한 언어재활, 발음이 부정확한 아동 및 성인에 대한 언어재활, 뇌손상, 청각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동과 성인에 대한 언어재활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안 씨는 이비인후과 소속으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음성 장애환자로 판단되면 기기와 청지각적 평가를 통해 음성재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비인후과 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 신경과 등에서 환자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하루 30분 씩 8~10명 가량 언어·음성 재활한양대구리병원 언어재활실은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음성환자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에는 언어장애환자 재활을 돕고 있다.안정현 한양대구리병원 언어재활사는 컴퓨터에 프로그래밍된 평가도구를 이용해 음성 및 언어평가를 진행한다.병원 내 언어재활사가 안 씨 혼자 뿐인 탓에, 하루 평균 8~10명 환자를 각 30분 가량 언어평가와 재활치료를 진행한다.우선적으로 음성과 언어장애 평가를 시작으로, 눈높이에 맞춰 재활 스케쥴을 정한다.안 씨는 "목표에 따라 재활방법이 다르다"며 "아동의 경우 그림도구, 장난감 등을 이용해 아동 눈높이에 맞게 치료를 하게 되고, 성인이나 노인의 경우 또 다른 방법을 이용해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에는 교사, 목회자, 텔레마케터 등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음성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언어재활실을 찾고 있다.그는 "1차적으로 직업과 관련해서 음성평가와 치료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 살, 두 살의 영아도 언어발달이 늦다는 이유로 종종 병원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영아의 경우 1대 1 치료가 힘든 만큼, 부모님이 재활치료에 동참하게 된다.안 씨는 "음성과 언어재활은 초기중재가 가장 중요하다"며 "빨리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언어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언어재활치료실에는 언어장애 아동의 언어재활을 위한 장난감이 마련돼 있다.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언어장애전문가 되는게 꿈"언어재활사는 2013년부터 국가고시를 치르고 있다. 그전에는 언어재활 관련 학과를 전공하는 학부 또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한국언어치료전문가협회에서 자격증을 발급받았다.안 씨는 대학원에서 언어치료를 공부하고, 전문의와 협력해서 다양한 언어 및 환자 케이스를 임상연구하기 위해 대학병원을 근무지로 택했다.하지만 언어재활 치료는 기기를 다루기 보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인 만큼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동참할 수 있는 동기유발 역할이 중요하다.그는 "동기유발이나 공감대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언어장애전문가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요즘 돌아보면 업무를 하는데 있어 전문적인 지식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따라서 언어장애전문가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언어장애전문가가 돼야 겠다고 생각을 고쳐맸다.안 씨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지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며 "언어재활로 환자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사회적으로 밝아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2014-11-24 12:24:59이혜경 -
병원 1곳서 수백명 근무하는 방사선사는 누구|병원 속 사람들 네 번째| 방사선사는 누구일까요?엑스레이를 찍는 사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방사선사의 업무다.하지만 대형 종합병원의 방사선사는 업무파트가 다양하다. 많으면 200여명의 방사선사를 두고 있을 정도다.서울성모병원의 경우 150여명의 방사선사가 영상의학과팀, 핵의학팀, 종양팀, 심혈관팀으로 나뉘어 근무한다.가장 많은 방사선사를 두고 있는 영상의학과는 엑스레이, MRI, CT, 초음파 등의 의료기기를 이용해 병상을 찍어내는 역할을 한다.'병원 속 사람들' 네 번째 인터뷰 주인공인 하영웅 씨는 심혈관팀에서 근무하고 있다.하 씨가 근무하는 심혈관팀은 EP(심장전기생리검사기)를 이용해 부정맥의 원인을 찾는게 주된 업무다.교수 1명, 펠로우 1명, 간호사 2명, 방사선사 2명 총 6명이 한 팀을 이루고 있는데, 방사선사는 기계를 다루는 역할을 하게 된다.하영웅(오른쪽) 씨가 심혈관팀원과 함께 EP시술에 동참하고 있다.의료진과 심혈관팀에서 함께 일하는 방사선사는 전국에 많지 않다. 전국 종합병원 내 EP랩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를 합쳐도 200명이 넘지 않기 때문이다.기존 방사선사 업무보다 더 전문적인 만큼 하 씨 또한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사선학과를 나와 대학을 졸업하고 방사선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도 계속 공부중이다.취업 때문에 방사선사 택했는데...결과는 만족하 씨는 서울성모병원이 첫 직장이다. 취업률이 높다는 이유로 방사선학과를 택했지만, 2009년부터 병원에 근무하면서 방사선사를 직업으로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처음부터 EP를 다루는 심혈관팀에서 근무할 줄은 몰랐다. 대학을 다니면서 EP랩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하 씨는 "첫 발령은 영상의학과팀이었고, 두 달정도 로테이션 하면서 심혈관 부정맥 기기를 다뤘다"며 "서울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병원 규모가 커지면서 기기가 다양해졌고 그 때부터 심혈관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심혈관팀에서 근무하면서 하 씨는 병원 근처로 이사를 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응급 당직을 서고 있는데, '골든타임'안에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하 씨는 "심근경색 환자는 90분이 골든타임이라, 당직 시 30분 이내 병원을 와야 한다"며 "인천에서 사당으로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서울성모병원 하영웅 방사선사이사 뿐 아니라, 공부 또한 멈추지 않았다.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지만, 3년 정도는 병원에서 또 다시 배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2011년 미국 HRS가 주관하는 국제 인증시험인 'IBHRE(International Board of Heart Rhythm Exam)' 자격을 취득했다.하 씨는 "6명의 팀원이 모두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라며 "매주 금요일 오전에는 컨퍼런스를 통해 새로운 케이스나 논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근무 스케쥴은 일주일 단위로 나온다.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이지만, 오전 7시 20분 경 출근해 미리 기기를 정비한다. 환자 진료 전 기기정비가 끝나야 하기 때문이다.하 씨는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힘들진 않다"며 "대학에 다닐때 빅5병원 근무가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다양한 기기를 만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방사능 위험 노출?...걱정 없지만 뱃지로 방사량 체크방사선사는 방사능 노출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다. 최근 일본의 방사능 사태로 하 씨의 주변 지인도 방사능이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종종한다고 한다.하 씨는 "방사선사들은 내 몸에 방사량이 얼마나 닿았는지 체크하는 뱃지를 달고 있다"며 "매달 방사량을 체크해서, 기준치 이상이 되면 더 이상 방사선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방사선 기기가 있는 곳엔 납가운을 입고 들어가도록 주의하고 있다.2014-11-18 12:24:59이혜경 -
"데이터마이닝에 주목…잦은 처방변경에 해답"제약업계는 7월부터 시행된 #투아웃제는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한목소리를 낸다.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크고 작은 소송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특히 대형 특허만료 품목의 제네릭 발매와 맞물려 '모아니면 도' 식의 공격적인 영업방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문제도 심각히 인식하고 있다.영업 현장에 따르면, 투아웃제 시행이후에도 제약사들의 처방 확보를 위한 이전투구 양상은 줄지 않고 있다.올 하반기 대형품목 제네릭 시장이 열리면서 100:300(처방액의 3배를 보전해주는 불법 리베이트) 영업이 또 다시 회자되고, 실적을 담보로 한 서약서 작성도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파다하다.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제약사들의 지원내역을 공개하는 선샤인액트(Sunshine Act, 정보공개법) 도입과 의사 수가보전 등의 방안 등은 이미 수차례 공론화 됐었다.의료기관에 제공되는 제약사의 모든 지원내역 공개를 의무화 하는 선샤인액트는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시행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댓가성 없는 지원내역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이렇게 될 경우 고질적인 리베이트 제공과 음성거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또 윤리경영 선포와 CP규정 강화 등 제약사의 자정노력이 탄력을 받기 위해 의료수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데이터 마이닝 활용한 처방변경 의원 공개도 검토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같은 이야기들은 섣불러 보인다. 따라서 무엇보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문이다.윤리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다수의 제약사와 의료기관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리베이트 유발자들'을 확실하게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관련업계는 이를 위해 심평원의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심평원은 요양기관의 다양한 처방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토대로 다양한 데이터마이닝을 구축하고 있다.이 분석자료는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변경 사례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악성 의료기관의 경우 한달동안 비슷한 계열의 품목을 수차례 처방변경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이같은 잦은 처방변경 요인은 리베이트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심평원의 데이터마이닝을 활용한다면 처방을 자주 변경한 일부 의료기관 및 거래처인 도매상이 조사 대상이 될수 있고, 주변 약국을 통해서도 처방변경 사례를 쉽게 확인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한 리베이트 조사는 과거에도 일부 시행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가 일회성에 그쳤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인 처방변경 사례를 분석해 처방변경이 잦은 의료기관을 공개하는 방안 등도 검토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물론 의료계의 반발도 예상할 수 있지만 정부에서 충분한 논리를 개발해 데이터마이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들의 공격적인 리베이트 살포와 극소수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변경 사례가 윤리경영 분위기를 희석시키고 있다"며 "데이터마이닝을 활용한 의료기관 공개 여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2014-11-14 06:15:00가인호 -
불법 리베이트 유발자 '빨대'…전국 곳곳에"대전 A원장은 돈에 민감하고 골프를 좋아한다. 인천 모 의사는 첫 만남부터 20% 이하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고 상대도 안해준다."제약업계 영업담당 임원과 현장 영업사원(MR)들은 전국의 유명한 이른바 '빨대'들을 줄줄 꿰고 있다. '빨대'는 제약업계 은어로 리베이트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일부 의사들을 빗댄 말이다. 리베이트를 유혹하는 제약사를 이르는 '밀대'라는 말도 은어로 통용된다. 제약업계는 속칭 빨대 의사들을 타깃 관리해야 리베이트 근절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리베이트 쌍벌제와 리베이트 관련 품목 투아웃제 시행으로 의사들 상당수는 리베이트 단절을 선포하며 투명한 제약환경 정착에 일조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하지만 지역별로 포진(?)해 있는 극소수 빨대 의사들로 인해 의약품 시장의 영업환경이 혼탁해지고 있다고 제약사 영업관계자들은 말한다. 제약업계는 빨대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처방변경에 따른 실적 감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업계는 투아웃제 시행 이후에도 리베이트 이슈가 여전한 것은 이들 빨대의 영향력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결국 정부 등에서 대대적인 빨대 색출에 나서지 않으면 전체 의사들의 명예가 손상되는 것은 물론 투명경영 정착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영업담당자 100명을 불러 지역별로 빨대 명단을 제출하라 하면 아마 절반 이상은 동일한 사람을 써낼 것"이라며 "그만큼 업계에서는 리베이트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의사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고 말했다.제약사들도 빨대 의사들 보호정책(?) 지양해야제약업계는 이와 관련 속칭 빨대 의사들에 대한 대책마련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리베이트 근절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사들의 빨대 리스트를 파악하고 타깃 관리를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1차적인 잘못은 리베이트를 주는 제약사들에게 있지만 근본적인 접근은 리베이트 요구 의사에 대한 제재방안 마련"이라고 강조했다.이런 의미에서 이른바 '오제세법'이 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의견이다.오제세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안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유통관련자는 누구든지 처벌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법안은 리베이트 적발품목을 급여목록에서 퇴출시키는 투아웃제와 맞물려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당사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큰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특히 K대학병원 리베이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병원 내 의사가 리베이트를 수수하다가 적발 되더라도 병원은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현재 병원의 경우 양벌 적용이 되지 않는다. 제약업계도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오랫동안 불문율처럼 인식됐던 의료기관 보호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름이 알려진 빨대 의사들이 지역별로 있지만 정작 리베이트 조사에서 적발된 경우가 드물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일부 제약사들의 대형 거래처 보호 정책도 어느정도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특히 빨대 의사들은 리베이트 제공 제약사의 처방을 담보해준다는 믿음을 주고 있어 제약사들의 보호대상 1순위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엄밀하게 말해 이들과 손잡고 있는 제약사들도 공모자 일 뿐이다.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빨대의사 타깃 관리, 의료기관 양벌 적용, 리베이트 수수자 명단 공개 등 받는자에 대한 제재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 정책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 7월부터 시행된 투아웃제가 쌍벌제를 넘어서 '주는자를 더 압박하는 제도'인 것처럼 받는 자를 더 엄하게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2014-11-13 06:15:00가인호 -
K병원 리베이트 품목, 투아웃제 첫 제물될까?#리베이트 적발 품목에 대한 급여삭제 법안인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 5개월이 지난 11월 현재 제약업계는 공황 상태다.내부고발로 촉발된 K대학병원 리베이트 파문이 업계를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해당 병원에 연루된 제약사가 중상위업체 중심으로 10여곳 이상될 것으로 추정한다.검찰은 리베이트에 연루된 해당 병원 교수와 제약사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소환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6~7곳 정도에 대한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업체는 더 늘어날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다국적사 2곳이 포함돼 있는 가운데 국내 상위 A사는 리베이트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리베이트에 연루된 해당 제약사들은 회사 전체적으로 비상이 걸렸다.특히 이번 K대학병원의 리베이트 파장이 제약업계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는 사건 자체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K대학병원 사례가 리베이트 투아웃제 적용의 첫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업계 전문가는 "쌍벌제는 약사법 적용을 받지만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건강보험법 적용을 받는다. 형법에 따르면 (검찰의) 수사 종결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K대학병원 리베이트 품목은 투아웃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K대학병원 리베이트 제공이 투아웃제 시행 이후인 8월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실상 첫 번째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만일 사건에 연루된 리베이트 품목이 투아웃제 적용을 받는다면 해당품목은 1개월 급여정지가 유력하다. 리베이트 제공 금액이 500만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1개월 급여정지와 급여삭제를 나누어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급여목록에서 한달동안 사라진다는 것은 회복 불가능 상태가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시장 퇴출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이처럼 K대학병원 리베이트 파문은 매머드급 태풍의 위력을 가진 엄청난 사안으로 업계는 인식하고 있다.비례성 원칙 핫 이슈?…대규모 소송전 예고 업계는 K대학병원 사태와 소송전으로 비화됐던 지난 철원군 보건소 리베이트 사건을 오버랩해서 보고 있다.철원군 보건소에서 핫 이슈가 됐던 비례성 원칙을 대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제약협회 워크숍에서 복지부 사무관은 “철원군 보건소 리베이트 사건에 따른 행정처분에 대해 법원 판결과정에서 비례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밝힌바 있다.철원군 리베이트 사건의 경우 다수의 제약사들이 공중보건의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다가 적발된 사례로, 복지부는 약가연동제를 적용해 해당 제약사들에게 10% 약가인하 처분을 내렸지만 제약사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바 있다.법원은 이에대해 리베이트 총액은 적은데 품목은 많은 상황으로, 10% 약가인하는 지나친 행정처분이었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비례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요지의 판단으로 볼 수 있다.제약업계는 철원군 사건 사례는 리베이트 투아웃제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즉, 리베이트 적발로 인해 해당 품목이 급여정지나 급여삭제 조치가 내려질 경우 제약사들이 이에 불복해 충분히 법적 대응을 할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특히 과거와 달리 급여정지 등으로 인한 손해 금액이 쌍벌제와 리베이트 약가연동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은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오리지널 품목이 많은 다국적사의 경우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수백억원대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는 당연히 엄청난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이처럼 K대학병원 리베이트 파장은 리베이트 투아웃제 첫 번째 케이스가 될 것인지 여부와 소송전으로 확산될 것인지 등이 첨예하게 얽히면서, 제약업계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2014-11-12 06:15:00가인호 -
의무기록…이들의 손을 거쳐야 '귀한 자료'|병원 속 사람들 세 번째|의무기록사는 누구일까요?시대가 변했다. 종이차트가 사라지고 있다.의무기록사들은 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로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기 시작했다.2007년에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을 오픈한 서울아산병원은 전자차트 적응까지 3~5년의 시간이 걸렸다.EMR도입 과정에서 처음엔 종이차트와 전차차트를 병행해 사용했다. 그러다 점차 종이차트도 없앴다. 필요한 종이차트는 스캔해 이미지파일로 저장했다.의무기록사는 국내 국제기준의 진단 및 수술분류 전문가로, 국제기준에 따른 정확한 병원 진료정보 데이터를 구축하고 가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의무기록 보관부터 분석까지 만능'병원 속 사람들 세 번째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무기록사로 26년 째 근무하고 있는 김선자 의료정보관리팀장이다.의무기록안에는 의사 및 간호사 기록, 협의진료기록, 경과기록 등 진료중에 생성된 진료기록을 비롯해 검사, 처치기록 등 다양하다.의무기록사는 의무기록 작성시스템 구축 및 작성 지원, 의무기록 정확성 및 완성도 관리, 의무기록 적법한 정정·이용·제공관리와 개인정보 관리적 보호체계 구축과 실행을 통해 안전한 진료와 의무기록의 신뢰성을 보장한다.진료 내용 및 결과를 코딩 및 데이터을 구축해 보험청구, 연구, 경영, 국가질병 등록·조사·통계자료로 제공함으로서 진료정보를 공공보건정보 및 보건산업정보로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도 의무기록사가 하고 있다.최근에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의 도입, 헬스IT기술 발달로 방대한 의무기록의 내용을 정보화해서, 보건의료산업자원으로의 활용기반 구축을 위해 의무기록 작성 시스템에서의 각종 의료 용어 및 작성의 표준화하는 자원으로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서울아산병원 서관 지하1층 의무기록실 모습.김 팀장은 "의사들이 차트에 진단명이나 수술명을 기록하면 의무기록사는 코드를 부여한다"며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누적되면 향후 임상연구 등을 위한 분석자료로 쓰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그래서일까. 갓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시험을 통과한 신입 의무기록사는 질병분류 체계부터 배우게 된다. 질병분류를 정확히 하고 코드를 부여할 줄 알아야 의료진 응대 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1982년 의무기록사 면허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2만여명의 의무기록사가 배출됐다. 전국 112개 대학에서 2만5000여명의 의무기록관련 전공자가 재학 중이다.지난 30여년간 의무기록사는 우리나라 병원에 체계화된 의무기록 관리 시스템을 보급화·일반화 시켜, 의무기록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의료기관인증평가를 통해 안전한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보건의료산업화의 기반 마련을 위해 추진한 EHR사업에서 임상 용어 표준화, 진단 및 시술코드 표준화, CDI, 서식생성 표준화 등의 연구에 참여하고 역할도 의무기록사가 하고 있다.아직도 1990년 9월 생각하면 아찔1990년 9월 11일. 서울 일대를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든 사건의 중심에 서울아산병원이 있었다.비가 내리기 시작한지 3시간여만에 병원은 물에 잠겼다. 8만여권에 달하는 의무기록은 모두 젖었다.김 팀장에게 있어 그 날은 '아찔'한 에피소드 중 하나다.당시 의무기록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병원 서관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었다.김선자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관리팀장은 병원 개원 멤버로 26년 째 근무중이다.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김 팀장은 오전 7시 경 출근했다. 집중호우로 옷은 이미 다 젖었다. 출근 못한 직원들도 종종 보였다.출근 후 1시간 30분이 지나자 병원에서는 대책회의를 열었다. 응급실 옆에 있던 송파구청이 운영하는 지하펌프장의 물이 역류한다는 소식이 들렸다.오전 9시 쯤 대피명령이 떨어졌고, 일단 옮길 수 있을 만큼 수기차트와 PC, 서류를 위로 올렸다. 다시 1시간 후인 오후 10시에 결국 지하에 있는 직원들은 모두 철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김 팀장은 의무기록실 문을 잠그고 가장 늦게 탈출했다. 그 때 반대편 복도에서 차오르던 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지하 1층은 완전히 침수됐다. 고무보트를 타고 움직여야 할 정도였다.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그리고 3층으로까지 대피를 했다.김 팀장을 포함한 몇몇 직원들은 대피를 하지 못해 병원에서 하루를 지샜다. 개원 1년 만에 물난리를 겪은 아산병원은 당시 사람들로부터 '회복 불가능'이라는 이야기 까지 들어야 했다.김 팀장은 "물이 빠진 다음에 모든 직원이 지하에서 부터 지상 1층까지 줄지어 서서 종이차트를 날랐다"며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한 달 만에 복구작업을 했고 병원은 재오픈했다"고 회상했다.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로 바뀌면서, 앞으로 이러한 일은 다시 발생할 일이 없다. 그리고, 이 변화 과정에서 의무기록사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냈다는 점이 김 팀장에게 있어 가장 보람있는 일이다.김 팀장은 "종이에서 전산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굉장히 큰 변화였다"며 "직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지금의 아산병원을 만들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2014-11-10 12:24:59이혜경 -
환자의 빠른 일상복귀를 돕는 사람들|병원 속 사람들 두 번째| 운동처방사는 누구일까요?"박 선생, 이 환자분 업무 복귀를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운동처방 좀 부탁하네."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모 교수가 스포츠의학실에 50대 여성 환자를 데리고 내려왔다. 박세현 운동처방사에게 운동교육을 맡기기 위해서다.고대구로병원 스포츠의학실에는 3명의 운동처방사가 근무한다.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은 20년 가량 병원 내 운동처방사를 두고 있고, 고대구로병원은 10년 쯤 됐다.운동처방사 명칭은 병원마다 다양하게 불린다. 대부분 운동치료를 전공으로 하는 운동처방학과, 스포츠재활학과, 운동복지학과, 건강관리학과 등을 나와 생활체육지도자 2급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이 많다.기존의 운동처방사는 운동선수의 재활을 돕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인지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는 헬스트레이너가 운동처방사로 병원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요즘에는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공부를 한 운동처방사가 배출되는 상황이다.운동처방사 3명이 하루 40~50명 환자 운동교육 담당'병원 속 사람들' 두 번째 연재의 주인공인 운동처방사 박세현 씨는 동료 운동처방사 2명과 함께 40~50명의 환자 운동교육을 맡고 있다.고대구로병원 운동처방사들이 오전 운동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오전 8시 30분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되지만, 운동처방사들은 오전 7시 30분까지 출근한다.3명이서 함께 스터디하고 임상 협업이 이뤄지는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교수들과 함께 오전 회진에 동참하고 있다. 입원 환자의 재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박 씨는 "운동교육은 환자 스스로 움직이고 땀을 흘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호응도와 만족도가 높다"며 "레크레이션 활동이 많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성향 상 빨리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운동교육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세현 고대구로병원 운동처방사활동 달라진 환자 보면서 운동처방사 직업에 매력느껴박 씨는 운동처방학과를 졸업하고 운동처방사로 근무한 이후, 스포츠의학과 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대학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하지만, 그에 따라 다치는 횟수도 늘어나기 마련. 그때부터 운동으로로 재활을 하곤 했다.박 씨는 "아픈 사람들이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 있는 직업은 운동처방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직업을 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박 씨는 "기계가 아닌 인간미로서 환자를 운동교육 할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며 "일대일로 환자를 보면서 친밀감도 느끼고, 그들의 일상복귀를 지켜볼 수 있다는게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2014-11-03 12:24:57이혜경 -
'꼬여버린' 움카민 시럽제 급여 논란 해법은?[긴급진단] 법정으로 간 시럽제 급여 제한 논란①#진해거담제 #움카민 성분 시럽제 급여 연령제한 논란이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정부는 협의를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쟁점이었는 데 제약사들이 소송을 제기한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반면 제약계는 정부 대처가 미온적이어서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한다.결국 양자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태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27일 복지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달 움카민 성분의 내용액제 급여 연령제한 적용을 한달 간 더 연장하면서 이달 중 관련 제약사 등과 협의해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실제 복지부는 국정감사 중에도 당사자 업체들을 불러 협의를 진행했고, 의료계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그러나 움카민 성분 시럽제 제네릭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예정대로 소송에 들어갔다. 복지부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급여기준을 개선하더라도 시간이 너무 소요돼 움카민 성분 시럽제들은 시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이 중에는 유예기준이 11월부터 적용될 것이라는 판단도 포함돼 있었다.실제 소송에 참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복지부도 개선의지가 없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관련 고시 등을 손질하는 데 수 개월 이상 소요된다면 움카민 성분 시럽제들은 사실상 퇴출될 수 밖에 없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다.제약사들은 내용액제 급여 연령제한의 효력정지와 함께 본안으로는 해당 고시기준에 대한 무효확인을 법원에 요청했다.복지부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제약사들과 만나 정부 입장을 전달한만큼 소송준비를 중단하고 기다릴 것으로 봤는 데 돌연 소장이 넘어온 것이다.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고시는 동일성분 동일약가제 시행 전에 도입됐다. 현 상황에서는 손질이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제약사들에게 충분히 입장을 전달했고,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말했다.그는 "복지부 방침을 제약사들도 충분히 인지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지)은 없고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업체들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복지부 다른 관계자도 "고시를 손질하는 게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면 시간이 문제가 될 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제약사들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우리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게 돼 버렸다. 협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쟁점이었는 데 안타깝다"고 귀띔했다.소송을 제기한 다른 업체 관계자가 이날 데일리팜과 전화통화에서 "진해거담제 급여 기준이 별도로 마련돼 급여 연령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소송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이번 소송은 복지부의 의도가 제대로 제약사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결론이 나온다.이에 대해 움카민 성분 시럽제 논란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한 제약사 임원은 "만약 복지부의 본의(진해거담제 별도기준 마련 등)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면 서둘러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복지부 행정조치에 사법부의 판단을 묻는 것은 당위성을 충분히 주장하고 설득해도 안됐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규제개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편 복지부는 이날 움카민 성분 시럽제에 대한 내용액제 일반고시 적용 유예조치를 다음달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공문을 의약단체에 보냈다. 개전여지가 아직은 남아 있다는 얘기다.2014-10-28 06:14:57최은택 -
'금녀' 구역서 일하는 환자기능원을 아시나요|병원 속 사람들 첫 번째| 환자기능원은 누구일까요?여자들은 할 수 없는 직업? 금녀의 구역? 한양대병원 본관 17층. 그 곳은 여자들이 들어 올 수 없는 '금녀(禁女)'의 구역이다.기자는 여자다. 금녀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터뷰로 인해 17층에 위치한 기능원실을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금녀라는 단어가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인터뷰 도중 기능원실을 찾은 기능원은 5~6명 정도. 그들은 30분 가량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끔 사물함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내 눈치가 제로였다.남자들만 생활하는 기능원실은 그들이 업무를 시작하기 전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 겸 휴게실로 사용된다. 결국 눈치없는 '여기자'로 인해, 기능원들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힘써야 하는 환자 이송 역할이 대부분'병원 속 사람들' 첫 번째 연재의 주인공 최대훈 씨는 한양대병원 기능원이다.한양대병원에서는 환자를 이송하는 직업을 기능원(技能員)으로 부른다. 육체적, 정신적 작업을 정확하고 손쉽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기능원으로 불리기 시작한 건 불과 7~8년 전. 과거에는 아저씨라고 불렸다. 호칭이 따로 없었다.결국 그들 스스로 호칭을 찾아갔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기능원, 이송기능원, 환자기능원 등으로 불리고 있다.환자기능원의 주된 역할은 환자 이송이다.한양대병원 또한 아저씨에서 기능원으로 호칭이 자리매김 하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간호부 소속으로 당당히 간호사, 간호조무사, 서무원과 함께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다.병동 근무인 만큼 3교대 근무는 필수다. 새벽, 낮, 저녁 파트로 나뉜다.새벽과 저녁 근무날을 제외하면 낮 근무는 아침에 출근해서 당일 환자 이송 스케쥴을 배정 받는다.기능원이 담당하고 있는 병동 환자를 스케쥴에 맞춰 검사실, 진료실, 수술실, 입원실 등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휠체어, 침대는 물론 환자까지 들었다 놨다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할 수 없는 업무로 낙인찍혔다. 이 때문인지 한양대병원 기능원 28명은 모두 남자다.최대훈 한양대병원 기능원건축일 하던 그가, 병원으로 온 까닭은?최 씨의 기능원 경력은 8년. 바쁜 날은 끼니를 거르기 십상이다. 낮 근무 8시간 내내 걸어다닌 적도 있다. 거짓말을 보태지 않고, 단 한 차례 앉지도 못한다.하지만 그의 업무 만족도는 높다. 몸은 고단해도, 근무시간 이외 자기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겼기 때문이다.기능원으로 인생을 살기 전, 최 씨는 건축현장에서 일했다. 이십대 젊은 나이에 100여명의 현장인력을 통솔하는 책임자 역할을 해야 했다.최 씨는 "건축일은 현장 업무가 시작되면 새벽 2시에 잠이들고, 새벽 5시에 기상해야 했다"며 "고된 업무 탓에 일 중간중간에 음주도 하다보니 몸이 망가지는 것을 고스란히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결국 이대로 건축일을 해야할 것이라는 고민속에 빠졌고, 부모님의 권유로 한양대병원 기능원 취직시험을 치르게 됐다.최 씨는 "취직하고 처음으로 근무 외 시간에 무엇을 할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정규직으로 정년까지 평생직장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2014-10-27 06:14:59이혜경 -
이제는 돌아와 약대생이 된 경험 많은 언니 오빠들[방담] 인제대 약대생 4인이 바라본 약대, 그리고 약국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던 언니, 오빠들이 약대에 떴다. 명문대를 졸업한 후 대기업에 입사했던 30대 엘리트들이 돌연 약대를 선택해 새 인생 개척에 나섰다.지금부터 이들이 바라보는 6년제 약대의 실상과 꿈꾸는 약사로서 삶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남 부럽지 않은 스펙, 과감히 포기하기로 결심한 이유는"한승우:회사에 다니며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마주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약사로서 일하는 게 생동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객 피드백과 니즈를 직접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과감히 약사의 삶을 선택했다.김선호:회사에서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비전이 안 보이더라. 조선 산업 자체가 중국에 밀리는데다 이전 회사만 해도 정년이 55세였다. 임원이 안되면 회사를 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결혼하고 아이 낳으면서 부쩍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자연히 약사라는 직업에 눈 돌리게 되더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당장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가족들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화려한 스펙을 뒤로 하고 약대에 진학해 고군분투 중인 인제대 약대 4인의 학생이 데일리팜에 모여 약대생으로 현재의 삶과 꿈꾸는 약사의 모습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고주은:사학을 전공한 만큼 큐레이터로 성공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런데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의 모습과 현실은 꿈꿨던 모습과 많이 다르더라. 그러던 중 근무약사로 일하고 있는 쌍둥이 언니를 보며 약사라는 직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항상 공부하고 그것을 현장에서 환자에게 접목하며 보람을 느끼는 언니 모습을 보며 약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박지혜:전공이 화학과이다보니 동기들 중 상당수가 졸업 후 의전이나 치전에 입학했다. 피트가 생긴 후에는 적지 않은 동기, 선후배들이 피트 시험에도 도전했다. 그래서 더 친근하게 생각됐던 부분도 있었다. 7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염증도 약대 입학을 준비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에서 여자가 느끼는 승진 과정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가정이 생기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근무 시간 역시 고민거리였다. 때마침 아기를 갖고 육아휴직을 하게됐고 피트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오늘날 6년제 약대생들은 학점에 목말라있다"고주은:대학에 다시 들어가는 만큼 교양강의도 듣고 동아리도 해보고 싶은 꿈도 있었다. 하지만 6년제 약대 교과과정은 공부할 것이 너무 많다. 입학한 후 내내 학업에 치이고 있다. 막연히 꿈꿨던 환상과 조금 다른 현실 것 같다.김선호: 이전 학교 동기 중에 다시 약대에 들어가 약사가 된 친구가 있다. 약대 2년은 편하게 즐겼다는 그 친구 말을 듣고 살짝 기대했던 부분도 있었다(웃음). 현실은 180도 달랐다. 초반에는 기존 전공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는데 갈수록 힘들어지더라.무엇보다 현장 실무실습이 가까워오니 책임감이 무거워졌다. 공부를 제대로 안하고 실습을 나갈 순 없다는 생각에 공부에 더 매달리게 되더라. 6년제 약대로 바뀐 후 달라진 모습 같다.박지혜:신설약대는 학생이 워낙 적은 상태에서 상대평가를 하다 보니 약간의 점수차로 학점이 크게 갈릴 수 있다. 서울, 경기권 대학의 경우는 학생 수가 120명 이상이다 보니 그나마 나은 것으로 안다. 새 과목이 많아져 공부할 것도 많은 상황에서 인원수 저 적어 조금만 뒤쳐지면 차이가 너무 커 진다. 죽어라 해도 한두문제 틀리면 학점이 C 이하로 떨어진다.공부할 양이 워낙 많아 한번 다 ?어보고 시험을 보지 못할 정도다. 요즘 약대들은 어디나할것 없이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으로 안다. 공부할 분량을 나눠 함께 공유하는 형식이다.신설약대는 선배도 없고 교수님들도 시험 등이 모두 처음이어서 미숙한 부분이 적지 않다. 6년제 약대 첫 학생인 까닭에 어야 하는 고충도 적지 않다."회사 그만두고 계산한 기회비용 3억…채워가려면"김선호:피트 시험 준비 비용과 약대 진학 중 들어가는 비용, 5년간 회사를 그만두면서 받지 못한 연봉을 계산하면, 5년간 약대를 선택하며 발생한 기회비용이 3억원대다.앞으로 약사가 되고 개국을 하면 이 기회 비용을 채워갈 수 있을 지 고민이다. 이전 회사 정년이 55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사로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위안 삼는다.개국 약사는 약사로서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금의 기회비용을 채워가기 위해 학업 과정, 실습 과정 하나 나에서 개국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할 수 밖에 없다.박지혜:이전 일반 시민 입장에서 바라본 약사는 편안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약국 실습을 나가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약사의 책임감이 막중하더라.약사가 되고서도 꾸준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과 다짐을 많이 하게 다. 직접 부딪혀 보니 약사는 정말 많은 공부와 책임감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만학도라 힘들다고? 철든 만큼 보이는 것 더 많더라" 김선호:어린 친구들에 비해 순발력은 떨어질 수 있지만 이해도는 더 나은 것 같다.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데 기존 경력이나 경험이 적지 않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초반에는 암기력 때문에 고생도 했는데 계속 노력하니 그 부분도 발전해 가는 것 같다.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무엇보다 약학은 지금 배운 것들은 나중에 직접 활용하고 환자에게 적용하며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직장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한승우:특정 과목의 경우 계산이 필요한 것들은 이전에 공대에서 공부했던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다시 공부하면서 생각하게 되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됐다. "내가 바라 본 선배 약사는"박지혜:실습 약국에서 바라 본 선배 약사님의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매달 세미나도 챙겨 다니고 주말마다 스터디를 하며 공부도 하시더라. 실습 약국을 보며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약사님의 약국이 확실히 잘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약국장님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자녀가 있다는 파트 여약사님도 자비를 들여 꾸준히 공부를 하고 계셨다. 자신이 약사로서 권리를 주장하려면 계속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한승우: 개국 약사, 약국은 막연히 정체돼 있고 따분한 업무의 연속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약국은 기대 이상 흥미로운 장소였다. 지속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약사가 대처해 가야하고 조제와 매약 이외에도 직원관리, 물품관리 등 개국 약사는 1인 CEO로서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모습에서 대단함을 느꼈다. 김선호:데일리팜 기사 중 6년제 약대생 처우와 관련한 기사 속 선배 약사들의 반응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만큼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차별성을 키워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별다른 노력 없이 6년제이기 때문에 차별 대우를 바라는 것은 맞지않다.선배 약사들의 싸늘한 반응에 오기와 의지가 더 생겼다. 하나라도 더 나은 약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내가 약사가 된다면..."한승우:이전에 컴퓨터를 전공했고 흥미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약학에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보고 싶다. 약사사회가 위기라고 한다. 이를 타계해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약사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실습에 나가서도 항상 앞으로 내가 할 부분들을 고민한다. 약의 재고관리 시스템 등 약업계 시스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방법 등 여러 가지 길들을 이전 경력과 접목해서 창출해 갈 수 있는 진로를 고민 중이다. 고주은:약대에 처음 입학할 때부터 약사인 쌍둥이 언니와 나중에 함께 약국을 개국하겠다는 꿈을 꿨었다. 언니와 함께 꿈꾸고 있는 약국은 클린한 약국이다. 또 복약지도와 상담에 집중하며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약국을 운영해 보고 싶다.김선호:개국을 늘 염두에 두고 공부한다. 졸업 후 근무약사를 하며 경험을 쌓고도 싶지만 나이가 고민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전에 중공업을 전공하며 설계 등을 해 왔던 만큼 나중에 개국할 약국을 직접 설계해 보는 꿈도 꾼다.환자의 선택권이 최대한 보장되는 드럭스토어형 약국을 만들고 싶지만 그 속에 약사의 공간도 최대한 보장해 디자인하고 싶다. 약국은 약사의 공간이 적은데 약사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약국을 만들고 싶다.박지혜:나이가 있고 육아와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제약사, 공직에 신입으로 취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병원이나 약국 근무약사로의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 직장을 다닐 때는 맡은 바 임무만 하면 됐는데 실습을 하면서 개국약국 현실을 보니 약국장은 곧 CEO 이더라. 약사로서 업무 뿐만 아니라 약국 경영 전반을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웠다. 개국에 대해서는 차차 고민해 보려 한다.2014-10-16 12:25:0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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