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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도 원료약 자국보호…정책·세제 범부처 지원 나서야"
    기사입력 : 21.09.02 06: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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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인터뷰] 엄승인 제약협 상무 "국산화 시급 원료 200개 선정해 집중육성" 강조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코로나19 세계대유행 장기화로 외산 원료의약품 수급 난항 사태가 빈발하고 원료약 자급률이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국산 원료약의 중요성이 새삼 조명되고 있다.

    값 싼 중국·인도산 원료약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의약품 시장을 대거 점유중인 상황에서 채산성이 낮은 국산 원료약 산업은 사실상 시장 입지를 잃은지 오래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 간 우리나라의 국산 원료약 자급률 평균은 26% 수준이다. 2019년 원료약 자급률은 16.2%로 급감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다.

    코로나 사태 등으로 적색 경고등이 들어온 지금에서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국가들은 중국·인도산 원료약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원료약 비중을 높이는 활성화 정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3월과 5월 인도와 중국이 각각 자국 원료약 생산·제조업 활성화 정책·전략을 발표한데 이어 같은해 6월에는 일본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약의 국내 제조 제약사를 지원하는 정책을 공표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의약품 제조업에 300억 달러, R&D에 18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이와 견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원료약 자급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만 하고 있을 뿐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급망 붕괴 느낀 미국, 자국보호책 결정…한국도 시급"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엄승인(이대약대) 상무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원료약 공급망 붕괴 위기가 수면위로 부상하자 미국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자국 산업 지원 정책을 전격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원료약 산업 특별 지원책 없이는 중국·인도산 원료 대비 채산성이 낮아 침체하는 원료약 국내 자급률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엄 상무는 "미국도 인도·중국에서 원료약을 수입할 때 원가가 30% 절감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공급망 위기를 느끼자 해외 원료공장의 자국 생산 전환 정책을 폈다"며 "우리나라 역시 중국산 원료약 수입 비중이 34% 수준이다. 국내 생산보다 수입이 저렴해 국산 원료약 산업이 정체하는 배경"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엄 상무는 국산 원료의약품을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중요성이 커진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의 차세대 핵심전략기술 후보에 포함시켜 범부처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약산업 토대로서 원료약 산업을 제대로 인정하고 실질적인 정책지원과 투자로 원료약 전문 제약사가 힘을 얻고, 국산 원료약을 이용한 국산 제네릭이 활성화 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다.

    엄 상무는 "원료약은 국가와 국민의 보건안보 차원에서 안정공급이 흔들려선 안 된다. 정부가 소부장 2.0 전략 차세대 핵심전략기술 후보로 국산 원료약을 포함해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둔 원료약 제조업제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획재정부는 원료약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엄 상무는 "팬더믹 등 비상시 쓰는 백신이나 치료제, 희귀필수의약품 등 원료는 정부가 국내 원료제조사와 장기 계약으로 비축해 제약사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물리적 비축 효율성·경제성에서 떨어지면 미국의 '가상 비축 제도'를 모델링하는 것을 제언한다"고 했다.

    엄 상무는 국내 제약사들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의약 주무부처를 향해 필요성을 제기해 온 정책들의 발 빠른 도입도 필요하다고 했다.

    엄 상무는 "제약산업계는 원료약 기업들 역시 혁신형제약사 인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현식형제약사 선정 시 국산원료 연구개발·사용 부분도 반영해 달라는 등의 원료약 산업 고취 정책을 꾸준히 건의중"이라며 "자사 생산원료 우대 정책 적용기간이 1년으로 실효성이 낮은 부분도 5년으로 연장하고, 사후 실거래가 약가인하를 면제하는 제도 등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산화 시급 원료 200개 선정해 집중 육성해야"

    엄 상무는 국산 원료약 자급률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모든 수입품목을 국산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효율적으로 국산 원료약 자급률을 제고하려면 일단 2000여개 원료 중 국산화가 시급한 성분 200여개를 선정, 5년 뒤 자급률 50% 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엄 상무 견해다.

    엄 상무는 "식약처에 등록된 총 원료약 7331개 중 국산 원료약은 18.2%인 1335개이며 중국·일본·인도 수입품목은 62%인 4609개"라며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중국·일본·인도에서 수입하는 원료는 성분명 기준 341개다. 수화물·염 종류에 따른 동일 성분을 제외하면 총 236개 성분이 국내 제조되지 않는 수입 원료"라고 설명했다.

    엄 상무는 "추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중국·일본·인도 수입 원료 중 국가필수약과 다빈도 원료, 희귀필수약에 쓰이는 원료를 추산하면 70여개"라며 "이런 방식으로 우선순위, 현장 수요·타당성 등을 고려해 원료약 품목을 선정하고 국내 생산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엄 상무는 이 밖에도 원료약 자급률 향상을 위해 국내 완제약 제약사가 국산 원료를 구매할 동기를 부여하는 정책과 원료약 제약사가 원료 생산 시설·R&D에 투자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가 추진하고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수행중인 '원료의약품 국제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원료약 정책 뼈대가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엄 상무는 "필수약, 희귀약 등 대체가 어려운 품목이나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국민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약을 우선적으로 자국화해야 한다"며 "약가우대, 생산지원, 규제완화 등 혜택이자 유인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원료 제약사가 생산한 원료를 국내 완제 제약사가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엄 상무는 "원료약 자급률 확대는 특정 회사의 의무가 아닌 제약산업 공통 과제라는 인식을 토대로 정부 지원이 필수인 기반산업이란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며 "한국이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나아가려면 고품질 원료약 생산 역량을 키워야 한다.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등 시장 수요가 큰 고부가가치 약 제조역량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료약 산업 기반 강화는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민을 지키는 보건안보 산업으로서 사회적 인식·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원료약 산업은 급변하는 세계 시장환경 속 경제 성장과 국민 건강권 향상을 도모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핵심산업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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