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약대 유학 숨은 조력...올해만 약사 15명 배출"
- 정흥준
- 2024-08-15 15: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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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택 강남스카이어학원장
- 9개 일본 약대와 협약...일본 유학생 약 300명 보내
- 한국 약사국시 합격자 중 일본 출신 3→4→7→11명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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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해외 약대 유학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외국어 장벽을 극복해도 낯선 교육 환경에 유급을 반복하다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도 많다.
최근 일본 약대 출신으로 한국에서 약사 면허를 취득하는 숫자가 늘어나는 건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약사국시 합격자 중 일본 약대 출신은 지난 2021년 3명에서 2022년 4명, 2023년 7명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11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약사예비시험에 18명이 합격했으니 내년 국시에서는 더 많은 일본 출신 약사들이 배출될 예정이다.

최 원장은 10년 전 신약개발을 꿈꾸던 과학자였지만, 현재는 신약개발자의 출발을 함께하는 조력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9개 일본 약대와 협약을 맺고 약 300명의 학생들 일본 약대와 치대, 수의대에 보냈다.
데일리팜은 최 원장(이하 최)을 만나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한국 유학생들이 겪는 고충,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Q.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최: 10년 전에는 신약개발에 관심을 갖고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연구하던 과학자였습니다. 제약산업 분야는 일본이 우리보다 많이 앞서 있었기 때문에 공동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일본 약학대학들을 찾아다니던 때였죠. 교수들과 이야기 하던 중 한국인 학생을 보내 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2011년에 처음으로 지인 자녀들을 모아 5명을 보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 일본 교수로부터 일본 약대에 입학한 외국인 중 졸업하고 약사 면허를 취득한 경우는 20~30% 밖에 되지 않으니 5명 중 1명은 성공하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당시에 크게 충격을 받았어요. 처음엔 많이 당황했고 책임도 크게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보낸 학생들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으로 관리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Q. 현재 어떤 일본 약대와 협약을 맺고 있나?
최: 치바과학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9개 일본 약대(치바과학대, 조사이국제대, 호쿠리쿠대, 아오모리대, 북해도의료대, 도쿠시마분리대, 도쿠시마카가와, 나가사키국제대, 제일약과대)와 협약을 했고, 요코하마약과대와 기후의료과학대와도 협약 예정이예요. 지금까지 300여명의 학생을 일본 약대와 치대, 수의대에 보냈습니다.

최: 어려운 교과목을 일본어로 공부해야 한다는 거죠. 해석은 되지만 머릿 속 이미지로 잘 남지 않죠. 일본어를 번역해 이미지를 떠올리고, 다시 일본어를 보는 식으로 공부하고 학습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차별도 있어요. 일본 약대는 상대평가라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서적, 언어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호적 교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교수도 있고요. 소통에 문제가 생기면 학생들은 크게 위축하게 됩니다. 유학생 입장에서는 2번 연속 유급은 퇴학이고, 비자 연장도 불가하기 때문에 불안하죠. 일본에는 자유분방하게 생활에서 간섭할 사람이 없어서 자제력을 잃는 경우도 있어요. 잠시 일탈을 꿈꿀 수 있지만 유급으로 이어질 수 있죠. 한국에서는 무슨 이유로 유급된 건지 알 수 없고요.
Q. 6년 관리가 쉽지는 않을 거 같다.
최: 앞서 말한 고충을 해결해보자고 마음먹었고 학생들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 저도 같이 공부했어요. 학생들을 꾸준히 관리하다보니 몇 년은 유급하는 학생들도 없었죠. 한국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으니 따가운 눈총도 있었고요. 그때마다 학교, 재단과 싸우면서 버텼어요.
당시에는 제가 지치기도 했어요. 포기를 할 결심도 했었는데 그때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한 학생이 ‘우리가 약사되면 평생 약 공짜로 드릴게요’라고 얘기했었다. 웃음이 나오면서도 아이들을 지켜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때 신약개발이라는 꿈보다 신약강국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자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Q. 현재 일본 약대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입지는 어떤가.
최: 그 후로 일본약대에서 주는 모든 장학금을 한국 학생들이 거의 휩쓰는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 학생들 대부분이 장학생이라서 학비를 내는 학생이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일본 교수들의 눈빛이 달라졌고 차갑게 대하던 교수들도 우호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약대는 학생들을 보내는 조건으로 전담케어를 요구했고 아직까지 잘 지켜지고 있어요.
Q. 일본약대 졸업한 한국 학생들은 주로 어디서 활동하나?
최: 올해 15명이 일본약사 면허를 취득했고, 한국 약사예비시험에는 11명이 합격했어요. 일본 약대를 졸업하면 30~40%는 현지에서 취업을 합니다. 월급이 많은 드럭스토어에서 일하는 걸 선호하고요. 나머지 60~70%는 한국에 돌아와 예비시험을 보죠. 바로 제약사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요. 일부 재학생 중에는 대학원 진학 희망자도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
최: 연세대 대학원에서 약학석사를 마치고 제약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6년 전 치바과학대에 입학했던 학생이 있어요. 30대 초중반의 나이였지만 직장도 그만두고 입학했었죠. 2년 전액 장학금을 받았지만 이후 등록금과 생활비 걱정에 많이 힘들어했어요. 다행히 지역 로터리 장학금, 취업예정 병원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공부를 마칠 수 있었죠. 포기했으면 못했을 일인데, 열심히 하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최: 일본에서 우리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높아 여러 일본 약대에서 우수한 한국학생들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조기입시제도’를 통해 매년 일본약대에 200~300명 정도는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1000명을 약사로, 그리고 약학 연구자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우리 학생들이 일본에서 공부하고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약학연구자들이 많아지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자로 이들을 키워 우리나라를 의약강국으로 가게 하는 초석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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