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안 나가지만 상각…합병 사례로 본 공정가치 배분
- 차지현
- 2025-09-29 06:19:11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차지현 기자의 바이오 스코프
- "셀트헬케 합병 상각 9월 말 모두 종료…4분기 영업이익률 40%대 전망"
- 셀트, PPA 과정서 판권1137억·고객관계 2577억 신규 인식, 상각 거의 종료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셀트리온 측은 이번 인수로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데 따라 목표한 연간 실적을 예정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지 생산 제품의 매출원가율이 국내보다 다소 높더라도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관세 절감 효과와 일라이릴리와 위탁생산(CMO) 계약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까지 확보해 수익성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또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효과가 마무리돼 정상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점도 피력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미국 생산시설 인수 관련 온라인 설명회에서 "회사가 지난해 합병을 마친 뒤 상각해야 할 부분이 9월 말로 모두 종료된다"면서 "영업이익률이 1분기 18%에서 2분기 25%, 3분기 30%, 4분기에는 40% 중반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서 회장이 강조한 상각 종료는 어떤 의미일까요. 기업이 다른 기업을 합병하면 상각 비용이 따라붙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왜 상각이 끝나야 회사의 수익성이 원래대로 회복된다고 하는 걸까요.
기업결합(합병)이 일어나면 회계적으로는 인수법을 적용합니다. 인수법의 핵심은 공정가치 배분(Purchase Price Allocation·PPA)입니다. PPA는 인수 금액을 자산·부채, 무형자산, 영업권 등으로 나누어 장부에 배분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우선 인수 기업은 피인수 기업을 사들이기 위해 실제로 지불한 금액, 즉 취득대가를 계산합니다. 여기에는 현금, 주식, 인수한 부채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 다음 인수 기업은 피인수 기업의 순자산을 공정가치로 평가합니다. 단순히 기존 장부가치를 그대로 이어받는 게 아니라, 시장 상황과 자산의 실제 가치를 반영해 새롭게 장부를 꾸리는 과정입니다.
이후 인수기업은 취득대가와 공정가치 간 차액을 영업권으로 인식합니다. 영업권은 브랜드, 조직 역량, 시너지 등 장부에 드러나지 않는 초과 가치인 거죠. 인수 기업은 피인수 기업이 가진 특허, 기술, 고객관계, 주문잔고, 브랜드·상표권 등 무형가치도 따로 떼어내 장부에 기록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라도 별도로 구분해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PPA 과정을 거쳐 장부에 새로 올라간 항목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처리 방식이 달라집니다. 특허, 기술, 고객관계, 주문잔고 같은 식별가능 무형자산은 유한한 사용 기간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몇 년에 걸쳐 조금씩 비용(상각)으로 털어내게 됩니다. 건물·설비 같은 유형자산은 감가상각을 통해 매년 일정 부분이 비용으로 반영됩니다.
반면 브랜드 가치나 시너지처럼 따로 나눌 수 없는 영업권은 따로 상각하지 않고 매년 가치가 줄지 않았는지를 점검(손상검사)해 필요할 때 한꺼번에 비용으로 인식합니다. 쉽게 말해 PPA로 새로 잡힌 자산들은 시간이 지나며 일부는 조금씩 비용 처리하고 일부는 매년 상태를 확인하다 가치가 떨어질 때만 비용으로 반영한다는 얘기입니다.
상각은 실제 현금 유출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회계 처리 과정에서 영업이익을 줄이는 효과를 내 수익성이 악화된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 상각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장부상 비용으로 빠져나갈 항목이 없어집니다. 영업이익률이 인위적으로 깎이는 요소 없이 본래의 수익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게 되고, 숫자상 실적이 정상화되는 셈입니다.
셀트리온의 사례를 볼까요. 셀트리온은 2023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단행했습니다.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생산을 담당하던 셀트리온과 해외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하나의 회사로 통합함으로써 '개발-생산-판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일원화한 것입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합병 과정에서 PPA을 거쳤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없던 ▲영업권 11조4578억원 ▲고객관계 2577억원 ▲판권 1137억 원 등이 새롭게 인식됐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비, 시설이용권 같은 무형자산도 조정돼 장부에 반영됐습니다.

실제 작년 1분기부터 합병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비가 대규모로 반영되면서 셀트리온은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급감했습니다. 셀트리온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7370억원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습니다. 합병 직후 실제 영업활동과 무관하게 회계상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착시 효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서 회장이 언급한 상각 종료는 판권 등 단기 무형자산 상각이 대부분 반영돼 이제는 부담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올 6월 말 연결기준 셀트리온 무형자산 내역을 보면 판권 장부가는 61억원 수준으로 거의 소멸됐습니다. 고객관계 자산은 여전히 2348억원대 잔액이 남아 있어 향후 8년 동안은 상각 비용으로 꾸준히 반영될 전망입니다. 다만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더 이상 실적을 크게 흔드는 변수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기사
-
트럼프 "내달부터 미국 공장 없으면 의약품 관세 100%"
2025-09-26 14:49:18
-
서정진 "미 공장 인수로 관세리스크 해소...생산비용 절감"
2025-09-23 11:31:25
-
상장 제약 현금투자 10배↑…삼바·SK바사·셀트리온 '쑥'
2025-09-04 12:08:22
-
상장제약, 현금·잉여금 동반 증가…재투자 재원 축적
2025-09-04 05:57:41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상장 바이오 추정 순이익 '껑충'...비교군 한미약품 '최다'
- 2고환율에 복잡한 약가인하...사업계획 엄두 못내는 제약사들
- 3완강한 약무정책과장..."플랫폼 도매 허용 동의 힘들어"
- 4"웰컴"...K-약국, 해외관광객 소비건수 1년새 67% 증가
- 5"근무약사 연봉 1억"...창고형약국, 파격 급여 제시
- 6[2025 결산] 급여재평가 희비...건보재정 적자터널 진입
- 7"대통령, 중대사고 엄벌 주문…제약업계도 대비해야"
- 8플랫폼 도매금지법 간담회, 편파운영 논란…"복지부 협박하나"
- 9사노피 '듀피젠트', 아토피피부염 넘어 천식 공략 눈앞
- 10[기자의 눈] ‘깜깜이’ 약가인하 혼란, 언제까지 반복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