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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의약품'…국내서 대접받아야 외국서도 인정

  • 이상훈
  • 2011-09-27 06:44:58
  • 제약계 "적정약가 보장·실질적 수출 지원책" 간절히 희망

"자국에서 찬밥 취급받는 의약품은 해외서도 홀대받을 수밖에 없다. 국산약에 대한 적정 약가 보장이 절실하다."

"8.12약가개편은 이제 막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국내 제약사 해외 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원한다면 보다 실질적인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

8.12약가개편안이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약, 세계로 세계로…해외진출 기지개

사실 지난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실행 이후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들어 조금씩 그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LG생명과학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은 바 있으며 녹십자는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급전문기업과 3년 간 총 5400억원(4억8천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혁혁한 성과를 내놓기 시작했다.

다국적제약회사인 미국 머크사와 개량신약 '아모잘탄'에 대한 국내시장 공동 판매 및 아시아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한미약품, 국내 최초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를 가지고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보령제약 등도 글로벌화 선봉장으로 손색이 없다.

꾸준한 시설 투자를 통해 선진 시장으로부터 품질력을 인정받은 사례도 눈에 띈다.

건일제약 자회사 팬믹스는 최근 일본GMP, EUGMP, CGMP 기준에 적합한 주사제 신공장 기공식을 갖고 선진 의약품 시장 진출 신호탄을 쐈다.

영진약품은 지난 6월 세파돈계 항생제 공장 준공식에서 수출시장 비중을 향후 5년 이내 40% 이상 끌어 올려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 팬믹스와 영진은 일본 시장에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유영제약, 휴온스 등도 기술력을 인정 받고 일본과 미국에 주사제를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기존 수출 텃밭이었던 동남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 완제약을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8.12약가인하, 국내사 해외진출에 악영향"

하지만 이 같은 노력도 최근 발표된 8.12약가개편안 조치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찬밥신세로 전락한 국산약이 우여곡절 끝에 해외에 나가더라도 제대로된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수출형 제약기업 관계자들은 약가인하시 단기적 피해도 문제지만, 중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이 우려스럽다고 호소한다.

단기적 영향은 약가인하조치는 현 수출 품목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약가인하는 수출 계약기간 만료가 임박한 품목이나, 계약 체결단계에 있는 품목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약가이슈를 수입국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장기적 영향은 경영압박이 불가피한 제약사들의 투자 감소로 인한 경쟁력 저하다.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중국, 인도 제네릭 전문 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의수협 관계자는 약가인하 단행시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사들이 R&D, 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중국, 인도회사들 처럼 저가 제네릭 공세가 아닌 고품질 제품을 가지고 해외 시장을 노크하고 있기 때문이다.

B제약사 수출업무 담당자도 "국내 기업들은 중국이나 인도 제약사들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숙련된 기술력과 선진 공장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들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은 가격이 아닌 품질에 있다"고 말했다.

일양약품 국산 신약인 놀텍은 국내 약가보다 중국이 훨씬 높다. 그 만큼 국산 신약에 대한 저평가도 문제다.

더욱이 53.5%로 일괄인하시 향후 출시될 국산 신약에 대한 적정약가 보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이는 다시 해외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제약 "현장 중심 지원책 절실"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GMP 선진화 등 개별제약사 노력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제약사 수출업무 담당자들은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단계적 약가인하를 통한 적정약가 유지 ▲향후 출시될 신약에 대한 적정약가 보장 ▲현장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수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C제약사 관계자는 "신약개발까지 최소 10년, 이후 수출국 허가에 2~3년이 추가로 소요되며 지속적인 시설과 인력에 대한 투자도 병행해야한다"며 "따라서 평균 17% 약가인하는 R&D와 상품이 맞물리는 수출에 직격탄이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약가인하시 제약사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곧 R&D, 공장 등 시설 투자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도 글로벌제약사 육성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약가일괄인하에 대한 재검토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약사 관계자들은 해외 시장 진출은 제품 허가부터 마케팅, 그리고 판매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 하는 일이라며 실질적 정책 지원을 호소했다.

D제약사 관계자는 "거대한 자본과 시장 점유율을 가진 다국적 제약사 인지도와 영업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세계적 의약품 품질관리 체계를 갖추는 등 업체들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 정부는 규제 일변 정책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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