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약국보다 왜 비싸죠?"...이런 고객 만난다면
- 강혜경
- 2024-04-25 12: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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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없는 친절, 고객을 블랙컨슈머로 만들 수 있어"
- "약국에서의 환자 분노, 대부분 불안감 때문"
- "사람으로 다정하게, 약사로서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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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결에 훅 들어온 환자의 가격비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그럼 그 약국에서 사세요"라고 말하고 싶다는 욕구가 굴뚝같겠지만, "들어오는 가격이 다를 거예요. 저희는 그 가격을 맞춰드릴 수 없을 거 같습니다"라는 식으로 애둘러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같은 표현은 결국 우리 약국의 판매가가 비싸다는 걸 인정하는 표현이 되고 만다.
하지만 "와, 그렇게 싼 데가 있어요? 그런데 거기까지 가려면 버스로 2~3정거장은 가야 할텐데, 급하신 거면 우선 저희 약국에서 구매하세요"라고 얘기한다면, 적어도 우리 약국이 비싼 게 아니라, 그 약국이 싸다는 걸 인식하게 할 수 있다.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는 상황에서 가격비교는 매우 흔하고, 단편적인 일례가 된다. 그렇다면 이미 화가 나 있는 환자,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화 난 환자를 어떻게 응대해야 할까.
◆"모든 사람에게 친절할 수는 없다"= 제주도에서 번영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오원식 약사는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행복실천법 강사로 활동 중이다.
환자들의 심리가 알고 싶어 심리상담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는 오 약사는 "친절에도 원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의 친절이 상대방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며 친절을 베푸는 경우가 많지만 기준 없는 친절은 나를 약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국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순조롭게 해결하지 못하게 할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원식 약사는 약국에서의 컴플레인 대부분은 '불안'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 '실제자기'와 자신이 이상적으로 되길 바라는 모습인 '이상자기', 자신이 의무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인 '의무자기'간 차이가 발생할 경우 우울이나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처음 복용하게 된 환자 등도 우울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기 쉽다. 이때는 "그렇게 하시면 안돼요"라는 직접적인 표현 보다는 이상자기, 의무자기와 현실자기간 갭을 줄일 수 있는 약사로서의 개입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오원식 약사는 "화난 내담자를 대할 때는 반응이 아닌 대응이 중요하다"며 "'저 사람 왜 저래? 이해가 안돼'가 반응이라면, '그럴 수 있어'라고 한 뒤, 내담자의 요구를 수용할지, 불수용할지 여부를 정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친절에도 단계가 있다. 덜친절한 것은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보다 문제 해결이 용이할 수 있다"며 "감정을 어루만져주되, 내가 풀어야 할 문제인지, 혹은 들어주고 공감해 줌으로써 해소를 도와줄 수 있는 문제인지를 분명히 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내가 기분 좋은 상태라면, 환자의 무례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나 자신에게 먼저 친절하고, 숨고르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가격시비 휘말리지 말고 흥정 피해야…복명복창 필수= 부산 오거리약국 황은경 약사는 자신의 저서 '나의 복약지도 노트'에서 각양각색 블랙컨슈머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황은경 약사는 "약국은 몸이 아파 오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다른 사람의 약을 대신 사거나 미리사는 고객, 약 이외의 것을 구입하는 고객 등 고객층이 이질적이다 보니 약국에서의 응대가 어렵고 매뉴얼화가 쉽지 않다"며 "약사 역시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지만 서비스 감정노동자로 상처를 입는 경우 또한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는 약사가 블랙컨슈머로 느끼는 유형으로 ▲판매 가격으로 시비를 거는 고객유형 ▲과음한 고객유형 ▲1년에 한 번도 잘 오지 않으면서 약국 생기기 전부터 단골이라고 우리는 고객유형 ▲다른약국에서 산 약을 우리 약국에서 샀다고 우기면서 꼭 같은 약을 달라고 하는 고객유형 ▲늦게 와 큰소리로 자기 약을 먼저 주지 않는다고 외치는 고객유형 ▲버스 환승을 해야 한다며 얼른 약을 달라고 하는 유형 ▲본인의 의사로 지명 구매한 다음날 겉포장을 훼손한 채 원한 약이 아니었다고 무조건 교환이나 환불을 원하는 고객유형 등을 꼽았다.
황 약사는 "판매가격에 중심을 잡지 않으면 약국을 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만큼, 가격시비에 휘둘리지 말고 판매가격을 흥정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 술을 먹고 들어오는 사람이나, 단골이라며 무례한 요구를 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가급적 대응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돈을 주고 받을 때는 복명복창을 하는 것이 좋다"며 "원칙과 배짱 역시 약국을 운영함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적 요소도 중요= 헬스커뮤니케이션 1호 박사를 취득한 모연화 약사는 "약사의 복약지도를 환자들이 흘려듣는 이유는, 관련한 정보를 건강 관련 종편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의원 등에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누구든 아는 정보가 아닌 전문가로서 고객의 삶에 개입했을 때 AI를 능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 약사는 "'질문하는 자가 상황을 지배한다'는 문장이 있을 정도로 질문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지만,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답의 질을 결정하고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며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 보다는 오픈 퀘스천 기법을 활용해 환자가 운을 떼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말하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언어적 요인 이외에 눈빛, 미소, 어조, 서 있는 포즈, 손 모양, 가운 모습, 명찰 모양, 넓게는 약국의 청결 상태와 인테리어, 자격증의 디스플레이까지도 약사와 고객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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