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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평가 노이로제' 시달리는 제약업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바야흐로 재평가의 시대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부터 임상 재평가, 제네릭 약가 재평가 등이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다. 마치 어디선가 지령이라도 내려온 것처럼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들이 앞 다퉈 재평가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2020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시작으로 2021년 실리마린·아보카도-소야 등 4개 성분, 2022년 스트렙토키나제 등 7개 성분, 올해 히알루론산 점안제와 레바미피드 등 8개 성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내년엔 사르포그렐레이트와 모사프리드 등 7개 성분의 급여적정성이 재평가된다.

동시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재평가도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아세틸L-카르니틴, 옥시라세탐,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등의 임상적 안전성·유효성 재평가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다.

얼마 전까지는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일명 제네릭 약가 재평가도 진행됐다. 2020년 7월 시행된 새 약가제도를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기 위해 진행된 재평가다. 2만개 이상 품목이 재평가 대상에 올랐다. 결국 이달 5일자로 7355개 제네릭의 약가가 최대 28% 인하됐다.

워낙 많은 품목에 대한 재평가가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현장에선 혼란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재평가 대상의 중복이다. 이미 콜린알포세레이트,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아세틸L카르니틴, 옥시라세탐은 임상재평가와 급여적정성 재평가의 대상으로 동시에 선정됐다.

결과적으로 아세틸L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은 임상적 유용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됐고, 자연스레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스트렙토키나제의 경우 앞서 임상적 유용성 입증에 실패한 일부 적응증이 삭제된 데 이어, 남은 적응증마저 삭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과도하면서도 중복적인 재평가로 인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정부는 각각의 재평가마다 법적 근거와 목적이 분명히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대상 선정 방식이나 급여적정성 혹은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기 위한 방법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제약업계의 비판이다.

여기에 2만개에 달하는 제네릭 약가 재평가까지 진행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제약업계는 적법하게 허가받은 뒤 급여 등재한 약물임에도, 단지 약가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제네릭 약가재평가가 일단락됐지만, 숨 돌릴 틈도 없다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라는 더 큰 파도가 곧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내년에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내 재평가 기준을 확정해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고 내년에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이면 기존의 급여적정성 재평가와 임상 재평가에 더해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까지 동시에 진행된다는 의미다. 특히 기존의 재평가와 비교해 약가인하의 범위와 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불안감에 더해 매년 반복되는 재평가와 그에 수반되는 여러 조치들로 인해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힘든 점은 재평가 그 자체다. 너무도 많은 재평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제출해야 하는 자료만 수백·수천 페이지에 이른다. 재평가 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냉소적인 농담도 들린다. 제약업계는 재평가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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