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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녹색운동장에선 제약-도매도 호형호제"

  • 정시욱
  • 2006-10-02 06:01:41
  • 최용희 약사(부천 팜유나이티드 감독)

약사축구단 최용희 감독.
9월30일 오전 6시 부천 아인스월드 인근 축구장. 하얀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하나둘 몸을 풀기 시작한다.

여느 조기축구단과 다를바 없는 풍경이지만 유니폼을 입은 35명의 구성원은 개국 약사, 제약사 영업사원, 도매업소 직원 등 약을 다루는 이들로만 짜여진 이색 팀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정식 경기를 가진다는 이 팀은 운동장을 두 바퀴 돌더니 둥그렇게 서서 스트레칭에 한창이다. 조끼를 입은 팀과 흰 유니폼을 입은 양 팀의 경기가 시작된다.

약사 가운을 입고 어제 밤 11시까지 약국문을 열었던 약사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피곤한 기색도 없다. 우렁찬 소리로 "패스해, 슛"을 내지르며 1시간 20분에 걸친 친선경기가 끝났다.

월드컵에서나 봤던 멋진 슛이 쏟아진다. 결과는 2대2 무승부. 격렬했던 80분이 끝나자 너나 할것없이 서로를 격려하며 화이팅을 외친다.

부천팜유나이티드 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광장기준약국 최용희 약사(38, 사진)는 "설렁탕 먹으면서 경기 마무리하겠습니다. 패스나 실력이 한 단계 올랐다"며 기세등등 팀의 화이팅을 주도한다.

최 약사는 "좁은 약국에서 운동량 부족하고 스트레스 많은 약사들이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됐다"면서 "약국에서만 만났던 제약사, 도매 직원들도 축구를 통해 격없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자랑한다.

그는 특히 "축구팀에 11개 약대 출신 약사들이 동문간의 갈등이나 반목없이 친교를 나누며 호형호제 하는 사이가 됐다"면서 "축구 실력을 떠나 서로를 격려하고 회식 자리도 자주 가지면서 분업 후 오히려 멀어졌던 이웃약사 간 화합과 친목의 장이 됐다"고 힘줘 말한다.

더욱이 축구단에는 최근 희소식이 잇따른다. 이중 믿거나 말거나 한 에피소드 하나. 축구를 시작한 후 늦둥이를 가진 약사가 두명이나 된다고.

늦둥이에 성공(?)한 부천 오대문약국 이광민 약사는 "축구를 시작하면서 체력이 좋아지고 부부 금슬도 따라오는 혜택"이었다며 "결국 부천팜유나이티드를 통해 대한민국 저출산 해결에도 이바지하며 애국자가 됐다"고 귀끔한다.

경기 후 화이팅을 외치는 팀원들.
부천팜유나이티드는 지난 경기도약사회 산하 7개 분회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쥘만큼 실력에서도 당당하다.

이에 내년 목표도 내년 전국 약사축구대회가 성사되는 것. 대회가 개최되면 원년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도 빼놓지 않는다.

최 약사는 "자발적인 축구팀이 부천뿐 아니라 전국 약사들에게 전파됐으면 한다"며 "분업 후 상대적으로 젊은 약사들의 회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축구를 통해 약사들의 공동체 의식이나 친목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다.

설렁탕 회동을 통해 이날 경기를 촌평하던 최 감독, 대뜸 기자에게 축구팀 정식 가입을 설득하고 나섰다. 기자도 약과 연관된 사람이라나?

"축구로 만나기 전에는 분회 회무에는 관심도 없었지만 이제는 모든 행사에 우선 참여한다"는 축구단. 이웃 약사의 얼굴도 모르고 사는 냉엄한 개국가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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