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가 결국 힘겨루기인가
- 데일리팜
- 2006-09-07 12: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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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의 예상이 안타깝게도 그대로 들어맞았다. 내년도 수가협상이 시작부터 보험공단과 의약단체간에 샅바싸움 내지는 기싸움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작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점이다. 2001년 도입된 수가계약제가 지난해 처음으로 자율계약을 이뤘지만 그 부속합의가 봉합이었음을 우리는 분명히 지적했었다. 이른바 ‘특성에 따른 유형별 계약’은 결코 쉽지 않은 합의사항이 될 것임을 적시했었다.
건강보험공단이 오늘(7일) 오전 개최한 유형별 분류안 설명회에 의약단체가 참석을 보이콧 한 것은 일단 합의사항에 대한 약속을 의약단체들이 어긴 모습이다. 외견상으로만 보면 분명 그렇다. 공단의 주장처럼 지난해 수가인상률 3.5%는 같은 해 상반기 물가인상률 2.68%를 넘어선 수치였고, 그것이 합의를 이끌어낸 단초였다. 공단은 그 대신 종별계약안을 자구수정 끝에 ‘유형별’라는 말로 합의를 도출해 냈고 의약단체는 내년부터 그것을 도입하는 내용에 사인했다. 따라서 의약단체가 유형별 방안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합의를 깨는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이 좀 다르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공단과 의약단체가 유형별 방안에 대한 공동연구는 반드시 진행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로의 상반된 입장차이로 공동연구가 무산됐다면 그 이후의 합의 또한 원만히 진행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공동연구를 위한 이견을 좁히는 노력을 시간이 걸려도 더 했어야 했지만 공단은 그대로 밀어붙였고 의약단체는 결국 별도의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리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양쪽의 연구결과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 뻔하고 그 후의 파국 또한 그 수순이다.
의약단체가 설명회 전에 독자적인 공동연구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공단 측 설명회를 사전에 거부한 선언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의약단체의 연구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도 유형별 계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올해 수가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이 확실하다. 그래서 기싸움, 세싸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고 그로인한 지리한 게임은 올해도 여전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수가협상을 도대체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가.
일각에서는 의약단체가 유형별 계약을 하지 않고자 하는 책략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공단이 수가인하라는 공격카드를 들이밀고 나와서는 안 된다. 지금은 공단과 의약단체가 힘겨루기를 할 때가 아니다. 네 탓 내 탓 공방을 할 때도 아니고 그 책임소재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릴 때는 더더욱 아니다. 유형별 계약이 내년에는 시행이 못된다고 해도 언젠가는 어차피 가야 할 사안에는 공감하고 있는 탓이다.
양쪽은 지금이라도 자신들만의 연구안으로 밀어붙이려 하지 말고 공동연구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 각각의 연구는 또 다른 힘겨루기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단초가 될 뿐 중장기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최초의 자율계약이 이뤄진 지난해에도 공동연구 결과가 활용되지 못해 사실상 연구비 4억원을 무의미하게 했다. 수가결정이 탄탄한 연구에 근간하지 않고 협상에 의존하는 것은 결국 매년 이견의 봉합이라는 문제만을 낳을 뿐이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갈등의 소지를 잠복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수가계약의 바이블이 될 공단과 의약단체의 공동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어렵다고 해도 반드시 가야한다. 그래서 공단 측이 독자적인 안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설사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아니었다. 공단이 종별로 별도 계약해서 각개격파 식으로 밀어붙인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의약단체들이 그런 식을 원하지 않기에 설사 업권경쟁에 있는 단체들이라고 해도 공단의 일방적 추진에는 뭉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유형별 계약은 또 단체에 따라 상대적인 만족, 불만족이 생긴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조건에 계약을 한 단체가 있어도 상대단체가 더 유리한 조건이라면 불만이 생기고 마찰이 발생한다. 비록 시일이 걸리더라도 유형별 방안에 대해 총의가 모아지고 의약단체가 그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부속합의 일정이 내년이기에 약속은 지켜져야 하겠지만 수가계약이 매년 되풀이되는 흥정이나 표결로 처리되는 식은 더이상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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