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5-08 10:16:01 기준
  • 유노비아
  • 대웅
  • 약가 급여
  • 한국코러스
  • 특허
  • 대원제약
  • 대웅제약
  • 당뇨
  • 회수
  • 동물약 특사경
팜클래스

시답잖은 지표에 매달린 제약협

  • 데일리팜
  • 2006-03-27 06:40:50

제약협회가 핫이슈들이 잇따랐음에도 조용한 행보를 하는가 싶던 중 목소리를 냈다. '정부의 약제비 절감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타이틀이다. 약제비 비중을 줄이고 약값을 내리려고만 하는 정부 정책에 불만과 함께 외국의 보건의료 통계지표를 단순 비교해 국내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론을 제기했다. 국내 약값이 선진 7개국 평균가의 48.4% 수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국가 간 소득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환산지수(PPP) 대비로도 83%에 불과하다고 공개한 자료는 그래서 설득력을 지니기는 했다.

우리나라의 보험약값이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있음에도 전 방위적인 약가인하 정책만을 고집하는 정부는 언뜻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약제비 절감정책이 정부의 기본 기조로 돼 있는데다 복지부는 그 기조를 바탕으로 툭하면 약가인하에 올인하고 있으니 그렇다. 연중 각종 사후관리와 약가정책으로 약가인하를 당하는 제약사들로써는 불만이 없을 리 없다.

인하 때 마다 불거지는 약국의 차액보상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되는 것도 제약사들이다. 더구나 복지부는 약제비 절감정책의 분수령이 될 보험약 포지티브 등재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코너에 몰린 제약사들이 이 와중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는 우리는 제약협회의 대응이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비전을 담고 있지 않아 실망스럽다. 선진국 대비 우리의 약값이 싸다는 것을 누가 모르는가. 그동안 수없이 제기돼 왔고 주장돼 온 것이 약값이 싸다는 것이었기에 그것은 이미 삼척동자도 알 지경이다. 그러나 정작 약값은 싸지만 마진이 없다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어주지 않았기에 약가 거품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그것으로 인해 정부의 약가정책은 인하 쪽에 늘 맞춰졌다.

약값이 싸다면 그 원가는 과연 싼지 비싼지도 제약협회는 스스로 밝혀 당당히 심판을 받고 응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그렇게 가야 한다. 약값이 진짜 거품이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면 국민과 정부에게 납득할 정도의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럴 용단이 있는가. 지금은 거품가격이라고 오인할 요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제약사들은 약가인하의 명분이 돼 온 리베이트 등 온갖 뒷거래를 청산하거나 최소한 줄였어야 했지만 그것을 못해 왔다.

우리의 제약산업은 그나마 간간히 개발되는 신약으로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사들이 틈만 나면 읊조리는 ‘혁신적 신약’이 만들어지지 않아 여전히 미래가 장밋빛처럼 밝지만은 않다. 그 장애물을 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근근이 꾸려가는 식의 장사가 아니라고 주문하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지나치게 많은 제약사와 품목들로 인해 실제 거래되는 약값은 고무줄이 되어 신뢰하지 못할 대상이 된지 오래고 그것은 전체 제약산업 발전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붙잡았다.

제약협회가 밝혔듯이 우리의 약제비 비율이 높은 것은 총 의료비 비중 자체가 높고 거기에는 한방보약이나 의료소모품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그렇게 보면 약제비가 28.8%로 OECD 평균 18.6% 보다 높은 것을 달리 봐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상대적으로 보면 우리의 약제비 비중이 높지 않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이 또한 너무나 잘 알려진 공지의 사실이다. 중요한 논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제비를 줄이려는 정부의 줄기찬 노력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꾸로 약제비 비중을 올리려고 함에도 국민적 동의를 끌어낼 수는 없을까. 그것이 가능하하다고 보지만 제약사들은 정작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것이 작금의 안타까운 제약계 현실이고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일례로 작년 12월16일을 기준으로 보험등재된 2만1,740개 품목 중 무려 20%가 넘는 4천705개 품목이 미생산 약이다. 제약사들은 기회만 되면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기회가 시장을 흐리는데 기여한다면 어떻게 봐야 하는가. 기회가 없다는 것은 마진을 남길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고, 이는 종국적으로 덤핑약이나 저급한 약의 생산으로 이어진다.

의료비중 약제비 비중을 되레 높이려면 품목의 대대적 구조조정, 품질의 고급화, 유통시장의 투명성 등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 복지부 장관이 건보진료비 대비 약제비 비중이 매년 15%씩 늘어난다고 걱정하면서 칼을 대고자 하는 것은 이 같은 조건들이 담보되지 않은 탓이다. 이런 차에 단순한 약가지표만 들이댄다고 씨알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약제비가 늘어도 국민들이 능히 감수하는 신뢰를 쌓는 것이 시답잖은 지표를 발표하는 것 보다 우선이라는 얘기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