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이 '전가의 보도' 인가
- 데일리팜
- 2005-02-14 06: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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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이 병·의원나 약국의 허위 부당청구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 규모를 환수금액의 30%까지 하기로 했던 당초 입장을 갑자기 선회해 50%까지 크게 확대키로 한 것은 왠지 성급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10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는 포상금 한도를 없애는 것까지는 무리가 없겠지만 환수금액의 절반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무리수가 있는 정책이다.
물론 허위 부당청구를 근절시키고자 하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 오죽했으면 국고로 회수돼야 할 금액의 절반을 다시 포상금으로 내주는 방안을 생각했는지 공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건강보험, 의료급여,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등 4대 요양급여중 건강보험 부문의 부정청구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를 발본색원하고자 하는 정부의 취지를 잘 안다.
그러나 복지부와 공단은 최근 수년 동안 소위 포상금이라는 것을 내건 정책들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유독 의사, 약사 내지는 병·의원과 약국에 포상금제도가 가장 많았음에도 그 실효성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포상금만 노린 소위 ‘파라치’들만 날뛰게 했을 뿐이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18건의 정부 포상신고제도중 약 1/3이 의·약사와 관련돼 있다. 심지어 불과 몇십원하는 1회용품 무상제공 포상금 규정으로 인해 많은 선의의 약국들이 이른바 전문 팜파라치로 부터 고발을 당한 전례가 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선의의 의·약사들이 전문 신고꾼들로 부터 피해를 당하곤 한다.
허위 부당청구에 대한 포상금의 경우 이미 부패방지법에 근거해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부정청구나 담합행위 적발시 최고 2억원을 포상하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 막대한 금액의 포상금 규정이 있음에도 허위 부당청구가 줄지 않는 마당에 이를 다른 차원에서 확대한다고 실효성이 바로 나올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복지부가 의약분업 및 약사법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사람들에게 최고 50만원까지 포상금 또는 상품권을 주는 이른바 '시민포상금안'을 마련했을 당시에도 우리는 그 실효성을 의심했었다. 담합과 처방전 없는 전문약의 판매 등 의약분업 연착륙에 방해되는 행위에 대한 대처방안이라는 점에서 기획은 참신했지만 실제 효과는 무의미했다.
우리는 포상금제도가 정책을 수행하는데 쉽게 갈 수는 있지만 실효성도 없고 부작용만 있다면 숙고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약 900만 세대의 보험료 고지서를 통해 홍보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의·약사들은 부지불식중 범법을 일삼는 사람들로, 요양기관은 범법의 온상인 냥 인식될 우려가 있다.
부당청구는 당연히 근절돼야 마땅하지만 부당청구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우선이고 중요하다. 포상금제도는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듯 하다가 얼마 안가서는 오히려 효과는 없고 부작용이 더 나타나는 정책임이 지난 선례에서 나타났다. 포상금제는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니라 정부가 손쉽게 손을 댈 수 있는 행정편의에 다름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 국민들중 허위 부당청구에 책임의식을 갖고 신고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내부고발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부패방지법에 근거한 2억원이라는 포상금 보다는 최소한 더 많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는 ‘포상금 환상’을 버려야 한다. 포상금이면 해결될 것 같은 일들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그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부득이하게 감시를 해야 한다면 기존의 감시조직을 더 강화하면 된다. 궁극적으로는 의약품유통정보센터를 가동할 채비를 중장기 계획으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고 더불어 물류조합도 다시 추진돼야 한다. 향후 몇년내에는 시행하기가 불가능하고 엄청난 준비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작업이기는 하다. 하지만 당장 효과를 내려고 쉽게 가려는 욕심은 부당청구 근절을 더 어렵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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