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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특진료, '폐지후 급여 전환' 급물살

  • 최은택
  • 2006-04-06 07:03:11
  • 현애자의원실 주최 토론...병원계-시민단체 평행선 여전

|선택진료비 폐지 쟁점과 대안 모색 공개토론|

환자나 보호자가 특정의사를 지정해 진료를 받고 그에 따른 비용을 전액부담하는 ‘선택진료제’ 존폐논란이 활기를 띠고 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환자의 선택권은 보장하되 비용은 부담하지 않는 내용의 선택진료제 폐지 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현애자 의원, 선택진료제 폐지법안 국회에 제출

시민사회단체와 환자단체에서도 그동안 선택진료제는 병원의 수익을 제도적으로 보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 환자들의 권리와는 무관하다며, 식대, 상급병실료 등과 함께 급여전환하거나 폐지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병원계는 선택진료비를 부과하면서 특정의사에게 환자들이 몰리는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고, 병원의 열악한 수익을 보전하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이같은 논란은 현애자 의원실이 5일 건강세상네트워크와 공동 주최한 ‘선택진료비 폐지 쟁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강보험공단과 예방의학교실, 병원노조, 소보원 등에서 지정토론자가 다수 참여해 폐지 후 급여전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 두드러졌다.

병협과 연세의료원장은 물론 존치론을 주장했고, 복지부에서는 정책적인 측면에 대한 언급 없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앞서 유시민 장관이 축사에서 선택진료제의 ‘필요악’론을 펴, 발제자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병협 “폐지하면 우선예약 위한 뒷거래 등장할 수도”

병협 정동선 사무총장은 “현재도 유명의사의 진료예약이나 상급병실 예약을 의뢰하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선택진료제가 폐지되면 예약 대기기간이 대폭 길어질 게 뻔하고, 우선예약을 위한 뒷거래까지 등장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1, 2차 병원의 환자의뢰제도와 연계하면 선택진료제는 오히려 경제적인 의료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며 “현행대로 존치시켜야 할 아름답고 훌륭한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세의료원 박창일 원장은 “선택진료비가 병원수입의 8% 가량을 점유한다”면서 “제도가 사라질 경우 7~8%의 적자가 발생할 것은 분명하고, 결국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 올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특히 “선택진료비는 의사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병원 운영비로 들어가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하는 등의 비용으로 쓰인다”며 “모든 환자들에게 유익한 재투자비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이 소장 “돈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제도일 수 있다” 이주호 실장 “급여전환도 좋지만 경영 투명화가 먼저”

건강보험연구센터 이상이 소장은 이에 반해 “선택진료비는 환자들로부터 원성의 대상이지 아름다운 제도는 아니다”면서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제도일 수 있으나 대부분의 서민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소장은 이어 “선택진료제는 일단 폐지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대한 추가보상으로 건강보험을 병원에 따라 차등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 뒤, “필요하다면 부자들을 위한 별도의 선택진료제는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경북의대 감신 교수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폐지하고 대처방안을 강구하는 데 동의한다”면서 “건보 적용시 약 4,3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데 이에 따른 재원조달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실장은 “선택진료비 폐지 이후 수익보전이든 급여전환이든 다각적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지만 이에 앞서 병원의 경영상태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임종규 의료정책팀장은 “선택진료제는 한계점이 분명하다. 그러나 단시일내에 제도를 폐지하고 대안을 내놓는다면, 또다른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문가 등과 중장기 로드맵을 충분히 논의한 뒤, 개선점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환자단체 “대부분 고액 진료비 부담하는 중증환자 몫”

방청석에서도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병원 관계자와 서울대병원노조, 환자단체 관계자가 상반된 주장과 질문을 내놓는 등 병원계와 시민사회, 환자단체 간 논점이 평행선을 달렸다.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사무국장은 “선택진료비는 대부분 고액의 진료비를 부담하는 중증질환자들이 부담하는 데, 과연 중증환자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인지를 묻기도 했다.

한편 유시민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선택진료제는 필요악이며, 독으로 독을 푸는 것”이라는, 제도 존치의 불가피성을 염두한 발언을 내놓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창보 “유 장관, 필요악론 문제 있다” 비판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창보 국장은 주제발표에 앞서 “장관이 선택진료제가 환자 쏠림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판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국장은 또 “제도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용돼야 하는 것인데 제도의 목적과 다른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상이 소장은 이에 대해 “선택진료제가 환자들의 3차 의료기관 집중현상을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막고 있다는 현상을 설명하고, 합리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토론을 통해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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