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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누적적립금 24조원…일부 수가밴드에 투입해야"

  • 이탁순
  • 2023-05-23 16:15:25
  • 병협·약사회 등 각 공급자단체 같은 주장…"밴딩 안 늘리면 협상 의미 없어"
  • 공단은 "수가협상에 쓰일 재원 아냐" 선 그어…정부 건전재정 기조에도 역행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수가협상에 나선 공급자단체가 작년 흑자로 쌓인 건강보험 적립금을 활용해 밴드(추가소요재정) 규모를 더 확대해 달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공단은 적립금은 수가협상에 사용할 재원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 더구나 정부가 건전 재정을 기조로 전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관리를 비판한 터라 과연 공급자단체 요구를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은 23일 마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밴드 규모 증가 필요성을 역설했다.

밴드 규모는 몇년 간 1조원 안팎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공급자단체들은 작년 건보 흑자로 누적적립금이 23조8701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활용해 밴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재찬 병협 부회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수가협상에서 밴드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찬 병협 부회장은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달로 진료비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상 액수가 일정 수준에 고정돼 있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밴드 역시 진료비 증가를 반영해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재정 현황이 어느 정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병원이나 의료계의 어려움을 고려한다면 밴드 수준이 예년에 비해서는 인상된 상황에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장은 다른 공급자단체에서도 나오고 있다. 약사회 박영달 부회장은 지난 19일 1차 협상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상 최대의 흑자에는 공급자들의 적자도 녹아들어 있다. 실제로 건보 흑자를 달성한 지난 2년 동안 공급자들은 경영상 적자를 봤다"며 "더욱이 누적적립금 24조원을 공급자들이 다 쓰겠다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일정 부분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사협회 역시 밴딩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협상의 의미가 없다며 밴딩을 확대해 공평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단은 공급자단체의 이런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양새다. 약사회 1차 협상에서 이상일 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적립금 규모가 총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100조원의 약 3개월치 밖에 안 된다"면서 "수가협상에 투입될 수 있는 재원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3조6000억원의 재정수지 흑자도 지출을 줄인 게 아니라 고용 규모 증가 등에 따라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큰데, 수입 증가 비중이 3조5000억원에 달한다"면서 "따라서 흑자 요인을 그대로 수가 인상으로 연결시키는 데도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더욱이 정부 기조가 건전 재정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누적적립금을 수가인상 재원에 활용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작년 12월에도 2040년에는 건강보험 누적적자가 6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 정부의 보장성 확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재 적립금을 수가인상 지출로 활용한다는 건 정부 기조에 완전히 벗어나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급자단체들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다. 수가밴드 규모를 올릴 보험료 수입이 어렵다면 누적적립금 24조원 가운데 3~4%만 사용하자는 게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밴딩 규모는 가입자단체가 모인 재정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 이에 대해 22일 윤석준 재정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도 누적적립금이 줄어들고 있는데, 일정 부분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험자 입장에서는 그 수치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보수적으로 반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정위에는 각계 가입자 대표들로 구성돼 있지만, 정부 관계자들도 포함돼 있는 데다가, 정부 입김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 누적적립금을 활용해 밴딩 규모를 늘린다는 주장에 얼마나 응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재정위가 밴딩 규모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면 올해 수가협상에서 큰 폭의 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송재찬 부회장은 "가입자도 소비자"라며 "의료 소비자 역시 필수 의료를 중심으로 해서 건전하게 발전해야 된다는 데 협조 입장 아니겠냐"며 수가 밴드 확대에 동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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