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화의 관점] 전문가 경험담이 주목받는 이유(23)
- 데일리팜
- 2023-03-01 14: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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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종합 편성 채널의 건강 정보 프로그램은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고려하는 인포테인먼트의 형식을 취한다. 이를테면, 전문가와 연예인이 출연해 건강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의료 토크 쇼가 대표적이다.
건강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콘텐츠의 형식을 짤 때, 프레임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수인 로버트 엔트만(Robert M. Entman)은 프레임이 인식된 현실의 일부 측면을 선택하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두드러지게 만드는 도구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프레임은 이슈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관점과 관심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TV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이야기 구조 프레임의 대표적인 예는 스탠포드 대학교 정치학 교수 샨토 아이엔거(Shanto Iyengar)가 제시한 주제적 프레임(thematic frame)과 일화적 프레임(episodic frame)을 들 수 있다.
주제적 프레임은 전체적 맥락 속에서 이슈와 사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구조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반면, 일화적 프레임은 개인에 초점에 두고 개인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강조해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실업 이슈에 관한 주제적 프레임은 최근의 실업 수치를 보고하고 경제가 실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제학자나 관련 전문가의 논평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반면, 일화적 프레임은 특정 실직자의 어려움을 다양한 측면의 사례적 예시로 제시함으로써 실업 이슈의 이야기를 구성한다.
어떤 프레임이 더 감정 동요를 일으킬까? 당연히 후자다. 한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에피소드 프레임은 몰입도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일화적 프레임의 건강 정보 구성이 다큐멘터리 형식보다 훨씬 많다. 예를 들어 예방 접종에 대한 영상을 상상해 보자. A는 다양한 전문가가, 인터뷰 형식으로 예방 접종의 비율, 필요성, 근거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주제적 프레임을 택했다. B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아, 사망한 젊은 여성의 사례를 보여주는 일화적 프레임을 택했다.
A의 콘텐츠는 예고편만 봐도, 그것이 정말 좋은 콘텐츠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청까지 잘 이어지지는 않는다. 왜냐면, 인간은 인지적 노력이 들지 않는 콘텐츠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제에 맞게 글을 나열하는 이 칼럼을 클릭한 독자님들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프레임이 구성까지 읽고 '그렇구나….' '어렵구나….'라며 엑스 표를 누르고 싶을 것이다. 왜냐면, 이 글의 구조도 에피소드를 통한 몰입보다는 주제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을 가지기 때문이다.
프레임에 따른 몰입도와 관심의 차이를 이유로, 시청률을 중시하는 종합편성채널의 건강 콘텐츠는 타인의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구조로 구성되곤 한다. 가령, 일반인 출연자들의 경험담으로, 건강 습관 및 질병 상황을 검증하고, oo만 먹고 oo 질병이 나았다는 구성이 대표적이다. 혹은 연예인 패널들의 텐션 높은 궁금증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내어, 관심을 높이는 구성도 이와 같다.
물론, 이러한 구성은 자극적이고 단순하게 접근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확실히 재미있다. 사람들이 다큐멘터리식 설명보다 이러한 에피소드 프레임에 더 끌려 하고, 연계 홈쇼핑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한편, 현장의 약사들은 개인의 경험을 나누는 일화적 프레임보다 심층적이고 논리적인 메시지 구성을 하는 주제적 프레임에 좀 더 익숙하다. 앞서 말했지만, 주제적 프레임은 몰입도와 관심이 낮은 이야기 구성 방식이다.
때로는 우리도 누군가의 에피소드를 활용해 감정을 일으키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제한된 시간 동안 주목도를 높이는 방법은, 이야기 즉 '네러티브'이기 때문이다.
가령 "당뇨 발 관리를 하면, 발가락 절단의 확률이 낮아진다"라는 메시지보다 "50대 당뇨 환자가 나뭇가지에 엄지를 찔렸는데, 아프지도 않아서 그냥 뒀다가, 어느 날 발가락을 자르게 되었대요"라는 이야기가 훨씬 더 무섭지 않은가.
혹은 "어머님. 고지혈증을 약을 드셨다가 끊었다가 하시지 말고, 꾸준히 드셔야 동맥경화가 예방되어요"라는 메시지보다 "70대 여성이 건강검진 덕분에, 단단한 죽상경화를 발견했대요. 근데 위치가 목에 있는 동맥이라, 막히면,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우울해 했어요. 근데 약을 잘 먹고, 식이 조절을 잘했더니 그게 조금 줄었대요. 어머님. 어디 어떻게 쌓일지 몰라요. 꾸준하게 잘 챙겨 듭시다"라는 이야기가 조금 더 몰입되지 않나.
에피소드 프레임은 감정에 먼저 닿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동안 설득해야 할 때 유리하다. 사실, 주제적 프레임을 통한 논리적 설명만으로 약사의 역할을 다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시대가 바뀐 부분도 에피소드 프레임의 손을 들어주었다. 주제에 맞춘 설명은 구글, 네이버, 이제는 chat GPT까지 나서서 해주기 때문이다.
작금의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경험에서 우러난 인간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길 바란다. 기술과 정보가 범람할수록, 진정성 있는 삶의 이야기가 주목 받는다. 이제, 약사들에게도 에피소드 주머니가 필요하다. 오늘 하루, 어떤 에피소드를 수집했는 지가 무엇을 공부한 만큼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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