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3-09 23:45:33 기준
  • 콜린알포
  • 삼아제
  • 펜타닐
  • 원료의약품
  • 글리아티린
  • 일동제약
  • 플랫폼
  • 제약바이오
  • 특허
  • 대웅바이오
팜클래스

면대약국 방어 논리 된 '연동형 임대료'…법원판결 논란

  • 김지은 기자
  • 2026-01-27 12:10:51
  • 수십억대 면대약국 판결서 임대인 무죄 ‘방패’로 작용
  • 처방실적‧임대료 잇는 관행…“약국 독립성 흔들까” 우려도
  • 해외선 법적 제제도…자본의 간접 개입 논란에 약사회도 고민
AI 생성.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면대약국 관련 재판에서 건물주이자 임대인이 ‘연동형 임대료’를 근거로 무죄를 선고받은 판결이 나오면서 약사사회 내부에서 연동형 임대료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일부 약국가에서 관행처럼 적용돼 온 계약 구조가 법적 분쟁에서 방어 논리로 작동하면서 약국 운영 독립성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것. 

일부 선진국에서는 리베이트로 규정, 법으로 금지하는 약국의 매출 연동형 임대료를 두고 약국가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재판부 “건물주 ‘연동형 임대료’ 책정, 운영 개입 아니다”

해당 사건에서 법원은 건물주가 약국 매출 또는 처방 실적에 연동해 임대료를 받아왔다는 사실만으로는 약국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거나 지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약국 인사·재무·조제 행위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지휘·감독이나 의사결정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핵심 근거였다.

건물주의 법률 대리인 측은 재판에서 약국의 연동형 임대료를 임대인의 경영 관여를 부정하는 논리로 제시했다. 건물주가 약사에 받은 돈은 약국 운영에 대한 대가가 아닌 우월한 입지 조건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반영된 ‘매출 연동형 임대료’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건물주 측은 “임대차는 사적 자치의 원칙이 적용돼 임대료 지급 방식이 다양할 수 있다”며 “실제로 약국 매출에 연동해 임차료를 지급한 사례가 존재한다”면서 관련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리를 인정해 재판부는 판결에서 "약사 또는 한약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약국 개설 행위의 일부에 관여했다 하더라도 이를 주도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약국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했다고 볼 수 있는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약사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매출 연동형 임대료 책정이 단순 임대차 계약 범주에 머물렀다는 법원의 판단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동형 임대료’ 암암리 확산…“구조적 위험성” 지적도

약국가에서는 관행적으로 퍼져있는 약국의 연동형 임대료가 단순 임대차와는 다소 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매출 연동형 임대료는 처방 수요가 안정적으로 확보된 문전약국, 특히 대형 약국을 중심으로 이미 널리 확산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의 고정 임대료에 더해 처방 건수나 매출 규모에 따라 추가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이 암암리에 적용돼 왔고 이는 사실상 불문율처럼 공유돼 왔다.

연동형 임대료가 문제로 지적되는 이유는 임대인이 약국의 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처방이 늘어날수록 임대인의 수익도 증가하는 계약 구조에서는 의료기관 유치, 이전, 유지 여부 등 약국 외부 환경에 대한 임대인의 관심과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형식상으로는 임대차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약국의 수익 구조를 공유하는 공동 사업이나 동업 등에 가깝게 인식될 여지도 있다. 이 경우 약국 운영의 독립성은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약사사회 내부의 우려다. 

현재 약사회가 연동형 임대료 문제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분명 문제가 있는데 이를 문제 삼을 경우 이미 상당수 문전약국에서 현실적으로 적용 중인 계약 구조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약국 구조상 연동형 임대료가 긍정적 기능을 한다는 반응도 있다.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처방전이 보장되지 않은 신규 약국의 경우 오히려 안전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반대로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연동형 임대료가 자본의 약국 운영 개입을 합법화하는 통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면대약국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점차 협소해질 경우 직능의 기본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담당 부회장은 “실질적 약국 운영에 대한 개입 없이 매출에 대해 공유한 차원이라면 현행법으로 이를 제제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약국 입지를 무기로 임대인이 임차 약사에 우월적 지위를 갖는 구조다. 사례에 따라 임대인과 약사 간 동업이나 면대로 볼 가능성도 있다.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리베이트’ 시각…한국은 기준 부재

해외에서는 연동형 임대료에 대해 보다 엄격한 시각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국을 포함한 의료 관련 업종에서 매출이나 환자 수에 연동된 임대료 구조를 일종의 리베이트 또는 간접적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연방 차원의 반(反)킥백법(Anti-Kickback Statute)은 의료 서비스 제공과 연계된 경제적 이익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동형 임대료 역시 법적 리스크가 있는 계약 구조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재로서는 관련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연동형 임대료 문제가 개별 약사의 계약 선택을 넘어 약국의 독립성과 직능 윤리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의 한 약사는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일 수도 있지만 부정적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법으로 막고 있는 부분”이라며 “약사들에게도 처방전 건당 임대료 책정 등의 계약 구조는 일종의 치부일 수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나 개선 방안 등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