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도 수백억 증발…약가인하 충격 시나리오 살펴보니
- 김진구 기자
- 2026-08-21 06:00:5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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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캡, 특허만료 후 5년 만에 1200억 이상 감소 직격탄 전망
- 작년 처방액 572억 펠루비, 1년 만에 최대 250억 감소할 수도
- 제네릭 산정률 45%로 인하…품목별 난립 억제 효과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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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개편 약가제도 아래에서 국산신약도 대규모 처방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신약 중 가장 높은 원외처방액을 기록 중인 케이캡(테고프라잔)은 특허만료 후 5년 새 처방실적이 1000억원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이미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발매된 펠루비(펠루비프로펜)의 경우도 기존 약가인하와 더불어 새 약가제도에 따라 작년 572억원 수준의 처방실적이 1년 만에 250억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케이캡, 특허만료 후 5년 시점 최대 1200억원 감소 시나리오
2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HK이노엔 케이캡은 지난해 2179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국산신약 중 가장 높은 처방실적이다.
케이캡은 2031년 물질특허 만료 이후 새 약가제도의 영향권에 들어온다. 특허만료에 따른 오리지널 약가 인하와 가산기간 종료까지 순차적으로 적용될 경우, 현 수준의 처방규모를 유지하더라도 5년 만에 1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약가제도에선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에 대해 ▲제네릭 진입 후 첫 1년간 70%의 가산을 ▲이후 3년간 60%의 가산을 부여한다. 가산 기간이 종료되면 다른 제네릭과 마찬가지로 약가가 기존의 45% 수준으로 인하된다.
케이캡의 약가는 현재 25mg의 경우 867원, 50mg의 경우 1300원이다. 2031년 8월 물질특허가 만료되면 케이캡의 약가는 70% 수준으로 낮아진다. 250mg은 867원에서 607원으로, 50mg은 1300원에서 910원으로 각각 인하될 전망이다. 처방실적이 작년과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연간 처방실적은 2179억원에서 1525억원으로 감소한다. 이후 3년간은 약가가 60% 수준으로 추가 인하된다. 25mg은 520원, 50mg은 78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이 단계에서 연간 처방액은 1307억원으로 더욱 줄어든다.

특허만료 오리지널에 대한 1+3년의 가산 기간이 종료되면 일반적인 기등재 의약품의 산정률을 적용받는다. 변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여부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기등재 의약품에 대해선 49%의 가산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HK이노엔이 특허만료 후 5년차 시점까지 혁신형 제약기업 지위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49%의 산정률이 적용돼 25mg의 약가는 425원, 50mg은 637원으로 낮아진다. 2025년 처방실적을 여기에 적용하면 1068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
반면 특허만료 시점에 혁신형 제약기업 지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일반 산정률은 45%가 적용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 경우 25mg은 390원, 50mg은 585억원으로 인하된다. 합산 처방액은 981억원 규모로 쪼그라든다.
결과적으로 연간 2179억원의 처방실적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특허만료 1년차엔 1525억원 ▲2~4년차엔 1307억원 ▲5년 차 이후 혁신형 제약기업 유지 시 1068억원 ▲인증 탈락 시 981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행 약가제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현행 제도에선 가산기간 종료 후 53.55%의 약가 산정률을 적용받아 연간 처방액이 1167억원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45% 산정률을 적용받았을 때의 981억원과 비교하면 매년 186억원 수준의 추가 감소분이 누적되는 셈이다.

다른 국산신약도 마찬가지다. 제네릭사 6곳으로부터 특허도전을 받고 있는 놀텍의 경우, 작년 처방실적 453억원이 ▲제네릭 발매 1년차 317억원(453×0.7) ▲발매 2~4년차 272억원(453×0.6) ▲5년차 이후 204억원(453×0.45) 규모로 줄어든다. 일양약품의 경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다. 현행 약가제도와 비교하면 매년 39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지난해 900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특허만료 때까지 이 실적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제네릭 발매 1년차 630억원(900×0.7) ▲발매 2~4년차 540억원(900×0.6) ▲5년차 이후 405억원(900×0.45) 규모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올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자진 반납한 바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는 지난해 기록한 481억원의 처방실적이 ▲제네릭 발매 1년차 336억원(481×0.7) ▲발매 2~4년차 288억원(481×0.6) ▲5년차 이후 236억원(481×0.49) 규모로 줄어든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상태로, 특허만료 시점까지 인증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펠루비, 기존 약가인하에 추가 조정까지 1년 새 250억 이상 뚝
이미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발매된 국산신약도 새 약가제도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대원제약 펠루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57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펠루비는 약가인하로 실적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행정소송 종결에 따른 집행정지 해제, 가산기간 종료와 더불어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인하가 추가로 단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펠루비가 지난해 기록한 처방실적 572억원 중 펠루비정과 펠루비서방정의 비중은 각각 40%와 60% 수준으로 추정된다. 산술적으로 펠루비정은 229억원, 펠루비서방정은 343억원의 실적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두 품목의 약가는 지난해까지 펠루비정 180원, 펠루비서방정 304원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대법원까지 가는 행정소송이 종결되면서 약가인하 집행정지가 해제됐고, 올해 8월 기준 펠루비정 96원‧펠루비서방정 234원 수준으로 조정된 상태다. 작년 처방량이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집행정지 해제에 따른 약가인하만으로 두 품목의 처방액은 386억원으로 감소한다.
가산기간 종료에 따른 추가 인하도 예정돼 있다. 펠루비서방정은 현재 정당 234원에서 가산기간이 종료되면 179원으로 더욱 낮아진다. 펠루비정은 96원이 유지된다. 이땐 두 품목의 처방액이 324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다. 개편 약가제도에선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기본 산정률이 53.55%에서 45%로 낮아진다. 단 대원제약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았으므로 49% 수준의 산정률 가산을 받는다. 펠루비정은 이러한 변화의 적용을 받아 96원에서 88원으로 낮아진다. 기존 53.55%를 기준으로 계산된 약가를 혁신형 제약기업 가산율 49%에 맞춰 조정하는 방식으로 계산(96원×0.49÷0.5355)한 결과다.
단독등재 품목인 펠루비서방정은 같은 방식으로 조정되지 않는다. 정부는 기등재 약가조정 대상으로 ‘제네릭’과 ‘제네릭이 등재된 특허만료 오리지널’을 명시하고 있다. 반면 ‘안정적 수급이 필요한 약제’와 함께 ‘단독등재 품목’은 제외한다.
최종적으로 펠루비정의 처방액은 112억원 수준으로, 펠루비서방정의 처방액은 202억원 수준으로 각각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두 품목을 합치면 314억원이다. 2025년 처방량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두 품목의 처방실적이 572억원에서 314억원으로 45%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제네릭이 등재된 보령 카나브도 사정은 비슷하다. 카나브의 경우 30mg과 60mg에 각각 제네릭 5개 품목이 등재됐다. 120mg의 경우 단독 등재된 상태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의 약가는 30mg의 경우 439원에서 402원으로, 60mg은 642원에서 587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120mg은 기존의 757원이 유지된다. 이 약가를 카나브 처방실적에 대입하면 693억원에서 637억원으로 8%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펠루비 신규 제네릭, 20~40원대 약가 불가피…후발주자 시장 진입 위축 우려
펠루비정에 대한 약가인하 여파는 오리지널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새 약가제도에 의해 신규 제네릭의 진입 유인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허가 만료된 펠루비정은 3개의 제네릭이 등재돼 있다. 이들의 약가는 96원으로 펠루비정과 동일하다. 이를 기준으로 새 제네릭에 기본 산정률 45%를 적용하면 약가는 43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여기서 기준요건을 한 가지 충족하지 못하면 36%(45%×0.8)인 35원으로,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8.8%(45%×0.8×0.8)인 28원까지 낮아진다.
여기에 동일제제가 13개를 초과할 경우 다품목 등재관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땐 등재 후 1년이 지나, 신규 진입한 제네릭들이 직전 최저가의 85% 수준으로 추가 조정된다. 펠루비 신규 제네릭은 기준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37원 ▲29원 ▲24원까지 떨어진다.

실제 펠루비정 제네릭의 경우 현재 등재된 3개 품목 외에, 미등재 품목 10개가 허가를 받아둔 상태다. 이들 10개가 모두 시장에 진입하면 동일제제 13개를 넘어 다품목 등재관리의 적용을 받는다. 추가 진입이 예상되는 품목 중 5개는 자사생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준요건에 따른 약가 차이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20~30원대 약가로는 신규 진입에 따른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제네릭 업체가 품목 개발·허가·영업‧마케팅에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약가를 낮춰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려는 제도 개편이, 실제로는 신규 제네릭의 진입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구조다.
케이캡 제네릭과는 사정이 다르다. 케이캡 제네릭의 경우 25mg의 약가가 기준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273원 ▲219월 ▲176원으로 낮아진다. 50mg은 ▲410원 ▲328월 ▲264원으로 인하된다. 약가인하 폭만 보면 상당하지만, 제네릭사 입장에선 생산원가와 고정비 등을 고려해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만한 수준이다. 더구나 테고프라잔 성분 처방시장이 2000억원 이상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네릭사들로서는 약가가 크게 낮아지더라도 시장 진입 유인으로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밝힌 이번 약가제도 개편의 주요 취지는 제네릭 품목 난립을 줄이고 시장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펠루비와 케이캡 사례를 비교하면 약가 인하가 제네릭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는 정도는 품목별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제네릭 난립을 막기 위해 약가를 낮췄지만, 케이캡처럼 시장 규모와 약가 수준이 모두 높은 품목에서는 약가 인하만으로 신규 제네릭 진입을 충분히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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