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제약사, 방사성의약품 투자 속도…생산역량 확보 경쟁
- 손형민 기자
- 2026-08-29 06:00:4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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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S, 두번째 생산기지에 1.7억달러…Ac-225 사업 기반 확대
- 노바티스 국내 1400억 투자…릴리·AZ도 제조 인프라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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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암 치료분야로 꼽히는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인수합병과 공동개발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왔으며 최근에는 전용 생산시설과 방사성동위원소 공급망 구축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암세포를 찾아가는 표적물질과 결합해 종양에 방사선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치료제다.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짧아 생산 이후 제한된 시간 안에 환자에게 공급해야 하는 만큼 제조와 물류 역량이 사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MS 자회사 레이즈바이오는 미국 인디애나주 화이트스타운에 새로운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1억73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신규 시설은 앤슨 산업단지에 약 22만5000제곱피트(2만900㎡, 약 6300평) 규모로 조성된다. 올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기존 인디애나폴리스 생산시설과 함께 2029년 말까지 1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시설은 BMS가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인디애나폴리스 방사성의약품 생산기지에 이은 두 번째 생산시설이다.
기존 시설은 7만7000제곱피트(약 7150㎡, 약 2160평) 규모로 1억6000만달러 이상이 투입됐다.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완제의약품 제조를 한 시설에서 수행하는 일관생산 체계를 갖췄으며 현재 임상시험용 제품을 생산하면서 향후 상업생산을 위한 규모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 가동 시 연간 수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이프라인 확보 다음은 생산망…BMS 투자 확대
BMS는 지난 2024년 약 41억달러를 들여 레이즈바이오를 인수하면서 방사성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레이즈바이오는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Ac-225)'를 활용한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선두 후보물질 'RYZ101'은 소마토스타틴수용체(SSTR)를 표적하는 Ac-225 기반 치료제로 위장관·췌장 신경내분비종양(GEP-NET)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BMS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최근 수년간 인수합병과 공동개발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보에 적극 나섰다.
릴리는 지난 2023년 포인트바이오파마를 약 14억달러에 인수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2024년 최대 24억달러 규모로 퓨전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다. 노바티스도 마리아나온콜로지 인수와 펩티드림과의 공동개발 등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이 같은 후보물질 확보를 넘어 실제 상업화를 뒷받침할 생산역량을 갖추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일반 항암제보다 제조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 치료에 사용하는 동위원소 자체의 생산량이 제한적인 데다 짧은 반감기로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생산부터 환자 투여까지 일정을 정교하게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레이즈바이오는 지난 2024년 Ac-225 공급 부족으로 RYZ101 임상 3상 환자 등록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BMS가 레이즈바이오 인수 이후 자체 생산시설을 잇따라 확충하는 배경에도 안정적인 동위원소와 치료제 공급망 확보가 자리하고 있다.
노바티스, 한국에도 투자…RLT 생산망 확충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노바티스도 글로벌 생산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2024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7만제곱피트 규모의 방사성리간드 치료제(RLT)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와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루타테라' 등의 생산을 담당하는 시설로, 가동 당시 회사의 글로벌 RLT 생산능력은 연간 25만 도즈 수준으로 확대됐다.
현재 인디애나폴리스 시설은 방사성동위원소 자체 생산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확장도 진행 중이다. 완제의약품 생산뿐 아니라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동위원소 공급까지 내부화하려는 전략이다.
한국에서도 생산 및 공급망 투자를 추진한다.
노바티스는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국내 RLT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약 14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RLT 제조시설 건립과 첨단 콜드체인 물류망 구축, 관련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육성 등이 투자 계획에 포함됐다.
현재 국내 10곳인 RLT 투여 가능 병원을 향후 30곳까지 늘리는 것도 목표다. 국내에서 방사성의약품의 생산부터 배송, 환자 투여까지 이어지는 기반을 함께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릴리와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생산 및 공급망 역량을 함께 확보했다.
릴리는 포인트바이오파마 인수 당시 임상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인디애나폴리스 생산시설과 토론토 연구개발센터를 확보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퓨전파마슈티컬스 인수를 통해 Ac-225 기반 후보물질과 함께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 제조 및 Ac-225 공급망 역량을 확보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방사성의약품 경쟁은 후보물질을 선점하는 단계를 넘어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환자에게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경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Ac-225 등 차세대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파이프라인이 늘어나면서 향후 임상개발 성과뿐 아니라 동위원소 확보부터 제조, 배송까지 연결되는 공급망 구축 역량도 방사성의약품 사업의 주요 경쟁요인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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