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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논란부터 OD까지…청소년 약물 이슈에 약국 '한숨'

  • 강혜경 기자
  • 2026-09-17 06:00:55
  • 요약
  • 약물운전 이어 청소년 복약시 '연령, 용법·용량 확인' 안전책 마련
  • SNS에서는 창고형 약국 구매 방법 등 버젓이 공유
  • '일반약 복약지도 의무화 법' 놓고 의견 분분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이 감기약을 구매하려는 초등학생에게 피임약을 판매했다는 논란부터 약물 과다복용(오버도즈, OD)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약국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는 모습이다.

청소년 약물 복용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복약지도 등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약물운전에 이어 청소년 약물 복용까지 약국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피임약 판매 놓고 약국·보호자 엇갈린 주장…이슈화

여수 MBC에 따르면 전남 순천의 한 약국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감기약이 아닌 피임약을 판매했다며 보호자가 약사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국이 감기약 대신 피임약을 판매해 두통과 복통 등으로 응급실을 찾았다는 게 보호자 측 주장이다. 하지만 약국은 구매자 본인이 직접 상품명을 특정해 지명구매를 했고 초등학생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약국과 보호자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양 측 모두 이렇다 할 증거자료는 없는 상황이다. 약국 내 CCTV가 있지만 목소리 등이 녹음되지는 않다 보니 이번 사건의 전개를 놓고 약사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데일리팜 취재 결과 약국이 판매한 품목은 멜리안정으로, 게스토텐과 에티닐에스트라디올 성분의 3세대 피임약이다.

멜리안정의 용법·용량은 '1일 1정씩 21일간 표시된 순서에 따라 복용하고, 7일간 휴약(복용중지)한다. 복용시간은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돼 있다.

사용상의 주의사항으로 '흡연은 경구(먹는) 피임제로 인한 중증(심한 증상)의 심혈관계 부작용(혈전(혈관 막힘)증 등)의 위험성을 증대시키며 이 위험성은 나이와 흡연량(1일 15개 이상)에 따라 증가되고, 특히 35세 이상의 여성에게 현저하게 나타나므로 경구피임제를 복용하는 여성은 흡연을 삼간다. 또한 35세 이상 흡연자는 이 약을 투여해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적혀 있지만 약을 복용할 수 있는 연령 등에 대해서는 안내돼 있지 않다.

약사들 역시 애매하다는 반응이다. 구매자가 초등학생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미성년자라고 하더라도 피임약을 구매·복용할 수 있어 의심할 만한 여지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약사법 제50조(의약품 판매) 제5항 역시 '약국개설자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복약지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역의 A약사는 "대개 피임약 지명구매시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느냐고 묻고, 흡연 등을 안내하는 게 보편적"이라며 "보호자의 주장대로 약사가 실수로 감기약 대신 피임약을 줬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억울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 약을 판매하는 경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약사사회 중론"이라며 "약국에서도 복약지도시 용법·용량을 설명하면서 이를 겉 상자 등에 표기해 주는 방식으로 통일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B약사도 "OD파티라는 이름으로 의약품을 과도복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피임약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며 근심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약물운전에 이어 청소년 약물 과다복용까지 신경쓸 부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약 복약지도 의무화법' 약사들 마다 의견 분분

일반의약품 복약지도 의무화법의 필요성을 놓고도 약사들 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보건복지부는 청소년 사이에서 특정 일반약을 환각효과 등 목적으로 과다복용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약국 판매체계 내 안전장치 마련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일반약은 처방전 없이 구매가 가능하지만, 약사법 시행규칙 제6조(약사·한약사의 윤리기준 등)에 따라 오남용 우려가 있는 경우 청소년 등에게 적정 사용량을 초과해 판매하는 행위는 엄격히 제한된다는 것.

복지부는 청소년의 일반약 과다복용을 막기 위해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대한약사회에 협조를 요청하며 사전 관리를 강화해 왔다.

▲환각 우려 의약품의 구매 목적 확인 및 복약지도 철저(1월, 정신건강정책과) ▲청소년 등에 대한 오남용 우려 의약품 과다 판매 제한·윤리기준 준수(3월, 약무정책과) 등으로, 소병훈 의원이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 취지에 맞춰 실효성 있는 규제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B약사는 "일반약 복약지도 의무화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일반약 구매시로 강제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규제를 위한 규제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C약사는 "SNS에서는 오히려 창고형 약국에서 일반약을 구매했다는 후기부터 창고형 약국 위치, 구매 팁 등까지 버젓이 공유되고 있다"면서 "의무화법이 창고형 약국의 무분별한 판매를 제재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 피임약 사태 등은 사각지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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