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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에 이름 걸고, 세계로…인바디 30년 만든 공장의 힘

  • 황병우 기자
  • 2026-09-21 06:00:40
  • 요약
  • 전문가용 장비 한 대에 작업자 이름…조립부터 검사·포장까지 책임
  • 가정용 수요 증가에 검사·포장 자동화 확대…대량생산 채비
  • 생산 현장 인재를 해외 사업으로…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 87%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하행선을 타고 가다보면 오른편에 인바디 공장이 보인다. 

[데일리팜=황병우 기자]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오른편으로 인바디 천안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오가는 차량에서 회사 이름을 볼 수 있도록 홍보 효과까지 고려해 정한 자리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공장에 심어진 소나무 약 1만 그루에도 사연이 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나무라도 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고 한다. 다행이 소나무를 내다 팔 일 없이 회사는 성장했고, 이제 나무들은 자칫 삭막할 수 있는 공장의 경관을 책임지게 됐다.

지난 18일 찾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인바디 제1공장. 회사 측 설명으로는 창립 이래 첫 기자들의 공장 방문이었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공개한 역사관과 생산라인에서는 체성분분석 장비로 시장을 개척해온 과정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가 함께 드러났다.

크고 무거웠던 초기 장비…생산 현장에는 작업자 이름

투어는 올해 문을 연 기업 역사관 인바디 히스토리움에서 시작됐다. 초기 상용 제품인 인바디2.0은 지금의 장비보다 덩치가 크고 무거웠다. 현장 관계자는 의료진과 환자가 낯선 장비를 신뢰하도록 외형에도 신경을 썼고, 당시에는 전원 박스 등도 장비 안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인바디 30주년을 맞아 마련된 히스토리움 공간에는 초기 사용제품부터 회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가 되어있다.

전시할 초기 제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일화가 나왔다. 한 한의원에서 오래된 장비를 발견했지만,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상 판매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회사의 역사를 기록할 전시품이 누군가에게는 아직 현역 장비인 셈이다.

역사관을 따라가면 제품뿐 아니라 인바디라는 이름을 정착시키는 과정도 만날 수 있다. 회사 측은 여러 이름으로 판매하던 제품을 2005년 인바디 브랜드로 통일했고, 2014년에는 바이오스페이스였던 사명도 인바디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개발하는 일과 함께 시장에서 하나의 이름으로 기억되기 위한 작업을 이어온 것이다.

역사관의 이야기는 제품을 누가 만들고 품질을 어떻게 책임지는지로 이어졌다. 이후 둘러본 생산동에서는 그 설명을 실제 공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3층은 가정용, 2층은 전문가용 제품을 생산하고 1층에서는 자재와 완제품을 보관한다.

전문가용 장비의 중심은 한 사람이 자재 검수부터 조립, 검사와 포장까지 맡는 1인 셀 방식이다. 여러 종류의 장비를 소량씩 생산하는 특성에 맞춰 작업자가 제품 한 대를 완성한다.

공장 관계자는 "모든 자재 검수부터 포장까지에 대한 공정을 한 사람이 직접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장비에는 작업자를 확인할 수 있는 이름표가 붙는다. 제작 이력을 추적하는 수단인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책임진다는 의미다. 문제가 발생하면 설계와 작업 과정 등 원인을 구분해 확인하고, 작업자 평가에도 관련 내용을 반영한다.

품질 검증에도 직원 이름을 붙였다. 김구현 테스트는 담당자가 축적한 검증 경험을 회사의 품질 관리 절차로 정착시킨 사례다. 별도 연구동에서 신제품과 양산 제품의 부품·제품 신뢰성을 확인하며, 에이징 테스트기와 열 충격기 등 시험 설비를 활용한다.

인바디 공장 뿐만 아니라 서울 본사 등 모든 회사의 건물에는 차기철 회장의 필체로 적힌 글귀가 적혀있다. 우측은 히스토리움에 전시된 차기철 회장의 메모.

가정용 생산은 변화 중…검사·포장부터 자동화

가정용 생산라인에서는 생산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공정 개선이 진행되고 있었다. 가정용도 처음에는 1인 셀로 출발했지만, 수요가 늘 때마다 인력을 같은 비율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블록셀과 복합셀 등으로 작업 구성을 바꾸고 설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자동화는 검사와 포장 일부에 먼저 적용했다.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작업자의 숙련이 필요한 조립 공정은 단계적으로 접근하되, 검사 방식과 항목을 일정하게 맞출 수 있는 부분부터 자동화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생산 현장 관계자는 "아직 세밀한 메인 조립은 힘들지만 순차적으로 검사 쪽 라인을 다 자동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품 체결 과정에도 설비를 도입하고 있다. 반복 작업 중 부품을 빠뜨리거나 충분히 조이지 못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서다. 생산 속도와 함께 작업 과정의 편차를 관리하려는 변화다.

현재 인바디는 매출의 핵심이 되는 전문가용 장비는 1인셀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완제품이 모이는 1층에서는 의료기기 고유식별정보인 UDI와 바코드로 제품을 관리한다. 작업자가 휴대용 단말기와 리더기로 정보를 확인하고, 특정 일련번호의 장비가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도 전산으로 찾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 상자를 내려 확인하던 방식에서 해당 제품을 선별해 꺼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물류 현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어떤 시리얼부터 어떤 시리얼까지 불량이 났을 때 제품을 다 내려서 찾았다"며 현재는 제품 위치를 확인해 필요한 장비만 꺼내 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에서 쌓은 경험, 해외 시장으로

작업 공간을 벗어나자 게임기와 독서등 등을 갖춘 휴게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사는 식당과 체력단련실 외에도 별도 건물에 1인실 기숙사를 제공하며, 마이스터고 출신 직원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인바디는 생산 현장 인력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원칙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익힌 제품 이해와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본사 개발, 해외영업, 해외 고객지원 등으로 업무를 넓히는 경로도 마련했다.

최근 인바디 매출 성장의 핵심은 해외 매출이다. 이에 발맞춰 해외 주재원을 목표로 하는 인재 양성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해외 주재원 육성을 목표로 하는 GBD(Global Business Development) 제도도 같은 맥락이다. 과제 수행과 부서 순환, 해외 출장 등을 거친 뒤 역량과 성과, 회사의 사업상 필요 등을 고려해 해외 파견이나 직무 배치를 결정한다. 현지에서 맡는 역할은 영업뿐 아니라 고객지원, 회계, 인사 등으로 다양하다.

이 같은 생산·인력 운영의 변화 뒤에는 해외 사업 확대가 자리한다. 인바디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417억원, 영업이익은 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7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87%였다.

현장에서 강조한 시장 개척의 출발점은 장비가 필요한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일이었다. 체성분을 왜 측정해야 하는지, 어떤 분야에서 어떤 항목을 활용할 수 있는지 고객에게 알리는 과정이 판매에 앞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바디 관계자는 "저희는 어딘가 그냥 필요한 곳에 가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시장을 개척해서 거기서 저희가 필요하게 만드는 게 저희의 영업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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