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설치 놓고 대학병원·약국은 왜 10년 넘게 싸우나
- 김지은
- 2022-05-27 15:38:0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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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병원 학교법인 vs 약국·건물주 10년 넘게 민·형사 소송
- 병원 측, 환자 통행 안전 이유로 약국 건물 앞에 펜스 설치
- 2심 “공용도로 해당…약국 측에 손해주기 목적” 건물주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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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등법원은 최근 A병원을 산하에 두고 있는 학교법인 측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통행금지 등에 대한 민사 소송에서 법인 측 항소를 기각했다. B씨는 대구가톨릭대 인근에 위치한 건물의 건물주로, 이 건물에는 약국이 입점돼 있다.
병원 측과 약국이 입점돼 있는 건물의 건물주·약사 간 갈등은 지난 2011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 법적 소송도 지속돼 왔다.
지난 2011년 해당 건물이 신축될 무럽부터 병원 측 재단은 재단 소유이기도 한 건물 앞쪽 통행로에 철제 펜스 등 구조물을 설치했고, 건물주는 병원 측이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구조물을 절단해 철거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이 과정에서 건물주는 재물손괴죄로 벌금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환자 안전을 이유로 펜스 설치를 주장하는 병원 측과 영업권 보장을 주장하는 건물주, 약국 간 갈등은 지속됐고, 민·형사 소송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심에서 병원 측은 “병원 방문자의 교통사고나 안전사고 위험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약국 관련 건물과 병원 경계선 지상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B씨는 약국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철제 펜스 설치를 막고 경계선을 침범해 병원 측 토지를 무단으로 통행함으로써 병원의 소유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약국 이용자 이외에도 건물 인근 주택가에 거주하거나 그 부근 도로를 통행하는 사람들이 병원에 출입하기 위해 문제의 경계선 인근 토지를 아무 제한 없이 사용해 왔다”면서 “병원 측의 통행금지 등 청구는 약국 영업을 방해해 본인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행한 것인 만큼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우선 병원 측이 자신들의 소유물이므로 약국 건물주 측의 통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통행로를 ‘공중의 통행에 공용된 도로인 공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통행로는 약국 이용자 이외에도 병원의 방문객, 병원 관계자, 의과대학 학생 등과 같은 일반 공중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판단 조건 중 하나로 작용했다.
오히려 법원은 병원 측의 이 같은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된다고 주장한 B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병원 측의 이 사건 청구는 사회질서에 위반되고, 아무 이익이 없음에도 피고 B씨에게 고통을 줘 손해를 입히기 위한 목적으로 행한 것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 측이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것은 일반 공중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이다. 병원 측이 이 사건 통행로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B씨 측의 통행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며 “병원 측은 이번 청구가 병원 방문자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지만 B씨 측에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해 이 사건 청구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병원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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