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치료제 원료 생산, 끊임없는 해외공략 결실
- 정새임
- 2022-03-28 06: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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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헌석 동방에프티엘 대표
- 2개 코로나 치료제 복제약 원료 생산...셀트리온과 함께 국내 2곳 뿐
- 창업주부터 해외 영업 중요성 강조…수출이 매출의 70% 차지
- 중국·인도 저가 원료에 국내 산업 몸살…"실질적 정부 지원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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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 제네릭 원료 생산에 선정된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창업주 때부터 해외 수출에 공을 들인 경험이 이번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각국 허가와 대량생산 준비를 마치고 연간 100톤에 달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원료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정헌석(44) 동방에프티엘(동방FTL) 대표는 유엔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MPP)의 코로나19 원료 생산 기업으로 선정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원료의약품 전문 기업인 동방에프티엘은 셀트리온, 한미약품과 함께 지난 1월 MSD의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제네릭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에 포함된 데 이어 지난 3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제네릭 원료 생산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두 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원료를 모두 생산하는 국내 기업은 셀트리온과 동방에프티엘 2곳 뿐이다.
데일리팜은 경기 화성시 향남제약단지에 위치한 동방에프티엘 본사에서 정 대표를 만나 MPP 지원 계기와 선정 배경을 들어봤다. 정 대표는 "앞서 다른 치료제로 MPP에 들어가있던 회사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생산 기업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출 경험과 유럽GMP(ANSM), 일본 GMP (PMDA), 호주 GMP (TGA) 인증을 받은 경험, 해외 원료의약품 등록(DMF)과 유럽약전합치인증(CEP) 경험을 갖춘 우리 기업이 해봐도 좋겠다 싶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MPP 선정은 쉽지 않으리라 봤다. 최종 결정자인 MSD와 별다른 거래가 없어 오로지 문서 내용으로만 심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라게브리오 지원 당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기대를 두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그는 "회사 업력과 케파, 취급 품목, DMF와 GMP 관리 등이 긍정적으로 보여졌던 것 같다. 항바이러스제 생산 경험 여부도 중요하게 봤던 것 같다"고 전했다.
라게브리오 MPP 선정이 이슈가 되면서 팍스로비드는 경쟁률이 훨씬 높아졌다. 국내 완제사뿐 아니라 규모가 큰 원료의약품 회사들도 지원이 이어졌다. 동방에프티엘은 이들을 제치고 또 한번 생산 기업으로 선정됐다. 정 대표는 "화이자와는 30년 가까이 거래를 하고 있어서 우리를 좀 더 잘 파악하고 있었다. 라게브리오 생산기업으로 한 번 선정된 것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동방에프티엘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치료제 원료는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국내 완제사뿐 아니라 해외 완제사로도 공급된다. 현재 각국에서 제네릭 허가를 받는 절차를 밟는 동시에 대량 생산을 위한 스케일업을 진행 중이다. 공장 실사도 거쳐야 한다. 모든 준비 작업이 마무리되면 동방에프티엘은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 원료를 각각 연간 50톤씩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라게브리오 1500만명분, 팍스로비드 500만명분에 달한다.
◆오랜 기간 공들인 해외 수출…실적으로 증명
동방에프티엘은 오랜 기간 해외 각국의 문을 두드렸다. 창업주인 정영준 회장은 일양약품 창업주 고 정형식 회장의 차남으로, 일양약품 재직 당시 중국 공장을 세워 총괄을 맡는 등 해외 사업에 두각을 나타냈다. 동방에프티엘을 세운 뒤에도 해외 영업에 공을 들였다. 수출이 잘 돼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연구원 출신인 정 대표도 약 10년 전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해외 영업에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과 접점이 닿았고, 일본 제약사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술력을 갖추며 거래를 쌓을 수 있었다. 현재 동방에프티엘 매출의 70%는 수출이 차지하고, 수출의 절반 이상은 일본이 차지한다.
정 대표는 "고려대 화학과를 거쳐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취득 후 영국 화이자에서 연구경력을 쌓았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해외 영업을 맡기시더라. 아프리카, 요르단 등 안 가본 나라가 없었다. 그러다 일본을 가게 됐고,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현재 당뇨병 계통 약 중 하나는 일본 제네릭 시장의 80%를 동방에프티엘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문을 두드린 결과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매출액이 2017년 240억원에서 3년 만에 115.8% 증가하며 2020년 5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흑자로 전환했다. 2020년 기준 영업이익은 74억원에 달했다. 초창기부터 꾸준히 만들어온 광범위한 소염진통제 품목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제품들이 회사의 주요 품목이다.

정 대표는 "천연물은 새로운 소스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많은데 실현할 여력이 없는 벤처들이 필요 시 들어올 수 있도록 오픈이노베이션 R&D 센터도 구축했다. 동방에프티엘은 작지만 원료뿐 아니라 완제, 생약 제조 시설이 갖춰져 있어 아이디어가 있는 업체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도산 침투에 설 곳 잃는 국산 원료…"실질적 지원 절실"
정 대표는 치열해지는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선진국으로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현재 한국 기업들이 주로 원료를 수출하는 일본시장은 중국과 인도 원료 회사가 진출하고, 원료 비용을 줄이려는 일본 내 분위기로 한국 기업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에 정 대표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인도 현지로 진출도 기획하고 있다.
정 대표는 "결국 한국 원료의약품이 살아남으려면 미국, 유럽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본다.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는 단계이며, 미국은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갖춰 진출을 시도하고자 한다"며 "인도에는 현지 공장을 세워 좋은 품질의 원료를 직접 들여올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중간체나 초기물질은 국내에서 얻기 힘들기 때문에 현지화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 대표는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현재 국내 원료의약품의 현실은 국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품목도 유지 여부를 걱정할 만큼 중국과 인도 기업이 침투한 상황이다"라며 "원료 자급화 필요성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서 경험했 듯이 국내 제약산업 핵심소재인 원료의약품을 해외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료의약품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과 품질 향상을 위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지만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길이 거의 없다. 현지화 등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원료 기업에게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며 "최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제기한 팍스로비드 제네릭 생산 역시 원료부터 국내사가 참여할 수 있는 방향이 실질적인 대안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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