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수백억 흑자"...적자 바이오의 낙관과 거품론
- 차지현
- 2025-11-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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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특례 상장 바이오 15개사 모두 적자
- 바이오, 공모가 산정 시 추정 실적·비교 기업 '과대' 평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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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가운데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 방식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부 기업이 공모가 산출 과정에서 미래 실적 추정치를 과도하게 높여 제시하거나 규모가 큰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몸값을 과도하게 부풀린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장 바이오사 전원 적자, 공모가 산정 시 활용 추정 실적은 수백억 흑자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총 10곳이다.
지난 2월 오름테라퓨틱을 시작으로 5월에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로킷헬스케어, 이뮨온시아, 인투셀 등이 상장했다. 이어 6월 지씨지놈이, 7월 뉴로핏과 프로티나가 각각 증시에 데뷔했다. 8월에는 지투지바이오와 그래피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상장을 추진 중인 업체도 속속 나오고 있다. 큐리오시스, 에임드바이오, 알지노믹스, 쿼드메디슨, 리브스메드 등이 금융위원회에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기술특례는 수익성은 부족하지만 기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춘 제도다. 뚜렷한 수익원 없이 신약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바이오 기업의 주된 IPO 통로로 꼽힌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대부분 상대가치평가법을 활용해 공모가를 산정한다. 회사가 향후 몇 년 뒤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한 추정 실적에 동종 업종의 상장 기업과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공모가를 책정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PER은 주가를 한 주당 얻을 수 있는 이익(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위험성, 시장 평가 등을 종합 반영한 지표다. 현재 실적이 아니라 미래 성장성이 공모가의 핵심 기준이 되는 셈이다.
문제는 추정 실적과 비교기업 선정 과정에서 공모가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산정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기술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했거나 상장을 추진 중인 15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흑자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조사 기업 15개사 모두 순이익 적자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 대부분이 2~3년 내로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9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조기 기술수출, 품목허가, 제품 판매 등을 통해 유의미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리브스메드는 작년 연결기준 139억원 순손실을 냈는데 2027년 예상 순이익을 71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별도기준 1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알지노믹스의 경우 2027년 353억원, 2028년 29억원, 2029년 6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지투지바이오는 현재 실적과 미래 추정치 간 간극이 가장 큰 업체다. 지투지바이오의 지난해 별도기준 순손실은 833억원이었는데 회사는 2029년 40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외 이뮨온시아는 2028년 517억원, 뉴로핏은 2027년과 2028년 각각 91억원과 289억원, 인투셀은 2027년 24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추정치를 공모가 산정 근거로 제시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조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공모가 산정 시 미래 추정치가 아닌 실제 실적을 반영한 사례다. 회사는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 실적을 묶은 2024년 3분기말 LTM(Last Twelve Months) 기준 순이익을 이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글로벌 빅파마와 체결한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의 기술료가 반영된 데 따라 추정치가 아닌 실제 벌어들인 금액을 근거로 공모가를 책정했다.
다만 기술수출 대가가 일회성 성격인지, 지속 가능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여전히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공모가 산정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2026년 매출 752억원, 순이익 347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했다. 기존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에서 유입되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추가 기술수출 계약 체결을 전제로 산출한 결과다.
몸집 큰 제약사와 비교, 연매출 수조 글로벌 기업도 포함…몸값 과대평가 지적 잇따라
상장 기업들이 제시한 미래 실적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뿐 아니라 비교기업 선정 역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 대상 기업 15개사가 선정한 비교기업을 보면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 비중이 높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예비 상장 기업과 달리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의 연 매출은 1조원이 넘는다.
해외 업체를 비교기업으로 제시한 곳도 적지 않다. 녹십자그룹 유전체 분석 계열사 지씨지놈은 국내 바디텍메드를 포함해 레비티(Revvity), 홀로직(Hologic), 디아소린(DiaSorin) 등 4곳을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지씨지놈의 피어그룹은 코스닥에 상장한 바디텍메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사 모두 해외 상장사로 연 매출이 조(兆) 단위에 이르는 글로벌 진단 기업이다.
프로티나 역시 피어그룹에 다나허(Danaher), 레비티(Revvity)를 포함시켰고 그래피는 얼라인테크놀로지(Align Technology), 슈트라우만 홀딩(Straumann Holding AG), 모던덴탈그룹(Modern Dental Group) 등 전부 해외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뽑았다. 큐리오시스와 리브스메드도 수조원대 순이익을 내는 대형 글로벌 기업을 비교군에 대거 포함했다.

물론 기술성장 기업 마음대로 공모가를 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추정 실적이나 비교기업은 상장하려는 기업의 기술력과 시장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과 상장 주관사가 협의해 결정한다. 또 추정 실적에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한 뒤 다시 한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그러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공모가가 과도하게 비현실적으로 책정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실제 대다수 기술성장 바이오 기업이 공모가 산정 시 제시한 추정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매출이나 이익 등 눈에 보이는 실적이 없는 바이오 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공모가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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