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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무상증자 러시…유동성 확대와 단기 이벤트

  • 차지현
  • 2025-10-31 06:20:12
  • 디앤디파마텍·지투지바이오·온코닉 등 바이오, 줄줄이 무증 결정
  • 주주가치·유동성 제고 강점…단기 매물 부담·권리락 착시 우려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상장 바이오 기업이 잇따라 무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무상증자는 회사가 보유한 잉여금을 활용해 기존 주주에게 새 주식을 나눠주는 제도로 흔히 주주가치 제고와 유동성 확대 수단으로 활용된다.

다만 기업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시적 주가 부양에 그치는 단기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상증자 이후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일부 기존 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단기 매도 압력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상장 후 주가 6배↑ 디앤디, 300% 무상증자…주주가치+거래 유동성 노림수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9일 무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보통주 1주당 신주 3주를 지급하는 300% 비율의 무상증자를 진행한다. 현재 이 회사 보통주는 1085만6319주로 무상증자 이후 주식 수는 4342만5276주로 늘어난다.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증자 비율대로 새 주식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제도다.

무상증자는 말 그대로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늘리는 행위'인 만큼 회사가 주주에게 신주 발행 대가를 받지 않는다. 대신 회사는 늘어나는 자본금 규모만큼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으로 메운다. 디앤디파마텍은 주식발행초과금 162억8448만원을 재원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앞서 디앤디파마텍은 비상장 단계에서만 219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18년 시리즈A에서 190억원, 2019년 시리즈B에서 1410억원, 2021년 시리즈C에서 59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지난해 기업공개(IPO)로 363억원을 모집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충분한 자본잉여금을 바탕으로 무상증자에 나선 것이다.

(자료: 금융감독원)
회사가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아무런 비용 부담 없이 보유 주식 수가 늘어나게 된다. 외관상 공짜로 주식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상증자를 무조건 '공짜로 주식을 받는 걸'로 볼 수는 없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권리락이라고 부른다.

디앤디파마텍 무상증자의 신주배정기준일은 11월 14일이다. 무상증자 권리락일은 신주배정기준일 전 거래일인 11월 13일이다. 이날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무상증자 비율 300%만큼 떨어진다. 30일 종가 기준 22만2000원으로 권리락일 주가를 계산해보면 5만5500원이다. 실제 기준주가는 권리락 전날 종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권리락으로 주가는 떨어지지만 이후 신주가 상장돼 거래되면 보유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추후 주가 흐름이 순조로울 경우 투자자는 주식 수 증가분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또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회사는 일반적으로 재무 구조가 탄탄하고 자본 여력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디앤디마파텍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와 더불어 시장 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앤디마파텍은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해서 상승해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6배가량 올랐다. 이 회사의 공모가는 3만3000원이었는데 지난달 말 23만원선을 돌파한 뒤 현재 조정을 받아 20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소액 투자자의 진입이 어려워지고 주식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 이에 회사가 유통주식 수를 늘려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주식 매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만 바이오 7개사 무상증자 결정…기업 체력 따라 희비 전망

최근 바이오 기업이 무상증자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서만 디앤디파마텍을 포함해 피앤에스로보틱스, 지투지바이오, 온코닉테라퓨틱스, 동국생명과학, 현대바이오, SCL사이언스(전 이노테라피) 등 7개사가 연이어 무상증자 공시를 냈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최근 1년 이내 상장한 신규 코스닥 입성 바이오 기업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지난 8월 상장 후 불과 두 달 만인 지난 22일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작년 12월 상장한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올해 초 상장한 동국생명과학도 각각 9월과 7월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디앤디파마텍과 디앤디파마텍도 상장 1년여 만에 무상증자에 나섰다.

이들 기업도 주주가치 제고와 거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무상증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높은 단가 부담을 완화해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주가가 부진한 기업은 시장 관심을 환기하고 주가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자료: 금융감독원)
다만 모든 기업이 무상증자 이후 주가 상승을 이어가는 것은 아니다. 무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며 단기적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종목은 권리락 이후 단기 급등세를 보이다가 신주 상장 이후 매물 부담으로 오히려 주가가 조정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 동국생명과학, 현대바이오, SCL사이언스는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동국생명과학은 권리락 기준가 4890원에서 권리락일 종가 4620원으로 마감한 뒤 현재 3765원까지 하락했다. 현대바이오는 권리락 기준가 7090원에서 현재 주가가 5290원으로 약 25% 떨어졌다. SCL사이언스 역시 권리락 기준가가 4040원이었는데 현재 주가가 2445원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주가가 이미 급등한 기업의 경우 무상증자 이후 주가가 추가로 오를 시 단기 매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무상증자를 통해 거래 유동성이 확대되면 재무적 투자자(FI)나 초기 주주의 차익 실현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보호예수 해제 시점과 맞물릴 경우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지만 결국 기업의 본질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면서 "투자자들은 무상증자를 단기 호재로만 해석하기보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향후 성장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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