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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기고] 공적마스크를 마무리하며 쓴 약사의 편지

  • 윤종일 약사
  • 2020-07-02 13:22:15
  • 윤종일 동대문구약사회장

몇달 째 이어지는 코로나와의 전쟁, 이 끝은 언제일까? 과연 코로나19는 종식되는 걸까? 최첨단 무기와 과학, 의학을 앞세운 인류가 위대 하다고는 하지만,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이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있습니다.

백신, 면역, 바이러스, 변형체 등등의 학술 용어들이 이젠 일상 용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의 마스크 착용이 최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상 국가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가 이례적으로 공적마스크 판매처를 사단법인 대한약사회를 믿고 선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우리 약사들은 힘들고 어려울거라 짐작했지만, 국가 재난 극복에 앞장서고 정부에 신뢰받는 집단으로 자리매김하고, 국민에게는 믿음과 봉사정신으로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반드시 좋은 성과를 이루어 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임했습니다.

약국의 하루는 오늘 판매할 마스크 수량 체크 하는 일로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간절한 바람이 된 오늘, 이 무더운 날씨에도 우리 약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민감염 예방과 확산을 막고자 열심히 피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경제 활동, 최소한 학업을 위한 등교, 최소한 체면을 위한 방문. 마스크는 이제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또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필수품이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한 장의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수십 군데 약국과 편의점을 돌아다녀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작한 것은 1인당 구매 수를 제한하고 공급망을 일원화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공평하게 방역 용품을 나누자는 목적이었습니다.

처음 마스크 대란이 시작되었을 땐 약사로서 매번 안타까운 순간들을 마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급량도 그리 많지 않았고, 판매 절차도 복잡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약국 앞에 신분증을 들고 줄을 서 계시고, 최대한 많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 가족이 총출동해야 하는 진풍경들이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차차 공급량이 늘면서 상황은 점점 나아져, 매주 마스크를 두 장씩이나마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미리 준비하셨던 손님들은 마스크가 정말 필요한 다른 분들에게 양보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처음 1인당 2매에서 시작해 지금은 10매까지 살 수 있고, 5부제가 폐지되고 편리한 날에 살 수 있고, 또 가족 대리 구매도 한층 수월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스크 덕분에 이웃 분들의 얼굴을 자주 뵐 수 있었고, 다양한 건강 상담도 해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창기에 마스크 부족으로 아우성일 때 우리 약사회는 구청, 경찰서, 노인정, 어린이집, 차상위계층 등에게 마스크와 소독제를 공급해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도 보람이었습니다.

지난 4개월 간 저희 약사들은 국가재난에 준한 감염병을 이겨내기 위해 공적 마스크를 공급 하는데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때로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문을 여는 약국이 많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예방과 국민 보건의식 향상에 도움이 됐다면 그것으로 보람 있다고 여겨집니다.

최근 수도권에서 끊임없이 늘어나는 확진자 수로 불안감은 계속되지만, 이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마스크 공급량과 다양화 된 마스크 종류 및 판매 경로, 가격 안정화, 무엇보다도 까다로운 판매 규칙을 잘 지켜주신 국민 덕분에 우리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 공급에 대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적 마스크는 7월 11일까지만 여러분의 이웃인 약국으로 공급됩니다. 전국의 약사들은 한편으로는 기다렸다는 듯이 추억이 되어버린 공적 마스크와 이별을 반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 시원섭섭한 마음 그대로입니다. 그간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의 단합과 양보, 따뜻한 말씀에 깊은 감동을 받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 덕분에 우리 약사들도 힘들고 어려운 날들을 버텨 왔고, 개인적인 보람과 약사로서 사명감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마스크는 충분히 공급되는데 점진적인 코로나 확산이 계속 불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엄청난 코로나가 세계 인류의 삶을 덮쳤고, 우리의 생활 속에 경제는 더욱 어려워 져가고, 풍속은 물론 식사 문화와 사회 전반적인 생활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조금 더 방역당국의 노력과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씻기,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등등 방역수칙 지키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세계의 재앙 속에 우리나라는 방역당국의 철처한 대처와 저력이 있는 우리 국민들의 높은 의식수준과 약사는 물론 의료인들의 희생과 봉사로 세계에서 모범사례로 꼽혀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우리 약사회는 공적 마스크와 이별을 고하면서 풀어야할 숙제들만 남아 있습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약국을 지정하였고, 처음에는 공급처로 지오영 1곳을 지정했습니다. 이에 전국 유통망이 없는 지오영 한곳에 독점 지정한 것에 대한 의욕이 난무했습니다. 대한약사회의 상황 설명이 없는 것에 서울시 분회장 회의에서도 불만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저 또한 회원의 한사람으로서 대한약사회에 성의있는 답변을 기대합니다. 공적 마스크 비과세나 또는 그와 유사한 세법계산이 잘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과세 폭탄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래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니 기대해 볼만 합니다. 이번 공적 마스크의 약사회 참여가 약사들은 상당히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약사회를 신뢰하고 함께하는 파트너로 지정하여 임무를 맡겨준 이상 이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국가의 재난 사항이 닥쳐올 때 약국이 참여 할 수 있도록 반드시 제도화 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수 만명 약사들이 흘린 땀과 눈물과 희생이 한 때의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도 대한약사회의 몫이 아닐까요? 분회와 시·도 지부와는 달리 정책을 다루는 대한 약사회는 공적마스크 대란 속에서 5개월 동안 회원들을 전쟁터에 밀어 넣고, 회원들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마스크가 2장에서 5장으로 5장에서 10장으로 바뀔 때마다 언론을 통에서 먼저 보고 실행했고 5부제가 없어질 때도 언론에서 보고 해지했습니다. 나중에 대한약사회나 서울시 약사회에서 날아오는 문자는 뒷북치는 격이였습니다.

우리는 어미 잃은 어린새 처럼 허둥지둥 하며 하루하루 주민들과 사투를 버렸습니다. 이때 대한 약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물론 대한 약사회도 나름대로 노력하셨겠지만, 마음대로 안돼는 고충은 이해합니다. 일선 약사들의 바램은 대한약사회가 속시원하게 약사들을 대변해 주고 정부와 긴밀한 협조 하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고, 적극적이고 위풍당당한 자세가 필요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민초 약사들이 박수를 쳐주고 고생한 보람을 느끼며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적 마스크 마무리도 멋지게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으련만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로 이 상태에서 공적 마스크와 아름다운 이별도 아니지 않습니까? 앞으로 대한약사회는 좀 더 적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으로 일선 약사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바이러스 감염의 두려움 없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함께 노력하며 힘을 냅시다.

서울시 동대문구약사회 윤종일 회장 약력

▲조선대학교 약학대학 졸업(1979년) ▲전국 청년약사회장(1994년) ▲서울시의회 의원(1996년) ▲더불어민주당 동대문갑 지구당 고문(2012년) ▲동대문구약사회 총회의장(2013년) ▲특허청 이사(2018년~) ▲동대문구약사회 제 33대 회장(2019년~) ▲동대문 문화원 원장(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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