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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신약 트렌드와 콜린알포세레이트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매달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약제 급여의 최대 관문으로 최신 신약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몇년 전부터 트렌드를 이끄는 키워드는 '항암제', '희귀약', '바이오', '고가'이다.

과거 트렌드가 환자군이 많은 만성질환치료제에 있었다면 최근엔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 표적 치료제들이 대세다. 이들 약제의 특징은 고가라는 점이다.

이를 반영해 심평원이나 건보공단은 고가 항암·희귀약 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한창이다.

글로벌제약사들은 이제 특허만료 후 제네릭이 몰려드는 만성질환 합성의약품 개발보다는 환자는 적지만 경쟁이 덜한 항암-희귀약에 투자하고 있다. 약평위에서 이제 그 투자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이 덜한 국내제약사들 이름을 약평위에서 보기 어려운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간간이 국산신약이 나올 때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보통 약평위의 주인공은 해외 제약사들이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트렌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은 2000년대 중후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시작됐을 때도 시기를 놓쳤었다. 셀트리온이라는 바이오벤처가 바이오시밀러 영역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수익의 실체가 없다", "성공 가능성이 적다"는 등으로 애써 무시하려 했다.

곧바로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이뤘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지금 국내 제약·바이오 매출 1, 2위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투고 있다. 과거 토종 제약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당시 자본으로 바이오시밀러에 투자했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이오시밀러도 하나의 트렌드일 뿐이다. 10년 전부터 의약품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당뇨병신약이 잇따라 나오고, 항암제 시장은 내성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부터 키트루다같은 면역항암제까지 진화했다. 빅파마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희귀질환치료제를 사들이는 등 국내 제약사들이 따라가기엔 의약품 트렌드의 속도가 엄청 빠르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30년이 다 된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다수 국내 제약사 제품 매출 순위 최상위에 있다.

2020년 재평가로 급여 적응증이 쪼그라들고, 효능이 의심돼 임상시험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성장을 했다. 제약사의 확실한 캐쉬카우인 셈이다.

지난 13일 대법원이 제약사 26개사가 제기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선별급여 고시 취소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계기로 소송으로 지연된 선별급여 고시가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도인지장애는 제외하고, 치매 질환에만 급여가 적용된다면 더 이상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국내 제약사의 캐쉬카우 역할을 수행하기는 힘들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5년간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축소를 방어하면서 매출은 유지했지만, 항암제와 희귀약이라는 시장 트렌드에서는 더 멀어진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물론 보령과 한독처럼 최근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제약사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제약사들이 과거 바이오시밀러 붐이 일던 때 처럼 내수시장 매출을 유지하느라 투자 타이밍을 잃고 도태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글로벌 시장 1위 품목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후발약은 제네릭의약품이 아닌 바이오시밀러이다. 셀트리온과 삼바의 개발은 시작됐지만,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그저 희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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