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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위고비, 청소년 비만처방 본격화…"치료 혜택 확대 기대"

  • 12세 이상 첫 GLP-1 주 1회 주사제…체중 감소율 16% 입증
  •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율 급증 속 치료 패러다임 변화 기대

노보노디스크는 28일 코트야드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성인 비만 치료의 대표 약물로 자리 잡은 위고비가 청소년 비만 치료 영역까지 발을 넓혔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비만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허가는 단순한 약제 확대가 아니라, 청소년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청소년 비만, 치료 사각지대 벗어나

노보노디스크는 28일 비만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임상결과와 향후 치료 전략을 공유했다.

위고비는 지난해 국내에서 성인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은 주 1회 투여형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다.

이번 허가로 국내에서도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성장기 비만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2.4mg은 인체 GLP-1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물질로, 체중 감량뿐 아니라 혈당과 지질 개선 효과를 통해 대사 전반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다.

임주옥 노보노디스크 의학부 총괄은 "세마글루타이드 2.4mg은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에서도 일관된 체중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며 "이번 적응증 확대는 청소년 비만의 치료 공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에서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지방 흡수 억제제 '오르리스타트'나, GLP-1 계열 하루 1회 주사제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가 대표적이다.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성인 대상 최신 약물은 아직 청소년에게 투여가 불가능했다. 위고비의 허가로 주 1회 요법 기반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된 셈이다.

줄리 브로에 오노레 노보노디스크 시니어 CRM 디렉터는 "청소년 비만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공중보건 과제"라며 "이번 위고비 청소년 적응증 확대는 조기 개입을 통해 성인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TEP TEENS 연구…체중 16% 감소·심혈관 위험인자 개선

이번 위고비의 적응증 확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STEP TEENS'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연구는 비만이거나 과체중이면서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진 12~18세 청소년 201명을 대상으로 68주간 진행됐다.

피험자의 평균 연령은 15.4세, 여성 비율은 62%였으며 인종은 백인 79%, 흑인 8%, 아시안 2% 등이었다.

임상 결과 위고비 투여군은 BMI(체질량지수)가 평균 16.1% 감소해, 오히려 0.6% 증가한 위약군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체중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2.5%로 위약군(17.7%)보다 약 4배 많았고, 체중 감소 폭은 평균 15.3kg에 달했다.

특히 20% 이상 체중이 줄어든 환자가 37.4%에 달해, 청소년에서도 성인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허리둘레, 혈압, 지질 수치 등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뿐 아니라, 삶의 질(QoL) 지표 역시 향상됐다.

강은구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보고됐지만 대부분 경미했으며, 성장이나 사춘기 발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강은구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체중 감량 외에도 LDL 콜레스테롤 감소, 혈압·허리둘레 개선 등 대사적 이점이 확인됐다"며 "심혈관 질환 예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청소년의 성장 과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추적관찰과 안전성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비만율, 10년 새 1.7배 증가

전문가들은 이번 허가가 '치료 접근성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청소년 비만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청·교육부의 '2024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015년 7.5%에서 지난해 12.5%로 10년 사이 1.7배 늘었다.

남학생의 과체중·비만율은 43.0%, 여학생은 24.6%로, 중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동반질환이다. 성장기 비만 환자의 약 80%는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지며,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한 가지 이상의 대사질환을 동반한다.

홍용희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청소년 비만을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닌, 조기 개입이 필요한 질환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홍용희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은 명백히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여전히 미용적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인식이 바뀌어야 실제로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영성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회장)는 "비만은 단순히 의지 부족이 아닌, 대사 이상을 동반한 복합질환"이라며 "학회 차원에서도 안전한 약물 사용과 오남용 방지를 병행해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의 근감소 우려를 제기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방 중심의 체중감소라는 점에서 임상적 이점이 크다고 본다.

임주옥 총괄은 "체중이 줄면서 일부 근감소가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방 감소로 인한 건강 이득이 훨씬 크다"며 "건강한 체중감량과 대사적 개선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교육·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은구 교수 역시 "성장기 환자에서의 근육 감소는 주의해야 하지만, GLP-1 약물은 체성분 변화 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많다"며 "체중 수치보다 지방량 조절과 영양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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