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 문케어 좋다...단, 기-승-전-약값 안된다
- 김정주
- 2017-11-16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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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계 '기대반 우려반'…"급여 진입장벽 낮추면 퇴출기전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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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야심찬 보건복지 첫 발은 단연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편적 보장성확대정책이다.
그간 손 대지 못했던 (의학적)비급여를 궁극적으로 전면 급여화 시키되 본인부담금은 낮추고 재난적 의료비를 해결하는 한편 '적정수가 적정급여' 실현, 더 나아가 약가 사전·사후 기전을 손질하는 것은 이른바 건강보험의 거버넌스 개편이라 할 만하다.
'문재인케어 보험의약품 정책과 제약산업'을 주제로 15일 열린 '데일리팜 제28차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에서는 획기적 보장성강화에 그림자처럼 이어진 재정조달 문제와 이에 따른 제약업계의 '약가 쥐어짜기' 우려가 표출됐다. 포럼엔 제약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환자 접근성 향상 목표는 곧 약제 사용량 증가로 제약산업계엔 기회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문제점으로 거론됐던 급여 진입장벽 완화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기대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정책 예측가능성, 제약 수용성과 비례…"기형적 RSA 개편 고민해야"

급여가 곧 사용량 확산을 의미하기 때문에 급여 진입과 유지, 약가 책정의 예측가능성은 업계의 정책 수용성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한국노바티스 김성주 이사는 문재인케어의 정책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갖고 있는 약가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기본으로, 등재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약가개선을 기대했다.
김 이사는 "실제로 업계를 조사한 결과 위험분담제(RSA)와 경제성평가 면제제도, 약가협상 생략제도가 도입된 후 업계의 예측가능성이 늘어 가격수용성이 높아졌다"며 "기준 비급여를 해소하는 작업에도 이 같은 예측가능성 향상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가제도 개편 차원에서 RSA의 약제 확대 적용 목소리도 있었다.

서 교수는 "한국 RSA는 본래의 제도와 비교해 기형아 형태다. 원래의 RSA는 희귀질환 치료제나 항암제 등 고가 신약 중 임상기간이 짧아서 미래의 약효를 보장하지 못할 때 (재정과 효과) 리스크를 쉐어(분담)하는 제도이지만 한국은 대부분 가격부분(환급제)만 적용하고 있다"며 제도 적용의 문제를 지적했다.
따라서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 정부가 RSA를 활성화시킨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각도에서 제도 운영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주장이다.
그 맥락에서 서 교수는 RSA 적용 약제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서 교수는 의약품 또는 의료 이용량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문재인케어 내실화 차원에서 재정을 건실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옆 집 잔디가 더 푸르다'는 말처럼 외국의 제도를 바라볼 때 무조건 좋아보일 수 있지만 국내에 도입할 때에는 적합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나라의 문화와 정치, 재정을 고려해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 재원을 예측해 적절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장성강화의 종착지는 결국 환자 접근성강화다. 환자단체연합회는 문재인케어 시행과 함께 그간 간헐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긴급건강보험 급여제도'를 본격 제안하기로 했다.
고가 신약은 그 효과를 인정받더라도 경제성평가를 통과할 수 없고, 특정 약제를 제외하고는 급여과정이 지난하기 때문에 환자 생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이되, 공식 급여절차는 사후에 하자는 게 주 골자다.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들에게 하루빨리 약 접근성을 높여야 실질적인 보장성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이 요지다.
이 이사는 "타그리소의 경우 지난해 5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1년6개월이 지난 최근에 이르러서야 등재가 된다"며 "그 사이 약을 사먹다 계층하락을 경험했거나, 계층하락이 두려워 약 복용을 포기해 사망에 이른 환자들이 있을 것이다. 긴급건보급여제도는 이런 상황에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케어는 보장 프로세스 개편이자 '거버넌스 계약'
문재인케어의 전반적인 방향성에는 대다수가 동의하지만, 개별 아젠다들의 경우는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의견이 엇갈린다.
징수와 보험료, 약가제도, 환자 본인부담금제도, 재난적의료비지원에 이르기까지 전체적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장기적 계획의 산물이라는 의미다.

조 전문위원은 "문 대통령이 공식·비공식적으로 '적정수가'라는 전문용어를 수차례 반복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했다. 그만큼 (공급)가격 부분은 현재보다 올린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다만 이 구조에서 양까지 늘어난다면 재정을 감당 못하기 때문에 적정가격에 있어서는 적정한 양의 균형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는 약제의 경우 접근성 향상을 위해 패스트트랙 등으로 급여 진입 장벽은 낮추되, 강력한 급여퇴출 규정을 만들어, 쉽게 진입한 만큼 명확한 근거가 규명되지 않으면 비급여조차도 쓰지 못하도록 동시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그는 양적 통제가 총액계약제나 일괄인하 등과 같은 약가인하 강화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케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열망과 니즈는 뚜렷하게 형체를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 정부는 고심 중이다.
약제의 경우 선별등재제도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값비싼 신약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보장성강화의 목표지만, 그만큼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는 더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약계 요구가 커지고 있는 RSA 등 약가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대조시키며 양 측에 대한 공평한 의견수렴을 시사했다.
곽 과장은 "결국에 이르러서는 항상 '기-승-전-약값'이 된다"며 "한 편에서는 왜 혁신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느냐고 항의하고, 또 다른 한 편에선 ICER값을 올려 제약사에 재정을 퍼주고, RSA 대상을 무분별하게 확대시켜 약가를 불투명하게 방치한다는 비판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제약산업계와 환자단체, 학계의 주장과 제안 모두 이견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한 쪽에 편향된 제도를 추진할 수 없다는 우회적 반박인 셈이다.
곽 과장은 환자단체 측에서 강력하게 제안하고 있는 긴급건보 급여제도 또한 판단을 유보했다. 특허권이 있는 약제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갖는 협상자(제약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긴급 등재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곽 과장은 "만약 임시 등재 후 제약사가 경제성평가를 마치고 정식 등재되는 과정에서 일정 금액을 환급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업체가 이를 받아 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장의 공급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지속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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