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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급증…'타비(TAVI)' 급여 95% 시급"

  • 이정환
  • 2017-06-21 06:00:17
  • 서울아산 박승정 교수 "국내 타비건수, 세계 대비 턱없이 부족"

#1. 83세 여성 A씨는 노화로 인해 지난 2010년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받았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은 약물 유지요법으로도 1년 생존률이 50%에 불과한 치명질환이다.

나이가 많아 전신마취와 개흉이 필요한 심장판막 수술이 불가능했던 A씨는 의료진 권유로 '인공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타비)'을 받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불편없이 일상생활을 유지중이다.

#2. 78세 남성 B씨는 요즘 가슴통증이 잦고 별 다른 이유없이 졸도하는 빈도가 크게 늘어 며느리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받고 의료진의 타비 시술 권유를 받았지만 쉽사리 결정할 수 없었다.

정부 보험급여 20%를 적용한 환자 부담금이 32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B씨는 결국 타비를 포기하고 전신마취 동반 개흉수술을 결정한 채 며느리와 함께 진료실을 나왔다.

일명 타비(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로 불리는 '경피적 대동맥판삽입술'은 세계적으로 일반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다. 아직까지 급여 비율이 20%에 불과하고 의사에게 지불되는 시술비가 낮아 타비가 국내 첫 시행된 2010년 이래 7년 간 총 시술건수는 850건에도 채 못미친다.

이마저도 320건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시술된 건수로, 대중화되지 못한 탓에 의료기관 편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이 시술의 효과, 안전성,개흉수술 대비 뛰어난 환자 회복속도 등을 토대로 타비의 국내 활성화와 보험급여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심장병원장을 역임했던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는 "우리 병원이 2010년 국내 첫 타비 시술 이래 최근 시술건수가 300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세계 현황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궁극적으로 보험적용률이 낮아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 타비가 전액 보험이 적용되고, 안전한 시술로 인정받아 보편화 된 국가가 많은데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타비 급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심장병원은 이날 타비의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 갔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은 노화에 따라 심장판막이 딱딱하게 굳어 석회화되는 대표적 퇴행성 심질환이다.

심장이 피를 온 몸에 보낼 때, 쉴 새 없이 열리고 닫히며 피를 통과시키는 '문지기'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심한 가슴 통증, 숨 가쁨 현상과 함께 갑자기 기절하는 증상이 빈발한다.

이럴 경우 약물로 질환을 관리해도 1년 생존률이 50%에 닿지 못한다.

노인 환자들의 고장난 심장판막을 고치기 위해 지금까지 의료진들은 고령 환자의 부작용을 감수하고 전신마취를 동반한 개흉 후 인공판막 이식술 등을 시행해왔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타비 판막 2종류와 적용모양
하지만 타비 판막의 등장으로 마취와 개흉없이도 질환 치료가 가능해졌다. 수면내시경과 같은 수준의 수면마취 후 경흉부 심초음파를 통해 석회화 된 심장판막을 타비 판막으로 정상화시키기 때문이다.

서울아산심장병원이 타비 판막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시술 성공률은 95% 이상, 사망이나 뇌졸중 발생률은 각각 3.3%, 2% 미만으로 나타났다.

개흉수술 대비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도 동등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분석되며, 시술법의 발전으로 차츰 타비 환자의 위험성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중환자실 포함 일반병실 입원기간이 평균 2주~3주가 요구됐던 개흉수술 대비 타비 시술은 중환자실 하루 입원 후 2일~3일 간 일반병실 생활을 하면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 시술 소요시간도 마취에서부터 시술완료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아산심장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
그럼에도 국내 타비 건수가 세계보다 낮고, 환자가 타비를 선택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로는 높은 비용이 꼽힌다.

정부가 지난 2015년 다학제 통합진료방식을 필수로 하는 타비 실시 조건을 고시하고 부분 급여를 적용했지만 타비 시술의 평균 환자부담금은 3000만원이 넘는다.

의사들은 인구 고령화로 타비 대상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들어 보험급여를 95%까지 확대해야한다고 말한다. 값비싼 타비 시술의 5%만 환자가 낼 수 있어야 심판막 질환 사망률이 떨어진다는 견해다.

서울아산심장병원 심장내과 안정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은 다학제 기반 타비팀을 꾸렸다. 심장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가 포함됐다"며 "환자 대부분이 간편하고 안전한 타비 시술을 원하지만, 비용이 선택을 가로막는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3주간 입원했던 개흉수술과 달리 타비는 보통 3일이면 퇴원한다. 시술 후 30일 내 사망률이나 뇌졸중 발생률도 1% 미만"이라며 "다학제가 요구되는 시술이라 적응증이 까다로운데, 타비를 실시할 수 없는 환자들도 타비를 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도 "급여 확대가 시급하다. 값이 비싼만큼 타비가 도움이되는 환자군을 체크하고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의료진과 환자 편의성은 이미 타비가 월등하다. 중등도 위험도 타비 시술이 수술보다 다쁘지 않다고 나왔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미국과 일본, 독일은 타비를 전면 급여화 했다. 우리병원이 타비 시술 300례를 넘겼다고 이렇게 공개하지만, 미국은 대부분 병원이 300건을 넘긴지 오래다. 일본은 우리보다 타비 도입이 늦었는데도 지금은 국내 대비 10배 더 많이 타비를 시술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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